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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추경은은 꿍꿍이가 많았지만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은 아니었다.

그걸 알아챈 박민정은 추경은이 생각보다 상대하기 훨씬 수월한 존재라는 걸 느꼈다.

“나 좀 쉬어야겠어요.”

“그래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추경은은 원래 박민정에게 많이 자면 안 된다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유앤케이로 데려가겠다는 그녀의 말에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

박민정은 정원에서 잠시 산책한 후 다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

멀리서 추경은이 어디선가 큰 가방을 가져와 별장에 있는 가정부와 경비원들에게 뭔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하는 추경은을 박민정은 그저 조용히 지켜봤다.

몇 개의 선물로 매수될 수 있다면 그만큼 더 많은 선물로도 쉽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민정은 추경은의 행동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책을 보며 악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추경은은 가끔 박민정을 쳐다봤다.

그녀가 자신의 행동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대담하게 행동했다. 심지어 별장 사람들과 함께 나가서 식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녀는 서다희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스케줄을 확인한 서다희는 모레 저녁 9시 이후에 시간이 된다고 알려주었다.

추경은은 곧바로 서다희와 모레 저녁 9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서다희는 별장 사람들과는 달리 유남준의 최측근이었다. 유남준과 오랜 시간을 함께 일한 사람으로 박민정보다 유남준 옆에 더 오래 있었을 것이다.

서다희를 사로잡으면 분명 유남준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추경은은 무심코 휴대폰을 식탁에 올려놓았다.

박민정은 자리에 앉자마자 문자 알림 소리를 들었다.

무의식적으로 추경은의 휴대폰 화면을 보게 되었는데 ‘다희 오빠’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알겠어요. 그럼 모레 9시 반에 시즌 레스토랑에서 봐요.]

박민정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문자를 훔쳐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추경은이 서다희를 저장한 호칭, 그리고 모레 9시 시즌 레스토랑에서 보기로 한 문자를 보며 박민정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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