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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전에 박윤우는 유남우와 가까이 있은 적이 거의 없었다.

가까이 있었다고 해도 그에게서 검은 안개를 느끼지 못했지만 오늘은 확실히 보였다.

“집에서 조심하고 있어. 나 지금 비행기 타야 하니까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

“알겠어.”

박윤우는 아쉬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창밖을 보니 유남우가 여전히 밖에서 박윤정, 고영란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멀리서도 유남우의 몸에서 검은 안개가 보이는 것 같아 무섭게 느껴졌다.

밖에서.

고영란은 유남우를 보더니 박윤우가 방송을 했던 일을 떠올렸다.

어떻게 어린아이를 돈을 벌게 할 수 있지?

“민정아, 너 요즘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남우를 따라 회사에서 경험 좀 쌓아보는 게 어때? 그래야 수입도 좀 늘어나지 않겠어? 하루에 3, 4시간만 일해도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마. 애들한테도 무리 안 갈 거야.”

박민정과 유남준이 해외로 떠난 후로 고영란은 이미 이 일을 생각해 두고 있었다.

박민정은 조금 놀랐다.

전에 고영란은 그녀가 밖에서 일하는 걸 항상 반대했었다.

귀도 잘 안 들리는 며느리가 나가서 일하면 유씨 가문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며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거지?

“어머님, 전 가끔 작곡을 하기도 해요. 할 일이 없는 건 아니에요.”

박민정이 대답했다.

사람은 변하는 법이다.

박민정이 예전에 직장을 다닐 때, 고영란은 그녀가 밖에서 일하는 걸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직업이 없다고 하니 편히 집에서 쉬고 있는 그녀가 꼴 보기 싫은 모양이다.

“작곡?”

고영란의 눈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네가 작곡을 한다고?”

일반 사람에게도 작곡은 쉽지 않은 법이다. 더구나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 작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냥 취미로 하는 거지, 전문가는 아니에요.”

“그럼 회사 다니는 게 낫겠다.”

고영란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남준이도 회사로 보낼 생각이야. 잘 보이지 않으니까 네가 옆에서 도와주는 게 좋지 않겠어? 남준이한테 그렇게 하라고 연락할게..”

박민정이 돌아온 이후, 그녀가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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