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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지아는 언제든 도윤에게서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옥수수 잎을 바깥쪽으로 밀쳐냈다.

뜻밖에도 우석이 수아를 밀치며 자세를 바꾸었고 수아의 상의는 겨드랑이까지 말려 올라간 채 아래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피부가 까맣게 그을렸지만, 수아는 예외적으로 타지 않는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이를 낳은 적이 없는 몸은 완벽한 곡선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석의 몸은 검게 그을렸고 오랜 세월 밭에서 일한 탓에 허리에는 복근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어두워질 저녁 검고 하얀 두 피부가 격하게 부딪혔다.

혈기 왕성한 나이에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넓은 땅에서 두 사람은 온 세상이 그들의 것인 것처럼 전례 없는 자유를 느꼈다.

눈앞에 벽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려도 돌아서지 않는 것이 청춘이다.

지아도 어떤 일이 있어도 앞만 보고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설령 그 길이 잘못된 길이었다고 해도 한창 즐거움에 빠져있는데 어떻게 미래를 생각할 수 있었겠나.

“우석 씨, 역시 당신이야. 이렇게 빨리 다시 시작하잖아. 침대에 기운 없이 누워있는 당신 형과는 전혀 달라.”

“수아야, 나랑 같이 가자.”

“간다고?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인데 어디로 갈 수 있어?”

“하늘은 넓고 어디든 갈 수 있지. 손발만 있으면 돈도 벌어서 도시에 정착하자. 아이 둘만 낳아줘. 그러면 우린 이렇게 몰래 만나지 않고 당당하게 함께 할 수 있어. 도시에는 종이 한 장에 이름을 쓰면 평생 헤어지지 않는다고 들었어.”

수아의 눈에는 사랑하는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갖고, 평생 헤어지지 않은 채 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두 사람은 더욱 감정이 격해졌다.

“우석 씨, 조금만 빨리, 죽을 것 같아.”

미래에 대한 동경과 욕망이 섞여 나왔다.

역시 젊은 게 좋다. 어떤 길이든 대담하게 달려가니까.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두려움이 생기고, 매사에 앞뒤를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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