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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유남준은 손에 들린 담배를 꺼버렸다.

울고불고하면서 예전처럼 따귀라도 때릴 줄 알았지만, 그녀는 예상외로 평온했다.

“나 나갔다 올게요.”

토를 얼마나 세게 한 것인지 그녀의 목은 심하게 잠겨있었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그렇게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회사를 나서자 문득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날씨는 갑자기 우중충해졌고 어느샌가 비도 내렸다. 박민정은 비를 피하지 않았고 그저 멍하니 앞만 바라봤다.

그리고 이 모든 장면을 다 지켜보던 누군가는 차 안에서 걱정된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차 세워.”

“네.”

차량이 멈춰서고 연지석이 외투와 우산을 들고 내렸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박민정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박민정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연지석이 그녀에게 외투를 건넸다.

“옷 입어.”

쫄딱 젖은 박민정은 순순히 그에게서 외투를 건네받았다.

“고마워. 그런데 네가 여기 왜 있어?”

차마 그녀를 찾으러 왔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던 연지석은 피식 웃으며 거짓말을 했다.

“이 근처에서 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나왔다가 너 보고 달려왔지.”

“미팅은 잘 끝냈어?”

“물론이지.”

연지석이 부드럽게 웃었다.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갈래?”

박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유남준이 나한테 경호원을 붙였을 거야. 우리가 함께 식사한 걸 알면 화낼 거고.”

연지석은 목구멍 쪽이 쓰게 느껴졌다.

“민정아, 나 못 믿어?”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연지석이 말을 이었다.

“나 유남준 안 무서워. 네 계획도 성공했고 우리는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어. 그러니까 너도 필요 이상으로 그 남자 눈치 안 봐도 돼.”

그의 말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걸까.

박민정은 연지석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다. 또한, 그가 유남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작 친구일 뿐인 사이에 그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할 뿐이다.

연지석은 박민정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지금 어떤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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