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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박민정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서였을까? 유남준은 결국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길고 길었던 비가 드디어 그치고 휘영청 밝은 달이 하늘에 걸렸다.

유남준은 박민정이 안내하는 대로 연못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연못은 어느새 인공 호수가 되어 있었고 주위는 큰 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지금 시간대는 다행히 사람이 없었고 박민정은 외투를 걸치고 차에서 내렸다. 아직 겨울이 온 것도 아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껴입었다.

유남준이 그녀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여기야?”

“네, 변화가 크네요.”

유남준은 이곳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릴 적 박씨 저택에 몇 번 찾아온 적은 있지만, 뒷산까지 온 적은 없었고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곳에 연못이 있었다는 것도 모른다.

박민정은 나무다리 위 한가운데 서서 달을 바라보았다. 이러고 있으니,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때 두 사람은 함께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박민정의 당시 소원은 유남준과 결혼하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소원은 이룬 셈이다.

유남준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다리 위 여인의 얼굴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달빛이 드리워진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단아하고 예뻤으며 자연과 어우러져 예쁜 풍경화 같기도 했다.

그때 박민정이 그를 향해 외쳤다.

“왜 안 와요?”

유남준은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는 그녀의 두 손을 움켜쥐었다.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박민정은 예쁘게 웃으며 답했다.

“손이 차면 마음은 따뜻하다잖아요.”

이 어린아이 같은 말은 유남준이 어릴 때 그녀에게 해줬던 말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그저 그녀가 춥지 않도록 꼭 끌어안을 뿐이었다.

“딱 1분 줄게. 1분 뒤에 집으로 돌아가자.”

“정말 이러고 끝이에요?”

박민정은 유남준이 어릴 때 일을 조금이라도 떠올리기를 바랐다. 아주 작은 기억이라도 좋으니...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아무것도 기억해 내지 못했다.

그는 어릴 적 이곳에서 두 사람이 같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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