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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악몽에서 깨어난 한수민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꿈에 그녀는 끝까지 박형식의 용서를 받지 못했으며 곁에 있던 사람들도 그녀 곁을 깡그리 떠나버렸다.

정신이 흐리터분한 한수민은 두 팔로 자기의 앙상한 몸을 감싸안고 한쪽 구석에 옹송그려 앉아있었다.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지금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꽈르릉!’

창문을 진동하는 천둥소리에 정신을 바짝 차린 한수민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채 못 뜬 목도리를 마저 마무리 짓고, 정리해 두었던 모든 물건은 수납함에 넣어두었다.

계속해서 그녀는 편지를 썼다.

이 모든 것을 마친 뒤, 비로소 한시름 놓인 듯 침대에 올라가서 누웠다.

심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뱃속은 수많은 칼로 휘젓는 듯 아팠다. 의사를 부르려 했지만, 부를 힘도 없거니와 와주는 의사조차도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오늘 저녁이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느껴졌다.

몸을 뒤척일 힘마저 잃은 한수민은 쏟아지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이렇게 혼자서 외롭게 죽어가는 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제발 누군가 다가와서 곁을 지켜주길 갈망했다.

“아파…”

안간힘을 다 써서 외쳤지만, 어렴풋한 이 한마디밖에 뱉지 못했다.

간병인은 이미 깊숙이 잠들었는지라 깨워지질 않았다.

기진맥진한 한수민은 곁에 있는 초인종마저 누를 힘이 없었다.

‘이게 바로 천벌인가 봐!’

그녀는 한없이 후회했다. 한데 인제 와서 땅을 친 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헉…’

동틀 무렵, 한수민은 드디어 가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주검은 지금의 한수민으로 말하면 일종의 해탈이라 할 수 있다.

간병인이 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두 시간 지난 뒤였다. 시체는 이미 싸늘히 식어 있었다.

“부인님…”

간병인은 큰 소리로 불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내가 깊게 잠들지만 않았어도…’

간병인은 크게 후회했다.

한수민을 간호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의 변화를 차츰차츰 보아온지라 슬퍼서 눈물을 몇 방울 떨군 후 박민정한테 전화했다.

박씨 가문 옛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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