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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16 20:48:12
유남준은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박민정이 직접 본인 입으로 보석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확실해?”

유남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박민정은 현재 유남준의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며 과거 자신이 했던 말은 필연코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누구의 선물이든 전부 받지만, 유독 당신 선물은 받고 싶지 않아요.”

말을 마치고 박민정은 유남준을 밀어낸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박민정의 단호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남준은 그대로 선물 박스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졌다.

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은 데다 감기 기운까지 더해지니 위가 또 살살 아파 나기 시작했다.

유남준도 오늘따라 왜 그러는지 고객이 보내준 럭셔리 팔찌를 보노라니 박민정이 기억을 잃은 흉내를 낼 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지만 전 화장하기 좋아합니다. 예쁘고 화려한 옷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금은보화 액세서리도 좋아합니다.”

정말 사서 고생이군!

유남준은 계속하여 싸늘한 얼굴을 하고는 화를 내며 다시 소파에 앉았다.

박민정은 이제 유남준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았고 항상 혼자 방에 들어가 씻고 휴식을 취했다.

전에 의사가 박민정은 항상 평온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밤새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만 병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어제 그녀의 귀에 또 문제가 생겼다.

유남준은 소파에 30분 정도 더 앉아있다가 위층 박민정의 방에 인기척이 없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 여자는 이제 정말 그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 안, 박민정은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잠가놓았던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쇠로 열리면서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방안에 들어왔다.

남자는 이불을 걷어내어 큰 손으로 박민정의 몸을 품속에 꽉 끌어안았다.

박민정의 몸에서 나는 익숙하면서도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유남준의 몸살은 조금 나아진 듯 싶었다.

하지만 이윽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박민정이 두 눈을 떠버렸고 어두컴컴한 방 안,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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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준은 냉소를 피식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연지석도 널 그렇게 사랑하는 건 아니던데? 말해봐. 그 자식은 널 얼마나 오랫동안 버려둔 거야?”이번에야말로 유남준은 박민정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박민정이 다시 손을 들어 올리자 유남준이 그녀의 손목을 잽싸게 쥐어 잡았다.“왜? 정곡이라도 찔렸어?”박민정은 애초에 해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요 몇 년 동안 그녀와 연지석은 줄곧 친구처럼 지내왔다.“당신이 지금 이렇게 굶주려 있는 걸 보니 이지원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나 봐요?”싸울 줄 모르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그러자 유남준은 속으로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난 너와 달라.”유남준은 애초에 단 한 번도 이지원을 건드린 적이 없다.“뭐가 다른데요? 결국 도긴개긴 아닙니까? 저보다 얼마나 더 잘났다고 그러세요? 전 당신이 일편단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당신도 결국 그저 그렇네요. 이지원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남준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그는 박민정의 물음에 하나도 답하지 않았고 그저 계속하여 그녀를 자신의 품 아래에 단단히 가둬놓았다.그러자 박민정이 갑자기 그의 어깨를 힘껏 깨물었다.갑작스러운 고통에 유남준이 신음을 내며 숨을 들이마셨지만, 그는 여전히 박민정을 놓아주지 않았고 이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요 몇 년간, 그는 수없이 많은 꿈속에서 이러한 장면을 꿈꿨었다.그 자리에 얼어붙은 박민정은 지금 화를 낼 때가 아니라 기회라는 것을 깨닫자 곧바로 저항을 멈추고 순순히 그의 스킨쉽을 따랐다.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박민정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지만 그녀의 선명한 변화를 눈치챈 그는 무척 의아해했다.하여 유남준이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너 지금 나한테 맞춰주고 있는 거야?”박민정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곧이어 유남준의 동작이 전부 멈췄고 그는 침대 옆 램프 전원을 눌렀다.박민정은 무의식 간에 자신의 몸을 애써 가렸다.그러자 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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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화

    유남준은 긴 다리를 움직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박민정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자, 그녀의 얼굴엔 여전히 눈물자국이 있었고 두 손은 주먹을 꽉 쥔 채 경계하듯 소파에 붙어서 잤다.실내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 그녀에게 담요를 덮어주었다.곧이어 유남준이 전화를 걸어 아침밥을 가져오라고 하려 할 때 누군가가 밖에서 현관문을 열었다.이지원이 손에 아침밥을 들고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들어왔다.“오빠, 내가 아침에 먹을 거 좀 가져왔어요. 오늘 회사 창립기념일 아니에요? 있다가 우리 같이...”아직 참석하자는 말을 채 하지도 않았는데 이지원은 소파에서 자고 있는 박민정을 보았다.눈앞에 광경을 믿을 수 없는 이지원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박민정이 왜 여기서 자고 있단 말인가? 설마 두 사람 밤새 여기서...유남준은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이지원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너 어떻게 들어왔어?”지문인식이나 얼굴인식을 등록하지 않은 이상, 대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를 뚫고 조용히 들어올 수가 없다.이지원은 손에 든 아침 식사가 든 봉투를 꽉 쥐고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어머님이 보내셨어요. 앞으로 오빠를 잘 보살피라고 하셨거든요.”전에 고영란은 이지원이 유남준의 아이를 가질 수 있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끔 하려고 특별히 대원 별장 대문의 인식 시스템에 이지원의 정보를 입력했다.그런데 이지원은 오늘에서야 시간이 나서 올 수 있었다. 원래는 어제 민 선생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이지원의 시선이 천천히 박민정에게서 옮겨갔다.그녀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오빠,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나가서 말하자.”어젯밤 박민정은 잘 쉬지 못했는데 마침 잠을 자려고 보청기도 끼지 않아서 두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이지원은 유남준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마음속의 불만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민정 씨가 왜 오빠 집 소파에서 자고 있어요?”유남준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내가 민정이한테 다시 들어오라고 했어.”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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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이제 돌아가 봐. 오늘 밤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엔 내가 참석할 테니까.”유남준은 살짝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이지원은 들고 왔던 아침밥을 내려놓고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박민정을 힐끗 보고 떠났다.유남준이 돌아서자 박민정이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왠지 저도 모르게 마음에 찔렸다.“언제 깼어?”박민정이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조금 전에 이지원 씨가 남준 씨에게 결혼하자고 말했을 때요. 축하해요.”유남준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고, 주변의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유남준은 검은 눈동자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지금 해도 돼.”만약 박민정이 그더러 이지원과 결혼하지 말라고 하면 유남준은 바로 동의할 것이다.그런데 예상 밖에 박민정은 고개를 저으면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두 분 축하드려요. 만약 이혼 절차에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울 거예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윤우를 나에게 돌려줘요.”유남준의 가슴이 식어버리는 것 같았다.박민정이 이젠 자신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다른 여자랑 결혼을 하든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유남준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왜 불편한지 몰랐다.그는 헛기침을 여러 번 하고는 옆에 있는 이지원이 사 온 아침밥을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먹고 싶은 거 있으면 네가 직접 시켜 먹어.”말을 마친 유남준은 박민정의 옆을 지나 서재로 걸어갔다.박민정은 유남준이 너무 유치해졌다고 생각했다. 설마 이지원이 가져온 음식을 먹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그녀는 주방으로 가서 직접 요리를 하고 밥을 다 먹은 후 유남준에게 나간다고 문자를 남겼다.유남준은 서재에서 박민정이 방금 했던 말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를 바랐지만, 결국 문자밖에 못 받았다.[나 회사 가요.]너무 짧은 한마디였다.문자를 확인하자마자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서재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박민정은 이미 떠났다.주방에 가보자 아무것도 없었다. 박민정은 그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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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3화

    비서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주우면서 물었다.“지원 씨, 어떻게 됐어요?”“나더러 조하랑에게 사과하고 표절한 걸 공개적으로 인정하래.”비서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그걸 어떻게 인정해요? 만약 지원 씨가 표절한 걸 인정하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게 물거품이 되잖아요?”이지원은 민 선생을 난감하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녀는 민 선생이 정말로 시간을 낭비하고 돈을 받는 대신 국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지금 이지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곡이 아니라 박민정의 일을 해결하고 유남준과 결혼하는 것이었다.“오늘 밤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에 잘 준비하고 갈 거야.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떠도는 표절 사건은 잠시 돈으로 막고 있어 봐.”이지원은 자신에게 있는 돈으로 오래 막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단지 결혼만 순조롭게 할 수 있으면 괜찮았다.회사에서.얼마 지나지 않아 박민정은 조하랑의 전화를 받았다.“민정아, 오늘 올 거야?”오늘은 주말이라 조하랑은 박민정과 예찬이를 불러 야외에서 캠핑하고 싶었다.그러나 박민정은 거절했다.“유남준이 날 지켜보고 있어. 이미 윤우의 존재를 들켜버렸는데 예찬이까지 들키면 안 돼. 우리 나중에 보자.”조하랑은 그녀의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 알겠어. 그럼 빨리 유남준 애 갖고 우리 에스토니아로 돌아가자.”“그러자.”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배를 만졌다. 왠지 이번엔 유남준이 전보다 더 경계하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의 아이를 가지는 건 조금 어려워 보였다...이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유리창을 통해 보자 서다희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서 비서, 어쩐 일이에요?”서다희가 걸어 들어오면서 말했다.“민정 씨, 유 대표님께서 사무실에 오라고 하셨습니다.”박민정은 오늘 유남준이 회사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유남준의 사무실에 가기 싫었지만, 윤우가 그의 손에 있으니 갈 수밖에 없었다.“네,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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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4화

    박민정을 유남준의 사무실 문 앞까지 데려다준 후에야 서다희는 떠났다.문이 닫혀 있지 않아서 박민정은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다. 유남준은 대표 의자에 앉아 집중해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잘생긴 남자는 진지하게 일할 때 더욱 멋져 보인다. 박민정은 처음에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에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유남준은 그녀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말했다.“이리 와.”박민정이 다가가면서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앞으로 아래층에서 일할 필요 없어.”유남준은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면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너도 여기서 업무 봐.”박민정은 의아해했다.“왜 여기서 업무를 봐야 하죠?”“이유는 없어. 이건 회사의 결정이야.”회사의 결정이 아니라 그의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박민정은 유남준의 부하직원이니 그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꽤 괜찮은 결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그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박민정은 어젯밤의 관계로 임신할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했다.“내려가서 노트북 가져올게요.”박민정이 말했다.그녀가 내려가기도 전에 이미 누군가가 그녀의 개인물품들과 노트북을 사무실로 가져왔다. 특별히 그녀가 쓰던 테이블도 옮겨 왔다.유남준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민정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물품들을 살펴봤다.“나 궁금한데, 그동안 회사에서 뭐 했어?”예전에 박민정은 가정주부였다. 유남준의 내조를 하는 것 외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없었다.박민정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알고 싶어요? 보여줄게요.”그녀는 유남준이 아직도 자신을 경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제 굳이 참을 리가 없었다.그러자 유남준은 관심을 보였다.“그래.”박민정은 유남준의 뜨거운 시선을 받으면서 자신의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심심할 때 했던 일들을 그에게 보여 주었다.유남준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박민정의 노트북에 많은 프로젝트 계약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언제부터 이런 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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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5화

    한참 지나서 박민정은 이상함을 느꼈다. 유남준은 그녀에게 키스만 할 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박민정이 점점 숨이 가빠지고 머릿속이 하얘졌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그제야 유남준은 동작을 멈췄다. 비서가 업무 보고하러 온 것이었다.박민정은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계획이 또 한 번 실패로 끝났다.점심에 두 사람은 같이 밥 먹으러 갔다. 기사는 유남준이 자주 가는 가게로 두 사람을 데려다주었다.식사할 때 유남준은 박민정을 떠보았다.“걱정하지 마. 난 너랑 이혼 안 할 거야.”박민정은 당황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유남준은 다시 덤덤하게 말했다.“이지원이 원하는 건 신분이야. 그래서 주기로 했어. 그래도 법적으로 내 아내는 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이혼 안 할 거야.”박민정은 믿기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가 다른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볼게.”박민정은 그가 자신을 떠보는 중이라는 것을 몰랐다.“우리 이혼해요. 그리고 남준 씨는 이지원과 결혼해요.”유남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의 추측이 맞았다. 박민정은 그와 관계를 갖고 싶어 하지만, 그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왜? 그땐 나랑 결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처럼 굴더니, 이제 내가 다른 여자랑 결혼하길 바라는 거야?”유남준은 수저를 내려놓고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지원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 건 그가 아닌가?박민정도 입맛이 뚝 떨어졌다.회사로 돌아가는 차 안은 조용했다.유남준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기억해. 우린 아직 법적으로 부부야. 앞으로 다시는 연지석과 만나지 마.”박민정은 멍해졌다.“왜 남준 씨는 이지원과 만나도 되고 난 친구도 만나면 안 돼요?”“난 배신당하기 싫으니까!”“그게 무슨 말이에요?”“무슨 말인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거야.”유남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가 이어서 말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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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쇼핑몰을 인수한 거예요? 저는 왜 모르고 있었죠?”박민정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차에 탑승한 후 다른 두 여인은 공짜로 된 옷을 무제한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러운 눈길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그녀랑 함께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아쉽게도 설인하는 연장 근무 중이라 함께 할 수가 없었다.“전에 호 산 그룹에 있을 때 사적으로 사들인 거야, 나도 잊고 있었어.”유남준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는 당시에 많은 회사들을 사들인 탓에 잊고 있었다.“옷을 사다 잊어버렸단 소리는 들어봤어도 쇼핑몰 한 채 구매하고 잊어버렸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어요.”민수아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역시 부자라 좋네요.”“앞으로 쇼핑하고 싶으면 서 비서랑 함께 와요.”유남준은 이미 박민정의 친구한테 잘 보이는 법을 배웠다.두 눈이 빛이 난 민수아는 말했다.“진짜예요?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진서연도 감사하다고 말했다.쇼핑몰에서 고급 화장품이며 스킨케어 제품, 옷이랑 신발을 구매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민수아와 진서연은 오늘 종일 쇼핑해도 부족한 것만 같았다.진서연은 박민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보스, 얼른 유 대표님이랑 재결합하세요. 전에 제가 조사해 봤는데 출산 신고도 해야 되는데, 혼인 신고 증서가 필요해요.”“그렇게 번거로운 거였어, 그러면 재결합하는게 맞아.”민수아도 맞장구를 쳤다.유남준은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쉽게 포섭된 그녀들을 본 박민정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괜찮아, 없어도 출산할수 있어.”박민정의 말을 듣고 조급해진 그녀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를 몰랐다.이 상황을 본 유남준은 낮에 김인우가 제안했던 일을 떠올렸다.‘어떻게 하면 그녀가 죄책감을 가질까?’한편, 늦은 시간 퇴근 중이던 설인하는 멀리 있는 차 안에서 누군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같은 시각 퇴근 중이던 연지석은 설인하 뒤에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 중이던 차를 그녀 앞에 멈추어 세웠다.“늦었는데, 민정 씨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9화

    판매원은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었다.“저들이 돈을 지급하지 않았으니 내가 바로 구매해도 되는거 아니야?”옷을 든 민수아는 기분이 언짢다는 듯이 말했다.“우리가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옷을 다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지 구매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선후가 있는 거 아닌가요?”박민정은 그녀를 말렸다.“그만해. 수아야, 옷 그들에게 줘. 우리가 다른 매장 가서 사면돼.”곧 아이를 출산할 박민정은 임신 중 지금 이런 사소한 일로 저들이랑 실랑이를 피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군자가 복수를 갚는 데는 십년도 늦지 않다고 지금은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민수아는 옷을 판매원에게 돌려주었다.판매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이때 이지원이 앞으로 다가와 수습하는 척 말했다.“소현 씨, 우리도 구매한 아기 옷 이 많은데 이 옷 중 몇 벌을 그들에게 양보해 줄까요?윤소현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그래. 우리 엄마가 특별히 디자이너를 불러서 아기 옷을 주문했는데, 이런 저가품들은 그냥 그녀들에게 주지.”이기적이고 가식적인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구역질이 난 민수아는 상대가 임산부만 아니었어도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싸웠을 것이다.“민정아, 저들이 너무 사람을 무시하는 거 아니야?”윤소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쩔 건데?”한창 논쟁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남준은 그녀들이 오지 않자, 쇼핑몰로 갔다.이 쇼핑몰은 현재 IM 그룹 이것이었다.가게 앞에 도착한 유남준은 윤소현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여기에 모두 저가품이라고 생각되시면 다른 곳에 가서 고가품을 사시죠.”유남준의 목소리를 들은 윤소현은 소스라치게 놀라 머리를 돌려보았다.이지원은 회복된 유남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남준 오빠...”이지원이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날줄 몰랐던 유남준은 그가 전에 그녀에게 준 교훈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8화

    유남준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성원아, 내가 건의하는데 네가 이럴수록 인하 씨의 맘이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거야.”방성원은 화가 끝까지 치밀어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인하가 나의 딸아이랑 가출했는데 내가 머리 숙여 사과라도 하란 말이야?”함께 있던 서다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전에 그는 방성원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대표님처럼 똑같이 멍청하기 그지없었다.한쪽에서 축 처진 자세로 앉아서 게임을 하던 김인우가 끼어들어 말했다.“성원아, 내가 생각하기로는 너의 마음이 여전히 약한 것 같아. 나라면 그녀가 어디 가든 상관하지 않고 딸만 빼앗아 올 거야.”자신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김인우는 또 말을 이어갔다.“나한테 길든 조하랑을 보면 몰라? 얼마나 고분고분해졌는데.”그를 향해 두 남자는 눈길을 돌렸다.“허풍 떨지 마!”두 사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자 김인우는 조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근무 중이던 조하랑은 김인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았다.“무슨 일이세요?”조하랑의 말투를 들은 김인우는 바로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전에 있었던 일 잊지 마요.”조하랑은 고분고분 말했다.“김 도련님, 무슨 일이 있나요?”“저녁에 이모에게 요리 적게 하라고 해요. 저는 저녁에 들어가지 않을 거니까요.”‘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다 먹을 수 있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거야?’조하랑은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또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알겠어요.”김인우가 전화를 끊자, 건너편에 앉아 있던 두 남자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방성원이 다가와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유남준도 귀가 솔깃했다.지금의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여자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거야.”김인우는 자기 일을 두 사람에게 말했다.“대충은 이런 거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아봐.”방성원은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좋아, 만약 잘되면 너에게 개인 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7화

    “미안 너희들 많이 놀랐지?”박민정은 손으로 배를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아이들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벌써 어린 나이에 말 잘 듣다니, 너무 착하네.”박민정은 부드럽게 웃었다.유남준은 그녀의 일어나는 소리에 바로 그녀를 부축하러 갔다 배가 점점 불러 오르고 있는 박민정은 가끔 일어나기가 매우 불편했다.“출산예정일이 다음 달이니 회사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병원에 같이 가자.”유남준은 엄숙하게 말했다.유남준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 제가 업무처리를 완료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유남준은 그녀가 결정한 일이면 누구도 변경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알았어. 그러나 꼭 몸조심해. 만약 불편한 곳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줘야 해. 알았어?”박민정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그녀는 유남준이 점점 잔소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다.회사에 갈 때마다 유남준은 그녀를 사무실 안까지 바래다주었다.출근길에서도 유남준은 고의로 박민정에게 말을 건넸다.마치 다른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모르기라도 할까봐 두려운 듯 말이다.”박민정이 겨우 그를 돌려보내자, 설인하 일행이 곁에서 그녀를 조롱했다.“유 대표님, 혹시 대표님을 빼앗기실까 봐 매일 와서 주도권 선전하시는 건가요?”유남준은 회사 전체 직원들에게 밀크티를 사주면서 박민정 남편이 한턱 냈다고 소문내기 시작했다.박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장난하지 마세요. 우리 힘내 일해요.”“그래요.”설인하는 연지석이 그에게 준 프로젝트를 급하게 처리해야 했다. 프로젝트가 순조롭지 못한 탓에 그녀는 골치가 아팠다.분명히 간단한 프로젝트인데,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결단으로 그녀와 계약하지 않으려했다.설인하는 연지석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부사장님.”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왜 그래요?”연지석은 머리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설인하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없는 원인을 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6화

    이튿날 아침, 이지원은 정수미와 함께 혈액 검사하러 갔다.검사 결과는 며칠 후 나올 것이었다.정수미는 야위고 수척해진 이지원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으나 함미현에 대한 관심보다는 크지 않았다.정수미는 경계심을 높여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려고 했다.한편, 정수미는 사람을 시켜 이지원을 조사했다.그 결과 이지원은 확실히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가 맞았다.그러나 보육원 출생기록이 완정하지 않은 탓으로 이지원의 출생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입양된 적이 없는데 왜 이 씨 성을 가지게 된 거야?”정수미는 이지원에게 물어보았다.이지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저를 돌봐 주신 어머님이 이 씨 성이라 어머님의 성씨를 따랐어요.”“아, 그런 거였구나.”“네가 박씨 가문과 많은 연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야?”정수미가 다른 만만한 남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이지원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대답했다.“맞아요. 박씨 가문에서 저의 학업을 후원해 주셨어요, 늘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그분들에게 보답하기도 전에 돌아가셨어요. 휴... 제가 졸업 후 줄곧 성공하지 못한 탓이에요.”이지원은 탄식하며 말했고 그녀의 솔직함에 정수미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낮췄다.정씨 가문 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윤소현은 함미현만 없어지면 순조로운 줄만 알았는데 또 한 사람이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정수미의 방에서 나온 이지원은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윤소현의 앞으로 갔다.“소현 씨.”이지원은 굽실거리며 윤소현에게 말했다.“소현 씨의 태아는 4, 5개월쯤 되셨죠? 남자아기인 것 같은 데 태교를 시작할 시기에 왜 아이 아빠가 옆에 없나요?”이지원은 고의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오기 전 윤소현과 유남우의 일에 대해 알아보았다.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지원은 유남우가 윤소현에게 맘이 없다고 추측했다.이지원은 유남우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민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소현은 얼굴빛이 어두워지면서 대답했다.“왜 그렇게 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5화

    현관문 앞까지 걸어 들어가자, 윤소현의 눈앞엔 낯익은 그림자가 보였다.그녀는 얇은 옷을 걸치고 온몸은 상처투성이며 이쁘장한 얼굴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저는 그때 진주시 보육원에 있었어요. 지금까지 친부모님을 찾고 다니다가 마침 대표님께서 보도한 뉴스를 보고 말씀하신 출생 날짜랑 똑같아서 확실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친자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찾아왔어요.”이지원은 정수미 앞에서 또박또박 말했다.정수미는 방금 전에 이미 함미현한테 속은 일 때문에 이지원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가 없었다.“이지원 씨 출생일이 내가 말한 시간과 같다고 하니 우리 내일 병원 가서 친자 확인해 봐요.”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이지원은 옷차림은 평범했지만 행동거지는 여느 부잣집 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이때 비서는 정수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정 대표님, 제가 보기엔 이 아가씨 얼굴이 대표님 젊은 시절 때 모습이랑 많이 닮았어요.”비서의 말을 듣고서야 정수미는 잠깐이나마 위로가 되었다.윤서현은 급하게 달려오면서 정수미를 불렀다.“엄마!”그러고는 이지원에게 물었다.“이지원 씨, 우리 집엔 어쩐 일로 오셧어요?”전에 이지원과 유남준의 일로 윤소현은 이지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윤소현, 너 이지원 씨 알아?”정수미가 물었다.“아는 사이라고는 못하고 유남준 씨 첫사랑이 였어요. 전에 한두 번 본 적도 있고요.”정수미는 이지원도 유남준과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다.이지원은 상관 없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대학교 시절에 유남준과 사귀었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결국 헤어졌어요.”윤소현은 싸가지 없는 태도로 말했다.“어떤 집안 사정요? 박민정이 끼어들어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이지원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박민정이 아니었어도 유남준은 저 같은 고아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래서 여기 찾아와서 우리 엄마 친딸로 속이려는 거예요?”윤소현은 정씨 가문의 지위를 지키려는 마음에 일부러 이지원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4화

    정수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동안 소현이를 너무 섭섭하게 했어. 다 내 잘못이야.”“걱정하지 마세요, 큰 아가씨는 대표님을 이해할 겁니다.”다른 한편, 상처치료를 마친 윤소현은 갇혀 있는 함미현의 꼴이 궁금해 급히 보러 갔다.윤소현이 온 힘을 다해 돌멩이로 내리친 탓에 함미현은 아직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했고 그런 함미현을 바라보던 윤소현은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함미현이 깨어나면 엄마한테 박민정의 일을 말할게 뻔한데, 그러면 난 어떡하지?’윤소현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만 했다.그때 의식이 돌아온 함미현은 머리가 너무 아팠고 천천히 눈을 떠보니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윤소현의 얼굴뿐이었다.“윤소현!”“드디어 깨어났네.”함미현이 깨어나자마자 윤소현은 자신이 맞은 그대로 똑같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정씨 가문의 둘째로 사는 게 안 좋았어? 꼭 일을 이렇게 만들어야 했니? 게다가 나까지 죽이려고 했어?”함미현은 이제 더 이상 되돌릴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윤소현에게 빌지도 않았다.“당신 같은 나쁜 사람은 죽는게 맞아.”“내가 나쁘다고? 넌 애초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너의 어머니와 내통하여 정씨 가문에 들어왔잖아! 그리고 너의 어머니가 사고가 난 후에도 멀쩡히 정씨 가문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면서 대체 누가 나쁜 거니?”“그건 다 내 아들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함미현의 변명에 윤소현은 웃으며 말했다.“쯧쯧, 참 당당하게도 말하네. 부를 누리고 싶었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지 어디서 변명이야.”윤소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경고하는데 네 아들 동하한테 무슨 일이 생기길 원치 않으면 입단속 잘해. 박민정에 관한 얘기 하나라도 꺼내면 네 아들은 내 손에 죽을 줄알아.”함미현은 윤소현이 이렇게 파렴치하게 아들로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곧 정수미도 함미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급한 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말해봐, 내 친딸이 누군데? 지금 어디 있는데?”함미현은 간절하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3화

    박민정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함미현이 정수미 딸로 속인 건 틀린 일이라 박민정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밤, 그 둘은 티비를 보다가 함미현이 친딸로 사칭한 죄로 수감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뉴스에서 정수미는 친딸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 이백억 원을 주겠다고 현상금을 내걸었다.뉴스를 보던 진서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함미현 참 비참하게 됐네.”옆에 있던 민수아가 사과를 먹으며 말했다.“적어도 몇 달은 부잣집 아가씨로 살았으니 그렇게 비참한 편은 아닌 거 같아.”“하긴 그러네요.”진서연은 민수아의 말에 찬성하며 대답했다.하지만 설인하는 오히려 그 말을 부정하며 말했다.“고작 몇 달간 부잣집 아가씨로 살려고 저렇게 속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진서연과 민수아는 설인하가 방씨 집안의 아가씨였던 일을 알고 있었다.그들처럼 피라미드 최상급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당연히 그 위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것이고 반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부자의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함미현은 아마 그녀의 아들을 위해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어요. 재산을 전부 팔아서라도 아들의 병을 치료해 주고싶었을 거에요.”진서연이 말했다.“그런데 정수미는 진짜 저렇게 통쾌하게 친딸의 정보만 제공하면 이백억 원의 현상금을 준단 말이야?”“그 이백억 원을 저도 갖고 싶네요.”그들이 뉴스를 보면서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있을 때 박민정은 베란다에 서서 어두컴컴한 밖을 내다보며 넋 놓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그때 유남준도 아래층에 있는 여자 몇 명이 함미현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듣고 박민정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왜 혼자 여기 이러고 있어?”유남준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냉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이제 들어가요.”“그래.”침대에 누운 박민정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2화

    정수미는 방금 차에서 내린 박민정과 진서연을 돌아 보더니 함미현이 자신을 속인 일이 박민정과 관련 있을 거로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민정 씨,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예요?”“함미현 씨 찾으러 왔어요.”박민정은 담담하게 함미현앞으로 걸어가 계약서를 돌려주면서 말했다.“함미현 씨, 호의는 고맙지만, 저는 이 계약서를 받을 수 없어요.”박민정의 손에 쥐여있는 계약서를 보던 함미현은 무릎을 꿇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민정 씨, 저...”함미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이 다가와 계약서를 가로채면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어. 당신이 돌려주지 않아도 우린 이 계약을 인정하지 않아.”정수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계약서인데?”윤소현은 가로챈 계약서를 정수미한테 넘겨주면서 말했다.“엄마, 이거에요. 함미현이 엄마 딸로 권력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푼도 받지 않고 박민정과 수억 원이 되는 큰 계약을 맺었어요. 이 일이 아니었으면 저도 미현이가 엄마 친딸이 아니라는 의심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정씨 가문의 사람이 어떻게 이런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있겠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소현 씨는 진작 내가 정수미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협박해 왔잖아요. 오늘 난 당신이랑 같이 죽을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그 계약서는 제가 민정 씨에게 빚진 걸 갚은 거에요. 민정 씨가 전에 저랑 저의 어머니를 도와주었기에 보답하고 싶었던 거예요.“보답?”정수미는 너무 화난 나머지 웃음만 나왔다.“내 돈으로 다른 사람한테 은혜를 갚는다고? 내 친딸로 사칭하고 내 딸이 가져야 할 이익까지 누렸으면서 나한텐 왜 보답을 안 하는 거니?”함미현은 정수미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민정 씨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은 어디선가 돌멩이를 주워 함미현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함미현은 바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정수미는 경악하며 소리쳤다.“윤소현, 이게 무슨 짓이야!”윤소현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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