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의 손에 눌린 진남아는 이성을 그대로 잃어버리고 말았다.그리고는 힘껏 임건우를 껴안았다.임건우는 그저 그녀에게 해독시켜주고 체내의 약기운을 내쫓으려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심지어 유가연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끌어안을줄은 생각도 못하여 당장 손을 뿌리쳤다. 정신이 몽롱해진 진남아는 계속하여 무례한 행동을 보이자 임건우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뺨을 갈겼다. “팍!”큰 소리 날 정도로 뺨을 맞은 후,진남아는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나... 나 방금 뭐한거야?" 그녀는 흐리멍텅하여 물었다.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넌 몹쓸 짓을 했어.”그 말을 들은 진남아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머릿속 한 켠에서는 부탁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말을 돌렸다. “얼른 나 좀 도와달라고!”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보다.“팍!”임건우는 또 한 번 뺨을 때렸다.진남아가 천천히 정신을 차린 후 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재빨리 나서서 그의 단전을 한손으로 눌렀다.순간 어마어마한 진원이 휘몰아쳤다.진남아의 얼굴은 빨개졌고 표정은 일그러져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것만 같았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소변을 통해 그녀의 체내의 약기운을 체외로 배출시켰다. “자, 됐어. 이젠 괜찮을거야!”임건우는 손을 거두고는 그녀를 흘깃 보았다. 비록 티 내면서 웃지는 않았지만 일그러진 그의 표정은 그의 기분을 제대로 보여주었다.진남아는 기분이 어땠을가?그녀는 미쳐버리겠는게 당장 정신병자라도 될 것만 같았다.그에게 감사해야 되나?웃기고 있네. 감사는 무슨. 당장 죽여버리고 싶었다.“그 뭐냐, 나 이 사람 본 적 있어. 강주공상대학에 있는 청룡사 사장 마영우의 스승이야. 이 사람 사수야. 병원에 있는 그 많은 피해자들, 다 이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야.”진남아는 고개를 숙이고는 온몸을 벌벌 떨었다.그녀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흘깃 보았다. 마음속은 분노로 가득찼지만 이걸 표출할 방법이 없어 달려가서 주먹을 날리고 발로 걷어찼다. ………… …………30분이 지
“팍!”“사랑해!”“팍!”임건우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갑자기 그녀를 끌어안고는 강제로 키스를 하였다.크게 몸부림쳤지만 소용이 없자 유가연은 포기하고 울기 시작했다. “너 이 자식.이런 방법밖에 쓸 줄 모르지?”그녀가 울면 이 싸움도 곧 지나갈거라는 것을 임건우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멈추면 안된다.얼마 후, 유가연은 또 그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는 먼저 다가가 입맞춤을 하였다.”난 너 진짜 싫어. 니가 키스 한 번 해줬다고 이 일을 그냥 넘기는거 아냐.”임건우는 말했다. "나 정말 이청하랑은 아무 관계도 아냐! 이청하가 널 보고, 널 약 올리려고 그런거야. 나한테 뽀뽀한 것도 아니야. 그냥 착각한거라고!”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다였다.“그래?" 유가연은 흔들렸다.“진짜야. 니가 하도 이청하를 욕하니까 이청하도 널 원수로 삼는거야.”“그럼 앞으로 다시는 그 여자 만나지 마.”“알겠어. 내 눈에는 너밖에 없는거 알지?”여자를 달래려면 뻔뻔해야 되고, 와이프를 달래려면 절대 솔직해서는 안된다.임건우 또한 이번 일을 통해 깊이 체득하였다.“그, 스위트룸은 아직 있어?" 임건우가 물었다. 처음 누려보는 혜택이라 어떻게든 차지하고 싶었다.“당연하지. 그렇게 비싼 룸은 나도 아직 못 가봤어.”“그럼 빨리 가자. 뭘 더 기다려?”“잠깐만, 방금 저 사람은 어떻게 됐지? 저 사람 아마 뉴스에 나오는 젊은 여성들 연쇄살인사건 범인이랑 연관돼있을텐데.” 유가연은 문득 떠올라 물었다. “나 아까 여자도 봤는데, 너 봤어?”임건우는 대답했다. "방금 경찰이 와서 잡아갔어. 그 여자도 구해냈고.”이 말을 들은 유가연은 어딘가 미심쩍했지만 딱히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바로 잊어버렸다. 곧 두 사람은 레디슨 호텔의 방으로 들어왔다.임건우는 참지 못하고 와이프를 번쩍 안고는 한참 허세를 부렸다. 그러다가 유가연이 그를 밀어내고는 말했다. “얼른 샤워나 해.”임건우는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혼자 누워있는 유가연을 발견했다.그녀는 검정
심수옥의 전화를 끊자마자 임건우는 화가 치밀어올라 욕설을 퍼부었다. "내가 살다살다 이런 장모님을 만날 줄이야. 전생에 나 장모님한테 빚이라도 졌나봐.”그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유가연은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화내지 마, 그럼 우리...계속할까?”임건우도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여기까지 온 이상 제대로 끝을 볼 수가 있었는데 심수옥이 목에 칼을 댄다고 노발대발하는 바람에 유가연은 말로는 계속 하고싶다 했지만 눈빛은 걱정으로 가득해보였다.심지어 이렇게 난리가 난 바람에 기분까지 다 가라앉았다.“됐어,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임건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계속한다해도 기분이 이미 안 좋기도 하고, 우리 둘 다 처음이라 첫 경험을 이렇게 아쉽게 보낼 순 없어. 괜찮아. 다음에 더 완벽하게 해보자. 우리 아직 같이 지낼 날이 많잖아?” “여보, 고마워!”“아니야, 괜찮아. 오직 널 위해서라면 너의 어머니까지 감당해야지.”두 사람은 서둘러 정리하고는 체크아웃한 후 곧장 유 씨네 별장으로 향했다.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들은 심수옥이 거친 말투로 욕설을 퍼붓는 것을 듣게 되었다. "임건우 그 놈, 정말로 우리 가연이 건드린다면 나 절대 용서 못 해. 내가 그 자식 갈기갈기 찢어버릴거야.”“쿵!”유가연은 분노로 가득 찬 채 문을 세게 열었다. “엄마,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거야? 나 이미 결혼했어. 임건우는 내 합법적 남편이야. 우리 둘이 같이 방 잡는게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엄마는 내가 노처녀가 됐으면 좋겠어?”심수옥은 물었다. "너 정신 나간거야?”임건우는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그는 심수옥의 이런 미친 짓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았다. “여보, 나 먼저 갈게. 나중에 연락해.” 심수옥은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뭐라고? 감히 누구한테 여보래? 내가 경고하는데 다시는 가연이 꼬실 생각 하지마. 너같은 쓰레기는 가연이랑 어울릴 수가 없어.” 임건우는 못 들은 척 하려했지만 심수옥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심수옥 당신, 권력이
“혈기단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그리 높지 않아서 출단률이 매우 좋네. 난로하나로 30여 개를 제련할 정도라니.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제련하여서 갖고 다니다가 수시로 먹어야겠어.”임건우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지하실을 떠났다.그때 마침 반하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유가연의 회사를 그만둔 후 그녀는 옷차림까지 싹 다 변했다. 엉덩이가 보일 듯한 짧은 반바지를 입고, 회색의 얇은 스타킹도 신고,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임건우는 여자 다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가 보기에도 침을 흘릴 정도였다.“이봐, 동생. 이리 와서 나 좀 도와 물건 좀 들어줘." 반하나는 임건우에게 손을 흔들며 그녀의 벤츠 트렁크를 가리켰다.임건우는 지나가면서 강한 향기를 맡았다.향수 냄새가 아닌 그저 타고난 몸에서 나는 체향이었다. 이런 체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반하나가 바로 그 흔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 체향은 반하나가 격하게 움직일수록 더욱 강하게 풍겼고 그 향은 임건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이게 다 뭐예요? 뭐가 이리도 많아요? 이사 가요?” 임건우가 물었다.“그래, 맞아. 환영해줄거지?”“허허, 당연히 환영하죠.”하지만 사실 이사는 아니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중해로 가야 돼서 반하나는 이 세집을 처리하려고 하였다.그렇다. 그녀는 강주에서 세집살이를 하며 살았다. 왜냐면 그녀는 현지인이 아니니까.그녀의 고향은 상경 쪽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말로는 상경 쪽에는 더이상 친척도 별로 없고, 부모님은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지내고있어 국내에 돌아오는 일은 아주 적었기에 서로 감정이 깊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짐을 옮기는거였으면 미리 말 좀 하지 그랬어요. 내가 인차 와서 도왔을텐데!” 임건우가 말했다.“누군 안 부르고 싶었는 줄 알아? 내가 전화하니까 넌 받지도 않더구만. 너 설마 내 번호를 차단이라도 한거야?” 반하나는 눈을 뒤집으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그럴리가요? 내 핸드폰...”임건우는 그제서야 핸드폰이 아직
남자는 끊임없이 옷을 잡아당기며 하소연하자 방명철은 짜증이 난 얼굴로 말했다. "해명이요? 어떤 해명을 원하는거예요? 따님이 갑자기 발작하는건 원래 몸이 허약해서 그런거예요. 다른 환자들은 괜찮은데 왜 하필 따님만 그렇겠어요? 스스로 돌이켜보세요. 딸을 제대로 못 키운 당신 탓이죠.” “뭐라고요?”화가 치밀어오른 남자는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병원에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기에 그저 참았다.하지만 딸의 상황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좋지 않았다.몸은 계속 경련을 일으켰고, 모니터에 보이는 혈압은 최저치에 도달했다.그때 경보음이 울렸다.곧 한 의사가 달려오더니 응급처치를 하였다.한편 옆에 있던 다른 환자의 가족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당신 딸이 어제 그 명의한테서 치료를 받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거일거예요. 봐봐요, 우린 괜찮잖아요. 상황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왜 하필 그 쪽 따님만 아직도 심각하겠어요? 아이고, 어제 치료를 막지 마셨어야죠.”“맞아요.그 의사 진짜 대단해요. 차매홍 씨는 어제 심정지까지 왔었는데 그 명의가 구해냈다니까요.”“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어제 그 의사랑 함께 온 영감도 상경에서 온 당대 최고의 명의래요.”남자는 사실 이 말들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경험을 듣고나니 크게 후회됐다.눈앞에 누워있는 딸은 상태가 위급하고 심각해보였고,의사들은 한참 동안 애를 써봤지만 별 소용도 없었다.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방명철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렸다. 코피가 줄줄 날 정도였다. “당신은 환자 죽이는 의사야. 당신만 아니었다면 내가 어제 그 명의를 거절하지도 않았어. 당신이, 당신이 우리 딸 죽이는거야. 만약 우리 딸이 진짜 문제가 생기면 나 절대 당신 용서 못 해.” 방명철은 크게 소리쳤다. "명의는 개뿔. 어제 그 자식 의사도 아니라고요. 제가 이미 사람 시켜서 조사도 다 해봤어요. 그 사람 아예 의술에 대해서는 모르고 그냥 멍청한 놈이라고요. 다들 사기꾼한테 단단히 속은거라요.” 그는 마음속으로 여전히 임건
직접 확인해보니 역시나 어젯밤 그 젊은 여자였다.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어제 차매홍의 상황보다는 좀 나아보였다. 차매홍은 영혼마저 털릴 정도로 고통스러워했었다.“아! 명의가 왔다! 명의가 왔어!”누군가가 임건우를 알아보고는 소리를 질렀다.방명철을 붙잡고 난리 치던 그 남자는 방명철을 확 밀치더니 임건우의 앞에서 풀썩 무릎을 꿇고는 자신의 뺨을 때렸다. “명의님, 저희 딸 좀 구해주세요! 어제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눈이 잘못돼서 명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 환자를 죽이는 의사놈을 믿어버렸어요.”방명철은 달려들어 소리쳤다. "누구한테 감히 환자 죽이는 의사래? 나 당신 고소할거야.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이 사람이야말로 환자 죽이는 의사라고. 아니다. 이 사람 아예 의사도 아니라고. 못 믿으면 직접 물어봐 봐. 의사 자격증이 있기나 한건지. 그게 없으면 이 사람은 의학을 배워본 적 없는 그냥 사기꾼일뿐이라고.” 이때 이청하는 노발대발했다. "방명철, 이젠 그만해! 어제 임건우가 몇 명을 구해냈는지 너도 봤잖아?”방명철은 말했다. "청하야, 너 이 자식한테 단단히 속은거라니까? 이 자식 애초에 이미 결혼도 했고 와이프도 있어. 와이프는 유가연이라고 하고 둘은 대학 동창이래. 더이상 속지 말라니까! 이 자식 꼭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거야.”임건우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날 뒷조사한거야?”방명철은 코방귀를 뀌었다. "내가 널 뒷조사하는 게 뭐가 어때서? 왜? 이제서야 사기꾼이란걸 인정하려는거야? 명의는 개뿔, 의사자격증도 없으면서. 나 마음만 먹으면 너 신고하고 널 감옥에 보낼 수도 있어. 넌 처벌받아야 돼.”바로 이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다가왔다.“팍” 하는 소리와 함께 방명철의 뺨을 때렸다. 바로 노익장의 왕이지였다.그는 크게 화를 냈다. "또 너였냐? 또 너같은 어린 놈이 감히 임 선생님을 계속해서 모욕해? 대체 뭔 속셈이냐? 의사자격증이 있으면 다냐? 나도 의사자격증이 없는데 어디 한번 신고해서 나도 잡아가라고 하지 그랬냐.”세상에나
여윤아는 역시나 남다른 생각을 갖고있었다.“동건의 와이프야. 독에 중독돼서 내가 지금 약을 제련해야 몸에 있는 고충을 꺼낼 수 있어. 그 약을 제련하려면 한비연의 피가 필요해.” 여윤아는 흥미진진하여 이것저것 캐물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고리문의 얘기만 간단하게 해주었다.여윤아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 "동건도 어떻게 보면 우리 여 씨네 사람인데 와이프가 일 생기면 당연히 나도 도와야지. 한비연의 피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근데 왜 하필 한비연의 피인지 말해줄 수 있어?”임건우는 대답했다. "그 정도는 대답할 수 있지. 한비연의 체내에 구양영맥이 있어서 그 사람의 피가 고충을 억제시킬 수 있어. 뿐만아니라 그 사람이 만약 여 씨네의 적양신공을 수련하고나면 그 후의 결과는 더욱 대단할거야.”“어?!”여윤아는 눈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불현듯 좋은 생각이 났다.“그래, 알겠어. 내가 피를 받고나면 너한테 연락할게.”그렇게 전화가 끊겼다.그때, 갑자기 한 줄기의 사람의 그림자가 달려들더니 쿵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임건우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냅다 절을 하더니 자신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렸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한참 후에야 똑똑히 보았는데, 바로 방명철이었다.“임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달려있는데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사기꾼이라 욕했다니... 저를 용서해주십시오!”옆에는 이청하와 왕이지가 함게 걸어 들어왔다. 이청하는 임건우에게 짧게 귓속말을 한 후에야 그는 깨달았다. 왕이지가 방명철에게 크게 노하여 당장 의학계에서 쫓아낼 생각이었다는 것을. 왕이지에게 이런 일은 그저 식은 죽 먹기였다.방명철은 왕이지에게 아무리 빌어도 소용이 없어서 임건우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건우 씨, 방명철 이 사람 그동안 행동이 과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의술은 괜찮아요. 한번은... 봐주죠?” 마음씨 착한 이청하는 방명철이랑 아는 사이이기도 해서 그를 도와 사정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청하 씨가 그렇게
유화가 물었다.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너 데리고 갈게.”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넌 우리 엄마를 따라. 그래야 내가 안심해.나한텐 사람 시켜서 같이 가면 돼.”유화는 승낙했다. "알겠어. 그럼 나 천우 오빠 시켜서 널 데리러 가라고 할게.”그렇게 전화는 끊겼다.전화를 마친 임건우는 더이상 입맛이 없었다.왕이지와 이청하도 옆에서 다 듣고나서는 임건우더러 볼 일을 봐라고 얼른 돌려보냈다.임건우는 자리를 뜨기 전, 왕이지와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자신의 할아버지조차도 존경해오던 왕이지가 임건우의 전화번호를 받고는 어린 애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이청하도 참지 못하고 웃었다.그리고 난 후 임건우는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마치고 바로 식당을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화는 백위무관의 주소를 보내왔고, 천우가 이미 임건우를 데리러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알겠어. 그 사람한테 전해줘. 경도운하 수상버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천우가 데리러 온다고 한 이상, 그는 굳이 병원 지하주차장에까지 가서 차를 끌어오고 싶지가 않았다.머릿속으로는 뭔가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그러나 곧 그는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감지했다.“허, 이번엔 또 누구냐?”눈을 번쩍인 임건우는 모르는 척하며 발길을 돌려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마침내 어느 허물어진 벽 밑까지 다달랐는데 뒤를 돌아보니 그를 미행해온 사람은 무려 6명이나 되었다.“이렇게나 오래 따라왔는데, 이젠 좀 나오지?”“어쭈, 이 자식. 눈치가 꽤 빠르네?”여섯 명이 에워싼 가운데 키 크고 우람진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피지컬은 가민조 못지 않았는데 가민조는 지방으로만 가득하다면 이 놈은 몸에 온통 근육뿐이었다. 나머지 다섯 명 또한 누가 봐도 쉬운 상대들은 아니었다. 괜히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뭔 일로 날 찾아왔을가?” 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했다.대체 누가 보낸걸가? 임 씨네는 아닐테고.우람진 그 녀석은 기분 나
웅!진원이 울려 퍼지며, 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빠르게 순환했다.임건우는 자신이 공간 틈새를 빠져나오면서 그를 공격한 허공수의 공격으로 입은 상처가 거의 치유된 것을 느꼈다.다만, 잘린 두 다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화신 경지에 오르면 절단된 팔다리가 다시 자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하지만 임건우는 아직 화신에 도달하려면 멀고도 먼 길이 남았고, 심지어 자신이 과연 화신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그의 금단 안에 뿌리내린 이후, 그의 수련은 완전히 정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금단의 정점에 머물러 버린 임건우에게 더는 진전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임건우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자신의 자복궁 안에 있는 혼돈 나무가 달라지고 있었다.불사족의 천신의 무덤에서 그 여자의 관 속에서 얻은 흙 한 덩이를 받은 이후, 그 나무는 마치 기운을 받은 듯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이전에는 겨우 몇 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이제는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했다.푸르고 짙은 잎들이 무성히 자라났고,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였다.그리고 나무는 아직도 계속 자라며 주변의 땅은 신성한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혼돈 나무에서 방출되는 혼돈 원기는 임건우의 몸속 진원까지 보충하고 있었다.“그 흙은 전설 속에서 여와가 하늘을 고친 후 남긴 시양일까?”“그렇다면 그 관 속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던 걸까?”임건우는 그 생각에 잠긴 채, 그 여자의 시체에서 뽑아낸 자홍옥을 꺼냈다.그것은 분명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때 급하게 보았을 때 그 안에 희미한 글씨를 봤었지만, 그 글씨는 어떤 규칙이 숨겨져 있어서 도무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한 후, 금단 속의 영력을 운용하여 그 옥 안으로 기운을 침투시켰다.잠시 후, 자홍옥 속의 글자가 영향을 받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이제 좀 되나?”임건우는 더욱 많은 영력을 쏟아 넣었다.그런데 예
윤동근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 집, 애초에 우리 윤씨 가문이 네게 상으로 준 것이 아니더냐?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 되찾아올 수 있는 걸 잊었어? “네 신분이 뭔지 상기해. 넌 우리 윤씨 가문이 키운 하녀일 뿐이야. 네 손에 들린 회춘단뿐 아니라 너 자신마저 우리 윤씨 가문의 소유라는 걸 명심해. 알겠어?”붕이는 연달아 뒤로 물러나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도... 도련님, 제가... 저는 지금 바로 아가씨를 찾아가겠어요.”“흥! 네가 제법 단단히 날개라도 달았다 이거야? 그 추녀가 널 위해 나서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걸 윤씨 가문의 그 누구도 막을 순 없어.”“여기! 이 계집애를 잡아라! 단단히 붙들고 몸수색해라!”“안 돼요...!”붕이는 비명을 질렀지만, 미약한 수련으로는 윤씨 가문의 고위 시위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금세 그녀는 바닥에 꼼짝없이 눌려버렸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뺨까지 두어 대 맞고 말았다.그때였다.셋째 아가씨인 윤서희가 집안으로 들어섰다.“아가씨! 아가씨, 제발 도와주세요!”“그만둬!”윤서희는 단호히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삼촌, 왜 붕이를 괴롭히는 거죠?”윤동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너희 할아버지가 요즘 몸이 좋지 않으셔. 그래서 네 하녀가 우연히 얻은 월 노부인께서 만든 회춘단을 가져다가 드시게 하려는데, 이 계집애가 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더냐? 이따위 하녀가 우리 윤씨 가문에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니요? 왜 저는 몰랐죠?”“네가 듣고 알게 될 때면 이미 늦을 테지! 흥, 이 계집애를 붙들어, 지금 당장 그 알약을 꺼내라!”“잠깐만요!”윤서희는 붕이와 사이가 워낙 좋았기에 그녀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 더는 볼 수 없었다.“붕이야, 나에게 그 알약을 줘. 대신 나중에 내가 시가로 계산해줄게. 7천 영석을 줄 테니 됐지?”윤서희가 이 정도로 말했으니 붕이로서는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얼마 후, 윤서희는
시녀 붕이가 떠나자, 임건우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그래서, 여기가 아직 지구라는 말이군.”“여긴 고대 결계 안에 있는 곳이야. 다만, 그 사이에 불사의 해역이 가로막고 있지.”“그럼 내가 딸과 함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전송 장치라도 있을까?”모든 게 아직 불확실하다.하지만 임건우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다.“그래도 살아있으면 희망은 있지.”임건우는 마음을 다잡고 임하나를 안고 결단을 내린다.“자,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내 발을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야.”임건우는 이 집을 유심히 둘러봤다.여기, 보통의 수련 세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고대 사회는 아니었다.임건우가 지나면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여기에는 꽤나 현대적인 생활 철학도 존재했다.예를 들어 화장실 설계가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발전된 기술로 꾸며져 있었다.임건우가 본 욕조는 오히려 영기를 품고 있는 물건이었다.즉, 이곳은 이미 영기 기술을 일상생활에 널리 적용한 사회였다.시간이 지나, 임건우는 자신과 딸을 모두 깨끗이 씻기기 위해 옷을 벗고 영기동력이 적용된 마사지 욕조에 들어갔다.임하나는 물속에서 펄떡거리며 깔깔 웃었다.약 30분을 푹 빠져서 씻고, 아이에게 생명수 한 모금을 먹이고 나서 아이는 곧 깊이 잠들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감회가 밀려왔다.“집에 아직 나를 기다리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고, 나를 걱정하며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니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임건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치료제를 꺼내 하나씩 입에 넣고는 방바닥에 축유부적을 그려 넣었다.이곳의 영기는 연호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농도가 짙었다.기문이 돌아가자, 효과도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몇 군데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공간 틈새에 의해 상처 입은 부위가 여전히 공간의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이 힘을 제거하지 않으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 없고, 새로운 뼈도 자라지 않을 것이다.
붕이는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설마요? 이런 것도 모르다니. 당신이 살던 곳이 정말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짐작도 안 가네요! 이건 아주 간단한데 이곳 모든 지역을 통틀어서 연호 세계라고 부른답니다.”임건우는 황당해서 입만 벙긋거렸다.“네?”세상 전체를 연호 세계라 부르다니 이건 정말 충격적이었다.붕이는 계속해서 설명했다.“대륙으로 나누자면 예전에는 외연호와 내연호로 나뉘었어요. 하지만 불사족이 침략하기 전에 외연호가 봉인돼 지금은 폐토라고 불리죠.”“지금은 불사 해역으로 완전히 격리됐고, 그곳 상황은 아무도 몰라요. 내연호는 네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황, 서막, 남릉, 북해예요. 우리가 있는 이곳은 남릉에 속하죠.”“나라 개념은 없어요. 지역이 너무 넓어서 가장 큰 행정 단위가 성이고, 대부분 대형 문파에 속해 있거든요. 천성성은 월야파에 속해 있어요.”“주변에는 작은 문파도 꽤 많고요. 어때요? 이 정도면 당신의 회춘단 몇 알 정도 값어치는 되겠죠?”아가씨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는 이 정보는 지역지에 나온 걸 그대로 읊은 것뿐이잖아.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겠어? 천성성 밖에도 나가본 적 없는 주제에. 참고로 지역지는 영석 한 개면 열 권도 살 수 있어. 방금 네가 받은 회춘단 한 알은 영석 천 개에 팔릴 정도로 귀하다고. 얼른 돌려줘. 그 사람 딸 키우기도 힘들어 보이잖아.”“알겠어요.”붕이는 울상을 지었다.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붕이 아가씨, 저와 딸이 처음 이곳에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막막해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회춘단은 그냥 가지세요. 대신 우리 부녀가 머물 수 있는 신분증을 마련해 주고 집도 하나 구해 주세요.”“가능하면 누가 곁에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다리가 이래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거든요.”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동의했지만, 곧바로 자기 아가씨를 힐끔 쳐다봤다.아가씨는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가씨는 손에 들고 있던 임건우의 침이 묻은 회춘단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이건 월 노부인이 만든 회춘단인데 하나가 꽤 값비싸고 약효도 강력해요. 당신처럼 별다른 수련을 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이걸 먹으면 아마도 과하게 먹어서 몸이 버틸 수 없을 거예요.”“아... 그럼 한 알씩 먹을게요.”임건우는 회춘단을 한 알 삼켜넣었다.몇 초 후, 또 한 알을 삼켰고 또 몇 초 후에 다시 한 알을 삼켰다.“미쳤어요? 죽고 싶어요?”시녀인 붕이가 급히 임건우의 손에서 남은 회춘단을 빼앗아 갔다.“내 발이 잘려서 다시 자라나지나 않을까 해서요.”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붕이는 짧게 말을 이어갔다.“미친 게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된 거네요. 자른 발이 어떻게 다시 자라냐고요? 무슨 고수도 아니고, 화신 이상이 아닌 이상 불가능해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회춘단은 많이 먹으면 경맥이 터져서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약은 제가 보관할게요.”붕이는 작은 회춘단을 손에 쥐며, 그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행동에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임건우는 그런 붕이를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거대한 마차가 천성성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임건우는 그 대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대문이야? 이게 어떻게 100미터 높이로 만들어져 있지? 완전히 거대한 도시야!”이곳은 마치 거인들의 도시 같았다.아가씨가 말했다.“당신은 통행증도 없고, 혼자서는 이 도시로 못 들어가요. 하지만 제 차에 타고 있으면 검문 없이 들어갈 수 있어요. 이제 들어가면 저는 당신을 내려줄게요. 문제없죠?”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실제로 성문에 있던 수문장이 마차의 안내판을 보고 바로 존경하며 길을 열어줬다.붕이는 약간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 아가씨는 천성성의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에요. 윤씨 가문은 이 도시에서 최고 권력을 자랑하는 집안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는 꽤 유명해요.
임건우는 말문이 막혔다.‘유전자라니, 그거 DNA 말하는 거잖아?’그들이 어떻게 확인하는지는 몰랐지만, 3분 뒤 그 여자가 다시 내려왔다.“확인해봤더니 둘이 정말 부녀 사이 맞아! 차에 타. 남수야, 이 장애인 좀 부축해줘. 아이는 내가 안을게. 차 안에 삼록 우유도 있어.”“뭐라고요? 삼록 우유?”임건우가 깜짝 놀라 외쳤다.삼록이라니 그거 독이 든 우유 아니었나?여자가 대답했다.“삼록 우유 맞아. 삼록은 4등급 요수인데 영양이 엄청 풍부해. 인공 분유보다 훨씬 낫지.”그러자 임건우는 이 세계에도 인공 분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어떤 브랜드인지는 알 수 없었다.차에 타면서 임건우는 자세히 살폈다.이건 진짜 배가 아니었다.겉모양만 배 같을 뿐이었다.이 물건은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서 계속해서 영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즉 이 차는 일종의 영기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냄새가 고약하네요. 혹시... 바지에 똥이라도 쌌어요?”붕이가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바지에 싼 게 아니라 목에 묻은 거예요. 냄새 맡아볼래요?”임건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차... 아니, 배처럼 생긴 이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임건우는 다시 작은 숲 쪽을 돌아봤다.미친 할머니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정말 죽은 걸까?그렇다면 그녀는 대체 왜 딸을 데려간 걸까?미친 할머니는 워낙 기이한 사람이었기에 이 질문에는 답이 없을 터였다.임건우는 아가씨의 품에 안긴 딸을 보았다.못생긴 얼굴의 이 여자는 의외로 아이를 좋아하는 듯했다.마치 자기 아이를 보는 것처럼 모성애가 가득했다.“진짜 냄새나잖아!”붕이는 임건우의 목을 가까이 들이대고 냄새를 맡더니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 똥을 목에 묻히고 다녀요?”“...아이를 낳아보면 알 거예요.”임건우는 점점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부상도 빠르게 회복 중이었고 이 일행의 수련 경지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아가씨가 가
그 아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아내를 데려가는 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일만 영석도 안 된다면 아내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데릴사위면 모를까.하물며 다리가 없는 사람은 아마 그 누가 받아들여 줄지도 의문이잖아?임건우는 그 아가씨가 자신을 바라보며 동정하는 눈빛을 보며 마음속으로 씁쓸해졌다. 이 여자가 너무도 솔직해서 그런지,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그리고 그녀가 보며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이 있었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무릎부터 밑이 온전하지 않게 끊어져 있었고 그 길이도 다르고 각도도 달랐다.“그... 당신 딸은 왜 나무에 걸려 있는 거죠?”“어, 그게...”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리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아가씨가 먼저 말했다.“알겠어요. 도둑을 만난 거죠? 이 길이 좁고 인적도 드물어서 도적들이 자주 들락날락해요. 당신도 분명 외지인이죠?”임건우는 그 길이 30미터를 넘는 큰 도로인 걸 보고는 내심 의아해하며 생각했다.‘이 도로가 작은 거라고? 아마 그 여자는 좁은 길을 본 적이 없을 거야.’임건우는 갑자기 생각이 스쳤다.‘혹시 미친 할머니가 나를 지구에서 데려온 건가?’“아, 네. 맞아요, 저는 도둑을 만났어요!”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아가씨,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럼 제 딸을 좀 내려주실 수 있나요?”그때 갑자기 배에서 몇 명이 내려왔다.하나는 궁수 복장을 한 시녀였고, 두 명은 호위무사처럼 보였다.“아가씨!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도적이 많아요!”시녀가 활을 겨누며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괜찮아!”아가씨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그냥 다리가 없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야. 이곳에서 도적을 만난 거지.”‘헉!’임건우는 심각히 불쾌했다.이 아가씨는 정말 말이 거칠고 상대방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 같았다.그렇게 말하면서도 딸을 안고 내려놓기 시작했다.딸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애가 왜 그러죠?”시녀가 물었다.“배고파서 그래요!”임건우가 대답했
“허공수? 그게 뭔데요?”“엄청 강하잖아? 할머니, 잘 버텨주겠죠?”임건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급히 딸을 찾아 나섰다.그제야 이곳이 이미 불사족의 영토를 벗어났음을 알게 되었다.여기는 작은 숲 가장자리였고 백여 미터쯤 앞에는 큰 길이 보였다.그때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임건우의 딸은 열 미터쯤 떨어진 나무 위에 걸려 있었다.나뭇가지에 몸이 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하나야, 아빠 지금 다리가 없어서 너한테 갈 수가 없구나. 아빠 좀 쉬게 해줘. 네가 잠깐만 울고 있어라!”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그러고는 공간 반지에서 약을 한 움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허공의 균열에 잘려나간 상태였다.하지만 천의도법의 신비로운 치유 능력으로 살린 자를 다시 살리고 뼈도 붙일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었다.그래도 살아 돌아왔으니 다행이었다.“미친 할머니, 정말 좋은 사람이네!”“만약 돌아가셨다면 나한테 꼭 알려줘야 해. 초하루 보름마다 딸 데리고 가서 향이라도 피울 테니까!”임건우는 강렬한 고마움을 느끼며 지금쯤이면 당연히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당자현과 백옥을 떠올렸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당자현의 번호를 눌렀다.그러나 곧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큰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차량이 오는 듯했다.임건우는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사람만 지나가면 됐다.병원에 데려다주는 건 물론, 딸의 분유와 기저귀도 사야 했다.치료를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임건우가 본 광경은 차라리 농약이라도 마신 기분을 들게 했다.“저게 뭐야?”“저게... 배인가?”임건우는 눈을 비벼 확인했다.그러나 분명히 보였다.큰길 저쪽에서 정말로 배 한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게다가 그 배의 디자인은 아주 특이했다.배에는 상자가 잔뜩 실려 있었고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와, 도로에서
“와, 진짜 손으로 틈새를 찢어서 억지로 공간을 넘는다고요?”“할머니! 아니, 선배님! 저희 부녀를 죽이시려는 거예요? 멈춰요, 제발 멈추라고요!”임건우는 혼이 쏙 빠질 정도로 겁에 질렸다.이건 너무도 무서운 상황이었다.아까까지만 해도 겨우 전에 열렸던 통로를 통해 불사족 영토로 넘어갔는데도 거의 죽을 뻔했다.그런데 지금은 통로도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간을 건너려 하다니!그 과정에서 받아야 할 공간 압박은 이전의 백 배는 더 강할 터였다.게다가 공간 틈새는 아주 불안정하다.조금만 잘못해도 몸이 반으로 잘려나갈 수 있다.임건우는 미친 할머니의 몸에서 고대 문자로 가득한 에너지 구체가 뿜어져 나와 자신과 임하나를 감싸는 것을 보았다.하지만 임건우는?그녀가 임건우의 손만 겨우 감쌌을 뿐이었다.틈새를 만난 에너지 구체는 충돌하자마자 그 힘에 밀려 흩어져 사라졌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목격하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그 에너지 구체가 뚫린 부분을 통해 공간의 틈새들이 임건우의 온몸으로 돌진해 오는 것을 보자 입 밖으로 욕설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이 미친 할망구야! 구체를 조금만 더 크게 만들어서 내 머리까지 좀 감싸주면 안 돼?”그리고 임건우의 눈앞에는 무려 백여 개나 되는 공간 틈새들이 일제히 몰려오고 있었다.임건우는 서슴없이 미친 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할머니가 만든 에너지 구체는 구형이었다.그리고 딸은 구체의 중심에 잘 보호되어 있었지만, 임건우는 그 딸 바로 아래 틈에 몸을 구겨 넣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두 다리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슛!밖으로 드러난 두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그리고... 뭔가 중요한 게 없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빼내 확인했다.“젠장! 내 발이 없어졌잖아!”공간 틈새에 그대로 잘려나가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것이었다.고통이 엄습해왔다.피도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임건우는 황급히 진원으로 상처를 감싸 지혈했다.발이 없는 건 그래도 참을 만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