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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한대경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으나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다.

머리에 꽂혀 있던 침은 이미 제거되어 있었고, 방 안에 피워놓은 향은 막 꺼졌지만, 그 강한 냄새가 한대경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한대경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자 향 냄새가 흩어졌고, 그제야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머리가 조금 띵했다.

그는 하품하며 방안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지아의 흔적은 없었다.

‘역시나 또 도망갔네.’

한대경은 손으로 콧등을 움켜잡고 있었다가, 손가락에 있던 반지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는 정신이 반쯤 차려졌다.

또한 책상 위에는 한 장의 쪽지가 놓여 있는 글씨가 한대경의 눈에 들어왔다.

[한대경 씨, 앞으로는 여자를 너무 쉽게 믿지 마세요. 대가는 이미 받았으니.]

한대경은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떠올렸고, 그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좀처럼 믿지 못했다.

쪽지를 쥔 손가락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그의 눈은 차갑고 음산한 빛을 띠었다.

그때 배신혁이 갑자기 방으로 들어왔다.

또한, 한대경의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

“보스, 의사 선생님은 어디 있죠?”

한대경의 손에서 쪽지가 가볍게 떨어졌고,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평온했다.

“그 여자가 내 반지를 훔쳐 갔어.”

“뭐라고요!”

배신혁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아무도 이렇게 대담할 수는 없었다.

이는 마치 호랑이의 꼬리를 자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정원의 나뭇가지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투두둑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마치 한대경의 마음에 내리는 비와도 같았다.

“멀리 가지 못했으니 즉시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

배이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역시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 여자는 정체가 불분명했다.

배신혁은 조금 전 지아를 위해 형에게 맞서 싸웠던 자신을 떠올리며 분노가 치밀었다.

지아의 행동은 그를 뺨이라도 때리듯 통렬한 배신이었다.

“빌어먹을, 그 여자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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