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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연회장에서 겪은 갖가지 구설수로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지금 이 순간 전부 부질없게 느껴졌다.

그는 박민정을 깨우지 않고 그대로 품에 안았다.

바로 이때 그녀의 이마가 평소보다 뜨겁다는 걸 알아챘다.

“너 지금 열나.”

그의 움직임에 잠이 깬 박민정은 머리가 아픈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왔어요?”

“응, 너 열 나니까 의사 선생님 모셔 올게.”

유남준은 그녀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가지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이때 박민정이 갑자기 그를 껴안았다.

“싫어요. 해열제 먹으면 되니까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보름동안 임신 여부를 확인할 시간조차 없었는데 괜히 의사가 뭔가를 알아챈다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되는 거나 다름없다.

적극적으로 품에 안기는 그녀의 모습에 유남준은 온갖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내 말 들어.”

박민정은 결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제발요. 정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에 마음이 약해졌지만,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늘 왜 이래?”

박민정은 평소에 애교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나 해외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그 빈도가 더 줄어들었고 부탁할 일이 있을 때만 가끔 애교를 부리곤 한다.

자신을 의심하는 유남준의 눈빛에 박민정은 머리를 그의 품에 파묻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빠가 병원에서 돌아가셨어요. 아이도요.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게 무서워요.”

아버지와 아이 얘기를 꺼내자, 유남준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약 가져다줄게.”

그는 몸을 일으켜 해열제를 가지러 갔다.

소파에 웅크리고 있던 박민정은 훤칠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허무하다는 느낌이 밀려왔다.

곧 유남준이 다가와서 따뜻한 물과 약을 건넸고 그녀는 약을 받고 꿀꺽 삼킨 후 애써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약 먹으면 바로 괜찮아질 거야.”

“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남준은 그녀가 괜찮다고 말하는 걸 듣고서도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저녁.

여전히 미열이 남아있던 박민정은 샤워하고 약을 먹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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