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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박민정은 조하랑의 집에서 밥을 먹으며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시간도 늦어지니 차를 타고 두원 별장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박예찬이 괜한 생각을 할까 두려워 조하랑 더러 박윤우의 얘기와 자신이 현재 두원 별장에서 지내고 있단 얘기는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실 박예찬은 이미 오래전부터 엄마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지만 엄마를 배려하여 굳이 더 묻지는 않았다. 그러고는 사석에서 몰래 하랑 이모의 입을 열 생각이었다.

두원 별장.

5시에 이미 회사에서 돌아온 유남준은 거실의 소파에 묵묵히 앉아있었고 탁자 위에는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박스가 놓여 있었다.

“땅—”

벽에 걸려있는 유럽식 벽시계의 시침이 10에 닿으며 시간을 알렸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왜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단 말인가?

유남준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적이 없었다. 하여 그는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며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이내 선물 박스가 유남준의 예쁘고 기다란 손 위에 올려지고 그는 한 번, 또 한 번 선물을 살피며 내용물이 여자의 마음에 쏙 들리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박스를 닫았다.

또 반 시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유남준은 더욱 짜증이 났다.

이윽고 유남준이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선물을 잡아채고 직접 박민정을 잡아 오려 몸을 일으킨 순간, 입구에서부터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남준이 고개를 돌리자 연분홍빛을 띈 레드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집안으로 걸어들어오는 박민정과 마주하였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하고 한순간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때, 먼저 정신을 차린 박민정이 말을 건넸다.

“아직도 안 주무셨어요?”

잠을 자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밥도 먹지 않았다.

유남준의 머릿속은 현재 뒤죽박죽 엉키고 설켜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어디 갔다가 이제 와?”

“아, 친구 집에 밥 먹으러 갔어요.”

박민정은 이내 슬리퍼로 갈아 신고 걸어오더니 그대로 유남준을 지나쳐 곧장 위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줄곧 사람을 붙여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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