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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Author: 윤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3-16 20:48:12
“유남준 씨가 윤우를 데리고 갔다고?”

윤우의 일을 알게 된 조하랑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응, 남준 씨가 윤우를 어디로 데려갔는지도 몰라.”

박민정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그리고, 내가 기억 잃은 척하는 것도 알게 되었어. 앞으로 당분간 거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 예찬이는 네가 잘 좀 돌봐줘, 부탁할게. 남준 씨가 예찬이까지 발견하면 안 돼.”

“걱정하지 마. 예찬이를 잘 숨기고 있을게.”

조하랑은 자신 있게 장담하더니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물었다.

“민정아, 혹시 유남준 씨가 지금 너를 좋아하게 된 건 아닐까? 아니면 왜 꼭 너를 두원 별장에 두려는 걸까?”

박민정은 흠칫하더니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부인했다.

“이지원이 한 얘기 중에 이것만은 맞는 말이야. 너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되어 있어. 남준 씨는 어떻게 내가 몇 년 동안 사라졌다고 갑자기 내가 좋아졌겠어?”

조하랑은 한참 생각하더니 짜증이 확 몰려왔다.

“유남준이라는 사람, 완전히 쓰레기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구속한대?”

박민정이 조하랑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됐어. 이 얘기는 그만해. 오늘 금요일이니까 이따가 같이 예찬이 데리러 가자.”

예찬이의 얘기에 분위기가 한껏 밝아졌다.

“좋아.”

조하랑은 아직 이지원을 고소하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하루 동안 경찰서에 갇힌 것 때문에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조하랑이 박민정에게 네티즌의 댓글을 보여줬는데 그들은 모두 이지원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박민정은 댓글들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봤다.

[사람이 유명해지니 별 이상한 사람들이 다 물어뜯네.]

[그러게, 정말 뻔뻔하다니까.]

[우리 지원이 언니는 유남준 대표님을 생각하면서 그 곡을 만들었단 말이야. 외국의 그 작곡가는 어떻게 곡을 창작했대?]

[완전 동의. 지원이 언니의 신곡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멜로디잖아. 그 작곡가가 그렇게 떳떳하다면 자기가 창작한 곡도 공개하든가.]

박민정은 어금니를 깨물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하랑아,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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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쇼핑몰을 인수한 거예요? 저는 왜 모르고 있었죠?”박민정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차에 탑승한 후 다른 두 여인은 공짜로 된 옷을 무제한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러운 눈길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그녀랑 함께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아쉽게도 설인하는 연장 근무 중이라 함께 할 수가 없었다.“전에 호 산 그룹에 있을 때 사적으로 사들인 거야, 나도 잊고 있었어.”유남준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는 당시에 많은 회사들을 사들인 탓에 잊고 있었다.“옷을 사다 잊어버렸단 소리는 들어봤어도 쇼핑몰 한 채 구매하고 잊어버렸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어요.”민수아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역시 부자라 좋네요.”“앞으로 쇼핑하고 싶으면 서 비서랑 함께 와요.”유남준은 이미 박민정의 친구한테 잘 보이는 법을 배웠다.두 눈이 빛이 난 민수아는 말했다.“진짜예요?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진서연도 감사하다고 말했다.쇼핑몰에서 고급 화장품이며 스킨케어 제품, 옷이랑 신발을 구매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민수아와 진서연은 오늘 종일 쇼핑해도 부족한 것만 같았다.진서연은 박민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보스, 얼른 유 대표님이랑 재결합하세요. 전에 제가 조사해 봤는데 출산 신고도 해야 되는데, 혼인 신고 증서가 필요해요.”“그렇게 번거로운 거였어, 그러면 재결합하는게 맞아.”민수아도 맞장구를 쳤다.유남준은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쉽게 포섭된 그녀들을 본 박민정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괜찮아, 없어도 출산할수 있어.”박민정의 말을 듣고 조급해진 그녀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를 몰랐다.이 상황을 본 유남준은 낮에 김인우가 제안했던 일을 떠올렸다.‘어떻게 하면 그녀가 죄책감을 가질까?’한편, 늦은 시간 퇴근 중이던 설인하는 멀리 있는 차 안에서 누군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같은 시각 퇴근 중이던 연지석은 설인하 뒤에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 중이던 차를 그녀 앞에 멈추어 세웠다.“늦었는데, 민정 씨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9화

    판매원은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었다.“저들이 돈을 지급하지 않았으니 내가 바로 구매해도 되는거 아니야?”옷을 든 민수아는 기분이 언짢다는 듯이 말했다.“우리가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옷을 다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지 구매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선후가 있는 거 아닌가요?”박민정은 그녀를 말렸다.“그만해. 수아야, 옷 그들에게 줘. 우리가 다른 매장 가서 사면돼.”곧 아이를 출산할 박민정은 임신 중 지금 이런 사소한 일로 저들이랑 실랑이를 피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군자가 복수를 갚는 데는 십년도 늦지 않다고 지금은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민수아는 옷을 판매원에게 돌려주었다.판매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이때 이지원이 앞으로 다가와 수습하는 척 말했다.“소현 씨, 우리도 구매한 아기 옷 이 많은데 이 옷 중 몇 벌을 그들에게 양보해 줄까요?윤소현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그래. 우리 엄마가 특별히 디자이너를 불러서 아기 옷을 주문했는데, 이런 저가품들은 그냥 그녀들에게 주지.”이기적이고 가식적인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구역질이 난 민수아는 상대가 임산부만 아니었어도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싸웠을 것이다.“민정아, 저들이 너무 사람을 무시하는 거 아니야?”윤소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쩔 건데?”한창 논쟁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남준은 그녀들이 오지 않자, 쇼핑몰로 갔다.이 쇼핑몰은 현재 IM 그룹 이것이었다.가게 앞에 도착한 유남준은 윤소현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여기에 모두 저가품이라고 생각되시면 다른 곳에 가서 고가품을 사시죠.”유남준의 목소리를 들은 윤소현은 소스라치게 놀라 머리를 돌려보았다.이지원은 회복된 유남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남준 오빠...”이지원이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날줄 몰랐던 유남준은 그가 전에 그녀에게 준 교훈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8화

    유남준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성원아, 내가 건의하는데 네가 이럴수록 인하 씨의 맘이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거야.”방성원은 화가 끝까지 치밀어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인하가 나의 딸아이랑 가출했는데 내가 머리 숙여 사과라도 하란 말이야?”함께 있던 서다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전에 그는 방성원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대표님처럼 똑같이 멍청하기 그지없었다.한쪽에서 축 처진 자세로 앉아서 게임을 하던 김인우가 끼어들어 말했다.“성원아, 내가 생각하기로는 너의 마음이 여전히 약한 것 같아. 나라면 그녀가 어디 가든 상관하지 않고 딸만 빼앗아 올 거야.”자신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김인우는 또 말을 이어갔다.“나한테 길든 조하랑을 보면 몰라? 얼마나 고분고분해졌는데.”그를 향해 두 남자는 눈길을 돌렸다.“허풍 떨지 마!”두 사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자 김인우는 조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근무 중이던 조하랑은 김인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았다.“무슨 일이세요?”조하랑의 말투를 들은 김인우는 바로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전에 있었던 일 잊지 마요.”조하랑은 고분고분 말했다.“김 도련님, 무슨 일이 있나요?”“저녁에 이모에게 요리 적게 하라고 해요. 저는 저녁에 들어가지 않을 거니까요.”‘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다 먹을 수 있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거야?’조하랑은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또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알겠어요.”김인우가 전화를 끊자, 건너편에 앉아 있던 두 남자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방성원이 다가와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유남준도 귀가 솔깃했다.지금의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여자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거야.”김인우는 자기 일을 두 사람에게 말했다.“대충은 이런 거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아봐.”방성원은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좋아, 만약 잘되면 너에게 개인 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7화

    “미안 너희들 많이 놀랐지?”박민정은 손으로 배를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아이들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벌써 어린 나이에 말 잘 듣다니, 너무 착하네.”박민정은 부드럽게 웃었다.유남준은 그녀의 일어나는 소리에 바로 그녀를 부축하러 갔다 배가 점점 불러 오르고 있는 박민정은 가끔 일어나기가 매우 불편했다.“출산예정일이 다음 달이니 회사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병원에 같이 가자.”유남준은 엄숙하게 말했다.유남준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 제가 업무처리를 완료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유남준은 그녀가 결정한 일이면 누구도 변경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알았어. 그러나 꼭 몸조심해. 만약 불편한 곳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줘야 해. 알았어?”박민정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그녀는 유남준이 점점 잔소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다.회사에 갈 때마다 유남준은 그녀를 사무실 안까지 바래다주었다.출근길에서도 유남준은 고의로 박민정에게 말을 건넸다.마치 다른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모르기라도 할까봐 두려운 듯 말이다.”박민정이 겨우 그를 돌려보내자, 설인하 일행이 곁에서 그녀를 조롱했다.“유 대표님, 혹시 대표님을 빼앗기실까 봐 매일 와서 주도권 선전하시는 건가요?”유남준은 회사 전체 직원들에게 밀크티를 사주면서 박민정 남편이 한턱 냈다고 소문내기 시작했다.박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장난하지 마세요. 우리 힘내 일해요.”“그래요.”설인하는 연지석이 그에게 준 프로젝트를 급하게 처리해야 했다. 프로젝트가 순조롭지 못한 탓에 그녀는 골치가 아팠다.분명히 간단한 프로젝트인데,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결단으로 그녀와 계약하지 않으려했다.설인하는 연지석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부사장님.”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왜 그래요?”연지석은 머리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설인하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없는 원인을 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6화

    이튿날 아침, 이지원은 정수미와 함께 혈액 검사하러 갔다.검사 결과는 며칠 후 나올 것이었다.정수미는 야위고 수척해진 이지원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으나 함미현에 대한 관심보다는 크지 않았다.정수미는 경계심을 높여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려고 했다.한편, 정수미는 사람을 시켜 이지원을 조사했다.그 결과 이지원은 확실히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가 맞았다.그러나 보육원 출생기록이 완정하지 않은 탓으로 이지원의 출생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입양된 적이 없는데 왜 이 씨 성을 가지게 된 거야?”정수미는 이지원에게 물어보았다.이지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저를 돌봐 주신 어머님이 이 씨 성이라 어머님의 성씨를 따랐어요.”“아, 그런 거였구나.”“네가 박씨 가문과 많은 연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야?”정수미가 다른 만만한 남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이지원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대답했다.“맞아요. 박씨 가문에서 저의 학업을 후원해 주셨어요, 늘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그분들에게 보답하기도 전에 돌아가셨어요. 휴... 제가 졸업 후 줄곧 성공하지 못한 탓이에요.”이지원은 탄식하며 말했고 그녀의 솔직함에 정수미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낮췄다.정씨 가문 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윤소현은 함미현만 없어지면 순조로운 줄만 알았는데 또 한 사람이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정수미의 방에서 나온 이지원은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윤소현의 앞으로 갔다.“소현 씨.”이지원은 굽실거리며 윤소현에게 말했다.“소현 씨의 태아는 4, 5개월쯤 되셨죠? 남자아기인 것 같은 데 태교를 시작할 시기에 왜 아이 아빠가 옆에 없나요?”이지원은 고의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오기 전 윤소현과 유남우의 일에 대해 알아보았다.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지원은 유남우가 윤소현에게 맘이 없다고 추측했다.이지원은 유남우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민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소현은 얼굴빛이 어두워지면서 대답했다.“왜 그렇게 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5화

    현관문 앞까지 걸어 들어가자, 윤소현의 눈앞엔 낯익은 그림자가 보였다.그녀는 얇은 옷을 걸치고 온몸은 상처투성이며 이쁘장한 얼굴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저는 그때 진주시 보육원에 있었어요. 지금까지 친부모님을 찾고 다니다가 마침 대표님께서 보도한 뉴스를 보고 말씀하신 출생 날짜랑 똑같아서 확실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친자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찾아왔어요.”이지원은 정수미 앞에서 또박또박 말했다.정수미는 방금 전에 이미 함미현한테 속은 일 때문에 이지원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가 없었다.“이지원 씨 출생일이 내가 말한 시간과 같다고 하니 우리 내일 병원 가서 친자 확인해 봐요.”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이지원은 옷차림은 평범했지만 행동거지는 여느 부잣집 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이때 비서는 정수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정 대표님, 제가 보기엔 이 아가씨 얼굴이 대표님 젊은 시절 때 모습이랑 많이 닮았어요.”비서의 말을 듣고서야 정수미는 잠깐이나마 위로가 되었다.윤서현은 급하게 달려오면서 정수미를 불렀다.“엄마!”그러고는 이지원에게 물었다.“이지원 씨, 우리 집엔 어쩐 일로 오셧어요?”전에 이지원과 유남준의 일로 윤소현은 이지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윤소현, 너 이지원 씨 알아?”정수미가 물었다.“아는 사이라고는 못하고 유남준 씨 첫사랑이 였어요. 전에 한두 번 본 적도 있고요.”정수미는 이지원도 유남준과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다.이지원은 상관 없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대학교 시절에 유남준과 사귀었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결국 헤어졌어요.”윤소현은 싸가지 없는 태도로 말했다.“어떤 집안 사정요? 박민정이 끼어들어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이지원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박민정이 아니었어도 유남준은 저 같은 고아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래서 여기 찾아와서 우리 엄마 친딸로 속이려는 거예요?”윤소현은 정씨 가문의 지위를 지키려는 마음에 일부러 이지원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4화

    정수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동안 소현이를 너무 섭섭하게 했어. 다 내 잘못이야.”“걱정하지 마세요, 큰 아가씨는 대표님을 이해할 겁니다.”다른 한편, 상처치료를 마친 윤소현은 갇혀 있는 함미현의 꼴이 궁금해 급히 보러 갔다.윤소현이 온 힘을 다해 돌멩이로 내리친 탓에 함미현은 아직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했고 그런 함미현을 바라보던 윤소현은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함미현이 깨어나면 엄마한테 박민정의 일을 말할게 뻔한데, 그러면 난 어떡하지?’윤소현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야만 했다.그때 의식이 돌아온 함미현은 머리가 너무 아팠고 천천히 눈을 떠보니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윤소현의 얼굴뿐이었다.“윤소현!”“드디어 깨어났네.”함미현이 깨어나자마자 윤소현은 자신이 맞은 그대로 똑같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정씨 가문의 둘째로 사는 게 안 좋았어? 꼭 일을 이렇게 만들어야 했니? 게다가 나까지 죽이려고 했어?”함미현은 이제 더 이상 되돌릴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윤소현에게 빌지도 않았다.“당신 같은 나쁜 사람은 죽는게 맞아.”“내가 나쁘다고? 넌 애초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너의 어머니와 내통하여 정씨 가문에 들어왔잖아! 그리고 너의 어머니가 사고가 난 후에도 멀쩡히 정씨 가문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면서 대체 누가 나쁜 거니?”“그건 다 내 아들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함미현의 변명에 윤소현은 웃으며 말했다.“쯧쯧, 참 당당하게도 말하네. 부를 누리고 싶었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지 어디서 변명이야.”윤소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경고하는데 네 아들 동하한테 무슨 일이 생기길 원치 않으면 입단속 잘해. 박민정에 관한 얘기 하나라도 꺼내면 네 아들은 내 손에 죽을 줄알아.”함미현은 윤소현이 이렇게 파렴치하게 아들로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곧 정수미도 함미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급한 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말해봐, 내 친딸이 누군데? 지금 어디 있는데?”함미현은 간절하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3화

    박민정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함미현이 정수미 딸로 속인 건 틀린 일이라 박민정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밤, 그 둘은 티비를 보다가 함미현이 친딸로 사칭한 죄로 수감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뉴스에서 정수미는 친딸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 이백억 원을 주겠다고 현상금을 내걸었다.뉴스를 보던 진서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함미현 참 비참하게 됐네.”옆에 있던 민수아가 사과를 먹으며 말했다.“적어도 몇 달은 부잣집 아가씨로 살았으니 그렇게 비참한 편은 아닌 거 같아.”“하긴 그러네요.”진서연은 민수아의 말에 찬성하며 대답했다.하지만 설인하는 오히려 그 말을 부정하며 말했다.“고작 몇 달간 부잣집 아가씨로 살려고 저렇게 속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진서연과 민수아는 설인하가 방씨 집안의 아가씨였던 일을 알고 있었다.그들처럼 피라미드 최상급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당연히 그 위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것이고 반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부자의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함미현은 아마 그녀의 아들을 위해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어요. 재산을 전부 팔아서라도 아들의 병을 치료해 주고싶었을 거에요.”진서연이 말했다.“그런데 정수미는 진짜 저렇게 통쾌하게 친딸의 정보만 제공하면 이백억 원의 현상금을 준단 말이야?”“그 이백억 원을 저도 갖고 싶네요.”그들이 뉴스를 보면서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있을 때 박민정은 베란다에 서서 어두컴컴한 밖을 내다보며 넋 놓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그때 유남준도 아래층에 있는 여자 몇 명이 함미현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듣고 박민정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왜 혼자 여기 이러고 있어?”유남준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냉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이제 들어가요.”“그래.”침대에 누운 박민정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2화

    정수미는 방금 차에서 내린 박민정과 진서연을 돌아 보더니 함미현이 자신을 속인 일이 박민정과 관련 있을 거로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민정 씨,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예요?”“함미현 씨 찾으러 왔어요.”박민정은 담담하게 함미현앞으로 걸어가 계약서를 돌려주면서 말했다.“함미현 씨, 호의는 고맙지만, 저는 이 계약서를 받을 수 없어요.”박민정의 손에 쥐여있는 계약서를 보던 함미현은 무릎을 꿇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민정 씨, 저...”함미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이 다가와 계약서를 가로채면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어. 당신이 돌려주지 않아도 우린 이 계약을 인정하지 않아.”정수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계약서인데?”윤소현은 가로챈 계약서를 정수미한테 넘겨주면서 말했다.“엄마, 이거에요. 함미현이 엄마 딸로 권력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푼도 받지 않고 박민정과 수억 원이 되는 큰 계약을 맺었어요. 이 일이 아니었으면 저도 미현이가 엄마 친딸이 아니라는 의심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정씨 가문의 사람이 어떻게 이런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있겠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소현 씨는 진작 내가 정수미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협박해 왔잖아요. 오늘 난 당신이랑 같이 죽을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그 계약서는 제가 민정 씨에게 빚진 걸 갚은 거에요. 민정 씨가 전에 저랑 저의 어머니를 도와주었기에 보답하고 싶었던 거예요.“보답?”정수미는 너무 화난 나머지 웃음만 나왔다.“내 돈으로 다른 사람한테 은혜를 갚는다고? 내 친딸로 사칭하고 내 딸이 가져야 할 이익까지 누렸으면서 나한텐 왜 보답을 안 하는 거니?”함미현은 정수미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민정 씨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소현은 어디선가 돌멩이를 주워 함미현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함미현은 바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정수미는 경악하며 소리쳤다.“윤소현, 이게 무슨 짓이야!”윤소현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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