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병단. 그것은 H시병력부에서 유명한 작전병단이었다. 병단 지휘관의 이름은 심홍성, 시 고위 간부 하세량과 같은 급이다. 이동혁이 전화 한 통으로 호아병단을 부를 수 있다고? 그러자 강금강은 말했다. “어르신, 이놈이 우리를 겁주는 척하는 겁니다. 오전에 저놈을 봤는데, 당시 혼자였고, 곁에 경호원조차 없어서, 딱 봐도 군단을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김대이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김대이가 말했다. “얘야, 네가 허세를 부리나 본데? 그래, 네가 호아병단을 부를 시간을 줄게. 10분, 딱 10분이야, 시간이 다 되면 이 저택에서 나가든지 아니면 내가 너희 다리를 부러뜨리고 내보내든지 하지!” “10분도 필요 없어, 이미 도착했으니까.” 이동혁이 말했다. 크! 김대이는 이미 이동혁이 허세를 부린다고 확신하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도착했다고? 뭐 날아오기라도 하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 갑자기 프로펠러의 굉음이 들려왔다. 여러 사람이 고개를 들고 보니 무장 헬기 몇 대가 선회하며 돌아왔다. 갑자기 한 깡패가 창백한 얼굴로 김대이 앞으로 달려갔다. “어르신, 우리 대저택 밖에 있던 형제가 호아병단의 장갑전차를 봤다고 합니다!” 김대이는 일을 매우 신중히 하는 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사람을 밖에 남겨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만약 어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보고하도록 했다. “정말 호아병단을 부를 수 있었어?” 김대이는 놀라며 이동혁을 쳐다보았지만, 이동혁은 여전히 냉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다. 김대이는 이를 악물었다. “돌아가자!”말을 마치자, 그는 수백 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그냥 간다고?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그냥 가는 곳인가? 이동혁은 뒷짐을 지고 중얼거렸다. 갑자기 무장 헬기에서 밧줄을 던지고 무장한 병사들이 쏜살같이 내려왔다. 김대이와 수하들은 급히 뛰기 시작했지만, 곧 전방 도로에 장갑차의 모습이 나타났
이동혁은 덤덤히 명령했다. “그 패거리들을 데려와.” 심홍성이 손을 흔들었다. 곧 김대이와 그의 부하 백여 명이 곧 쫓겨왔다. 풀썩! 김대이는 놀라며 이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백여 명의 깡패들은 이 장면에 놀라 이미 저항을 포기했다. 김대이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그의 수하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들썩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심홍성은 이 깡패들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며 냉담하게 외쳤다. “설대도독의 집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거기에 이 많은 흉기까지. 네 놈들은 왜 설대도독을 암살하려 한 거지?” 일전에 설전룡이 이전신의 신분을 드러내면, 앞으로 H시 전체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심홍성은 대도독의 당부를 명심하고 이전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깡패들은 여전히 놀라며 어리둥절해했다. “심 장군님, 설 대도독의 집이 어디인지 몰라도, 여기는 아닙니다!” “이동혁 가족의 집이 설 대도독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김대이는 용기를 내어 이치에 근거해 설명하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죄인으로 몰려 그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터였다. 심홍성은 손가락을 치켜들며 차갑게 말했다. “네 놈들 뒤에 있는 저 저택은 바로 설 대도독의 집이다. 하늘 거울 저택 전체가 오늘 공식적으로 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었어. 우리 호아병단이 앞으로 이곳의 방어를 책임질 거야.” “네놈들이 하늘 거울 저택으로 달려와 소란을 피운 것은 이미 제한 구역의 법을 어긴 거야!” 턱! 김대이는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뒤에 있던 그의 수하들도 완전히 놀라서 엎드려 땅의 진흙과 함께 얽혀 벌벌 떨었다. 젠장, 자신들이 이런 재수 없는 일을 당하다니!이동혁의 집을 차지하러 왔는데, 마침 설 대도독이 이곳을 제한 구역으로 지정했다. “심 장군님, 오해입니다. 저 김대이가 아무리 날뛰어도 어찌 설 대도독 앞에 나가 소란을 피우겠습니까!” 김대이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서
“어르신, 농담이시죠? 농담이시잖아요.” 김대이는 놀라서 혈압이 껑충 뛰었다. 이동혁은 쓸데없는 말을 두 번 하기 귀찮아하며 차갑게 말했다. “남의 집을 허물려면 너도 그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나중에 네 전 재산을 정리해서 호아병단에 넘겨줘.” 심홍성은 어리둥절해져서 얼른 이동혁에게 말했다. “이…… 이 선생님, 그건 좀 과한 것 같은데…….” “과할 것 없어. 어쨌든 정당한 재산은 아니니, 국가로 환수해. 만약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하면, 그 사람보고 나를 찾아오라고 해!” 이동혁은 손을 내저으며 타협의 여지없이 말했다. 심홍성은 두 번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는 이전신이 국외에서 돌아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곳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곳이었고, 이곳과는 정말 달랐다. 김대이는 갑자기 놀라며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20년을 버텨서 겨우 재산을 모았는데, 지금 이동혁의 이 한마디 말 때문에 전부 국가 헌납해야 하다니! 그러나 그는 감히 거역하지 못했다. 호아병단의 총구에서 목숨을 건진 것은 이미 이동혁이 그에게 자비를 베풀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자산을 청산해서, 전부 국가에 헌납하겠습니다!” 김대이는 순순히 대답했다. 이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담담히 물었다. “내 집을 치라고 누가 시켰어?” “네. 이 어르신, 진씨 가문의 진태휘입니다. 그가 제게 10억 원을 주겠다며, 오늘 중으로 저택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강금강은 얼른 대답했다. 김대이도 감히 숨기지 못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어르신, 주원풍이 저를 오라고 했습니다. 그는 아들의 복수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럼 이제 돌아가서도 계속 그의 말을 들을 건가?” 이동혁이 담담하게 물었다.김대이는 놀라서 벌벌 떨었다. “두 번 다시 그럴 일은 없습니다!” 김대이는 이동혁의 정확한 신원도 모르고, 그가 호아병단을 전화 한 통으로 불러올 수 있었던 것도 오늘 하늘 거울 저택이 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심홍성은 이동혁
“이분이 태휘가 말한 금강 형님인 거 같은데. 혹 내 아들이 뭔가 잘못해서 심기를 건드렸나?” 강진강은 둘러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무서운 얼굴로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네 가문이 일부러 이 몸을 해치려고, 나를 부추겨 이동혁의 집을 처리하게 한 거지? 오늘 설대도독이 하늘 거울 저택 쪽을 제한 구역으로 지정했다. 우리가 쳐들어 갔더니 사람들이 호아병단 사람들을 불러와 거기서 죽을 뻔했어!” “아! 하늘 거울 저택이 제한 구역으로 변했나? 우리는 모르는 사실인데!” 진한영 가족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지금 당신네들을 속이는 걸로 보여? 여기 이 팔이 바로 하늘 거울 저택에서 부러진 거라고.” 강진강은 그들을 매섭게 바라보았다. “당장 40억 원의 치료비를 배상해!” 팔이 부러지면 40억 원의 병원비가 든다고? 왜 그냥 은행을 통째로 달라하지? “강금강, 우리 진씨 가문이 이미 네게 10억 원을 주었고, 당신은 하늘 거울 저택을 되찾겠다고 약속했어. 하지만 지금 집을 되찾지 못했지. 원래 약속을 어긴 당신이 우리에게 돈을 환불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우리에게 병원비를 물어달라 할 낯이 있냐고?” 진한영이 화를 내며 말했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 정말 네 눈엔 우리 진 가문이 만만하다고 생각해?” “맞아, H시 전체에서 당시네만큼 만만한 가문이 어디 있어? 그래서 이 몸이 손수 이렇게 온 거 아니야?” 강금강은 진화란을 가리키며 말했다. “진태휘와 저 여자를 잡아!” 한 무리의 부하들이 갑자기 호랑이처럼 달려들어 진태휘와 진화란을 잡았다. “이제 돈이냐 사람이냐 아니 진씨 가문이냐를 선택해.” 강금강은 흉악하게 말했다. “돈을 안 줘도 상관없어. 이놈 저년 몸을 팔아버리면 되니까. 그럼 언제 2천만 위안을 벌어서 돌려줄까나?” 진화란과 진태휘는 갑자기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지며 진한영에게 울부짖었다. “할아버지, 그냥 돈 주세요. 저는 이 더러운 남자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다고요!” “할아버지, 늙고 못생
하늘 거울 저택. 진세화는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 하지만 20억 원이라는 큰돈 때문에 거절해야 할지, 승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다. 전화를 끊고 그녀는 이 일을 이동혁에게 말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두 사람은 진성그룹 대회의실에 도착했다. 진한영은 이미 임원진을 데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진한강 가족들도 참석해 있었다. “다들 모였군, 그럼 바로 시작하지, 난 진세화가 진성그룹의 부사장을 맡아 모든 일을 총괄하도록 임명하네.” 20억 원을 위해 진세화에게 직접 부사장을 맡겼는데, 진한영 자신의 목숨을 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행히 사장직을 진세화에게 주지 않아서 친한강 가족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만약 강직하고 정직한 진세화가 사장이 된다면, 이 좀벌레 같이 부패한 사람들은 앞으로 더 이상 좋은 날이란 없을 것이다. 보아하니 진 회장님은 진세화에 대해 매우 경계심이 많은 듯했다. 그녀에게 명분상이라도 그룹의 권력을 장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반면에 진세화는 이 중에서 가장 평온해 보였다. 그녀는 이미 이 정도는 예상했다. 그룹 사장의 허명은 필요 없었다. 어쨌든 진한영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 한마디로 언제든지 그녀를 해임할 수 있으니까. 진성 그룹을 장악해야 비로소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때 진세화는 어제 이동혁이 준 은행카드를 꺼냈다. “할아버지, 이건 말씀하신 20억 원입니다.” 진한영이 카드를 받는 순간, 누군가 회의실의 문을 열었다. 강금강이 부하들을 데리고 들어왔고, 진한영과 진한강 가족은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제의 굴욕적인 장면이 또다시 생각났다. “진 회장님, 제 인건비와 의료비로 남은 200억 원 이제 주셔야죠?” 강금강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당장 돈을 가져와,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진성 그룹이 어떻게 될지 몰라!” 진한연은 슬프고 분했지만, 어쩔 수 없이 부들부들 떨며 은행 카드를 상대방에게 내밀었다.20
언제부터였나? 이동혁이 진씨 가문에 돌아온 후부터였다. 그는 이동혁을 뼈에 사무치게 증오했다. 진세화는 진한영이 여전히 자신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어쩔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진태휘가 다가와 경고하듯 말했다. “진세화, 네가 그룹의 부사장이 됐다고 그룹이 네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 잊지 마! 진성 그룹의 임원들은 모두 우리 아버지가 직접 뽑은 직계야!” “맞아, 그리고 향방 공사장의 프로젝트 책임자 송대강은 성질이 별로 좋지 않아. 가서 조심해야 할 거야. 네 예쁜 얼굴이 망가지면 정말 좋지 않을 테니까!” 진화란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향방주택은 이전에 진성그룹의 프로젝트였는데, 몇 년 동안 손실을 보고 진세화에게 떠넘겼다. 이동혁은 차갑게 말했다. “화란, 먼저 네 얼굴이 망가지면 좋을 거 같은데?” 진화란은 놀라서 바로 얼굴을 가렸다. “당신 마누라에게 좋은 마음으로 충고해 준 거야. 아직 뭐가 뭔지 모를 테니!” 온 가족이 떠났고, 더 이상 저 바보 같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저들과 말 섞을 필요 없어요.” 진세화는 차갑게 이야기하며 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혁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가는 김에 이 좋은 소식을 부모님께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혁 씨, 운전 좀 해줄래?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회의실을 나서자 진세화가 이동혁에게 말했다. 그녀는 사무실로 돌아가 필요한 자료를 가져오려 했다. 오후에는 회사에 오지 않고 바로 공사장으로 가야 했다. 이동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고에 가서 차를 빼 운전했다. 진세화가 자료를 가지고 혼자 계단을 내려오고 있을 때, 아주 긴 고급차 한대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 뒤에서 화물차 몇 대가 멈춰 섰다. 사람들이 차에서 신선한 장미 상자를 한 상자씩 옮겼고 곧 진성 그룹 입구에 거대한 하트 모양의 장미꽃밭이 만들어졌다.진세화는 그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와! 9만 9천9백9십9송이의 장미, 어느 부자가 고백을 하는 거
이동혁을 헐뜯는 정경래의 말을 듣고 진세화는 안색이 안 좋아졌다. 정경래는 뒤의 하트 모양의 장미들을 가리켰다. “이것 봐요. 이 9만 9천9백여 개의 장미는 제가 세화 씨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거예요. 자세히 보세요. 여기 당신의 이름도 볼 수 있어요!” 그가 말을 듣고 나니, 진세화는 실제로 약간 밝은 색의 장미꽃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글자로 쓰인 것을 보았다. 하지만 진세화의 마음에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정경래의 이벤트는 세상 물정에 어두운 어린 소녀들에게나 쓸 만했다. “경래 씨의 호의는 고맙지만 받아들일 수 없으니 그냥 가세요.” 진세화가 고개를 흔들며 거절하자 정경래의 안색이 더 나빠졌다. “약속해! 약속해! 약속해!” “사귀어라! 사귀어라! 사귀어라!” 바로 그때 구경꾼들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들은 진세화가 얼굴이 빨개져 계속 고개를 젓는 것을 보고 그녀가 수줍은 줄 착각하고 소리쳤다. 정경래는 이 모습을 보고 좋은 생각이 났다. “세화 씨, 보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와 만나라고 하는데, 아니면 대답하는 척이라도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얼마나 체면이 서지 않겠습니까?” 진세화가 대답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이를테면 그와 포옹하는 것 따위의 행동을 한다면. 정경래는 바로 이 일을 온 시에 널리 알리고 가짜를 사실로 만들 수 있었다. 이동혁이 만약 여자에게 버림받은 남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자발적으로 진세화와 이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세화는 갑자기 불길함을 느끼며 초조해졌다. 그녀는 정경래에게 승낙하고 싶지 않았고, 일류 가문 출신의 그에게 미움을 살 수도 없었다. 그녀는 이동혁이 분명 자신을 도와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혁 씨, 데체 어디야?’ 진세화는 속으로 외쳤다. 윙!바로 그때 갑자기 흰색 아우디A4 한 대가 지하 차고 출구에서 나왔다. 그러더니 굉음을 내며 돌진해 왔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차바퀴는, 그 9만 9천9백9십9 송이의
저 A4는 그녀가 대학을 다닐 때 창업해서 스스로 번 돈으로 산 것이고, 그녀와 식구들이 진씨 가문에서 나온 후 사용하는 유일한 가족용 차였다. 이 차는 마치 한 가족과 같았다. 그래서 정경래의 말은 사실 그녀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A4로 향했다. 정경래는 의아해했다. “세화 씨, 제 차가 당신의 A4보다 못하나요?” 이동혁은 귀찮게 하는 이 파리 같은 놈에게서 진세화를 벗어나게 해 주려고 다가왔다. “제 아내가 왜 당신 차를 원하지 않는지 아십니까? 안전성이 부족하거든요.” 정경래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 이 차를 제대로 알고나 하는 말입니까? 제 4억 원짜리 차가 당신의 6천만 원짜리 차보다 안전하지 못하다니……” 쾅! 쾅하는 굉음이 정경래의 비아냥거림을 중단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동혁은 뜻밖에도 한 주먹에 마세라티의 엔진 커버를 부쉈다. 그 위로 검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충격으로 마세라티의 차체 뒷부분이 위로 치켜 올랐다가 떨어졌다. 정경래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고, 주변 사람들과 같이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니,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안전성이 부족한 차라고 했잖아요, 자 보세요!” 정경래는 뺨을 두드리는 것을 느꼈고, 동시에 귓가에서 이동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아니……” 정경래는 침을 삼키며 이미 놀라서 정신이 멍해졌다. 그는 뺨을 두드리는 이동혁의 손바닥의 힘이 조금만 세도 자신의 머리가 수박처럼 터질까 봐 두려웠다. 이 사람의 탈을 쓴 거대 짐승! “괜히 환경미화원을 귀찮게 하지 마시고, 돈 많으니 청소 회사를 찾아서 여기 현장을 청소하세요. 아시겠죠?” 이동혁은 이 한 마디를 던지고 차에 올라 진세화와 훌쩍 떠났다. “동혁 씨,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진세화도 한참 동안 어안이 벙벙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이동혁이 싸움을 잘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동혁의 말은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인 부태서 앞에서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리겠다고 큰소리쳤어.’ ‘게다가 상대방에게 의견을 묻다니!’‘이건 면전에서 따귀를 때리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어?’오태강은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이 자식, 그 일을 부태서에게 왜 물어? 네가 부른 7개 부문의 수장들에게 물어야지.”“저 사람들에게 물어봐, 부태서 앞에서 저들이 감히 빅토리아병원을 봉쇄할 수 있겠어?”오태강은 비꼬는 말로 조롱하면서 동혁을 보고 비웃었다.“하하, 당연히 감히 할 수 없겠지. 부태서가 누군데 말이야!”“부태서는 우리 H시 전전 시장님의 친손자야. H시 넘버원 청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지!”“H시에서 부 전전 시장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데.” “저 7개 부문 수장들이 감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을 건드릴 수 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저 사람들을 아버지로 모시겠어!”“이동혁, 넌 웃음거리가 됐지만 그래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오늘 부태서 씨가 있으니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나연지, 소태란 등도 큰 소리로 비웃었다.‘전전 시장의 손자도 우리 병원 주주인데 뭐가 무서워.’‘7 개 부처가 연합해서 법을 집행해도 상관없어.’‘오늘 70개 부서가 오더라도 못 해!’사람들의 조롱에 7개 부서의 수장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지금 황성민 같은 사람들조차도 동혁이 너무 서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새 시장인 이동혁이 지위와 권력이 대단하다 해도.’‘부태서와 비교하면 확실히 평범한 수준이야.’‘부태서의 할아버지가 H시를 20년 동안 장악했던 전 시장 부천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새로 부임한 시장이 부임하자마자, 현지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전 시장의 미움을 샀어.’‘정말 현명하지 못한 처사 아니야?’“나는 저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어.”차가운 눈빛으로 황성민 등을 힐끗 쳐다본 뒤, 동혁은 다시 부태서를
거들먹거리며 걸어오는 청년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이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오만하게 날뛰면서 걸핏하면 죽여버리겠다니, 도대체 누구야?’“부태서!”청년을 보자마자 황성민 등의 표정은 크게 변했다.온 청년은 뜻밖에도 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 부태서!부천정은 H시에서 지 20년이나 시장을 지냈기에, 그의 손자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사람들의 반응을 본 오태강이 씩 웃었다.“보아하니 당신들 모두 부태서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부태서도 여전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야!”황성민 등의 표정은 안절부절 종잡을 수가 없었다.모두 부태서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실제로 H시의 많은 회사들은 부태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 그의 표면상의 신분은 한 투자회사의 사장으로, 여러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사실상 부태서의 투자회사가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할아버지 부천정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이 선생님.”골치아프게 됐다는 걸 깨달은 황성민이 재빨리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오늘 이 빅토리아병원의 간판을 내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저 부태서는 부천정 전전 시장의 손자입니다. 저희도 그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일 줄은 몰랐습니다.”황성민은 동혁에게 빅토리아병원 때문에 전전 시장 부천정과 충돌하지 말라고 일깨워준 것이다.이들은 부천정이 H시에서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훤히 알고 있었다.신구 시장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퇴직한 늙은이의 손자가 아주 대단하군요. 당신들 일도 그만두게 할 수 있겠어요?”동혁은 일곱 부서의 수장들을 향해서 싸늘하게 말했다.모두 동혁의 차가운 눈빛에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고통을 호소할 뿐!오태강과 어깨동무를 한 채 얘기를 나누던 부태서가 이
“엉엉, 태강 씨, 저 자식한테 또 맞았어!”나연지는 울며불며 오태강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지금 그 녀석이 얼마나 날뛰는지 직접 봤지?”“당신 앞에서도 감히 나를 때렸어!”“저 자식은 내 얼굴을 때린 게 아니라, 분명히 태강 씨 얼굴을 때린 거야. 흑흑...”동혁에 대한 원한에 사무친 나연지는 끊임없이 오태강을 선동했다. 분노한 오태강이 손을 써서 동혁을 완전히 죽여버리도록!“됐어!”나연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오태강이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동혁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새끼, 내가 방금 너한테 말했지. 나연지는 내 여자라고.”“감히 내 앞에서 내 여자를 때리다니, 나 오태강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오태강의 말투는 극도로 음산했다.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동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처럼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나를 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너를 눈에 넣는 걸 본다는 거야?”“네 면전에서 네 여자를 때렸는데도, 너는 여전히 이걸 물어보네.”“내가 티를 안 내서 그런 건가?”“그럼 내가 다시 네 면전에서 네 병원 간판을 내리게 해서 증명해 주겠어.”동혁의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셨다.‘오태강이 아주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건 자신이 여러 사립병원의 소유주이기 때문이야.’‘게다가 리성투자회사 사장 오한민의 친조카라서 밑천이 두둑하기 때문이자.’‘그러나 이동혁은 오히려 그보다 더 날뛰고 있어!’‘대놓고 오태강에게 나는 정말로 너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고 말했어!’‘이걸 오태강이 참을 수 있겠어?’과연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오태강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를 악물고 있던 오태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자 헛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좋아, 좋아! 네가 내 병원을 어떻게 문을 닫게 할 건지 내가 한번 보겠어!”“네가 7개 부서의 이 폐물들에게 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