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고 진남아의 뒤를 따라갔다.당화청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면서 몹시 자랑스러워하며 진남아에게 이것저것 소개해 주었다.오늘 온 사람은 누구인데, 지위가 얼마나 높고 세력이 얼마나 강하며 두루두루 말하였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문의 비범함을 드러내려고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는 입이 바싹 마르고 혀가 건조해질 정도로 말을 쉬지 않았다.이때, 뒤를 돌아보았는데 화들짝 놀라며 숨까지 턱 막혔다.진남아가 임건우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두 사람의 두 손이 꼭 붙어있었다.그것도 다정한 사람끼리만 한다는 깍지였다.“지금 뭐하는 거야? 이게 무슨 상황이야?”당화청은 놀라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제자리에 몸이 굳어버려 입술도 파르르 떨면서 손발도 갑자기 차가워졌다.이건 당연히 두 사람만의 연기다!오는 길에 진남아는 임건우에게 당씨 가문에 성가시게 하는 놈이 있는데, 껌딱지 처럼 매달려 그녀를 귀찮게 할 것이라고 미리 말했었다.하여 진남아는 지금 임건우를 방패막이로 여기고 데리고 온 것이다.그러나 임건우의 진정한 목적은 신부를 빼앗으러 온 것이고 진남아는 그것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당화청은 놀라서 두 사람의 손을 가리키며 버벅거렸다.“남아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진남아는 바로 이런 그의 표정을 원했었다.그래서 더욱 가깝게 임건우에게 다가가 거의 안기다시피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더없이 달콤하게 웃으며 그에게 소개했다.“내가 소개를 하지 않았구나! 여긴 내 남친 임건우라고 해, 우린 내년에 결혼할거야.어때? 너무 멋있지? 내가 천 눈에 반했잖아. 우리 자기 너무 멋있지?”순간.당화청은 무수한 칼이 심장으로 내리 꽂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리고 진남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상처에 소금까지 왕창 뿌리고 있다.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임건우는 절망에 가까운 그의 표정을 보고 측은한 마음도 들었다.그러나 이미
중해당문과 금릉 진씨 가문의 이번 약혼식에 모두가 떠들썩하였다.염황 8대 왕족들 속에서도 큰 파도를 일으켰다.물론 그들이 속히 말하는 일개 여가수 당자현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무도 절세의 천재인 진선체이 그들의 목표다.많은 최상층 거물들의 눈에는 당자현은 보잘것없는 개미나 다름이 없다.당자현이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이번 생에 보상을 받는 듯했다. 이건 복권에 당첨되는 것 보다 더욱 확률이 작은 일인데, 당자현은 운수가 좋은 팔자다.마찬가지로 중해당문도 이 사람들의 눈에는 운수가 좋은 사람들다.그러나 일반 대중의 눈에는 나라를 구한 사람이 당자현이 아니라 진선체다.당자현은 지금 가장 핫한 가수고 외모도 출중하고 노래도 달콤하며 아우라도 장난이아닌 여신이다.근데 갑자기 어디서 이상 한 사람이 나타나서 그들의 여신을 앗아가는 느낌이 들었다.당자현이 갑자기 연예계를 은퇴한 것도 그 사람 때문이라는 생각에 더욱 화가 났다.지금, 이 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선체를 욕하고 있는지 모른다.예를 들면, 강주대학에서는 이미 난리가 났다.방금 수업이 끝난 유지연은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였다.“그 진선체 도대체 누구야? 감히 우리 여신님을 빼앗아 가다니! 노래도 못하게 하고 말이야! 아! 짜증 나!”버섯 머리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그러니깐! 너무 짜증 나! 앞으로 우리 자현 언니 노래도 못 듣고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 .”서로 한 마디씩 주고받았다.그리고 유지연의 생각은 그날 동림도에서 발생한 모든 것에 떠내려갔다.그녀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그때 그런 일이 있었는데, 만약 옛 시절이었다면 이미 함께하지 않았을까?’그리고 이때 어떤 사람이 유지연에게 물었다.“지연아, 너 당자현 팬클럽 회장이잖아. 뭐 아는 거 없어?”유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선체는 금릉 진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왕족천재라고 불리고 무도도 최고여서 최연소 종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어...... .”모
임건우는 진남아와 팔짱을 끼고 사람들 속을 누비고 다녔다.중해당문의 이번 결혼식은 개방식이고 개최 장소는 바로 연못옆의 한 골프장이다.그렇다, 중해당문의 정원 안에 작은 골프장이 건설되어 있다.당문은 입구에 드넓은 주차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치스럽게 골프장도 있다.그야말로 지주 중의 지주이다.그리고 지금 불쾌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진남아다.그녀는 이미 임건우의 신분을 밝히고 내년에 결혼까지 한다고 말했는데, 당화청은 여전히 껌처럼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다.구구절절 임건우의 정보를 캐물어 보면서 말이다.진남아는 직설적인 성격이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갑자기 멈춰서더니, 몸을 돌려 다가오는 당화청에게 말했다.“부탁 하나 해도 될까?”그러자 당화청은 환하게 웃었다.“우리 사이에 부탁할 게 뭐가 있어! 네가 원한다면 하늘의 별도 따 줄 수 있어!”진남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들어줄거 지?”“말해봐, 무슨 일이야?”“좀 멀리 꺼져줘. 우리 남친이랑 단둘이 있고 싶어.”윙-순간 당화청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가슴이 미어지는 걸 넘어서 갈기갈기 찢기는 듯했다.그는 늘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존재한다고 여겼었다.근데 갑자기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등장해 버리자, 버림받고 여친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지금의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었다.“남아야, 거짓말 그만 해. 남자 친구 아니잖아.”당화청은 얼굴색이 변했다.“우리 손도 잡았는데, 아직도 믿지 않아? 그럼 어떻게 해야 네가 믿겠어? 이 정도면 충분해?”진남아는 말을 마치고 직접 임건우의 입에 뽀뽀했다.돌발 행동에 임건우도 놀랐다.당화청은 어안이 벙벙하여 눈무이 왈칵 쏟아져 내릴 것 같아서 결국 도망치듯 가버렸다.바로 이때 진선체가 걸어 나왔다.그는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단정히 하고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내뿜으며 걸어 나왔다.다만 눈에 가득 찬 붉은 핏줄기를 보면 몸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고 눈빛에 피곤함을 띠고 있다는
임건우 옆에 있는 진남아도 힘차게 박수를 쳤다.진선체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일종의 빛이 나타났다.임건우는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소리로 진남아에게 말했다.“네 눈에서 뭘 좀 봤어.”진남아는 박수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물었다.“뭔데?”“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잠시 후, 그녀는 흥얼거리며 말했다.“너 질투하는 거야? 저기요 임건우씨, 너 당자현한테 마음 있지? 지금 저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하니깐 셈나지?”임건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전혀.”그는 그저께도 당자현과 함께 있었다.“진선체는 최연소 지급 무자야. 5년 안에 종사를 이룰 수도 있어! 저 사람 뒤에 있는 사람이 바로 종사야, 금릉 진씨 가문의 어르신이자 유명해진 지 오래된 대종사야. 왕족 안의 종사는 밖으로 별로 나오시지 않아. 근데 여기까지 온 걸 오면 진선체를 엄청나게 중시하고 있다는 말이지.”“종사?”임건우도 그 노인을 보고 있었다.그는 눈을 반쯤 뜨고 반쯤 감고 그곳에 서서 마치 잠들어 있는 것 처럼 보였다.그러나 임건우는 그의 몸에 한 줄기 기세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마치 잠든 거대한 용이 일단 발작하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폭풍해일이 번지게 될 것이다.그는 가슴이 철렁 거렸다.오늘 당자현을 데려가려는 것은 난도가 상당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것은 활활 타오르는 지옥의 큰 관문이다.그러나 진남아는 임건우의 목적을 모르고 계속 말했다.“자현이가 저런 사람이랑 결혼 할 수 있다는 건 타고난 복이야! 앞으로 진씨 가문은 두 명의 대종사가 있는 거고 자현이는 종사 사모님으로 지위가 엄청 높아질 거야.”임건우는 가볍게 흥얼거렸다.“자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네 말을 들어보니 자현이가 엄청 부러운가 봐? 아니면 바꿔서 네가 진선체랑 결혼할래?”“어? 흥흥, 또 질투하는구나! 됐어, 됐어, 너도 참 대단해.”임건우는 입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무대에 사회자가 나
그가 보고 싶고 그의 얼굴을 보아야 만이 비로소 마음이 안정되고 의지할 곳이 생기게 된다.그러나 보고싶지 않은 마음도 강한다.그가 이 자리에 오지 않으면 그는 안전할 것이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진남아의 곁에 서 있는 임건우를 보게 된다.두 사람은 마치 흡인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수많은 하객 속에서 단 번에 서로를 알아봤으니 말이다.두 사람은 묵묵히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았다.그녀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그리고 임건우는 그녀에게 확고한 눈빛을 주었다.그러자 그녀는 오히려 그에게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당자현은 입 모양으로 가볍게 말했다.“그만해.”임건우는 가슴이 철렁이며 그녀가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어, 자현이 왜 울어? 나 보고 있는 거 같은데? 무슨 말 하고 있는 거지?”진남아는 마침내 어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작은 소리로 옆에 있는 임건우에게 말했다.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들끓었다.당중양도 등장했기 때문이다.“세상에, 대종사가 한 자리에 모이다니!”“헛된 걸음 하지 않았어! 금릉 진씨 가문과 상경 당씨 가문의 대종사들도 다 보고!”“진선체는 미래의 종사야. 앞으로 저런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야. 그러니 당연히 중시를 받아서 저분들이 직접 나온 게 아니겠어?”“너도 종사면 저런 대우 받을 수 있을 거야.”“종사? 평생 꿈도 꾸지 마. 지 등급만 돌파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해!”두 명의 종사가 등장하였는데, 어떤 사람은 기뻐하고 어떤 사람은 근심하였다.임건우의 눈빛은 심연처럼 깊어져 주머니 속의 강마추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대응 전략을 생각하고 있었다.두 종사가 손을 잡은 데다가 당, 진 두 가문의 고수도 널려있다.기이한 수법까지 있어서 그는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만약 안 된다면 더없이 곤란해진다.다른 한편, 8대 왕족 가운데서 몇 가문은 진선체를 암산하려고 준비했었는데, 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이쯤에서 포기하려고
“무슨 상황이야?”“저 여자 누구야?”“죽으려고 환장한 거 아니야?”모두 놀라서 무대 위로 올라가는 소초연의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엄마!”당자현은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쏟았다.엄마라는 소리에 하객들은 그 여인에 정체를 알게 되었다.온몸에 피가 낭자한 이 여자는 뜻밖에도 신부의 어머니다.그 보다도 주의해야 할 포인트는 엄마가 이 결혼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이다.당자현은 소초연을 향해 달려오려고 했다.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단단히 통제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당자현 옆에 서 있던 당진천은 낮은 소리로 소리쳤다.“여봐라, 이 미친 여자를 당장 끌어내거라.”그리고 하객을 향해 양해의 말을 구했다.“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정신이 좀 이상한 여자인데 오늘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모르겠습니다.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그러자 당자현은 울면서 말했다.“우리 엄마 정신 멀쩡해요!”이때 당문 무자가 소초연에게 돌진했다.하지만 결국 돌연변이가 일어났다.소초연은 손을 뒤척이며 뒤쪽 허리에서 짧고 굽은 칼 두 자루를 잡았는데, 의롭게 무자를 맞이했다.푸-맨 앞에 달려든 두 무자의 목이 깔끔하게 잘려 선혈이 샘물처럼 쏟아져 나왔다.두 사람은 목을 감싸고 공포에 질린 얼굴로 쓰러졌다.진남아는 놀라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녀는 임건우의 소매를 잡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아주머니가 어떻게...... 저런 능력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어.근데, 왜 반대하는 거야?”임건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무대 위의 두 종사를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두 사람의 위협은 너무 크다.기습에 성공하면 승산이 커지는 것인데, 그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그리고 이때 소초연는 두 칼로 당씨 가문 무자를 사정없이 찌르고 있다.당씨 가문에 대해 이미 실망하고 절망한 그녀이다.자기 남편도 모녀를 도와주지 않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차라리, 같이 없애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쏴쏴쏴-돌진한 다
그는 지등급에 절반 정도 되고 곧 진정한 지등급으로 될 수 있다.그러나 지금 당호천에 의해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방금 맞붙은 순간의 기운을 다시 자세히 돌이켜보면, 그는 갑자기 당호천이 이미 지등급을 이루었고 자신보다 한 걸음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럴 리가?’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발끈했다.“당호천, 당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싶어!”당호천은 안색이 확고하여 당진천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소초연을 바라보았다.“여보, 미안해, 내가 그도안 힘들게 했지? 오늘 결말이 어떻든 우리 세 식구 함께 할 거야! 죽어도 같이 죽을 거야!”소초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처량하게 웃었다.“이제야 내 남자 같네.”이 지경까지 이르니 모든 사람이 당자현은 핍박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세 식구는 목숨을 걸고 투항하고 있다.당중양의 안색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둡다.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왜냐하면, 그는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곧 세상을 떠나게되기 때문이다.금릉 진씨 가문과의 혼인은 그에게 당문이 앞으로 100년 동안 쇠퇴하지 않을 유일한 기회로 여겨졌다.그는 어떻게든 이런 기회를 잡아야 한다.설령 중해당문 전체를 멸망시킨다 하더라도 잡아야 한다.그는 갑자기 손을 벌려 힘차게 날렸다.그리고 사뿐사뿐 소초연을 향해 다가갔다.그러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사뿐사뿐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치기만 해도 소초연은 죽게 될 것이다.“여보, 조심해!”당호천은 고함을 지르며 돌진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바로 이때 전광이 번쩍였다.번갯불처럼 번개가 소초연의 앞을 가로막았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 누구도 똑똑히 보지도 못했다.쿵-큰 소리가 나면서 옅은 허영이 사라져서야 무대 위에 청년이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청년은 자신의 육신으로 당중양의 하늘을 찌르는 일격을 당해냈다.그리고 그의 앞에는 진원에 의해 거대한 구덩이가 튀어나왔다.이로 종사의 일격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하지만....
무대 위에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생각이 저 마다 달랐다.놀라움도 있고 감동도 있고 수군거리는 맛도 있었다.진남아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머리가 여태 혼란스러웠다.임건우와 당자현이 저런 사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것도 모자라 방금 임건우와 손을 잡고 당화청에게 남자친구라고 거짓말까지 했다.무엇보다도 첫 키스를 그에게 줘버렸다.그가 벌써 자기 절친과 사이가 좋아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앞으로 얼굴 어떻게 봐?’‘아니다...... 앞으로 가 있긴 할까? 종사의 일격을 받고 이미 피까지 토했는데, 죽은 거 아니겠지?’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종사의 일격을 받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두 번째, 세 번째 공격을 받을 수 있을까?무대에는 종사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있는데, 두 명의 종사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까?“아이고, 바보구나!”송안나는 아양을 떨며 말했다.“이른바 사랑을 위해 목숨도 돌보지 않는다니, 죽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돌진하는 저 용기에 탄복해요. 근데 너무 주제넘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진씨 가문에게 있어서는 좋은 일이잖아요. 저런 애틋한 사랑을 봤으니 더 이상 저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드리지 않겠죠?”송우종은 그녀의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졌다.‘너 보다 나아.’그러나 자기 손녀이기에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좀 기다리면 너에게도 승산이 있을 거야.”“네! 저 송안나의 매력으로 저 남자를 꼬셔볼게요.”진선체는 벌컥 화를 냈다.그는 다른 남자를 정겹게 응시하는 당자현을 보면서 진흙을 먹는 것보다 더 구역질이 났다.‘내가 들러리가 되어버렸네?’그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씨 가문의 몇 사람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진안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이 점이었다.그는 당자현을 향해 노호했다.“너 이미 더러워졌지?”“너랑 상관없는 일이야!”임건우는 당자현을 뒤로 끌어당겼다.몸속의 영력이 가볍게 돌자, 몸의 상처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