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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유남준은 냉소를 피식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연지석도 널 그렇게 사랑하는 건 아니던데? 말해봐. 그 자식은 널 얼마나 오랫동안 버려둔 거야?”

이번에야말로 유남준은 박민정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박민정이 다시 손을 들어 올리자 유남준이 그녀의 손목을 잽싸게 쥐어 잡았다.

“왜? 정곡이라도 찔렸어?”

박민정은 애초에 해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요 몇 년 동안 그녀와 연지석은 줄곧 친구처럼 지내왔다.

“당신이 지금 이렇게 굶주려 있는 걸 보니 이지원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나 봐요?”

싸울 줄 모르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러자 유남준은 속으로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

“난 너와 달라.”

유남준은 애초에 단 한 번도 이지원을 건드린 적이 없다.

“뭐가 다른데요? 결국 도긴개긴 아닙니까? 저보다 얼마나 더 잘났다고 그러세요? 전 당신이 일편단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당신도 결국 그저 그렇네요. 이지원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

유남준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그는 박민정의 물음에 하나도 답하지 않았고 그저 계속하여 그녀를 자신의 품 아래에 단단히 가둬놓았다.

그러자 박민정이 갑자기 그의 어깨를 힘껏 깨물었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유남준이 신음을 내며 숨을 들이마셨지만, 그는 여전히 박민정을 놓아주지 않았고 이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요 몇 년간, 그는 수없이 많은 꿈속에서 이러한 장면을 꿈꿨었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박민정은 지금 화를 낼 때가 아니라 기회라는 것을 깨닫자 곧바로 저항을 멈추고 순순히 그의 스킨쉽을 따랐다.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박민정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지만 그녀의 선명한 변화를 눈치챈 그는 무척 의아해했다.

하여 유남준이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너 지금 나한테 맞춰주고 있는 거야?”

박민정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곧이어 유남준의 동작이 전부 멈췄고 그는 침대 옆 램프 전원을 눌렀다.

박민정은 무의식 간에 자신의 몸을 애써 가렸다.

그러자 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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