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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진실의 힘을 믿어

“여기 동영상이 있으니, 한 팀장님이 좀 보시죠.”

한표국은 하정훈으로부터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영상이 미리 보기 화면에 멈춰서 흐릿했지만,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표국은 세화를 보고는 섣불리 재생하지 않았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 나올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한 팀장님, 괜찮으니 그냥 보세요. 제 아내는 어린애가 아닙니다.”

그러자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한표국은 그제야 재생을 눌렀다.

과연 하정훈이 장태리를 끌어안고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표국이 생각했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은 없었다.

하정훈과 장태리, 각각 담배를 한 개비씩 물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막 일이 끝난 때인 것 같다.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

하정훈은 장태리에게 은행 카드를 주면서 2억 원이 들어 있다며 다음 날 진성그룹에서 사직하라고 했다.

장태리는 돈에 눈이 멀어 카드를 받아 들고, 하정훈에게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애교스럽게 물었다.

하정훈은 진성그룹을 압박해서, 진성그룹에게 세화이라는 미인을 내세워 자신과 협상하게 한다고 했다.

장태리는 여전히 매우 기뻐하며 세화를 한바탕 추켜세웠는데, 그 말을 듣고 하정훈은 더욱 한시도 기다릴 수 없어했다.

휴대폰으로 들려오는 대화를 들으며 세화는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비록 이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하정훈이 응분의 대가를 치렀지만, 세화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장태리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몸을 떨었다.

하지만 장태리는 분노가 아닌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 동영상의 음성을 들었을 때, 장태리는 이미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완전히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그 동영상 속에 있는 말들은 모두 장태리가 직접 한 말이고, 일어난 일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장태리가 세화를 중상모략하며 말했던 그 2억 원은, 확실히 세화가 아닌 하정훈에게서 받는 것이었다. 장태리는 그 이후에 사실은 그 돈이 방씨 가문에서 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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