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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그녀는 카리스마 넘치는 CEO로 알려진 유남준이 이런 뻔뻔한 면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듯싶다.

유남준은 옆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앞으로도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렇게 날이 막 밝아올 무렵에야 박민정은 잠이 들었다.

추석날.

유씨 가문은 늘 그렇듯 수많은 친척들이 모여 시끌벅적했다.

유일하게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오늘은 이 자리에 박민정이 있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추측이 사실인 것처럼 사석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남준 오빠가 직접 데려왔다고? 도대체 왜?”

“진짜? 저 여자가 먼저 연락한 게 아니라고?”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지던 그 시각 박민정은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준비된 드레스와 한쪽에 놓인 화려한 주얼리가 보였지만 재빨리 시선을 떼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남준은 드레스를 갈아입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파티라도 하는 건가? 아무튼 전 참석할 생각 없어요.”

박민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왜? 이유를 말해봐.”

유남준은 지그시 그녀를 바라봤다.

“이유가 왜 필요하죠?”

박민정의 질문에 유남준은 위압감을 풍기며 한 걸음 다가갔다.

“이번에는 다를 거야.”

박민정은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가고 싶지 않아요.”

‘달려졌다고? 날 괴롭히는 방법이 달라진 건가?’

5년 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면전에서 얼마나 많은 핀잔을 줄지 안 봐도 뻔하다.

유남준은 오늘 박민정을 데리고 직접 가족 연회에 참석할 생각이었다. 그동안 늘 서럽다고 얘기했으니까.

“친구들은 남편이랑 같이 파티도 가던데 나만 혼자예요... 다들 지켜줄 사람이 있는데 나만 없고...”

하지만 이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지금의 박민정은 파티에 참석하고 싶지도,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싶을 만큼 연악하지도 않았다.

유남준의 손은 허공에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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