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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얼굴 전체가 옷으로 뒤덮여 있어 지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대경이 머리 위로 몸을 숙인 채 말하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내가 너라면 입 아프게 그런 쓸데없는 말들 하지 않았을 거야. 나에게는 도덕도 법도 없단다. 그 말인즉슨, 그 누구도 날 어떻게 할 수 없단 뜻이야.”

“...”

‘그래! 내가 반지를 위해서라도 참는다!’

언젠가는 한대경의 머리를 공으로 삼아 멀리 차 버릴 것이라고 다짐까지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차는 이리저리 꺾다가 지아가 거의 토하기 일보 직전일 때 멈춰 섰다.

그러나 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지아를 어깨로 들어 올렸다.

지아는 곧 차가운 바닥에 ‘쿵’하고 버려졌는데, 하마터면 온몸에 골절상을 입게 될 뻔했다.

단번에 화가 치밀어 오른 지아는 머리 위의 옷을 내팽개쳤다.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어떠한 기밀을 목격하여 한대경에게 바로 말살을 당하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

지아는 바로 먼지를 툭툭 털면서 일어났다.

이윽고 한대경에게 삿개질하면서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너 뭐야! 변태야? 사이코패스야? 도적이야? 대체 정체가 뭐냐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한대경은 지금 조각 같은 몸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있다.

조명의 힘으로 근육은 더욱더 탄탄해 보였고 팔을 칭칭 감고 있는 붕대는 퇴폐미까지 더 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시선을 머물법한 몸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때 누군가가 들어와서 지아를 훑어보더니 지아의 가방을 땅에 내려놓았다.

“보스, 확인해 보았습니다. 가방 안에는 일상용품과 약품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한대경은 다시 시선을 지아에게 옮겼다.

“너, 옷 벗어.”

순간 지아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뭐라고?”

“옷... 벗으라고.”

옆에 서 있던 부하 역시 다짜고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옷부터 벗으라고 하는 한대경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부하로서 눈치 빠르게 나서서 지아에게 대신 설명해 주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위험한 물건을 가졌는지 확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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