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이는 사실대로 말했고, 자신의 금니가 뽑힌 일을 숨기지 않았다. 동혁에게 이를 뽑힌 그는 창피해 하기보다 오히려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동혁 형님? 그 사람이 누군데? 이 악독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한데!” 박용구에게 흥미가 생겼다. 김대이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박용구, 너 죽고 싶지 않으면, 형님을 건드리지 마.” 박용구는 얼굴빛이 약간 변하며 불복한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독기 하나로 H시 암흑가에 빠르게 자신의 지역을 개척하고 빠르게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독기로 하나로 말하자면, 그는 정말 누구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김대이, 진씨 가문의 그 데릴사위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무슨 동혁 형님? 그냥 힘 있는 척하면서 집에서 글이나 쓰는 샌님일 거야!” 바로 그때 주원풍이 몇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주 회장님, 그 동혁 형님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김대이의 말을 듣고 박용구 등은 흥미를 느꼈다. 김대이는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주 회장의 아들이 이 어르신의 아내를 건드려서, 이미 고자가 되었지!” 김대이에게 다시 옛 아픔이 들춰지자 주원풍은 크게 화를 냈다. 주원풍은 차갑게 말했다. “이동혁은 결국 얼마 못 가게 되어있어. H시 이씨 가문이 이미 그를 주시하고 있으니까. “여러분, 이씨 가문은 건축자재협회를 재편성하고, 동혁의 후원자인 성세그룹을 무너뜨리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입하기를 원한다면, 미래협회 이사직을 여러분에게 드리겠습니다. 원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가도 좋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원풍이 오늘 이 사람들을 소집한 이유였다. 이 조건이면 김대이를 제외하고, 현장에 있는 모든 두목들이 기꺼이 합류할 것이다. 누가 H시 이씨 가문에 잘 보이고 싶지 않을까? 모두가 김대이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흥, 주 회장, 죽으려고 그러십니까?” 김대이는 냉소적으로 웃더니 바로 떠
세화는 침착하게 지시를 했다. 그리고는 눈을 감은 채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약간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눌렀다. 아직 그 사람들이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니, 그녀도 그저 초조할 뿐이었다. 옆에서 운전하던 동혁은 상황을 듣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잠시 후 향방주택 공사장에 도착했을 때, 대문이 막혀서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 동혁은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좀 보고 올게.” 세화는 직접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공사장으로 걸어 올라갔다. 동혁은 그녀의 뒤를 보다가, 두 명의 호아병사가 그녀를 따라가자, 잠시 눈을 돌려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호아병단을 향방주택으로 불러 모아!” 그는 문 앞에 점점 더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저는 진성그룹 부사장인 진세화입니다. 여기 공사장 총책임자죠. 먼저 들어가서 제 직원을 찾아 상황을 파악하고, 곧 나와서 당신들과 교섭하겠습니다.” 그때 세화가 이미 문 앞에 와서 큰소리로 말했다. 총책임자라는 말을 듣고 군중들이 갑자기 그녀를 에워쌌다. “들여보내줘. 어차피 도망 못 가.” 바로 그때 뒤편 차 안에서 진두지휘를 하던 최삼식이 무전기를 들고 한마디 했다. 군중들이 곧 물러나고 세화가 들어갔다. 세화가 대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유지태 등은 서둘러 올라와 맞이했다. “진 사장님, 그 깡패들이 일부 철거민들을 규합하여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사기를 치고 있습니다. 이 일은 반드시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은 공사해서 팔 수 없게 됩니다!” 세화는 근심이 깊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들어올 때부터 주변을 잘 관찰했다.무리 중에 깡패 같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고, 그중 진짜 철거민은 소수에 불과했다. 주변에 아직 많은 기자들이 있었는데, 이미 사진을 찍고 취재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뉴스에 보도될 것이다. 안 좋은 여론이 확산되면 이 프로젝트는 끝이나 다름없었다. “저 깡패들의 머리는 누구고, 무슨 조건이지요?” 세
강구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그 어린 여자아이를 발로 차서 땅에 넘어뜨리고 엉엉 울렸다. “때렸어, 경호원이 때렸어요!” 이미 흥분한 군중은, 그가 소리를 지르자, 갑자기 앞으로 몰려들어 사람들이 밀쳐졌다. 곧 사람들에게 이 어린 소녀가 밟힐 것 같았다. “꺼져!” 하늘도 아닌 땅에서 천둥과 같은 노호 소리가 터져 모든 사람이 순간 멍하니 멈추어 섰다. 동혁은 통화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 장면을 보았다. 그는 군중을 헤치고 뛰어들어, 가슴이 찢어질 듯이 우는 그 어린 소녀를 덥석 안아 올렸다.“이 아이 할머니지요? 다음에 이런 소란이 있으면 절대 애는 데려오지 마세요. 잘못해서 나쁜 일을 당하면 어쩌시려고요!” 그는 노파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소녀는 울기 시작했다. “우리 할머니가 아니에요. 가짜 할머니, 진짜 우리 할머니 어딨어요?” “이년이, 나를 아주 죽이려 하는구나!” 노파의 안색이 일시에 변하더니 군중 속을 뚫고 쏜살같이 달아났다. 동혁은 순간 멍해졌다. 이 무뢰배들 중에 인신매매범까지 끼어 들어있어? “자, 그만 울어. 이따가 진짜 할머니를 찾아줄게.” 동혁은 어린 소녀를 껴안고 위로했다. 어린 소녀는 눈을 껌벅이며 그를 바라보았고, 얌전히 울지도 않고 칭얼대지도 않았다. 이때, 방금 손을 쓴 강구가 갑자기 돌아서서 동혁을 쳐다보며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웬 놈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서, 일을 망쳐!” 그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스스로 찔려서 직접 나서서 주먹을 들어 쳤다. “죽어라!” 동혁은 가소롭단 듯 상대방을 발로 찼다. 강구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강구는 몇 미터 떨어진 땅에 쓰러져 몸을 계속 떨며 일어나지 못했다. “때렸어요. 진성그룹 사람들이 또 때렸어요!”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금 동혁이 어린 소녀를 구한 장면은 그중 소수의 사람들만이 보았다. 그 틈을 타서 깡패들이 떠들썩하
사람들은 땅이 무너진 줄 알고 고개를 돌렸다. 별안간 수십 대의 위장된 전차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고, 전차 바퀴에 땅이 파이며 굉음을 냈다. 마치 강철이 흐르는 것처럼, 모든 것을 휘몰아칠 듯한 위세를 가지고 있었다! 이 모습의 충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조금 전까지 거들먹거리던 최삼식 등은 이미 두려워 오줌을 지렸다. 갑자기 그 전차들이 일제히 멈추었다. 온 세상이 이 순간 정지해 있는 것 같았다. 강철 문이 열리고 위장한 총을 든 병사들이 전차에서 줄지어 나왔다. 천 명의 병사가 하나의 큰 방진을 구성하면서, 위장 색으로 천지를 가득 채웠다. “대체, 누가 부른 거지?” “설마 우리를 잡으려고?” 최삼식 등은 입을 딱 벌리고 멍하니 이 장면을 지켜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때 진영에서 보기만 해도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빳빳한 장교복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호아병단의 지휘관 심홍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남자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심홍성은 H시에서 이미 그 명성이 높았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병단장에 임명됐다. 여러 차례 재난과 재난을 구조하는데 앞장섰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부하 장병들과 함께 H시의 수많은 주민을 구했다. H시의 유명한 대스타였다! “호아병단이 연례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 길은 이미 계획된 통제도로이다. 이 소란 피우는 사회 부적응자 무리들을 모두 잡아들여!” 아무도 심홍성이 아무 말 없이 사람을 잡으라고 명령할 줄은 몰랐다. “예!” 앞에 있는 방진에서 갑자기 200명의 병사가 달려 나와 최삼식과 그 부하들을 향해 달려갔다.“항복이요. 저희는 항복하겠습니다!” 소동을 피우던 200명이 넘는 사람들은 감히 저항조차 할 수 없었고, 두말없이 머리를 숙이고 앉았다. 그러나 병사들은 그것을 무시하고, 총을 들고 깡패들 중 몇의 머리를 가격했고 피가 흘렀다. 그들이 바닥에 쓰러져 뒹굴고 나서야 그들의 종아리를 잡고 끌고 갔다. 모습이 마치
“제 이름은 백마리요!” 어린 여자 아이는 동혁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촉촉한 어린 큰 눈동자가 그를 껌벅거리며 보고 있다. 자재트럭은 완전히 진입했고, 호아병단도 모두 떠났다. 진세화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 사장님, 방금 현장에서 찍은 영상입니다. 이 선생님께서 역시나 어린 소녀를 구하셨어요.” 이때 프로젝트 책임자인 유지태가 태블릿을 가져왔다. 세화가 화면을 보고 갑자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동혁이 마리를 안고 다가왔다. “동혁 씨, 미안해! 방금 내가 오해했어. 당신 아니었으면 이 아이가 큰 사고를 당할 뻔했어, 만약 그랬다면 우리는 용서받지 못하는 죄를 지었을 거야.” 진세화는 스스로 사과하면서, 마음속으로 잠시 두려움을 느꼈다. 그 깡패들은 너무 흉포해서, 어린 여자아이에게까지 손을 쓰려했다. “이모, 정말 예쁘다. 삼촌 여자친구예요?” 마리가 갑자기 싹싹하게 말했다. “내 아내야.” 동혁은 웃었다. 세화는 동혁이 방금 전의 일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편해졌다. “마리 부모님은?” 세화도 이 귀여운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돼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며 물었다. 동혁은 말했다. “아까 안아준 노파가 인신매매범이라, 엄마와 할머니를 찾느라 계속 운 거였어.” 세화가 마리에게 어디에 사는지 물었다. 아직 철도 들지 않은 아이가 똑똑하게 대답했다. 자기 어머니의 이름은 수소야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름도 이야기했다. 세화도 마리 부모의 연락처를 찾지 못했다. “동혁 씨, 빨리 마리를 근처 경찰서로 데려줘야겠어. 마리 부모님이 분명 걱정 많이 하고 있을 거야.” “그래, 그럼 내가 마리를 경찰서에 데려다주고 다시 올게. 마리야, 이모한테 인사해야지?” “이모 안녕히 계세요!” 동혁은 소녀를 데리고 차에 탔다. H시 남동경찰서 근처에서 동혁은 차를 세우고 마리를 차에서 내렸다. 마침 옆에 매점이 있는 것을 보고 가서 마리에게 막대 사탕을 사 주었다. 동혁은 이 똑똑하
“네가 누구든 관심 없어.” 동혁은 차갑게 말했다. “내가 당신 딸을 인신매매범에게서 구해냈다는 것만 알아!” 마리는 인신매매범에게 유괴되어 하마터면 깡패에게 큰 일을 당할 뻔했고, 동혁이 그들의 딸을 구했다. 전진은 차에서 내려 상황도 묻지 않고 그를 인신매매범으로 생각하고, 다짜고짜 때리려 했다. 정말 은혜도 모르는 예의 없는 사람이다. 옆에 있던 모녀는 깜짝 놀라 울음을 그쳤다. 마리는 쭈뼛쭈뼛하며 전진을 보고서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아저씨가 왜 삼촌을 때려요? 삼촌은 좋은 사람인데 사탕도 사줬어요!” “계집애, 넌 입 다물어!” 전진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자, 마리는 놀라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전진, 왜 마리한테 난리야?” 수소야는 얼른 딸을 껴안고 달랬다. 전진은 마리의 날카로운 울음소리에 짜증이 났고, 게다가 동혁에게 뺨까지 한 대 맞아서 더욱 화가 치밀었다. 이전에는 항상 그가 다른 사람을 때렸지, 다른 사람이 그를 때린 적이 없었다. “인신매매범 주제에 감히 나를 때리다니! 넌 죽었어! 내가 누군 줄 알아? 너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서 이러는 거야?” 전진은 손가락으로 동혁을 가리키며 우레와 같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동혁은 말했다. “여기 경찰서 입구야. 감히 건달 따위에게 내가 죽을 것 같아?” 동혁은 이 전진이라는 사람이 주태진이나 정경래 같은 사람들과 같은 부류이고, 단지 돈을 써서 깡패들이나 고용해 자신을 상대하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흥, 경찰서 입구가 뭐? 그럼 경찰서 사람들 보고 널 처리하라고 하면 되지!” 전진은 표독스럽게 말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유상비 경위님? 저 도로교통공단 전진입니다.” “예, 맞아요. 지금 경위님 경찰서 입구에 도착했어요. 아이는 이미 찾았고, 여기 인신매매범이 있습니다. 때마침 경찰서 가는 길에서 잡았어요.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서 이 놈을 잡아가시죠!” 그는 전화를 마치자 득의양양하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갑자기 두 경찰관이 동혁에게 다가와 그를 잡으려고 했다. 사람들이 이 사람이 인신매매범이라고 하니, 그들도 마음속으로 혐오감을 느꼈다. 체포할 때 험하게 다뤄서 조금 혼내줄 생각이었다. 서로 같은 생각을 하던 그 둘은 눈을 마주치더니, 한 사람은 동혁의 종아리를 발로 차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아랫배를 주먹으로 때렸다. 동혁은 한눈에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눈빛이 차갑게 번쩍였다. 두 경찰관이 주먹질을 하는 순간 동혁은 이상한 자세로 몸을 약간 비틀었다. 동혁을 차려던 경찰관이 동료의 다리를 걷어찼고, 주먹을 날린 경찰관은 상대 경찰관의 얼굴을 때렸다. 퍽! 퍽! 동시에 두 명의 경찰관이 함께 바닥에 누웠다. “왜 차고 그래!” “왜 때리는데!” 순간 바보가 된 그들은 고개를 들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쓸데없는 것들!” 유상비는 노발대발 화를 냈다. 경험이 풍부한 그는 자연히 두 부하들의 지금 심정을 알 수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구경꾼들이 모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정말 창피했다. 그는 화가 나서 손을 흔들었다. “그를 안으로 데려가!” “유 경위님, 정말 저를 잡으시려고요?” 동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유상비는 말했다. “당신 인신매매범 주제에 뭐가 이리 말이 많아? 여기 당신 아니면 누구를 잡을까?” “인신매매범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동혁 삼촌, 삼촌은 인신매매범이 아니에요. 삼촌은 좋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막대사탕도 사줬어요!” 마리는 귀여운 목소리로 동혁을 위해 세 번째로 증언했다. “소야 씨, 그 계집애 좀 닥치라고 할 수 없어?” 전진은 수소야를 노려보며 유상비에게 말했다. “유 경위님, 이 놈이 어린 계집애를 속이려고 막대사탕을 사준 것이 분명합니다. 이게 다 인신매매범들의 상투적인 수법이잖아요!” “맞아요.”유상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네가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어!” “제 차에는 블랙박스가 있는데, 한번 보세요. 제가 마리를 인신매매범에게서
와!그 경찰관의 말은 즉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동시에 동혁을 쳐다봤다. 방금 이 인신매매범이 시 경찰청 경감 조동래를 안다고 했고, 서로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자신을 만나러 오라고 했다. 그 후 불과 1분도 안 돼서 조동래의 전화가 걸려왔다. 유상비는 별말 없이 직속 상사의 명령에 따라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나 조동래야. 이 선생님이 지금 남동경찰서에 계셔? 대체 무슨 실수를 한 거야?” 전화가 연결되자, 휴대폰에서 조동래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심지어 유상비는 그 목소리에 약간의 긴장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 선생님?’ 유상비는 동혁을 전혀 떠올릴 수 없었다. 지금 그는 동혁이 어떻게 불렸는지도 모르고, 마리가 계속 이 삼촌이라 부르며 소리쳤지만,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울고 있어서 분명히 듣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그가 어떻게 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말을 귀담아들을 수 있을까? 유상비는 억울한 듯 말했다. “조 경감님, 저희가 이 선생에게 실수를 한 일이 없는데…….” “쓸모없는 놈, 이 선생님 같은 거물이 자기 경찰서에 있는지도 모르다니! 거기 그대로 있어. 내가 바로 갈 테니!” 조동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가 선우설리의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쪽으로 올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운전하는 동료에게 경보를 울리고 속도를 더 내라고 재촉했다. 유상비는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쩔쩔맸다. “빨리! 빨리! 조 주임님이 이 선생님이라는 거물을 만나러 곧 이곳으로 오겠다고 했어. 이 선생이란 분이 바로 우리 경찰서에 있다고 한다. 너희들 중 본 사람 있어? 빨리 나를 그분께 안내해!”조동래도 쩔쩔매는 그런 거물이라니.만약 그가 그 이 선생님께 잘 보인다면, 출세하여 높은 곳에 오를 날이 더 가까워질 것이다!유상비는 얼른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당장 이 선생님이란 분을 찾아!”“유 경위님, 이따가 그 이 선생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이렇게 변태 같은 인간의 손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세화는 그런 모욕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자기야, 어떻게 사고가 난 거야? 괜찮아?”바로 그때, 세화에게 천상의 목소리처럼 동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고개를 들어 보면서 그 순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혁은 얼른 세화를 붙잡았다. “여보, 왜 울어? 다친 거야?”방금 전에 세화의 전화를 받았던 동혁은 명성호텔로 차를 몰고 달려왔다.호텔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통을 정리할 수 있을까 싶어 보던 중에 사람들 틈에 갇힌 세화를 발견한 것이다.“다친 거 아니야, 동혁씨, 진짜 잘 왔어.”바로 마음이 놓이면서 자신감이 치솟은 세화는 동혁을 꽉 붙잡은 채 사정우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나를 뒤에서 오게하고는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어. 게다가 나한테 돈을 갚으라고 했어!”“저 사람이 이동혁이야,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데릴사위지.”“쓸모가 없다니? 그건 다 옛날 얘기지. 최근에 항난그룹의 회장이자 원화투자회사의 회장이라는 게 드러났잖아...”구경하는 사람들도 동혁을 알아봤고 세화의 남편이 왔다는 걸 알았다.세화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용기가 생겼다.“이 회장님, 이 사람들이 고의로 당신 아내를 괴롭히고 있어요. 아내 분이 차를 잘 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며 따라가더니, 결국 고의로 차를 중간에 끼우고 추돌사고룰 일으켰어요!”“저 자들 보스는 사람 목숨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지나쳐요!”“또 진세화 씨에게 잠자리를 강요했어요. 권력과 힘을 믿고 완전히 무법천지로 행동했어요...”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동혁은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동혁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사정우를을 쳐다보았다. “네가 사정우야? 일부러 내 아내의 차를 끼워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니, 정말 엄청 설치네.”“너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 아
“보상만 하면 이 고물 차를 다시 몰고 가도 돼.” 대충 내뱉듯이 사정우가 말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소 귀에 경읽기였어?’ ‘분명히 이 인간은 자기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뻔뻔하게 내게 보상을 요구한다고?’ 세화는 치미는 분노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더 이상 말로 따질 필요도 못 느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세화가 말했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요.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경찰이 판단하게 해야겠네요.” 하지만 그 순간 나태성이 다가와서 세화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다른 차에서 내린 양아치들도 슬그머니 세화를 둘러싸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휴대폰 돌려줘!” 세화는 화를 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백주 대낮에 대놓고 핸드폰을 강탈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 광경을 보고 기가 찼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사정우의 패거리는 척 봐도 대단한 기세라서 평범한 시민들은 감히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세화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예쁜 아가씨, 그렇게 긴장할 거 없잖아. 핸드폰이 얼마나 하겠어. 보상이 끝나면 돌려줄게.” 사정우는 세화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심지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마치 세화의 체취이라도 배어 있는 것처럼. “웃기지 마. 당신이 내게 배상해야 돼.” 세화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사정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당연한 이치를 모르진 않겠지?” 사정우의 시선이 세화의 몸을 훑어내렸다. “배상할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도 돼. 나하고 같이 자면 돼.” “흠... 오늘이 내가 이 H시에 온 첫날이니까, 특별히 이렇게 하자.”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당신은 내 여자가 되
세화는 조금 놀랐다. H시의 사씨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곳의 이씨 가문과 같은 급의 명문 가문이다. 사정우의 아버지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라는 점도 놀라웠다. 그리고 마침 자신도 사해상공회의소 가입을 앞두고 있기에,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같은 편이 될 텐데 다투지는 않겠지.’ 하지만 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세화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방금 있었던 일을 묵인할 생각은 없었다. “방금 일부러 차선을 바꿔 제 차를 들이받게 한 거 맞죠?” 세화는 사정우의 의도를 꿰뚫어 보았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하려는 수작이라는 걸 알아차린 세화는 손을 내밀지도 않은 채,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지키며 정중하게 질문했다. 사정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좋아요. 난 그저 당신하고 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사고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된다면 낭만적인 드라마 같지 않겠어요?” “낭만적인 드라마?” 세화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그건 낭만이 아니라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예요.” “당신의 행동에서 차가움과 무감각만 느꼈을 뿐이에요. 전혀 낭만적이지 않아요.” 세화의 단호한 태도에도 사정우는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세화를 바라봤다. 그동안 자신이 만난 여자들은 아무리 새침한 척해도 그의 신분과 재력을 알고 나면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화는 달랐다.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로 자신을 가르치려고 들었다. ‘이런 여자를 정복하는 건 아주 성취감이 있겠어.’ 사정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진지하시군요. 사람 목숨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요?” “난 예전에도 사람을 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보상하고 합의서 받으면 끝나는 일이지.” “물론 돈을 거절하고 내 목숨을 요구하는 바보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
경병수는 마침내 주다정이 요 며칠 동안 온갖 방송국 자원을 동원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얼굴에 먹칠을 하게 만들었던 대상이 동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경병수가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동혁의 태도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동혁이 냉혹한 말투로 경병수에게 말했다.“경 국장, 내가 잘못 들었나?” “나는 해고하는 건 못 봤어. 오히려 당신이 가지고 놀다가 질린 음탕한 여자를 나한테 꽂아 넣으려고 한 걸 봤는데.”“경 국장, 당신은 나 이동혁을 얼마나 무시하는 거야?”털썩-경병수는 눈빛마저 초점을 잃은 채 털썩 주저앉았다.이제는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동혁이 이렇게까지 말했다는 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임을 드러낸 것이다.더 중요한 건 경병수가 반박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그건 바로 경병수가 생각한 방법이었기에.동혁은 경병수를 더 이상 보지도 않은 채 담담하게 임창호에게 말했다.“방송국 위아래 모두 대청소를 해야겠군요.”“시 방송국의 바로 H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곳인데, 오히려 온갖 오물과 비리가 난무하는 곳이 되었으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네!”임창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경병수의 접견을 자신이 주선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자신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다.이제는 자신이 시장에게 점수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반드시 만회해야 해!’임창호는 곧바로 사정 파트의 직원들을 호출했다.“경병수와 주다정은 모두 즉시 파면 처분했다고 공고하도록 해. 그리고 내가 직접 방송국에 주재하면서 대대적으로 정리하겠다.”임창호의 말은 경병수와 주다정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완전히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야 했다주다정은 자신이 어떻게 시청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숙소로 돌아왔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줄곧 멍한 표정이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천진이 나와서 문을 열었다.그러나 주다정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다정아,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널
동혁의 이런 비난에 경병수는 놀라서 쓰러질 지경이었다.‘주다정 저 멍청한 X이 자기만 망친 게 아니라 나까지도 망쳤어.‘시장님의 말은 우리 방송국 전체에 아주 불만이 많다는 걸 드러낸 게 분명해.’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면서 경병수는 꽉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시, 시장님... 저 주다정이 갑자기 미친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방송국 직원들은 모두 시장님을 존경하고 있고, 불경한 의도를 품은 사람은 결코 없습니다!” 말을 하면서 경병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장의 싸늘한 태도를 보자 주다정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다.‘이 멍청한 X이 나까지 말려들게 하다니!’경병수는 갑자기 주다정을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지게 만들었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두 발로 계속 거세게 걷어찼다. 퍽! 퍽! “아악! 아파요. 양아버지 제발! 제발 그만 때리세요!!”주다정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누가 네 양아버지야!”주다정의 입에서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자, 경병수는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재빨리 달려들어 주다정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연달아 따귀를 때렸다.짝! 짝! 짝!“악! 제발 그만!” “나는 너하고 아무 관계도 없어! 함부로 친척이라고 하지 마!” “한 번만 더 주둥이를 놀리면 때려 죽여버리겠어!”경병수는 이번에 정말 필사적이었기에 온 힘을 다해 주다정을 때렸기에, 주다정은 너무나 비통한 나머지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경병수가 아무리 둔하다 해도 동혁과 주다정 사잉에 원한이 쌓여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주다정은 이미 시장님의 마음 속에서 끝났어.’‘지금 만약 주다정이 내 수양딸이라는 게 들통나면 이동혁이 나를 그냥 두겠어?’주다정의 얼굴이 엉망이 되도록 때리던 경병수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때리던 걸 멈췄다.지금 주다정은 갯벌의 진흙처럼 엉망이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마치 숨이 간들간들한 강아지마냥 입으로는 연신 끙끙 신음소리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