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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Author: 윤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3-16 20:48:12
유남준은 박씨 가문에 의해 사기 결혼을 당한 것 외에도, 박민정이 죽은 척하고 연지석과 외국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사실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다.

박민정은 고통에 잠겼다.

“그때 일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해요?”

“하지만 당신도 이득을 봤잖아, 아니야?”

유남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는 오로지 사기 결혼 때문에 죄책감을 가진 박민정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를 더 답답하게 만든 건 박민정이 죽은 척 사라진 일에 대해, 그리고 연지석과 아이의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박민정은 무슨 말로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한참 동안의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유남준은 홀로 베란다로 가고는 담뱃불을 지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기침이 끊이질 않았다. 눈시울은 어느샌가 붉어져 당장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유남준도 자신이 왜 이런 방법을 선택해 박민정을 곁에 남겨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분노 때문이었다.

박민정을 거의 5년 동안 찾아다녔는데 결국 그녀는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10년 넘게 자신을 사랑했던 여자가 갑자기 사랑이 식었다며 떠나려 했는데 분노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지금까지도 유남준은 박민정이 처음 이혼 얘기를 꺼낸 후 소탈하게 자리를 뜨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때 유남준은 박민정이 정말 손을 놓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이혼을 결정한 건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라 오랜 계획 끝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유남준은 담뱃불을 끄고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밖에 있던 냉기도 덤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가자, 집에 가자.”

집이라...

박민정은 자조적인 표정을 지었다.

‘나에게 집이 있나?’

차에 올라탄 후.

유남준은 운전하면서도 계속 기침했다.

박민정은 그런 기침 소리를 신경 쓰지도 않은 듯 하염없이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만을 바라봤다.

사랑하지 않으니 작은 관심마저 베풀려 하지 않은 게 아닐까?

유남준이 백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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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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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아침, 이지원은 정수미와 함께 혈액 검사하러 갔다.검사 결과는 며칠 후 나올 것이었다.정수미는 야위고 수척해진 이지원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으나 함미현에 대한 관심보다는 크지 않았다.정수미는 경계심을 높여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려고 했다.한편, 정수미는 사람을 시켜 이지원을 조사했다.그 결과 이지원은 확실히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가 맞았다.그러나 보육원 출생기록이 완정하지 않은 탓으로 이지원의 출생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입양된 적이 없는데 왜 이 씨 성을 가지게 된 거야?”정수미는 이지원에게 물어보았다.이지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저를 돌봐 주신 어머님이 이 씨 성이라 어머님의 성씨를 따랐어요.”“아, 그런 거였구나.”“네가 박씨 가문과 많은 연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야?”정수미가 다른 만만한 남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이지원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대답했다.“맞아요. 박씨 가문에서 저의 학업을 후원해 주셨어요, 늘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그분들에게 보답하기도 전에 돌아가셨어요. 휴... 제가 졸업 후 줄곧 성공하지 못한 탓이에요.”이지원은 탄식하며 말했고 그녀의 솔직함에 정수미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낮췄다.정씨 가문 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윤소현은 함미현만 없어지면 순조로운 줄만 알았는데 또 한 사람이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정수미의 방에서 나온 이지원은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윤소현의 앞으로 갔다.“소현 씨.”이지원은 굽실거리며 윤소현에게 말했다.“소현 씨의 태아는 4, 5개월쯤 되셨죠? 남자아기인 것 같은 데 태교를 시작할 시기에 왜 아이 아빠가 옆에 없나요?”이지원은 고의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오기 전 윤소현과 유남우의 일에 대해 알아보았다.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지원은 유남우가 윤소현에게 맘이 없다고 추측했다.이지원은 유남우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민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소현은 얼굴빛이 어두워지면서 대답했다.“왜 그렇게 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5화

    현관문 앞까지 걸어 들어가자, 윤소현의 눈앞엔 낯익은 그림자가 보였다.그녀는 얇은 옷을 걸치고 온몸은 상처투성이며 이쁘장한 얼굴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저는 그때 진주시 보육원에 있었어요. 지금까지 친부모님을 찾고 다니다가 마침 대표님께서 보도한 뉴스를 보고 말씀하신 출생 날짜랑 똑같아서 확실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친자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찾아왔어요.”이지원은 정수미 앞에서 또박또박 말했다.정수미는 방금 전에 이미 함미현한테 속은 일 때문에 이지원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가 없었다.“이지원 씨 출생일이 내가 말한 시간과 같다고 하니 우리 내일 병원 가서 친자 확인해 봐요.”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이지원은 옷차림은 평범했지만 행동거지는 여느 부잣집 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이때 비서는 정수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정 대표님, 제가 보기엔 이 아가씨 얼굴이 대표님 젊은 시절 때 모습이랑 많이 닮았어요.”비서의 말을 듣고서야 정수미는 잠깐이나마 위로가 되었다.윤서현은 급하게 달려오면서 정수미를 불렀다.“엄마!”그러고는 이지원에게 물었다.“이지원 씨, 우리 집엔 어쩐 일로 오셧어요?”전에 이지원과 유남준의 일로 윤소현은 이지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윤소현, 너 이지원 씨 알아?”정수미가 물었다.“아는 사이라고는 못하고 유남준 씨 첫사랑이 였어요. 전에 한두 번 본 적도 있고요.”정수미는 이지원도 유남준과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다.이지원은 상관 없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대학교 시절에 유남준과 사귀었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결국 헤어졌어요.”윤소현은 싸가지 없는 태도로 말했다.“어떤 집안 사정요? 박민정이 끼어들어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이지원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박민정이 아니었어도 유남준은 저 같은 고아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래서 여기 찾아와서 우리 엄마 친딸로 속이려는 거예요?”윤소현은 정씨 가문의 지위를 지키려는 마음에 일부러 이지원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4화

    정수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동안 소현이를 너무 섭섭하게 했어. 다 내 잘못이야.”“걱정하지 마세요, 큰 아가씨는 대표님을 이해할 겁니다.”다른 한편, 상처치료를 마친 윤소현은 갇혀 있는 함미현의 꼴이 궁금해 급히 보러 갔다.윤소현이 온 힘을 다해 돌멩이로 내리친 탓에 함미현은 아직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했고 그런 함미현을 바라보던 윤소현은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함미현이 깨어나면 엄마한테 박민정의 일을 말할게 뻔한데, 그러면 난 어떡하지?’윤소현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만 했다.그때 의식이 돌아온 함미현은 머리가 너무 아팠고 천천히 눈을 떠보니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윤소현의 얼굴뿐이었다.“윤소현!”“드디어 깨어났네.”함미현이 깨어나자마자 윤소현은 자신이 맞은 그대로 똑같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정씨 가문의 둘째로 사는 게 안 좋았어? 꼭 일을 이렇게 만들어야 했니? 게다가 나까지 죽이려고 했어?”함미현은 이제 더 이상 되돌릴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윤소현에게 빌지도 않았다.“당신 같은 나쁜 사람은 죽는게 맞아.”“내가 나쁘다고? 넌 애초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너의 어머니와 내통하여 정씨 가문에 들어왔잖아! 그리고 너의 어머니가 사고가 난 후에도 멀쩡히 정씨 가문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면서 대체 누가 나쁜 거니?”“그건 다 내 아들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함미현의 변명에 윤소현은 웃으며 말했다.“쯧쯧, 참 당당하게도 말하네. 부를 누리고 싶었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지 어디서 변명이야.”윤소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경고하는데 네 아들 동하한테 무슨 일이 생기길 원치 않으면 입단속 잘해. 박민정에 관한 얘기 하나라도 꺼내면 네 아들은 내 손에 죽을 줄알아.”함미현은 윤소현이 이렇게 파렴치하게 아들로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곧 정수미도 함미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급한 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말해봐, 내 친딸이 누군데? 지금 어디 있는데?”함미현은 간절하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3화

    박민정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함미현이 정수미 딸로 속인 건 틀린 일이라 박민정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밤, 그 둘은 티비를 보다가 함미현이 친딸로 사칭한 죄로 수감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뉴스에서 정수미는 친딸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 이백억 원을 주겠다고 현상금을 내걸었다.뉴스를 보던 진서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함미현 참 비참하게 됐네.”옆에 있던 민수아가 사과를 먹으며 말했다.“적어도 몇 달은 부잣집 아가씨로 살았으니 그렇게 비참한 편은 아닌 거 같아.”“하긴 그러네요.”진서연은 민수아의 말에 찬성하며 대답했다.하지만 설인하는 오히려 그 말을 부정하며 말했다.“고작 몇 달간 부잣집 아가씨로 살려고 저렇게 속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진서연과 민수아는 설인하가 방씨 집안의 아가씨였던 일을 알고 있었다.그들처럼 피라미드 최상급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당연히 그 위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것이고 반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부자의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함미현은 아마 그녀의 아들을 위해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어요. 재산을 전부 팔아서라도 아들의 병을 치료해 주고싶었을 거에요.”진서연이 말했다.“그런데 정수미는 진짜 저렇게 통쾌하게 친딸의 정보만 제공하면 이백억 원의 현상금을 준단 말이야?”“그 이백억 원을 저도 갖고 싶네요.”그들이 뉴스를 보면서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있을 때 박민정은 베란다에 서서 어두컴컴한 밖을 내다보며 넋 놓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그때 유남준도 아래층에 있는 여자 몇 명이 함미현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듣고 박민정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왜 혼자 여기 이러고 있어?”유남준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냉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이제 들어가요.”“그래.”침대에 누운 박민정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2화

    정수미는 방금 차에서 내린 박민정과 진서연을 돌아 보더니 함미현이 자신을 속인 일이 박민정과 관련 있을 거로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민정 씨,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예요?”“함미현 씨 찾으러 왔어요.”박민정은 담담하게 함미현앞으로 걸어가 계약서를 돌려주면서 말했다.“함미현 씨, 호의는 고맙지만, 저는 이 계약서를 받을 수 없어요.”박민정의 손에 쥐여있는 계약서를 보던 함미현은 무릎을 꿇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민정 씨, 저...”함미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이 다가와 계약서를 가로채면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어. 당신이 돌려주지 않아도 우린 이 계약을 인정하지 않아.”정수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계약서인데?”윤소현은 가로챈 계약서를 정수미한테 넘겨주면서 말했다.“엄마, 이거에요. 함미현이 엄마 딸로 권력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푼도 받지 않고 박민정과 수억 원이 되는 큰 계약을 맺었어요. 이 일이 아니었으면 저도 미현이가 엄마 친딸이 아니라는 의심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정씨 가문의 사람이 어떻게 이런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있겠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소현 씨는 진작 내가 정수미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협박해 왔잖아요. 오늘 난 당신이랑 같이 죽을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그 계약서는 제가 민정 씨에게 빚진 걸 갚은 거에요. 민정 씨가 전에 저랑 저의 어머니를 도와주었기에 보답하고 싶었던 거예요.“보답?”정수미는 너무 화난 나머지 웃음만 나왔다.“내 돈으로 다른 사람한테 은혜를 갚는다고? 내 친딸로 사칭하고 내 딸이 가져야 할 이익까지 누렸으면서 나한텐 왜 보답을 안 하는 거니?”함미현은 정수미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민정 씨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은 어디선가 돌멩이를 주워 함미현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함미현은 바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정수미는 경악하며 소리쳤다.“윤소현, 이게 무슨 짓이야!”윤소현은 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1화

    반 시간 전, 윤소현과 함미현을 미행하던 정수미의 경호원은 사진을 찍어 정수미한테 보내 상황을 보고했다.“지금 당장 그쪽으로 사람 대기시켜!”정수미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자 급한 마음에 빈손으로 사무실에서 뛰쳐나갔다.한편, 박민정도 함미현의 행동들이 이상하다고 느껴져 사람을 시켜 함미현의 행방을 알아내고는 진서연이랑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어려서부터 누구한테도 맞아 본적 없던 윤소현은 이미 함미현한테 뺨을 몇 대 맞아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고 힘없이 눈물만 뚝뚝 떨구며 빌고 있었다.“미현아, 제발 부탁이야. 이제 날 좀 놔줘.”함미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가 불러들인 사람들한테 지시했다.“천천히 괴롭히면서 잘 혼내줘.”윤소현은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자 다시 협박하기 시작했다.“함미현, 내가 오늘 여기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 엄마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함미현은 냉정하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워낙 날 그렇게 아끼는데 소현 씨까지 죽고 없으면 나한테 더 잘해줄 거에요. 그럼 내가 유일한 정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는 거고 아무도 날 위협할 수없을 거예요.”말이 끝나자, 함미현은 윤소현의 앞에 다가가서 따귀 한대를 매섭게 후려갈겼다.윤소현은 입꼬리마저 찢어졌고 함미현이 다시 손을 올려 때리려는 찰나 차 한대가 다가와 멈춰서더니 누군가 차에서 내리면서 소리쳤다.“미현아, 그만해.”차에서 내린 사람은 정수미였다.정수미는 사적으로 윤소현과 함미현이 숨기고 있는 게 뭔지 알아내려 했지만, 두 사람을 미행하던 경호원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윤소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구세주라도 본 듯 정수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엄마!”급하게 두 사람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정수미를 본 함미현의 얼굴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고 뒤따라오는 경호원의 포스에 윤소현을 잡고 있던 함미현쪽의 사람들은 겁에 질린 듯 손을 놓아버렸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정수미는 함미현을 보면서 물었다.함미현이 우물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0화

    그 말에 박민정은 급히 계약서를 확인해보았다.처음에는 계약서가 정씨 가문에게 유리하도록 수정되었을 거라는 생각에 확인해 본 것이었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들의 앞에 있는 계약서는 지엔 그룹이 사실상 XS 그룹과 무료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였다.“실수한 거 아니야?”박민정이 함미현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던 찰나, 계약서에서는 한 장의 종이 메모가 떨어져 나왔다.그 종이에는 함미현의 글씨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민정 씨, 저와 저희 엄마는 정말 배은망덕한 사람들이에요.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보답해드릴 건 없지만 이 계약서 꼭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작은 성의니까요.]“정말 예상 밖이네요.”진서연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이 계약 적게 잡아도 아마 수천억은 될 텐데, 이렇게 그냥 넘기다니.”박민정은 함미현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통화 중이라는 안내음만 들려왔다.박민정이 진서연에게 말했다.“서연아, 이 계약은 일단 가만히 두자.”“알겠습니다.”진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한편, 함미현은 윤소현에게 자신이 체결하고 온 계약서를 보여주고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윤소현이 물었다.“너 미쳤니? 왜 정씨 가문의 재산을 들여서 박민정을 도우려는 거야?”“저는 지금 민정 씨한테 너무 미안해요. 어쨌든 저는 지금 민정 씨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거잖아요. 민정 씨 이렇게나 착한 사람인데...”함미현이 말하던 중, 순간적으로 경계심이 발도한 윤소현은 다급히 그녀의 말을 끊었다.“헛소리 좀 하지 마. 그런 소리 다시는 하지 말라고.”“하지만 이게 사실이잖아요!”함미현은 일부러 윤소현을 더 자극했다.“너 지금 어디야? 내가 지금 당장 그쪽으로 갈게.”윤서현은 이 멍청이가 혹시라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까 두려웠다.“저는 민정 씨한테 조금 더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함미현이 말을 이었다.그러자 윤소현이 다급히 말했다.“거기서 딱 기다려. 내가 곧 갈 테니까.”그녀는 별다른 의심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39화

    홍주영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도련님께서도 언젠가는 도련님만의 행복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유남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래.”홍주영은 유남우에게 약을 가져다주기 위해 자리를 떴다.유남우의 건강 상태가 다시 악화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까지 되어버린 것이다.유남우는 약을 먹은 후, 휴게실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홍주영은 바삐 움직이며 그의 방과 사무실을 정리해주고 저녁 식사까지 주문해주었다.모든 일을 마치고 유남우가 식사를 끝내는 모습을 본 후에야 홍주영은 퇴근했다.밖으로 나와 보니 시간은 이미 밤 8시가 넘어 있었다. 그녀 역시 배가 고파왔다.8시 이후로 저녁을 먹지 않는 것은 그녀에게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왜인지 모르게 배가 조금씩 아팠다.홍주영은 굳이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차에 올라타 자신의 월세방으로 향했다....함미현은 정씨 가문에 입성한 이후부터 자신만의 세력을 천천히 키워나가고 있었다.사람들 모두 그녀가 정수미의 친딸이라고 생각해왔던 덕에 그녀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레 늘어났다.또 다른 이유로는 정씨 가문의 직원들이 거만하고 제멋대로만 굴던 대저택의 딸 윤소현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함미현은 커다란 사무실에 주위를 둘러보았다.“엄마,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곧장 휴대폰을 집어 들어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은 박민정은 함미현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의아함을 느껴 물었다.“무슨 일이죠?”“민정 씨, 전에 저 도와주신 거 정말 감사드려요. 저는 지금 지엔 그룹에서 일하는 중인데, 민정 씨네 회사가 협력사가 필요하다고 들었어요. 우리 회사와 협력하시는 건 어떨까요?”함미현은 자신이 전에 박민정에게 졌던 빚을 갚고 싶었다.이런 방식으로라도 박민정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하지만 박민정은 앞으로 어떻게 정씨 가문과 접촉하고 정수미에게 복수해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38화

    “어휴,”김인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년간 알고 지냈던 유남준을 떠올려본 김인우는 그가 농담 삼아 하는 말도 알고 보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도 이번만큼은 정말 농담이었을지도 모른다.유남준이 걸어왔다.“오늘 수고 많았어.”깜짝 놀란 김인우가 물었다.“남준아, 일단 칭찬부터 하고 죽이려는 건 아니지?”그 말에 유남준이 김인우를 흘겨보았다. 이 사람에게 정말 피해망상이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김인우를 무시한 채 유남준은 박민정과 함께 박예찬을 데리러 갔다.조하랑은 유남준의 앞에서 이토록 겁을 먹은 김인우를 바라보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맨날 내 앞에서 잘난 척만 하더니, 너도 이렇게 쩔쩔매는 사람이 있었네.”김인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때 나한테 부탁했던 일은 잊었나 봐요?”조하랑은 그제야 자신이 김인우를 이용해 강연우를 쫓아냈던 일을 떠올리며 상황 파악을 마치고는 서둘러 사과했다.“미안해요, 방금은 내가 깜빡했나 봐요. 진짜 미안해요.”김인우는 조하랑에게서 사과를 받고 나서야 더 추궁하지 않았다.윤소현은 멀리서 티격태격 중인 김인우와 조하랑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화목하게 웃고 있는 박민정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유남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마치 서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남우 씨.”“왜?”유남우가 고개를 숙여 윤소현을 바라보았다.“이제 거의 다 끝나가는 것 같으니까 이제 그만 돌아가죠.”윤소현은 오늘 활동을 통해 유남우와 조금 더 가까워지길 바랐지만 그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평범한 활동들조차 전부 거절했다.“그래.”사실 유남우는 그저 일찍 집에 가고 싶었을 뿐이었다.윤소현은 그의 뒤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남우 씨...”윤소현이 말을 꺼내려던 찰나, 유남우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우는 윤소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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