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17화 연적

Author: 우주멍
“혜연아, 세화가 동혁이와 함께 사귄 지 이미 오래됐어. 너도 알다시피 난 우리 집안 사정에 대해 너희들에게 알릴 수 없잖아.”

류혜진은 세화와 동혁이 이미 결혼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특별한 사정이 있기도 했지만, 면전에서 세화와 동혁이 이미 결혼했다고 하면서 여동생 가족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하면 이번 식사 자리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류혜진은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시 사실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아, 이동혁 씨라고요? 저는 세화의 이모예요.”

류혜연은 동혁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원래 이 자리에서 조카인 세화에게 남자를 소개하려고 했다.

옆에 함께 앉아 있던 젊은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모님 안녕하세요. 이모부님 안녕하세요. 현수, 현소 조카도 안녕!”

동혁은 류혜연 가족에게 차례차례 인사를 했는데, 세화를 통해 이미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군부에서 일하는 세화의 이모부 장영도는 과묵한 성격답게 단지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장현수와 장현소 남매는 천화와 비슷한 또래인데, 사실 장현수의 나이는 좀 더 어렸다.

장현소는 다소 거리감은 있지만, 예의 바르게 동혁을 형부라고 불렀다.

그러나 장현수는 콧방귀를 내뿜으며 동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동혁 형은 외모도 그저 그렇고 패션스타일도 별로인데요? 우리 천기 형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거 같은데, 어떻게 우리 세화 누나를 만나는 거예요?”

외모와 패션스타일에 관해 동혁은 요즘 젊은 세대 사이의 유행에 대해 잘 몰랐다.

동혁은 옆에 앉아 있는 젊은이를 힐끗 보았다.

‘현수가 말한 천기라는 형이 바로 저 사람인가?’

천화는 장현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현수야, 함부로 말하지 마. 외모와 패션스타일이 다 무슨 소용이야? 우리 매형의 능력이라면, 그런 외적인 것들은 필요 없다고!”

천화의 마음속에서 동혁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능력자였고, 다른 사람이 동혁을 비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장현수가 날카롭게 맞받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전신이 깨어났다   제418화 분홍 장미

    세화에 대한 백천기의 연모의 마음을 동혁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아내가 이렇게 훌륭하니, 많은 구애자가 있는 것도 당연해.’ ‘뭐, 백천기 같은 놈들이 한둘도 아니고.’ 동혁이 매번 세화에게 찝쩍거리는 사람들을 일일이 다 처리할 수는 없었다. 주태진이나 허명신처럼 비열한 수단을 쓰지 않는 한 동혁은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해 막을 생각도 없었다. 동혁은 백천기가 새롭게 등장한다고 해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백천기가 아직 동혁이 경계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창하 삼촌, 혜진 이모, 이번에 제가 H시 온 김에 두 분께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이때 백천기가 가서 상자 몇 개를 들고 왔다. 류혜진은 연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이고, 처음 보는 사이에 천기 씨는 뭘 이런 걸 다 준비했어요? 저흰 괜찮아요.” 그들은 모두 세화에 대한 백천기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세화는 이미 동혁과 결혼했다. 백천기는 훌륭한 젊은이지만 세화와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진창하 부부는 백천기의 선물을 받기가 매우 꺼려졌다. 백천기는 그런 걱정을 눈치챈 듯 살짝 웃었다. “작은 선물 몇 개이고,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니 삼촌, 이모님도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린 제가 어른 두 분을 처음 뵙는 자리인데 당연히 작은 성의라도 보여야죠.” “언니, 그냥 받아요. 원래 우리가 선물을 사야 했는데, 천기가 말을 듣고는 먼저 준비했어요. 그냥 천기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세요. 별로 비싼 물건도 아니라잖아요.” 류혜연도 권했다. 류혜진은 어쩔 수 없이 상자 두 개를 가져갔다. 백천기가 진창하를 위해 준비한 것은 다리 마사지기이다. 진창하는 하루 종일 휠체어를 타서 다리 기능이 심하게 퇴화되었다. 그래서 동혁은 자주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혈액이 잘 순환하도록 다리를 안마했다. 류혜진의 것은 화장품 한 세트이다.확실히 비싸지 않은 작은 선물이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이미 수백억 원의 재

  • 전신이 깨어났다   제419화 가짜니까!

    작은 상자를 여는 순간, 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백천기의 손에서 한 송이의 활짝 핀 장미꽃이 눈길을 사로잡는 분홍빛을 발산했다. 그 순간 모든 사람이 장미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저건 진짜 장미가 아니라 다이아몬드야!’ 이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눈부신 분홍빛을 내뿜고 있으며, 여기에 최고급 다이아몬드 컷팅 공법이 더해져 있었다. 그래서 모두 첫눈에 보았을 때 분홍 장미로 착각한 것이다. 지금 룸 안에 있는 몇 명의 여자들은 이미 이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에 모두 취한 것 같았다. 그만큼 너무 예뻐서 여자의 마음을 단번에 자극했다. “현소야, 저 분홍 장미는 뭐야?” 류혜연은 흥분하며 딸에게 물었다. 장현소도 감탄하며 대답했다. “저건 핑크로즈라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예요. 며칠 전, 한 인기 여자 연예인이 경매에서 이 핑크로즈를 놓쳐서 인스타 검색어에 올랐었어요.” “그때 핑크로즈 특별 경매에서 한 정체 모를 젊은 부자가 20억 원에 낙찰받았다고 했는데, 그 젊은 부자가 바로 천기 오빠일 줄은 몰랐어요!” 이번에는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백천기를 바라보았다. ‘천기가 20억 원의 돈을 써, 저 핑크로즈를 낙찰받아서 세화에게 선물한다고?’ 이번에는 세화도 약간 놀란 눈으로 백천기를 보았다. ‘천기가 날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세화야, 며칠 전 H시에 너를 만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이 핑크로즈를 선물하려고 준비했어. 왜냐하면 이 목걸이가 그 여자 스타보다는 너에게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핑크로즈는 오직 너에게만 어울릴 거야. 어때 마음에 들어?” 백천기가 웃으며 물었다. “너무 귀해서 난 받지 못하겠어.” 세화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가치로 따지면 내 눈에는 이 핑크로즈가 네 부모님께 드린 몇 십만 원짜리 선물과 별다를 바 없어. 단지 옛 친구에게 내 작은 마음을 표하는 것뿐이야.”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0화 가짜니까!

    퍽! 동혁의 손에서 폭음이 들렸다. 모두들 동혁의 손을 보며 펴질 때까지 기다렸다. 온전했던 10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가 이미 무수한 미세한 결정체로 변해버렸다. 동혁이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자 부서진 다이아몬드 가루가 부스스 땅에 떨어졌다.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은 놀라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지금 다이아몬드를 부쉈다고?’ ‘어떻게 그게 가능해?’ 다이아몬드는 자연계에서 가장 단단한 재료로 알려져 있다. 만약 진짜라면 상식적으로 사람의 힘으로 부술 수 없다. 그러나 이 다이아몬드가 부서졌다는 것은 정말 동혁이 말한 대로 가짜 다이아몬드라는 증거였다. 당황한 백천기는 입꼬리를 떨었고, 한참 동안 동혁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핑크로즈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백천기는 당연히 잘 알았다. ‘전문 감정서가 집에 있는데 저건 절대 가짜가 아니야!’ 그런데 동혁은 핑크로즈를 억지로 부쉈다. 이렇게 되면 설령 다이아몬드가 진짜일지라도 모두 가짜가 된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펄쩍 뛰며 벼락같이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백천기는 냉정을 유지하며 동혁에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경솔했어요. 이 가짜 핑크로즈를 처음 볼 당시 세화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감정사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동혁 씨에게 감사해야겠군요. 만약 동혁 씨가 가짜 다이아몬드임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세화의 목에 걸고 다녔을 때 언젠가 다른 사람이 알아봤을 것입니다. 그때는 정말 웃음거리가 될 뻔했어요.” 그러면서 세화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사과할 필요 없어. 가짜라고 해도 난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동혁 씨가 아무 말 없이 깨뜨려버려서 너무 아까워.” 세화는 동혁을 노려보며 재빨리 말했다. 그녀에게 그 핑크로즈가 진짜든 가짜든 20억 원의 가치가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그저 딱 봐서 예쁘면 충분했다.동혁은 세화에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백천기를 흘끗 쳐다보았다. ‘허, 이 사람 생각보다 까다로운 상대인데?’ 본래 동혁은 다이아몬드를 부수면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1화 성세그룹 회장 이동혁

    장현소는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아까 전에 핑크로즈를 본 것보다 더 놀라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와, 말도 안 돼! 이, 이게 설마 여신의 마음?” “현소야, 여신의 마음이 유명해?” 장현소의 감탄이 류혜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신의 마음이 S시의 한 대형 보석 전시회에 등장했을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그때 모두가 여신의 마음을 보고 얼마나 감탄했는데요!” “디자이너가 업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로란 선생님이에요. 로란 디자이너 선생님은 앞으로 이렇게 좋은 작품은 다시 디자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후 여신의 마음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H시 홀리데이 주얼리 그룹 회장이자 보석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향군 회장 집에 소장하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누가 수십억 원을 제시해도 이 회장은 팔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장현소는 너무 흥분해서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설마 세화 언니 목에 있는 게 정말 그거 아니겠지?” 장현소의 말이 끝나자,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동혁을 쳐다보았다. ‘수십억 원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그걸 동혁이 세화에게 선물했다고?’ ‘그게 사실이라면, 이동혁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특히 류혜진은 입이 안 닫힐 정도로 크게 놀랐다. “세화 언니, 좀 보여주시겠어요?” 장현소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그래.” 세화는 목걸이를 빼서 장현소에게 건네주었다. 류혜연은 긴장한 표정을 하고 물었다. “현소야, 넌 진짜 여신의 마음을 본 적이 있어? 그럼 그게 진짜야?” 백천기도 지금 여신의 마음을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 장현소는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내려놓았다.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그때 여신의 마음이 전시장에 있기는 했지만, 자세히 관찰할 기회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세화 언니 목걸이에 달린 이 다이아몬드는 소재나 커팅 솜씨 모두 최고라 진짜 여신의 마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거 같아요.” “그렇다면 네가 말한 그 여신의 마음일 가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2화 불청객 심천미

    동혁은 조금 어이가 없었는데, 세화가 어리석게도 그가 성세그룹의 회장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그 이유를 직접 설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남들 생각은 신경 안 쓰니까, 세화만 괜찮으면 상관없어.’ ‘어차피 내가 성세그룹의 회장이든 아니든, 나와 세화의 사이가 영향을 받지는 않으니까.’ 세화는 동혁을 싫어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세화의 말을 듣는 다른 사람들은 동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신병원?’ ‘환자라고?’ 백천기가 동혁의 눈빛을 보고 갑자기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모님, 대체 무슨 일이길래, 동혁 씨가 여태 정신병원에 있었어요?” “동혁이가 가족과 갈등이 있어서 정신병원에 강제로 끌려가 몇 년 동안 갇혀있었던 거야. 사실 동혁이는 병이 없었는데, H시의 사람들은 여전히 동혁이가 바보인 줄 알고 아직도 우리를 비웃고 있어.” 동혁은 이제 전도유망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 류혜진은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같은 질문에 늘 고개를 들지 못했던 예전의 그 류혜진이 더 이상 아니었다. 그녀는 웃으며 류혜연에게 말했다. “혜연아, 동혁이가 환자라면 강오그룹에 출근할 수 있겠어?” “게다가 동혁이는 첫 출근에 장해조 회장의 눈에 들어 보안부 부장으로 파격 발탁되어 경영진에 들어갔다고.” “아마 너희들은 강오그룹을 모르시겠지만, 우리 H시에서는 쟁쟁한 큰 그룹이야!” 원래 류혜연은 만약 동혁에게 정말 정신병이 있다면, 류혜진 등을 설득해 세화를 백천기와 이어주어서 조카인 세화가 불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 했다. 하지만 류혜진의 말을 듣고 그녀는 여전히 백천기에게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저 이동혁에게 병이 없고, 세화도 저 사람을 저렇게 좋아하니 목걸이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도 상관없어하는 거 아니겠어?’ ‘게다가 언니도 이동혁에게 만족하는 거 같네.’ ‘이러면 이제 기회란 전혀 없지.’ 백천기는 약간 실망했지만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전처럼 좌절감으로 가득하지는 않았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3화 장해조의 죽음

    천미의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라왔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온몸이 다부지고 건장했다 얼굴 역시 단단해 보이는 것이 딱 봐도 고수들이었다. 문에 들어선 후 모두 살기등등하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분위기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룸 안 공기는 마치 납처럼 무거웠다. 세화 등은 질식할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천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사람들을 더 숨 막히게 했다. “언니,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해. 동혁 씨가 어떻게 장 회장님을 죽일 수 있어?” 세화는 반사적으로 불쑥 말이 튀어나왔다. ‘동혁 씨가 장 회장님을 살해해?’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동혁 씨에게 그럴만한 능력이 어디 있어?’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의아해하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탁! 천미가 손을 휘둘러 탁자 위에 사진들을 던졌다. 세화가 그 사진들을 들고 살폈지만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사진들은 강오빌딩 CCTV에서 추출한 거야.” 천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전 10시 반에 보안부 사람들이 함께 강오빌딩의 안전에 대한 일상적인 조사를 실시한 일이 있었어. 그런데 도중에 이동혁이 혼자 아버지의 개별 사무실 층으로 이동한 거야. 아버지는 그때 평소처럼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그곳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계셨어.” “그렇게 얼마 후 이동혁이 당황한 채 계단을 뛰어내려와 강오빌딩 밖으로 나갔어!” “그리고 다시 얼마 후 아버지의 비서가 올라가 오후 일정을 보고하는데 아버지가 등나무 의자에 누워서 몇 번을 불러도 안 일어나시는 거야. 바로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 사람들을 불러서 살펴보니까...” 천미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눈빛만은 오히려 동혁을 차갑게 째려봤다. 손에 쥔 칼이 자꾸 떨려왔다. 지금 천미는 언제라도 동혁의 머리를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리 아버지가 이미 숨을 거두셨어!”헉! 세화의 가족들이 이 말을 듣는 순간 놀라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며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장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4화 통하지 않는 변명

    지금 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세화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를 쳐다보았다. “동혁 씨, 왜 도망가려고 했는지 말해봐? 무언가 본 게 있는 거야?” “난 장 회장님 사무실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계속 말했다. “여보의 구조 문자를 받고, 바로 여보를 도우러 내셔널센터로 간 거야.” 말을 들은 천미가 세화를 바라보았다. “구조문자라고? 세화 너 위험했던 적이 있었어? 아니면 동혁이가 또 우릴 속이는 거야?” “난 동혁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는데, 동혁 씨가 그런 문자를 받았다고 해서 그때 우리는 누군가 장난을 한 거라고 의심했었어.” 세화는 동혁을 주시하며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니까 그것도 다 동혁이의 일방적인 얘기잖아?” 천미는 죽일 듯이 동혁을 노려보면서 단칼에 동혁을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세화는 자신이 동혁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동혁은 세화가 주저하는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 “여보, 나를 믿어. 내가 하지 않았다고 하면 하지 않은 거야.” “변명은 그만둬!” 천미는 소리를 지르더니 갑자기 사진 몇 장을 더 동혁의 몸에 던졌다. 그 사진에 뜻밖에도 동혁이 백세종과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천미가 이를 갈며 말했다. “이동혁, 이건 천일이 나에게 준 사진이야. 염동철의 부하가 얼마 전에 너를 찾아가서 너에게 슈퍼카 두 대, 벤츠 7인승 미니밴 한 대를 선물했어. 맞지?” “염동철은 우리 아버지의 오랜 앙숙이었으니, 분명 그들이 너를 사주했을 거야.” ‘뭐라고!’ 세화의 가족은 모두 자리에서 멍해졌다. 제시된 각각의 증거들이 동혁이 장해조를 죽일 충분한 동기가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세화조차도 마음속으로 사진 속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다. 류혜진이 분노하여 말했다. “동혁이 네가 태휘, 화란이 우리 집을 판 돈으

  • 전신이 깨어났다   제425화 보호를 위한 검거

    조동래의 말이 끝났다. 그러자 뒤에 있던 경찰들이 방으로 뛰어들어 동혁을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천미가 데려온 사람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경찰관들이 잇달아 화를 냈다. 천미가 데려온 부하들은 모두 오랜 세월 동안 칼에 피를 묻혀온 사람 들인 만큼 이 정도쯤으로 놀라지 않았고 전혀 물러섬 없이 경찰과 맞섰다. “선 부사장님, 이게 무슨 뜻인가요?” 조동래는 안 좋은 표정으로 천미를 바라보았다. “조 경감님, 이 사람은 저희가 강오그룹으로 데려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천미가 차가운 음조로 대답했다. 조동래가 콧방귀를 뀌었다. “심 부사장님, 분명히 말하는데 여긴 엄연히 법치 사회입니다.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시 경찰서에 입건되었으니, 이 일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조동래가 다시 손을 흔들었다. 철컥! 경찰관들이 잇달아 총을 꺼내 들었다. 이번엔 강오그룹의 사람들의 안색이 잇달아 크게 변했다. 천미는 심호흡을 하더니 동혁을 차갑게 한번 쳐다보았다. “우린 가자!”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세화의 표정마저 못 본 척했다. 강오그룹의 사람들이 떠나고 동혁도 경찰에게 끌려갔다. 룸 안의 팽팽했던 공기가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벋어 난 류혜연의 가족은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이동혁의 인품이 그렇게 비열하다니. 죽은 장 회장이 호의로 자신을 발탁해 줬는데, 세화의 그 친구에게 몇 마디 훈계를 들은 것을 가지고 사람을 죽일 줄은 정말 몰랐어!” “세상에 별 나쁜 놈들이 천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동혁은 세화 누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제가 진작에 말했잖아요!” 류혜연의 가족들의 의견이 분분했다.세화의 가족들은 이 말들을 듣고 가슴 찔리듯이 아팠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세화와 류혜진도 동혁이 이런 미친 짓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언니와 세화도 너무 열내지마. 이동혁이 잡힌 건 좋은

Latest chapter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81화 또 어떤 카드가 있는지

    [그리고 이씨 가문의 이천성도 이동혁이 자기 입으로 두 다리를 부러뜨렸다고 했지.][그 이동혁은 완전히 꼴통이야. 그놈은 네가 명문가의 도련님인지 아닌지 가리지 않아...]”오한민의 말투는 더없이 진지했다.진심으로 사정우를 걱정해서 일깨워준 건지, 일부러 열받게 만들려고 한 말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아무튼 이 말은 단번에 사정우의 승부욕을 뼛속까지 자극했다.“이천성 그 기생오라비 같은 병신을 저하고 비교할 수 있나요?”코웃음을 친 사정우가 오싹한 말투로 말했다.“그럼 이번에는 제가 그 이가 놈에게 진짜 명문가의 도련님이 뭔지 알게 해 줄게요.”“그놈을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보다 더 간단하지요!”사씨 가문이라는 명문 가문을 등에 업고 있기에, 사정우는 이런 배짱을 가지고 있었다.오한민은 계속해서 권유했다.[정우야, 그래도 너무 방심하지 마. 그놈은 H시의 전 시장인 하세량과 한통속이야.][지금 하세량이 물러났지만 그 영향력은 아직 남아 있어. H시경찰국 국장인 조동래가 바로 하세량의 심복이지...]“원래 그놈의 뒷배경이 하세량이군요. 알겠어요.”사정우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다.리성투자회사 사무실에서도 전화를 끊고 난 오한민의 입가는 냉소가 흘렀다.‘이씨 가문에서는 하세량에게 도지사 곽원산이라는 백이 있는 걸 꺼렸지. 경솔하게 이동혁에게는 손을 대지 못한 채 거듭 내게 이동혁을 손을 손보라고 했어.’‘마침 잘 됐어. 사정우를 앞세워서 이동혁에게 또 어떤 카드가 있는지 시험해 보는 거야.’‘물론 이동혁이 곧바로 사정우의 손에 죽게 된다면, 그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아직 병원에 누워 있는 아들 오반석을 생각하자 눈빛에서는 뼈에 사무치는 원한이 드러났다. 곧 오한민은 비서를 불러서 지시했다.“이동혁의 동향을 시시각각 주시하도록 해. 일단 그놈이 벗어날 수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면, 우리가 그들의 재산을 뺏을 수단을 쓸 수 있어...”지금 오한민의 욕심은 아주 거대했다.세화가 장악하고 있는 두 그룹과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80화 상대하기 힘든 골통

    “정우 도련님, 괜찮으세요?”사정우를 부축하고 그의 상태에 신경을 쓰면서, 강경영은 남경찰서에서 나왔다.“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사정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음흉하기 짝이 없는 눈빛으로 남경찰서의 간판을 바라보았다.“여기 있는 놈들의 신상 자료를 바로 찾아서 가져와.”“나 사정우는 아무 놈이나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이번에 내가 H시의 이 촌것들에게 나 사정우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 주겠어!”명문 사씨 가문 출신인 사정우는 여태까지 자신이 사람을 짓밟기만 했다.‘거대한 S시에서조차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없어.’‘코딱지만 한 H시에 와서 보잘것없는 데릴사위의 손에 의해서 무고한 죄를 뒤집어쓸 줄 누가 알았겠어! 게다가 남경찰서의 놈들에게 한바탕 두드려 맞기도 했어.’‘이 일이 S시에 알려지면, 사씨 가문의 장남인 내가 앞으로 무슨 낯으로 사람들을 대한단 말이야?’“정우 도련님, 안심하세요. 도련님의 일이 바로 제 일입니다. 도련님이 말하지 않더라도 제가 그 놈들을 틀어쥐고 도련님에게 해명하게 하겠습니다...”강경영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사정우는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방금 말한 놈들은 모두 잔챙이들이야. 하지만 두 년놈은 내가 어떻게든 가만두지 않겠어.”“마침 그 두 사람은 강 대표가 이번에 H시에 온 일과도 관련이 있어.”“아... 저하고 관련이 있다니요?”강경영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사정우가 큰 소리로 말했다.“바로 당신이 입회를 고찰하기로 한 그 진세화하고 그 여자의 X밥인 데릴사위 남편이야.”“강 대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사정우가 강경영을 힐끗 보자, 강경영은 몸을 움찔하면서 곧바로 태도를 표명했다.“정우 도련님, 안심하세요. 그 여자가 도련님에게 미움을 샀다면, 절대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짝!강경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뺨에서 불이 났다.“내가 그 X을 사해상공회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9화 배상금

    갑자기 길을 막은 세화를 보자 강경영의 눈이 번쩍 뜨였다.강경영의 눈빛 속에 드러났던 탐욕의 기색은 곧 사라졌다. 마음을 진정시킨 강경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진 회장이라... 그렇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나요?”이미 아래층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기에, 지금 강경영의 짜증을 내는 표정을 보자 세화의 마음속 불만은 더 커졌다.‘비록 내가 조사를 받는 입장이지만, 모두 동등한 관계야.’‘왜 이 강 대표는 내가 마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여기는 거야?’그래도 세화는 여전히 아주 정중하게 말했다.“강 대표님, 앞서 저희가 식사를 약속했는데, 지금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보세요...”그러나 세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경영이 짜증을 내면서 말을 끊었다.“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계속 기다리세요!”‘지금 가장 빨리 사정우를 빼내야 하는데, 진세화와 밥을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이 말을 마친 강영경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훌쩍 떠났다.그 자리에 선 채 이를 악물고 있는 세화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차갑게 강경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동혁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여보, 상대가 우리를 곱게 대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돌아가자.”“됐어,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세화는 고개를 저었다.‘사해상공회의소는 N도 재계의 거대 단체야. 직원의 태도가 좀 거만한 건 이해할 수 있어.’‘내 밑의 두 그룹의 향후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화도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반대편.강경영은 곧 변호사를 데리고 남경찰서로 달려갔다.교통사고가 남경찰서의 관할구역에서 발생했기에, 사정우는 이곳으로 끌려가서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동혁이 이미 임창호를 통해서 조동래에게 손을 썼기 때문에, 남경찰서 쪽에서는 기꺼이 사람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배상금액을 본 강경영은 화가 치밀었다.“배상금이 20억 원? 마세라티에 부딪쳤다더니 금액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가격이 2억에서 4억 원 정도이기 때문에 사해상공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8화 나 오한민의 체면

    오한민은 강경영이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결국 명령을 내린 사람은 H시경찰국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국장이다. 강경영이 입으로는 아무리 상대방을 업신여긴다 해도, 아무나 찾아서는 상대방의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곧바로 H시의 시장을 찾으려고 했다.그러나 지금 H시는 시장이 새로 바뀐 상태였다. 신임 시장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태라서, 강경영이 찾으려고 해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곧 오한민과 연락이 닿았다.[경영 아우님, 조동래 그자는 내가 알지. H시에서는 차가운 염라대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강골로 통하지.][이번에 사정우가 조동래의 손에 넘어갔으니, 확실히 처리하기가 쉽지 않겠어...]전화기 맞은편의 오한민은 난감한 말투였다.강경영은 식은땀을 닦으며 아부했다.“오 사장님, 사장님의 수단이라면 강골은 말할 것도 없고, 제 아무리 노회한 인간이라도 부드럽게 만들 수 있겠지요.”“오 사장님이 좀 도와주십시오. 사정우만 빼낼 수 있다면 저뿐만 아니라 사씨 가문도 은혜를 입게 되는 겁니다.”오한민은 다시 딴청을 부리면서 망설이는 척하다가 비로소 말했다.[알았어, 그럼 조동래의 직속 상관을 찾아야 제압할 수 있어.][내가 H시의 새 시장과 연락해서 사정우를 구할 수 있는지 한번 볼게.]강경영은 오한민이 또 허세를 부리면서, 자신이 더 큰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여기게 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오한민이 정말 자신이 없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결국 오한민 자신도 새 시장을 본 적이 없었다. 단지 새 시장이 부임한 지 고작 2, 3일 만에 이미 두 개의 큰 사건을 터뜨렸고, 많은 사람들을 처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척 보기만 해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오한민 자신은 새 시장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기에, 2인자인 임창호 부시장에게만 연락할 수 있었다.명성호텔 1층 로비에서 동혁은 임창호의 전화를 받았다. [시장님, 리성투자회사의 오한민이 전화를 걸어서 사씨 가문의 사정우를 도와달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7화 사정우가 체포되다니?

    명성호텔에 온 동혁과 세화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지난번 동혁이 이곳에서 Y국 영사 해리슨을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든 일은 직원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었다.“안녕하세요, 사해상공회의소의 대표에게 통보해 주세요. 세방그룹 회장 진세화 씨가 회견을 요청한다고요...”세화는 친절하게 직접 접대하러 온 매니저에게 말했다.이번에 온 사해상공회의소는 대표단은 모두 명성호텔에 묵고 있다. 그리고 호텔 한 층의 객실을 전부 사용하는데 이는 그들의 재력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럼 진 회장님, 잠시만 기다리세요.”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인 매니저는 곧바로 통보했다.현재 9층의 회의실.사해상공회의소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이상하게 조용한 분위기였다.“무슨 소리야, 사정우가 체포되다니?”“H시 경찰국 사람들이 뭘 잘못 먹은 거야? 감히 사정우를 잡아넣다니!”비쩍 마른 남자가 펄쩍 뛰면서 화를 냈다.이 사람은 바로 이번 사해상공회의소가 세화를 살펴보기 위해서 H시에 파견한 대표단의 강경영 대표였다.지금 강경영은 섬뜩할 정도로 굳은 표정이었다.사정우는 이번에 대표단의 일원으로, 자신과 함께 H시로 관광 겸해서 왔다.이런 명문가의 도련님은 당연히 대표단에 얌전하게 붙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H시에 도착하자마자 불량배 친구 한 패거리를 불러서 나가서 한밤중까지 쏘다녔다.강경영은 관여하지 않았고 감히 관여할 수도 없었다.사정우의 부친 사세준은 명문 사씨 가문의 중요 인물일 뿐만 아니라,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이자 강경영의 자신의 은인이기 때문이다.강경영 자신은 기껏해야 사세준이 기르는 애완견에 불과할 뿐이다.그래서 사정우가 H시에서 누군가와 추돌사고가 났는데, 사고를 낸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반면에 오히려 사정우가 잡혀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강경영은 당연히 크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누가 사정우 도련님을 잡아넣으라고 명령했는지 당장 조사하고 손을 써!”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직원에게 지시했다.명령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6화 눈에는 눈

    “너, 너 공직자가 감히 나를 때려! 너 이건 폭력적인 법 집행이야. 너 죽고 싶어?”나태성은 얼굴을 감싼 채 뒤로 물러선 나태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조동래를 바라보았다.“네 따귀를 때린 건 그나마 가벼운 거야.”무표정한 표정의 조동래가 차가운 목소리로 내뱉었다.“이 사람은 법 집행에 저항하면서 공직자를 위협했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가 계속 행패를 부렸기에 체포합니다.”구경하던 시민들이 다시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아무도 조동래가 뺨을 때린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저 나태성이란 놈은 정말 사람을 열받게 만들었는데. 조 국장님이 우리를 대신해서 때린 거야.’‘졸졸 따라다니면서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졸개 놈이 감히 노골적으로 한 시의 경찰국장을 위협했지.’ ‘만약 저 놈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H시정부의 위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어?’‘조동래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명문 사씨 가문을 앞세운 나태성의 따귀를 때렸어.’사정우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그는 마침내 상대방이 명문 사씨 가문을 들먹여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더 이상 눈치 없이 굴다가는, 조동래의 성질대로라면 나도 뺨을 맞게 될 거야.’이렇게 생각한 사정우는 계속 상대방과 다투려는 생각을 접었다.그러나 두 명의 경찰관에게 끌려가게 되자, 사정우는 참지 못하고 동혁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이동혁, 맞지, 오늘 이 일은 내가 기억해 두겠어.”“이게 끝이라고 생각해? 허허, 나는 곧바로 나와.”“그렇게 되면 너와 네 마누라에게 하나씩 천천히 이 빚을 계산하겠어...”사정우가 소란을 부리는 모습을 웃으면서 보고 있던 동혁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더니 맥라렌의 차문을 맹렬하게 걷어찼다.쾅!큰 소리와 함께 차문 전체가 납작해졌다.“이 이가 놈, 너 지금 죽고 싶다는 거지!”분노가 극에 달한 사정우는 핏줄이 솟을 정도로 분노의 고함을 쳤다.‘내가 이 부서진 차를 다시 운전할 생각은 없다 해도, 이동혁은 모든 사람들의 면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5화 지금 뭐 하는 짓거리야?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4화 차가운 염라대왕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3화 겁내지 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