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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지아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찾아왔다.

역시나 플로럴 온천이라 그런지 공기 중에는 부드러운 꽃향기가 퍼져 있었고, 지아에게는 따로 작은 온천이 배정되었다.

‘혹시 한대경이 정말 양심에 찔려 변한 걸까?’

비록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었지만, 지아는 온천에 몸을 담글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멀리서 삼엄하게 지켜보는 경비들을 보고, 한대경이 지금 손님을 맞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 밤 지아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한 시간이 넘게 지나자, 지아는 정원에 앉아 하늘의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귓가에는 벌레 우는 소리와 함께 벚꽃이 살랑살랑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꽃잎이 온천물 위에 떨어져 더욱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떄, 문밖에서 누군가가 노크했다.

“의사 선생님, 다 끝내셨나요?”

이에 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어젖히고는 물었다.

“네. 무슨 일이죠?”

“저를 따라오시죠.”

그는 지아를 다른 길로 안내했다.

청석판으로 포장된 길 양옆에는 나무들이 심겨 있었고, 은은한 조명 아래서 몹시도 아름다워 보였다.

몇 분 걸어가자, 지아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 앞에는 커다란 달풀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달풀꽃은 꽃잎이 닫혀 있을 때는 백합 모양의 종 모양을 하고 있으며, 달이 뜨는 밤이면 노란 꽃잎이 소녀의 드레스처럼 펼쳐지며 피어나는 꽃이었다.

이렇게 넓은 달풀꽃밭이라니!

조명과 달빛 아래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 황홀한 광경을 본 지아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건...”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네가 찾던 달풀꽃이야.”

지아가 돌아서자, 한대경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평소와 달리 C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고, 넉넉한 로브가 허리끈으로만 묶여 있었다.

그 덕분에 그의 탄탄한 허리와 어깨가 강조되었다.

날카로운 한대경의 이목구비가 나무 사이에서 어둠에 살짝 가려져 있어,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충분히 너에게 갚을 수 있겠지?”

“충분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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