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동혁, 아니 이 선생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감옥에 가실 거예요.” 하선일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감옥? 사람이 왜 이렇게 순진해?” 동혁이 냉혹하게 말했다. “넌 내가 간헐적으로 정신병이 발병한다는 거 몰랐어? 딱 지금 병이 돋았네.” 동혁이 아래층 거리를 살펴보니 햇볕이 너무 세서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여기는 3층이라 그리 높지 않아. 그러니 운이 좋으면 살 수 있을 거. 그래도 난 네가 살기를 바래.” 하선일은 너무 놀라서 미친 듯이 소리쳤지만 제대로 된 말 한마디를 하지 못했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그의 여비서가 소리쳤다. “안돼. 그러면 안돼. 그분 아버지는 시장님...” 그때 동혁이 손을 놓았다. 퍽! 아래층에서 둔탁하게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친, 저 바보 놈!” 여비서 등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곧바로 큰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앰뷸런스와 경찰이 모두 도착했다. 동혁은 이 모습을 천천히 보고서 세화가 간 다른 사무실로 들어갔다. “동혁 씨, 하선일에게 무슨 일 생겼어? 방금 경보음 같은 게 들린 거 같은데? ” “내가 하선일, 그놈을 아래층으로 내던져버렸어.” “뭐? 당신 왜 그랬어?” 세화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안색이 종이처럼 하얗게 바뀌었다. “동혁 씨, 당신 이번에 정말 큰 사고를 친 거야. 하선일이 죽든 말든 그의 아버지는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일단 당신 먼저 피해. 난 내가 했다고 자수할게.” 세화는 울부짖으며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왜 그렇게 바보 같아?” 동혁은 세화를 다시 붙잡아 데려와서 서인영의 손에서 작은 상자를 받아 그 안에 든 연고로 직접 세화에게 약을 발라주었다. “저놈에게 시장 아버지가 있으면 당신에게는 바보 남편이 있어. 내가 병이 돋아서 저놈을 밀쳐냈다고 하면 그만이야. 아무 문제없어, 괜찮아. ” 세화는 그제야 동혁의
“이동혁, 그놈을 감옥에 가둔 다음 자기 아내가 회사를 빼앗기고 가문이 망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놈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질 것을 상상하니 아주 통쾌하군요.” 이심은 미친 듯이 크게 웃었다. 그의 핏발 선 두 눈에서는 광기가 솟아올랐다. 그는 아직도 병석에 누워 있는 아들 이천기를 생각하자 동혁이 뼈저리게 미웠다. “하하, 저도 통쾌합니다.” 제원화는 이심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서로 대화한 동혁의 모습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한편. 동혁이 하선일을 3층에서 떨어뜨려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이미 그 소식은 H시의 상류층에 까지 이르렀다. 사건 현장에 구급차와 경찰차가 모두 출동한 터라 비밀로 할 수 없었다. “이동혁, 그놈은 역시 쓸모없는 놈이야. 하동해가 자신에게 보복할 줄 알면서 감히 그렇게 일을 버리다니. 이제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거야.” “그런데 하선일이 죽지 않아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던데, 불쌍하게도 이제 하 시장이 분명 이동혁과 그의 가족에게 미친 듯이 복수하려 할걸.” 누군가는 동혁의 일을 고소해하고 누군가는 안타까워하며 동정했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에 연행된 동혁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두 명문가의 조력을 받는 이상 하동해는 아무 거리낌 없이 이동혁을 철저하게 짓밟으려 할 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시장님, 지시하신 대로 이동혁을 잡아서 시경찰서로 데려가는 길입니다. 다른 지시는 없으신가요?” 경찰차에서 왕양건이 하동해에게 전화로 보고했다. 휴대폰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말투나 행동이 아주 깍듯했다. 조동래가 하동해에 의해 해임되자마자 왕양건은 곧바로 하동해에게 자신을 의탁했다. 그리고는 어젯밤 김대이와 박용구의 사업소를 몇 곳을 단숨에 쓸어버렸다. 하동해는 그의 업무 처리 능력을 매우 만족해하며 즉시 그를 시경찰서 서장으로 발탁했다. [시청으로 직접 데려와. 그를 심문할 또 다른 사건도 있으니까
“이동혁, 네놈과 네 아내의 가족들이 모두 땅을 치며 후회하게 만들 거야. 최악이 뭔지 알려주마.” 시청의 홀. 하동해가 동혁을 가리키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동혁이 말했다. “어, 마침 말 한번 잘했어. 나도 너와 하씨 가문 전체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 동혁은 하동해의 말에 완전히 격노했다. ‘분명 잘못은 하선일이 했어. 이번에 하마터면 세화가 빌딩에서 뛰어내려 죽을 뻔했고.’ ‘그런데 지금 하동해, 이 인간이 세화가 죽어도 싸?’ ‘그리고 내가 건드리지도 말았어야 했고 그놈을 3층에서 떨어뜨리지도 말았어야 했다고?’ ‘이게 무슨 헛소리 같은 논리야?’ “하하하, 이동혁, 네놈도 지금 내 손에 잡혀있는 주제에? 네놈이 아직 그런 말을 할 여유가 있나 보네.” 하동해는 미친 듯이 웃으며 동혁의 말을 무시했다. “나는 시장이고 두 명문가가 내 뒤를 받치고 있어. 그럼 넌 무엇으로 이런 나와 싸우겠다는 거지? 공권력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알아? 곧 내가 너에게 잘 이해시켜 줄 게. 시장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너와 네 가족들이 얼마나 처참하고 절망적인지 똑똑히 보라고.” ‘이곳에 잡혀온 주제에, 이동혁, 네놈이 감히 내게 대들어?’ 하동해는 마음속에 원한이 컸고 세화 가족에 미친 듯이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왕 경사, 잠깐 이리 와봐.” “예, 시장님, 뭐 다른 지시라도 있으신가요?” 왕양건이 알랑거리며 다가와서 굽실거렸다. 하동해가 동혁을 보고 냉소했다. “저놈에게 천화라는 처남이 있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지? 지난번에 사람들과 싸움이 일어나서 너희 경찰서에 잡혀간 적이 있어. 가서 그놈을 잡아와.” “네?” 왕양건은 어리둥절했다. “시장님, 말씀하신 천화의 사건은 지난번에 이미 종결된 일입니다. 다시 잡아들일 명분이 없어요.” “명분? 명분은 만들면 그만 아니야?” 하동해는 바보 같다는 듯이 왕양건을 쳐다보았다. “아무 깡패나 찾아서 시비를 걸게 해. 그러다 저쪽에서 때리면
동혁은 죽일 듯이 하동해를 노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동해는 동혁에게 무시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나서 다시 한마디 말을 하려 했다. 바로 그때 도청 행정부 부장 나건호가 냉정한 얼굴의 사람들 몇 명을 데리고 다가왔다. “하 시장님, 지금 죄수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빨리 심문을 시작하세요. 사건처리를 빨리 끝내고 저도 도청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나건호가 동혁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에는 경멸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보잘것없는 징그러운 벌레 한 마리를 보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심문을 시작하죠.” 하동해는 몇몇 부하 직원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이놈 데리고 들어가.” 그러자 몇 사람이 와서 동혁을 붙잡았다. 동혁은 그들이 대체 무엇을 심문하고 싶어 하는지 보고 싶어서 그들이 임시로 마련한 심문실에 순순히 끌려갔다. 옆쪽에도 다른 심문실이 있었는데 경찰 두 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동혁을 데리고 도착했을 때 정장을 입은 직원이 문을 열고 안에서 나왔다. 무표정한 얼굴에 근엄한 표정이 H시 군부 사법부 사람들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문이 닫히기 전 이 직원은 문 안쪽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하세량 씨, 당신이 우리 도청 형사부의 업무에 잘 협조하고 많은 것들을 자백했지만 우리가 지금 당신의 동료를 통해 모두 사실인지 검증할 겁니다. 만약 그 사람이 말한 것과 맞지 않으면 당신에 대한 처벌이 더 무거울 테니 그렇게 아세요.” 문안에서는 다른 응답이 없었다. 동혁은 다른 심문실로 끌려갔다. 방금 전 그 직원이 들어와서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동혁을 냉정하게 쳐다보았다.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도청 형사부 부장 오민수입니다.” 동혁은 수갑을 찬 채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민수가 심문서류를 집어 들며 말했다. “이번에 당신이 하세량에게 뇌물을 준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잠깐만요.” 동혁이 갑자기 그의
심문실 전체가 동혁의 큰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오민수 등은 그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특히 웃음소리보다 더 귀에 거슬리는 것은 동혁의 무관심한 말투였다. 화가 난 하동해, 나건호, 오민수 세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 “왜 웃는 겁니까?” 동혁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오민수가 크게 화를 냈다. “당신이 하는 짓이 너무 웃기잖아요.” 동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게 죄수의 딜레마 수법을 쓰려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어.’ ‘이런 어설픈 방법으로 내 심리 방어선을 뚫어서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게 하려고?’ 군대에서의 훈련 중 정찰과 심문이 필수 과목인 것은 둘째 치고, 그의 전신부는 다양한 인재들을 통해서 관련된 기술들을 극도로 연구했다. 그러나 예전 동혁이 군대 가기 전에도 이런 심문 기술들은 통하지 않았다. 동혁은 처음에 H시로 도망 와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 미친 척할 수밖에 없었을 때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미친 척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최고 심문 전문가와 심리 전문가를 초청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의 시도는 모두 헛수고로 끝났다. “건방진 놈!” 오민수가 더욱 분노했다. 그는 동혁의 무덤덤한 말투 때문에 더 모멸감을 느꼈다. ‘난 심문 분야의 전문가야. 경찰학교에서도 나를 어떻게든 명예교수로 모시려고 하는데, 이런 나를 감히 이동혁, 저놈이 무시해?’ ‘완전 열받네.’ 동혁은 이내 웃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세량이 아무것도 자백하지 않았죠? 그러니 죄수의 딜레마 심리방법으로 내가 순순히 자백하게 하려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쩌죠? 저와 하세량 사이에는 어떠한 대가성 거래도 없었는데. 괜히 힘 빼지 마세요. 당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헛수고니 까요. 제 눈에는 그저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입니다.” 동혁의 말은 오민수뿐만 아니라 하동해와 나건호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이었다. 순간 당황한 두 사람의 안색이 새파래졌다.동혁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어떤
심문실 안이 마치 온풍기를 켠 것처럼 매우 후텁지근했다. 바닥에 허세량이 힘없이 누워있었는데 온몸이 흠뻑 땀으로 젖었고 입술이 말라 껍질이 벗겨져서 극심한 탈수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선생님, 전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하세량이 실눈을 뜨고 동혁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와 함께 힘없이 말했다. “하동해, 나건호 너희들이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동혁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러다간 하세량이 완전히 탈수돼서 죽겠어.’ 푸식! 바로 그때 한 직원이 물통을 들고 들어와 나무바가지로 물 한 바가지를 떠서 옆에 있는 바비큐 오븐에 뿌렸다. 뜨거운 김이 순식간에 피어올랐다. 작은 심문실 안은 순식간에 찜통으로 변했다. “이동혁, 우선 이안에서 찜질을 즐기고 있어. 하세량은 밖으로 데리고 나가, 죽지 않게 조심하고.” 하동해가 음흉하게 웃고 땀을 닦으며 말했다. 찜질은 적당히 하면 몸에 좋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사람을 죽일 수 도 있었다. 사실 이건 원래 가혹한 고문 수단 중 하나였다. “좋은데요?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오기 전에 여기서 찜질이나 하면서 몸의 독기나 빼야겠군요.” 동혁은 태연하게 앉았다. “흥, 자기가 지금 무슨 상황인 줄도 모르는 구만.” 하동해는 콧방귀를 뀌며 나갔고 문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지시했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알지?” 하동해는 천천히 동혁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할 생각이었다. ‘이건 시작이야.’ 동혁이 그렇게 찜질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한편 N도 도청. 도지사 곽원산이 외부 시찰을 다녀왔다. 그는 도청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모든 직원들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주 실장, 무슨 일 있었어?” 곽원산이 비서 실장인 주무진을 불러 물었다. 주무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누군가가 지사님 개인 앞으로 부동산과 자동차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놈이 감히 건방지게 이렇게 대놓고 도청에 뇌물을 보내?” 곽원산의 진중한 얼굴이 갑자기 분노로 일
“설마요? 도지사님께서 이런 작은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고요?” 하동해는 이해가 안 됐다. 나건호가 말했다. “지사께서 관심만 가지고 계신 게 아니라 이동혁의 이름까지 언급하시며 비서 실장에게 자세히 알아보라고 하셨답니다.” “예? 혹시 이동혁이 도지사님에게까지 줄을 대서 도와달라고 한건 아니겠죠?” 하동해는 놀라면서 불안했다. 그는 원래 마음속에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도지사까지 개입하게 돼서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 되었다. “이동혁, 그놈이 확실히 연줄이 있어서 도지사님에게 연락을 한 거 같기는 해요. 하지만 도지사께서는 그놈을 도와주려고 하시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나건호가 살짝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하동해가 물었다. “이동혁이 무슨 멍청한 짓을 했는지 아십니까?” 나건호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 쓸모없는 놈이 뜻밖에도 사람을 통해 부동산과 자동차를 도청에 보내서 공개적으로 뇌물을 지사님에게 드렸답니다. 그 일로 도지사께서 노발대발하신 거고요. 하하하,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나건호는 도청에 있는 그의 측근으로부터 그 일을 들어 알게 되었다. “그런 바보 멍청이 짓을 했다고요? 하하하...”하동해가 어리둥절해하더니 배꼽을 잡고 눈물이 나도록 웃었다. 그가 부하 직원을 불러들여 악랄하게 말했다. “그 쓸모없는 놈에게 찜질을 계속해. 죽지 않게만 괴롭혀 주는 거야.” 동혁이 도지사에게 뇌물을 바친 일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하동해는 지금 동혁을 대하는 일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곧 동혁이 도지사에게 선물을 보낸 일이 시청에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완전히 어이가 없네.’ ‘새 시장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이동혁이 도지사께 도움을 구하려고 선물을 보내려고 한 건 그렇다 쳐.’ ‘그런데 그걸 저렇게 대놓고 도청으로 선물을 보냈다고?’ ‘게다가 부동산과 자동차라니? 도지사가 돈을 밝힌다고 완전히 광고하는 거
‘도지사께서 H시에 오셨냐고?’ 하동해와 나건호는 모두 어리둥절했다. ‘사안이 그 정도로 심각한 거야? 도지사께서 직접 H시에 와서 이동혁에게 죄를 물을 정도로?’ “이동혁, 넌 이제 끝났어. 감히 도지사님을 모욕하다니. 이번에는 아무도 너를 구할 수 없어. 네 잘난 아내도 마찬가지고.” 하동해가 흥분하여 말했다. “이 바보 같은 놈하고 말 섞지 말고 어서 지사님이나 맞이하러 갑시다.” 나건호는 동혁을 무시하며 하동해와 함께 심문실을 나갔다. 시청 입구에 차 두 대가 도착했다. 하동해는 그것이 도지사의 전용차라는 것을 알았다. 차가 두 대뿐이라 그리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도지사님 오셨습니까?” 곽원산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하동해와 나건호는 앞으로 나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동혁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곽원산이 상기된 얼굴로 물었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시청 안으로 들어갔다. “지사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이동혁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심문에 응하지 않아 아직 심문실에 남겨 놓았습니다.” 하동해는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앞에서 안내를 했고 심문실 밖에 도착하자 시청의 직원에게 지시했다. “들어가서 이동혁을 데리고 나와.” “이동혁 씨, 도지사님께서 오셨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하시니 우리와 함께 나가시죠.” 두 명의 직원이 심문실로 들어가며 차갑게 말했다. “곽원산이 날 만나고 싶다고요? 그럼 혼자 이리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의자에 앉아있는 동혁은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건방지게, 당신이 뭔데? 빨리 안 일어납니까?” 두 명의 직원이 화를 터뜨리며 다짜고짜 동혁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했다. 퍽! 퍽!동혁이 두 발로 이 두 사람을 걷어찼고 그대로 곽원산 발 밑으로 날아가 넘어졌다. “이동혁, 네놈이 간도 크구나. 감히 도지사님 앞에서 사람을 때려?” 놀란 하동해가 화를 냈다. 나건호가 이때를 틈타 곽원산을 자극했다. “지사님, 이거 보세요. 이동혁, 이놈이 이렇게 계속 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