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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이 말을 들은 은정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박민정을 안은 채 등을 살살 토닥거렸다.

박민정은 마음의 상처를 꾹 참았다.

“알고 보니 저와 아빠를 계속 속이고 있었어요.”

과거 박민정은 자신을 낳느라 엄마가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고 아버지도 자주 말씀하셨다.

“네 엄마는 젊었을 때 무대 위에서 유난히 예쁘고 성격도 부드러워서 모든 남자들이 결혼하고 싶어 하던 여자였는데 내가 발목을 잡았네.”

아버지는 죽는 것마저 한수민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여자는 처음부터 아빠를 배신했던 것이다.

은정숙 역시 한수민이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다. 역시 세상은 악한 사람이 꼭 벌을 받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민정아, 그런 사람은 슬퍼할 가치도 없어.”

“네.”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여자가 친엄마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박민정은 오래전 친자 확인을 위해 병원에 갔고 그녀는 한수민의 딸이 맞았다.

그런데 왜 똑같은 딸인데도 한수민은 자신에게 그토록 잔혹하게 대했을까.

아마도 평생 답을 얻지 못할 의문이겠지.

박민정은 사람을 시켜 한수민의 과거를 계속 조사했고, 이제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을 되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틈엔가 박윤우가 문 앞에 찾아왔다.

“엄마, 할머니, 왜 그러세요?”

박민정은 서둘러 은정숙의 품에서 벗어나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르며 말했다.

“괜찮아, 할머니랑 얘기 중이었어.”

“아.”

박윤우는 모른 척했다.

“그럼 아래층에 내려가서 얘기하는 게 어때요? 손님이 왔어요.”

손님?

이 시간에 누가?

박민정은 의아했다.

“누구?”

“아저씨랑 똑같은 사람이요.”

유남준이랑 똑같다면 유남우?

박민정은 은정숙이 눕는 걸 도와준 뒤 박윤우에게 자신이 내려갈 테니 위층에 있으라고 했다.

거실에서 유남우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소파에 앉아 긴 다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니 박민정의 다소곳한 모습이 부드러운 눈동자에 비쳤다.

“민정아.”

박윤우가 보이지 않자 유남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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