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미, 천일이가 이미 네가 강오그룹의 내부자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어. 그에 대해 뭐 할 말이 있어?” 천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선도일은 자신의 단검을 살짝 치켜들었다. 천미는 천천히 문을 닫고서 고개를 돌려 선도일을 바라보았다. “삼촌, 하늘 거울 저택 옆집은 H시 군부 설 대도독의 저택이에요.” 천미가 담담히 말했다. “전에 조기천이 20명의 킬러를 보내 보복하려다 여기서 모두 사살됐어요.” “그러니 지금 여기서 저를 죽이실 작정이라면, 아마 득 보다 실이 많을 겁니다.” 천미는 당연히 죽고 싶지 않았다. 특히 나천일에게 누명이 씌워져 억울하게 죽기는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선도일에게 이 말을 했다. 선도일이 즉시 손을 쓰려는 생각을 단념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삼촌이 즉시 손을 쓰지 않는 한, 내가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해명할 시간을 벌 수 있어.’ 선도일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늘 거울 저택의 대문을 보며 그는 아직도 희미한 피비린내를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선도일은 단검을 내려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다른 데로 가자.” “좋아요.” 천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도일은 천미가 도망갈 것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 듯 바로 고개를 돌려 떠났다. 천미도 분명 도망갈 생각이 없었고 그 뒤를 따라갔다. “언니, 저 사람과 함께 가지 마. 여기 하늘 거울 저택에 있으면 언니는 절대 안전해!” 세화는 얼른 차문을 열고 내려서 초조하게 소리쳤다. “그렇다고 내가 평생 하늘 거울 저택에 숨어 있을 수는 없잖아.” “게다가 내가 하늘 거울 저택에 숨으면 어떻게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진짜 내부자를 잡아낼 수 있겠어?” 천미는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손을 내저으며 선도일을 따라갔다. 세화는 그 뒤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는 절친인 천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언니는 한번 결정한 일은 죽는 한이 있어도 되돌리는 법이 없어.’ “이제 어떡해? 그 노인네 딱 봐도 사람을 쉽게 죽이는
동혁은 옆집 설전룡의 저택으로 막 돌아왔을 때 류혜진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너무 기뻤다. 류혜진이 먼저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동혁은 류혜진이 이미 화가 풀린 줄 알았다. 그래서 곧바로 옆집인 하늘 거울 저택으로 달려갔다. “어머니, 저 돌아왔어요. 식사하셨어요? 안 드셨으면 제가 할게요!” 동혁은 기뻐하며 세화의 이모인 류혜연 가족에게도 인사했다. 하지만 류혜연 가족은 동혁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먹긴 뭘 먹어? 동혁이 넌 세화랑 같이 우선 가정법원부터 가서 일부터 처리하자. 내가 같이 가마.” 류혜진이 마침 위층에서 내려왔는데 손에 든 서류 봉투를 직접 동혁에게 건네며 말했다. 세화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엄마, 저희가 가정법원에 가서 뭘 해요?”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서류봉투에 든 결혼증명서, 호적등본 같은 서류들을 보고 이미 류혜진의 뜻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H시에 돌아오자마자 선우설리로부터 보고받은 강오그룹 소식까지 종합해 보니 동혁은 류혜진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뭘 하긴, 당연히 정식으로 이혼해야지!” 류혜진은 세화를 노려보았다.세화는 그 즉시 동혁이 가족들과 연루될까 봐 류혜진이 동혁과 자신을 이혼시켜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서두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 제가 R시에서 말했잖아요. 전 안 가요!” 세화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건 고집부린다고 다 되는 게 아니야.” 세화가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류혜진은 아예 설득할 생각도 없었다. 그녀는 인상을 쓰고 동혁을 쳐다보았다. “동혁이, 네가 한번 말해봐라. 불행한 건 너 혼자면 됐지, 세화도 너와 함께 불행했으면 좋겠어?” “세화만 한평생 평안하기만 하다면, 이 세상의 모든 불운이 제게 오더라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요!” 동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세화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동혁 씨,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마...” “넌 조용히 해!” 류혜진은
자신의 비서에게 이런 일을 돕게 할 때마다 동혁은 항상 좀 창피했다. 선우설리는 비서로서 프로정신이 있어서 별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대답했다. [회장님, 잘 알겠습니다.] 30분도 안 되어 동혁의 전화가 울렸다. 하세량의 전화였다. [이 선생님, 가정법원을 닫으라는 것이 시간을 끌기 위해서 인가요?] “맞아요.” [제게 방법이 있는데, 국가에서 최근에 이혼조정기 법을 제정했습니다. 앞으로 부부가 이혼하려면 신청 후 한 달이 지나야 정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법은 내년에야 시행되기 때문에 아직 몇 달 남았습니다.] [이 선생님의 신분으로 말만 조금 전하면 위에서 조기 시행을 선포할 겁니다.] 동혁은 듣자마자 괜찮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이혼조정기 법이라, 나에게 지금 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이야.’ ‘앞으로 어머니는 또다시 어려움이 생기면 나에게 다시 세화와 이혼하라고 할 거야.’ ‘이 한 달간의 조정기간이면 모든 일을 다 잘 정리할 수 있지.’ 동혁은 기뻐하며 말했다. “시장님, 설전룡에게 연락해 즉시 전신부 사람들을 바로 윗분들에게 보내 이 법을 시행하도록 해주세요.” 동혁이 휴대폰을 내려놓자 세화가 눈시울을 붉히며 걸어 나왔다. 류혜진은 세화가 고집을 부려 안 갈까 봐 마치 범인을 호송하듯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 류혜연 가족을 불러 함께 세화를 지켜보게도 했다. 류혜연 가족은 당연히 세화가 동혁과 이혼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백천기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 안에서 이미 백천기에게 연락해 이 일을 말했다. 백천기는 N도에 갔다가 H시로 오는 길이었다.이 소식을 들은 백천기는 시속 180 킬로미터퍼로 운전 속도를 높였다. 마치 세화와 동혁이 이혼하면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세화와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화가 차에 타자 동혁이 휴지를 건넸다. “자, 눈 좀 닦아. 화장 다 지워지겠어.” “동혁 씨는 나와 이혼하는 게 그렇게 좋아?” 휴지
“이동혁 씨 그게 무슨 뜻이죠?” 백천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동혁은 별다른 표정 없이 말했다. “제가 내 아내와 이혼하러 왔는데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온 건가요? 제 아내가 우는 걸 보며 비웃기라도 하려고요?” “쓸데없이 시비 걸지 마세요. 전 세화를 보고 전혀 비웃을 뜻이 없어요!” 백천기는 마음이 아파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는 세화를 보며 급히 부인했다. “비웃으려고 한 게 아니면요? 왜 이렇게 급하게 온 건가요?” “난 단지 세화를 대신해서 당신에게 한마디 해주려고 온 겁니다.” 백천기는 웃으며 승자의 자세로 여유 있게 말을 했다. “이제 헤어지게 됐으니 각자 잘 살라고요.” 백천기는 이 말이 세화와 동혁의 현재 상태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백천기 씨, 그럼 나도 한 가지 전할 말이 있어요.” 동혁도 웃었다. “예, 기꺼이 듣죠.” 백천기는 시원하게 대답했는데, 어쨌든 동혁이 무슨 말을 하든 오늘 동혁과 세화가 이혼하는 결말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이혼은 못 합니다.” 백천기는 깜짝 놀랐지만, 다시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동혁 씨, 지금 저를 놀리는 겁니까? 당신과 세화가 가정법원까지 와서 아직 이혼을 할 수 없다니요?” 그는 손을 뻗어 업무 창구를 가리켰다. “저 이혼한 분들 안 보이나요? 저분들은 아직 이혼을 못 한 겁니까?” “제가 못 한다고 하면 못 하는 겁니다. 아마 국가에서 세화와의 이혼을 허락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동혁이 웃으며 한마디 했다. 그러자 류혜연 가족들까지 웃음을 터뜨렸다. “이동혁, 당신 너무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거 아니야? 국가가 둘의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니 당신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 “당신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 동혁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다들 동혁이 습관적으로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백천기도 동혁의 말에 웃었고, 갑자기 휴대폰을 꺼
“조 원장님, 괜찮으세요?” 조서산이 이유 없이 무릎을 꿇은 것을 보고 사람들은 급히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백천기가 말했다. “조 원장님, 방금 너무 급하게 오시느라 몸이 좀 불편하신 거 같은데, 좀 쉬었다 천천히 하시죠. 이혼 처리는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 이...” 조서산은 동혁을 쳐다보고는 두렵고 너무 놀라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조 원장님께서도 저 사람을 아시나요?” 백천기가 의아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조서산의 동혁을 보는 눈빛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의심스럽게 동혁을 보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백천기의 눈에 동혁은 여전히 평범하고 아무 일에도 쓸모없는 사람으로만 보였다. “네, 알죠, 뵌 적이 있어요.” 조서산은 동혁이 자신의 반응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자세한 말은 하지 못하고 대충 얼버무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알고 보니 그냥 본 적이 있는 거였군.’ 백천기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원장님께서 힘드시니까, 그냥 직원들한테 처리하라고 시키시고 좀 쉬시지요.” “아, 그게...” 백천기가 이혼 처리를 계속 언급하자 난처한 조서산은 지금 속으로 백천기를 죽이고 싶었다. “조 원장님, 도련님이 시키면 그래도 하시면 됩니다.” 바로 그때 동혁의 농담 섞인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두려운 조서산은 갑자기 동공이 움츠러들더니 입을 크게 벌렸다. “제가 어찌, 감히...” 조서산의 목소리에는 이미 울음까지 섞여 있었다 그는 지금 이곳에 온 것을 너무나 후회하고 있다. ‘백천기 때문에 온 건데, 이 선생님의 일에 끼어들게 되다니.’ ‘저 백천기가 날 죽으려고 하는 거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세요.” 동혁은 직접 손에 들고 있던 각 종 서류들이 든 봉투를 그의 몸에 던졌다. 백천기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동혁, 당신 이게 무슨 태도인가요? 조 원장님께 존중심을 보여야지, 아무 신분도 아니면서 감히 손에 든 물건을
“새 공지라니요?” 조서산은 어리둥절했다. 시 가정법원과 중앙 가정법원 사이에는 거쳐야 할 몇 단계들이 있었다. ‘아무리 새 공지가 있더라도 순서대로 한 단계씩 내려오는 데 우리 쪽으로 직접적으로 공지가 날아왔다고?’ ‘특별히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 아니면 그럴 일이 없을 텐데, 무슨 일이지?’ “이전에 국가에서 통과시킨 이혼조정기 법 조항인데, 원래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직원이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데 방금 중앙 가정법원에서 공지하기를 지금 당장 시행하라고 합니다.” “이혼조정기? 그게 무슨 법이야?” 류혜진 등이 모두 멍해졌다. “네, 여사님, 이제부터 이혼 처리를 바로 할 수 없고, 먼저 신청을 한 후 한 달 뒤에야 정식 처리를 할 수 있다는 법입니다.” 조서산은 말하면서 시선을 동혁에게 돌렸다. 동혁의 표정은 담담해 그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고위층에 계신 분들이 이 새로운 법을 앞당겨 시행하라 지시했을 거야.’ ‘그리고 그 일은 앞에 있는 이 선생님과 관련이 있을 거고.’ ‘말이 곧 법이 이라더니.’ ‘말 한마디로 바로 법이 시행된다니.’ ‘저 이 선생님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상상도 할 수 없네!’ 류혜진은 초조했다. ‘지금 한 달을 더 기다리라고?’ ‘난 1분도 기다릴 수 없는데?’ “천기야?” 류혜진은 고개를 돌려 백천기를 바라보았다. ‘공지의 내용이 분명하더라도 당연히 천기가 원장님께 먼저 세화의 이혼을 처리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거야.’ 백천기도 당연히 이혼 처리가 뒤로 미뤄지지 않기를 바랐다. “조 원장님, 법 조항 시행 공지는 방금 받는 것이니 지금 시행하나 1분 후에 시행하나 아무런 차이가 없잖아요? 시행하는 게 약간 늦는다고 아무도 추궁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원장님, 제 부탁을 들어준다고 생각하시고 먼저 좀 처리해 주세요.” 평소였다면. 백천기가 신세를 지게 하는 것은 조서산에게 정말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혁이 이 자리
지금 화가 나 외친 사람은 동혁이 아니다. 바로 세화였다. 그녀는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두 눈에서 분노의 불을 뿜으며 백천기를 노려 보았다. “동혁 씨의 말이 맞아. 내가 동혁 씨와 이혼을 하든 말든 그건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백천기는 놀라며 주먹도 들어갈 만큼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는 세화가 동혁을 위해 나서서 자신에게 소리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전에 않던 막말까지 내게 하다니!’ 세화는 백천기를 무시하고 동혁을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이 이혼조정기 같은 건 필요 없어.” “한 달 동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난 지금도 동혁 씨와 이혼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 있어.” 류혜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세화야, 너 우리 가족을 죽일 작정이야? 너 동혁이가 어떤 사람을 건드렸는지 알아? 네가 이렇게 충동적으로 말할 때가 아니야.” “엄마, 제가 충동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어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그래요. 그냥 제가 충동적으로 결정했다고 생각하세요.” 세화는 류혜진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분명 동혁 씨가 무고한 사람인 건 동혁 씨와 나 그리고 가족들도 다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왜 동혁 씨를 버려서 나쁜 사람에게 선처를 구하려고 하는 거죠?” 류혜진은 세화의 질문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나천일이 우리 가족에게 복수할 거라고.”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직접 나천일을 처리할 거니까요.” 동혁이 갑자기 담담하게 말했다. ‘이혼을 미루는 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이야.’ ‘그간 어머니의 성격으로 볼 때 강오그룹의 일이 처리되지 않으면 한 달 내내 소란을 피우실 거야.’ “네 능력으로?” 류혜진은 오히려 동혁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경찰에서 네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아무 힘도 없는 넌 아직도 구치소에 있었을 거야.” “거기에 지금 나천일은 눈에 뵈는 게 없어. 너에게 반드시 죄를 뒤집어 씌우겠다고 난리인데, 네가 이제 와서 그 사람을 어떻게 할
“자, 힘들이지 않고 내 경쟁자 하나를 해결했으니 축하하자고.” 나천일은 직접 술잔을 앞에 있는 현성태에게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형님.” 현성태는 잔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형님은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천미가 죽었지만 그녀의 절친인 진세화도 훌륭한 물건입니다.” “듣자 하니, 그 여자는 바보 이동혁과 결혼한 뒤 아직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나천일의 눈에서 탐욕의 빛이 번쩍였다. 그는 비록 세화와 만난 적은 없지만 그녀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확실히 절세의 미인이긴 했어. 심천미와는 좀 다른 매력이랄까?’ 나천일에게 반응이 있자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현성태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형님께서 그 여자를 갖고 싶다면 이번이 기회예요.” “그 여자의 바보 남편, 이동혁의 목숨 걸고 협박하면 순순히 형님의 침대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럴 수 없어.” 나천일은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그는 음산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동혁은 우리 아버지를 모해한 하수인이야. 만약 진세화를 갖기 위해 그놈을 봐준다면, 강오맹의 원로들이 나를 어떻게 보겠어?” “그놈을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후에 기회를 봐서 그 여자를 잡아도 늦지 않아.” ‘심천미라는 큰 경쟁자를 해결했으니 곧 강오맹을 장악할 수 있어. 내가 H시의 암흑가 새 은둔 고수이자 대부가 되는 건 시간문제야.’ ‘그렇게만 되면 진세화정도의 일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쉽지.’ “천일 형님은 역시 현명하십니다. 이동혁을 수습하고 강오맹 사람들의 마음을 얻게 되면 형님의 앞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현성태는 재빠르게 아첨을 했다. 그러나 나천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 강오맹 내부에 골치 아픈 사람이 하나 더 남아있어.” 그 사람은 바로 선도일이다. 그는 강오맹의 명실상부한 고수였다. 다른 암흑가 세력들에게 강오맹은 강력하고 위협적인 살상무기를 보유한 조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