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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박민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박민정?”

유남준은 확신이 없었는지 조심스럽게 이름을 불렀다.

“무슨 일이에요?”

박민정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유남준은 이 번호 주인이 박민정인 걸 확인하고는 조금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호산 그룹에 출근하지 마.”

“왜요?”

박민정은 황당할 뿐이었다.

호산 그룹에서 일하면 월급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회사를 운영하는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유는 없어. 그냥 내 말 들어.”

유남준이 말했다.

박민정은 그의 말투를 듣고 그가 아직 기억을 되찾지 못했다는 걸 직감했다.

“이유도 말하지 못하면서 내가 왜 남준 씨 말을 들어야 해요?”

‘아직도 내가 옛날의 박민정으로 알고 있는 거야?’

“다른 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

박민정은 유남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전화를 끊었다.

유남준은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며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다.

그의 옆에 있던 서다희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힘이 빠진 채로 의기소침해 있었다.

서다희는 오늘도 민수아와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기 앞에서 애교를 부리던 약혼자가 이틀 전 밤부터 이렇게 변해버린 것일까?

“겁이 없네. 감히 내 전화를 끊어?”

유남준이 말하고는 또 서다희에게 물었다.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도 이랬어?”

서다희는 의문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네? 누가요?”

“너 요즘 도대체 왜 이래?”

유남준은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이 다 변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서다희마저 변해버린 듯했다.

서다희는 유남준이 화를 내자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대표님, 요즘 여자친구가 이유도 없이 외박을 하거든요. 걱정이 돼서 그러는데 오늘 하루 휴가를 내도 될까요?”

유남준은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자 문제였다.

“가.”

“대표님, 감사합니다. 빨리 처리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서다희는 외투를 챙기고 서둘러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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