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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다음날 점심.

유남준은 두통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다 옆에 박민정이 없는 것을 보고는 바로 침실을 뛰쳐나갔다.

박민정은 그 시각 아래층에서 한창 곡을 쓰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헐레벌떡 뛰어오는 남자를 바라봤다. 유남준은 위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고 아래에는 주름이 가득 간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머리는 까치집이 되어 있었다.

‘이미지 관리는 이제 포기한 모양이지?’

예전에 그는 상반신은 물론이고 팔조차 드러내지 않고 다녔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노출증 환자처럼 아무렇지 않게 몸을 드러내며 그녀 앞에서도 거리낌이 없었다. 박민정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유남준은 그녀가 아직 있다는 것에 안도하더니 서둘러 샤워실로 향했다. 어젯밤 술을 마신 것에 더해 박민정이 토까지 해 놓은 탓에 한시라도 빨리 씻고 싶었다.

반 시간 뒤, 샤워를 마치고 나와 휴대폰을 확인하니 부재중 전화가 몇십 통이 와 있었다. 모두 서다희가 건 것이었다.

“무슨 일이야?”

유남준이 전화를 걸어 묻자 서다희가 난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표님, 저번에 돈을 빼갔던 놈이 이번에 또 1조 5천8백만이라는 돈을 빼갔습니다.”

유남준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주소는?”

“주소가 특정되기는 했는데 그게...”

서다희가 뜸을 들였다.

“뭔데?”

“주소가 정림원으로 나옵니다.”

이건 그를 농락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유남준은 싸늘해진 얼굴로 얘기했다.

“기술팀 물갈이 좀 해야겠네.”

처음에 계좌를 털렸을 당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건 돈을 빼돌린 사람을 직접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남준의 것을 건드리면 고작 감방이라는 가벼운 처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이게 웬걸, 또 한 방 먹고 말았다.

“무슨 수를 써서든 3일 내로 범인 잡아 와.”

“네, 알겠습니다.”

정림원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범인의 얼굴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유치원.

박예찬은 코가 간지러워 재채기를 힘껏 했다.

그러다 우연히 창문 밖을 바라보았는데 거기에는 유치원 원장과 김인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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