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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하지만 입술이 닿는 순간 박민정이 빠르게 피해버렸다.

유남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곧바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제 괜찮아. 그보다 바보도 아니고 왜 여기서 밤을 새워?”

어젯밤 서다희가 다시 그녀를 데리러 나왔지만, 박민정은 한사코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유달리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혹시 자신이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한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다.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이름마저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까지 봐 온 유남준은 누군가가 자기 행세를 하는 걸 잠자코 보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남준 씨, 우리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거 맞죠?”

유남준은 뜬금없는 그녀의 질문에 어젯밤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이러는 거로 생각해 한쪽 무릎을 꿇더니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응, 우리가 알고 지낸 지도 벌써 십몇 년이 넘어가.”

박민정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그래요. 십몇 년이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착각을 했을까.

서다희는 먼발치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다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남준이 여자에게 이토록 다정한 건 정말 처음이었으니까. 어머니인 고영란에게조차 이런 다정한 행동은 해준 것이 없을 것이다.

유남준은 갑자기 울어버리는 그녀를 보더니 다급하게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 진짜 괜찮아. 이까짓 알레르기가 뭐라고. 나 안 죽어.”

정말 다정한 말투다. 하지만 말하는 방식이 어릴 때와는 사뭇 달랐다.

예전의 그 남자는 다치고 와서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민정이 내 걱정 많이 했겠네. 내가 잘못했어. 나 이제 안 아플 게.”

박민정은 답을 뻔히 알면서 그저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도 같았다.

애초에 성격부터가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한 사람일 수가 있을까.

하지만 그때는 이 차이를 의심해 볼 겨를도 없었다. 유남준이 이지원과 연애를 한 후 더 이상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 그렇게 쌀쌀맞게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박민정은 그 생각이 떠오르자 목구멍이 메어왔다.

유남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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