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빈정거림과 무시가 동혁에게 쏟아졌다. 아무도 동혁을 안중에 두지 않고, 쓸모없는 사람의 요구라고 치부하며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강오그룹 사람들의 눈에 동혁은 그저 하찮은 사람일 뿐이다. ‘우리 강오그룹이 전에 누명을 씌워 억울하다고?’ ‘하지만 이제 결백을 증명했고, 운 좋게 목숨도 건졌잖아.’ ‘그럼 우리에게 감사해야지.’ ‘어딜 감히 누구의 사과를 요구해?’ 동혁은 강오그룹의 원로들을 상대하지 않고 장해조를 보았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더 과도하고 더욱 미쳐 죽음 자초하는 요구를 했다. “장 회장님. 당신의 그 계획 때문에 죄 없는 사람인 내가 구치소에 끌려들어 갔고 당신이 이용하는 바둑알이 되었습니다.” 동혁의 말투가 차가웠다. “장 회장님, 본인도 나에게 사과를 빚진 게 아닙니까?” 장해조가 방금 전 사람들에게 설명한 데로 그는 이틀 동안 가사 상태로 있다가 오늘 아침에야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동혁은 장해조가 안구정과 계획을 세우고 가사 상태에 있기 전에 나천일의 음모를 밝혀낼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장해조는 자신이 가짜로 죽은 후에 내가 범인으로 몰릴 것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것을 막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지.’ ‘아무리 누명을 쓴 것이 일시적이고, 장 회장이 깨어나 내 결백이 증명되었다 하더라도.’ ‘내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장 회장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를 이용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거기다 이번 일로 나와 세화, 우리 가족에게 적지 않은 폐를 끼쳤어.’ ‘심지어 세화와의 결혼까지 위태롭게 했지. 그러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머리가 정말 어떻게 된 거야? 저 데릴사위 놈이 완전 미쳤는데?” “저놈은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까? 장 회장님께 직접 사과하라고 하다니!” “장 회장님이 20년 전에 암흑가를 주름잡던 시절에 저 바보는 아직 어려 이불에 오줌이나 싸고 진흙놀이나 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 햇병
“그럴 리가요. 전 이 선생의 말을 가벼이 여긴 적 없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제가 사무실에서 따로 차를 대접하고, 직접 선물로 그간의 일을 보상하겠습니다.” 장해조는 예의 있게 말했다. “제게 선물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동혁, 장 회장님은 암흑가 은둔고수이자 대부로서 신분이 아주 높아.” “하지만 넌 이류 진씨 가문에서도 지위가 가장 낮은 데릴사위일 뿐이야.” “장 회장님이 너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널 존중해 주는 거라고. 그러니 자꾸 뻔뻔스럽게 굴지 마!” 동혁이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천미가 빠르게 동혁의 곁으로 와서 작은 소리로 훈계했다. “동혁아, 우리 아버지가 이미 네게 사과하기로 약속했잖아. 네게 좋은 일인데 그냥 받으면 돼지.” “네가 이렇게 우리 아버지를 계속 난처하게 한다면, 아버지는 관대하게 그냥 넘어간다 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누군가는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네게 보복을 하거나 세화 가족에게까지 보복할 수 있어!” “네가 세화를 생각한다면, 세화 마음고생 좀 덜 시켜. 그래야 이모도 이혼하라고 계속 강요하지 않을 거 아니겠어?” 천미는 방금 전 동혁의 경고로 장해조가 일찍 대비해 죽음을 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예전처럼 동혁이 싫지 않고 오히려 매우 고마워했다. 그러나 동혁이 고집을 부리고, 욕심이 끝이 없다고 생각하자 천미는 조금 화가 났다. 동혁은 천미를 흘끗 쳐다보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천미 씨, 제가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하나요?” “그럼 조기천이 전에 하늘 거울 저택에 킬러들을 보내 보복하려 했을 때, 호아병단이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세화는 천미 씨와 R시에 갔다가 백효성에게 붙잡혔어요. 만약 제가 강철장갑 제1병단을 부르지 않았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천미는 동혁의 반문에 말문이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히 차분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말이 들리자마자 전체 홀의 소란스러움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모두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소수의 사람들이 황송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분위기가 곧 바이러스처럼 홀 전체에 퍼졌다. 빈소 높은 곳에 서 있던 장해조도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고 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는 허리를 크게 굽혔다. 감격에 겨운 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컸다. “장해조, 설 대도독님을 뵙습니다!” “설 대도독님을 뵙습니다!” 다음 순간 망원각 전체에 큰 파도처럼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사람들은 강풍에 휜 갈대처럼 계속해서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동시에 많은 시선들이 몰래 동혁을 향했다.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들에는 놀라움이 가득 차 있었다.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가 전화 한 통으로 설 대도독을 불렀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도대체 저 바보 정체가 뭐길래?’ 장해조조차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동혁을 몇 번이나 쳐다봤다. ‘이 선생이 성세그룹의 회장인 건 나도 알고 있었어.’ ‘그러니 갑부 황지강도 그의 지시를 따랐지.’ ‘그런데 전화 한 통에 설전룡을 부르다니 이건 너무 상상밖이야!’ ‘설전룡이 누구인데?’ ‘전신부 중추.’ ‘이 전신 수하 8대 장군 중 한 명.’ ‘H시 군부의 수십만 대군을 관장하고 여러 도시의 군권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전장의 지배자!’ ‘어떤 수식어로 불리든, 모두 최고 권세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할 수 없는 일을, 이 선생이 전화 한 통으로 했다고?’ ‘이 선생이 G시 제일 이씨 가문의 자식이라는 소문이 들리긴 했어도.’ ‘그렇다 해도 G시 제일 이씨 가문은 설전룡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장해조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단지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장해조는 허리를 굽힌 채 앞
“심천미?” 설전룡은 줄곧 마음에 들지 않았던 천미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가 그 잘난 체하며 매번 형님에게 대들었던 그 사람이지?’ 동혁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지만 설전룡은 몇 번이나 천미를 혼내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천미는 형수인 세화와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설전룡은 감히 형수인 세화에게 미움 사는 일을 할 수 없었다. “설 대도독님을 뵙습니다. 네. 제가 바로 심천미입니다.” 천미는 위축되지도,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았다. ‘대놓고 나무라기는 어려워도 몇 마디 경고 정도는 해도 되겠지?’ ‘그래야 앞으로 형님 앞에서 조심할 테니. ‘ “심천미, 네가 심석훈의 사촌 여동생이라도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일 따위는 하지 마라.” “내가 석훈이와 친하지만 네가 계속 다른 사람을 무시하려 한다면 그땐 아무리 석훈이의 여동생이어도 아무 소용이 없을 테니까!” 천미는 어리둥절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왠지 이 설 대도독은 나한테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천미는 고개를 들어 가까이에 있는 설전룡을 바라보았다. ‘왠지 낯이 익은 사람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사실 얼마 전 천미가 박용구를 찾아갔을 때, 동혁의 뒤를 따르는 설전룡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그녀는 동혁을 무시했고 동혁의 뒤를 따르는 사람은 더더욱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천미는 설전룡을 진작에 잊었었다. 천미는 사실 그녀의 사촌 오빠인 심석훈이 설전룡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만 생각했다. ‘정말 석훈 오빠가 대도독에게 부탁했다면 나를 이렇게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도 당연해.’ ‘오빠에 대한 내 태도가 별로 맘에 안 드는 거야. 그러니 가까운 사이인 대도독이 대신 불만을 보이는 거지.’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천미는 화를 참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는 대도독을 속일 의도가 없었으니, 너무 추궁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이건 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설전룡은 꼿꼿한 천미에게 콧방귀를 뀌더니 갑자기 홀
장해조는 본능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이 선생이 정말 이 전신이라고?’ ‘하지만 이 선생을 대하는 설 대도독의 태도를 보면 바로 알겠어.’ ‘이 전신이 아니라면.’ ‘감히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설 대도독을 이렇게 오라 가라 할 수 있겠어?’ 장해조는 너무 놀라 큰 충격을 받았다. ‘이동혁, H시 사람들의 입에서 아무 일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로 불리는 사람의 정체가 H국 역사상 최연소 전신이었다니!’ ‘지금까지 이 선생을 깔보고 비웃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바보들이군.’ “장 회장님, 제가 방금 제시한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동혁은 장해조를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만약 장해조가 아까 전에 동혁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면,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받아들이겠습니다.” 장해조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이번에 강오그룹의 일로 전신님을 끌어들이고 누명을 쓰게 한 일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제 잘못을 속죄하는 뜻에서 전신님과 진 회장님 가족에게 보상으로 강오그룹 전체를 내놓겠습니다.” 강오그룹은 장해조의 전 재산이다. 하지만 장해조에게 다른 선택이 없었다. 동혁의 권세로 장해조를 죽이는 일은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이나 간단하기 때문이다. 이제 장해조는 무슨 손해든지 감수하여 생명이라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강오그룹을 가져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동혁은 강오그룹 정도의 자산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장해조의 제안에 손을 내저었다. ‘잠깐. 암흑가에서 강오그룹의 지위는 상당하잖아.’ ‘만약 이런 암흑가 세력이 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면 앞으로 암흑가에서부터 생기는 번거로운 일들은 말 한마디로 이들에게 맡길 수 있을 거야.’ ‘김대이와 박용구가 지금은 내게 충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실력이 부족해.’ 동혁이 말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합병
“예. 이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장해조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대답하며 이 일을 비밀로 하기로 결심했다. “잘못을 죽음으로 속죄합니다.” 무릎을 꿇은 나천일은 생에 대한 미련을 모두 포기하고 묵묵히 칼을 집어 들었다. 푹! 단칼에 경동맥을 찌른 나천일은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동혁은 쓰러진 나천일의 시체를 동정할 가치도 없다는 듯 차갑게 쳐다보고는 돌아섰다. 이때 앞서 쫓겨났던 사람들이 설전룡이 떠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홀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런데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나천일이 자결하는 모습을 볼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나천일이 자결했어.”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려 떠나는 동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동혁의 모습은 곧 대문 바깥쪽으로 사라졌다. 장해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는 오늘부터 강오그룹이 성세그룹에 합병될 것임을 선언합니다.” “그와 동시에 전 강오그룹의 회장직을 사임할 것이며, 심천미 전 그룹 부사장에게 사장자리를 맡기겠습니다.” 두 소식은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동안 홀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장해조 회장이 완전히 은퇴한다고?’ ‘심천미가 그룹의 사장자리에 올랐어.’ ‘거기에 강오그룹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성세그룹에 합병되다니.’ ‘처음 두 가지 소식은 그럴 수 있어.’ ‘장 회장이 양아들의 배신을 당했으니 심적으로 조금 힘들 수 있어서 심천미에게 경영을 맡기는 건 이해해.’ ‘그런데 성세그룹에 합병된다니 이게 무슨 일이지?’ ‘대체 이 짧은 몇 분간 우리가 없는 사이에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사람들은 벌어진 일이 무슨 영문인지 아무도 몰랐다. 천미도 의심이 가득해져 장해조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지만, 장해조는 그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천미에게 강오그룹을 잘 관리하라고만 말했다. “천미야, 강오그룹이 성세그룹에 합병된 것은 네게 큰 기회야. 그러니 넌 반드시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소식을 좀 더 알아보니, 망원각 내에서 누군가가 칼로 자결했다고 합니다!” 태휘의 말을 듣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잠시 서로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환호를 터뜨렸다. “칼로 자결했다면 분명 이동혁이 틀림없어.” “갚아야 할 빚을 다 갚았어. 이제 그 재앙 덩어리가 죽었으니 강오그룹은 우리 진씨 가문에 더 이상 복수하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한 곳에서 기뻐 날뛰었다. 그러나 세화는 슬프고 원통하여 울다가 기절했다. 류혜진 등이 서둘러 세화의 몸을 한참을 주물렀고 그녀는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제가 가서 동혁 씨의 마지막을 확인해야겠어요.” 이때 세화는 충격으로 눈의 초점이 흐리고, 몸에는 아무런 생기가 없어 류혜진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세화가 혹시라도 동혁과 함께 죽을 생각을 했을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얼른 세화를 말렸다. “세화야, 안돼! 이 좋지도 않은 몸으로 어딜 가겠다는 거야? 그리고 태휘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동혁의 장례를 잘 치러주기로 약속했잖아.” “맞아.” 태휘는 고소해하며 말했다. “이동혁의 묏자리도 잘 보아두었고 관도 잘 준비했으니, 세화, 너는 걱정 마.” 세화는 이 말을 듣자마자 더 심하게 울었다. 탁! 잔한영은 듣기가 심란했는지 탁자를 세게 때리며 말했다. “울지 마! 그 바보 놈이 죽었으니 끝인데, 울 일이 뭐 있어?” “어르신 말씀이 맞아. 그 바보가 죽었으면 다 끝난 거야. 그러니 세화 넌 이제 편히 재혼하면 돼.” “전에 우리 가문을 도왔던 그 백천기인가? 그 도련님이 네게 푹 빠져있던데? 집안이나 능력이나 어디로 봐도 그 바보 이동혁보다 낫잖아?” “...” 나머지 친척들도 세화를 이러저러하게 설득했다. 겉으로는 세화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속내는 동혁이 죽어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세화가 백천기와 재혼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진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나중일을 상상하고 있었다. ‘만약 N도 군부의 부지휘관이 우리 가문의 사돈이 된다면
“이동혁, 네 놈이 어떻게 여태 살아있어? 설마 망원각에 가지도 않은 거야?” 진한영은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나머지 진씨 가문 사람들도 갑자기 신경이 곤두섰다. ‘이동혁 혼자는 재앙을 피해도 우리 진씨 가문 전체는 다 피할 수 없어.’ ‘이동혁이 망원각에 가서 자결하여 사죄하지 않았다면, 강오그룹 쪽에서 나중에 틀림없이 우리 진씨 가문에 복수하려 할 거야.’ 동혁을 바라보는 태휘 등의 눈빛은 이미 좋지 않았다. ‘우리가 살려면, 저 놈을 강제로 망원각으로 데려가 죽게 해야 돼!’ “망원각에 갔다가 다시 돌아온 겁니다.” 동혁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었는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누구를 속여? 갔는데 강오그룹 사람들이 너를 이렇게 순순히 돌려보냈다고? 딱 보니 넌 어디에 숨어있다가 그곳엔 아예 가지도 않은 거잖아.” 화란이 화가 가득하여 말했다. 태휘가 소매를 걷어붙이며 독기를 품고 말했다. “안 돼요! 반드시 이 바보를 망원각에 보내 사죄해야 한다고요. 좀 도와주세요. 이 놈이 안 가겠다면 묶어서라도 보내야겠어요.” 동혁은 혼자 사람들을 저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씨 가문의 많은 사람들은 동혁 혼자 자신들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태휘 이 짐승 같은 놈, 그만둬! 여러분은 꼭 동혁 씨를 죽여야만 만족하겠어요? 이 사람이 죽으면 대체 무슨 좋은 점이 있다고요?” 세화는 갑자기 몸을 돌려 팔을 벌려 동혁의 앞을 가로막고 단호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동혁 씨를 묶겠다면, 나도 함께 묶어요!” “그놈이 죽으면 당연히 우리에게 좋은 점은 없어. 하지만 죽지 않으면 우리 진씨 가문은 재앙을 입게 될 거야.” 태휘는 측은하게 말했다. “세화 네가 바보 남편과 함께 죽겠다고 해도, 우린 상관없어.” “맞아, 어쨌든 쟤들 때문에 우리 진씨 가문 전체가 해를 입을 수는 없어.” 진씨 가문의 다른 남자들도 소매를 걷어붙이기 시작했다.진한영조차도 자리에서 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