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까지만 해도 나는 재벌 딸이었지만 3일 후 벌거벗은 채로 쇠사슬에 묶여 개처럼 바닥에서 기어 다닌다. 전설로 내려온 기린에게 나를 제물로 바치려는 그들. 그러면 10개월 후에 남자가 회춘하고 불로장생할 수 있는 단약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View More곧이어 힘 있는 팔뚝이 물속에 빠진 나를 건졌다. 나의 몸 전체가 순식간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나는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남자들이 가득했다.그중 한 남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왔어요.”아직 정신을 차리진 못했지만 한 무리의 남자들이 빠르게 몰려오는 걸 느꼈다.‘어떡해. 나 곧 죽는 거 아니야? 겨우 기린을 피했더니 이젠 굶주린 늑대들뿐이잖아.’살 희망이 없을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내가 거의 절망에 빠질 무렵 귓가에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여자는 풀어줘. 아까 높은 곳에서 떨어졌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게 안 보여?”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갑옷 차림의 한 장군이 검을 들고 엄숙한 표정으로 연못의 옆에 서 있었다.그제야 나는 절벽에서 그들의 진영에 떨어졌다는 걸 알아챘다. 주변에 온통 주둔군이었고 조금 전 나를 둘러싼 남자들도 장군이 이끄는 병사들이었다.장군은 겉옷을 벗어 홀딱 젖은 나에게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나를 안고 막사 안으로 들어간 다음 군의관을 불렀다. 다행히 그냥 찰과상이었고 몸에 다른 이상은 없었다.한 낯선 여자가 쳐들어왔으니 당연히 의심할만했다. 나는 마음속의 고통을 참으며 도관에서 겪었던 일과 기린에 관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산속에 남은 소녀들의 상황과 주둔군이 기린에게 잡아먹히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그런데 장군은 나의 말을 듣자마자 크게 웃더니 기린인지 뭔지 믿지 않는다고 했다. 병사들을 이끌고 산을 뒤져서라도 기린을 잡아 와 몸보신해주겠다고 했다.‘만약 장군님이 진짜 기린을 만나서 잡아먹히면 어떡하지?’그때 내가 움직인 바람에 몸에 걸친 외투가 침대 위에 툭 떨어졌다. 나를 쳐다보는 장군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만약 산에 가서 기린을 잡아 온다면 그의 여자가 되어줄 수 있냐고 물었다.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머리도 좋고 무예도 뛰어난 장군에게 흔들리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내가 아무
나도 창피하긴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도사의 얼굴이 반반하다고 해도 황량한 산인 데다가 보는 사람도 많아서 자신을 설득하기 힘들었다.우리가 머뭇거리던 그때 깊은 산속에서 갑자기 굉음이 들려왔다.어흥 하는 소리와 함께 광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소녀들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도사와 앞다투어 그것을 하려 했다.“내가 먼저!”“내가 먼저 할 거야!”덩치가 큰 소녀가 나를 민 바람에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발목이 너무 아파 일어설 수가 없었던 나는 그녀들과 도사가 그나마 숨을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난 이러다 곧 죽겠구나.’한창 걱정하던 그때 뒤에서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점점 커졌다.두려워할수록 더 큰 두려움이 닥친다고 먼 곳에서 하얀 긴 털의 무언가가 휙 지나갔다. 심지어 무엇인지 정확히 보지도 못했다. 내 머리 위에서 지나간 그것이 기린인지 이상한 산짐승인지 알지 못했다.“으악.”멀리 피했던 소녀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더니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나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마치 순식간에 산짐승에게 잡아먹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어떻게 된 거지?’나는 바닥에 누워있는 도사를 내려다보았다. 도사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다 거짓말이야. 이 방법은 내가 아무렇게나 지어낸 거였어.”나는 순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인간이 어찌 이런 거짓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살아 숨 쉬는 생명인데.도사가 계속하여 말했다.“어차피 난 곧 죽을 거고 너희들도 오래 살지 못해. 다 같이 죽을 건데 죽기 전에 즐기기라도 하면 좋잖아.”방금 한 얘기가 다 거짓말이라니, 나는 너무도 화가 나 도사를 발로 걷어찼다.‘아무리 양심이 없어도 그렇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장난을 쳐?’“근데 하나는 사실이야. 기린은 다른 남자한테 더럽혀진 여자는 건드리지 않아. 몸에 기린의 냄새가 뱄지만 배신한 여자는 그냥 잡아먹어.”‘그러니까... 방금 나무 뒤에 숨었던 소녀들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도 드러내지 않은
고서의 기록에 따르면 이 산에 전설 속의 기린이 산다고 한다. 오래전에 한 여자가 이 산을 지나가다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옷을 다 벗고 온천에 몸을 담갔다. 그런데 너무 편해서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커다란 괴물이 그녀를 덮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기린이었다. 깜짝 놀란 여자는 발버둥 치면서 도망가려 했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했다.나중에 기린이 떠난 후 한 늙은 도사가 나무를 캐러 산에 올라갔다가 여자를 발견하고 도관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줬다.그런데 여자의 배 속에 단약이 생겼다. 열 달 동안 품다가 금빛이 반짝이는 단약 한 알을 배출했다. 늙은 도사가 그 단약을 먹었는데 하룻밤 사이에 젊고 건강한 청년이 되었다고 했다.나는 도사에게 물었다.“기린을 본 적이 있어?”도사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아니. 근데 우리 선배님이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했어.”그 소리에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진짜 기린이 존재한단 말인가?너무도 무서워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몸에 기린의 냄새가 배어 이 산을 도망치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그때 도사가 또 말했다.“근데 날 도와주면 기린한테서 도망칠 방법을 알려줄게.”“말해. 도망칠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게.”도사에게 방법이 있다는 소리에 한 소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러자 도사가 웃으면서 말했다.“내 몸에도 기린의 정액 냄새가 묻었어. 여자의 피를 내 몸에 바르면 기린을 피할 수 있거든. 그럼 먹이가 될 일도 없고. 근데 너희들은...”도사가 우리를 훑어보았다.“기린이 이미 다른 남자한테 더럽혀진 여자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들었어. 만약...”그러더니 음흉하게 웃으면서 우리를 쳐다보았다.“거짓말하지 마.”한 소녀가 화를 내면서 몸을 가렸다. 도사가 계속하여 말했다.“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근데 너희들도 알아챘겠지만 도관에 들어온 후로 너희들한테 몹쓸 짓을 한 도사는 아무도 없었어...”자세히 생각해보니 그의 말도 맞았다. 도관에 들어간 순간부터 헐벗은 채로
“으악!”소녀들이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드렁허리는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면 미친 듯이 발버둥 친다. 특히 도사가 온천에 던진 드렁허리는 변종인지 힘이 무척이나 셌다.드렁허리를 온천에 던지자마자 한 소녀가 벌써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으악. 아파. 너무 아파.”그 시각 나도 발밑에 미끈거리는 무언가가 움직이는 걸 느꼈다. 만약 빨리 온천탕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소녀와 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빨리 도망가!”그중 반응이 빠른 소녀들은 이미 물속에서 뛰쳐나왔다. 하지만 물속에서 나와봤자 도망갈 곳이 없었다. 밖으로 나온 순간 도사들에게 꼼짝도 못 하고 잡히고 말았다.“으악.”고통스러운 비명이 숲속 전체에 울려 퍼졌다.나는 그다음 차례가 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미 두 소녀가 처참하게 짓밟혔기 때문이다.도사들에게 잡힌 상태라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도사가 목각품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던 그때 엄청난 광풍이 휘몰아쳤고 숲의 깊숙한 곳에서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주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기린이다! 기린이 오고 있어.”몇몇 도사들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무서워하면서도 흥분한 모습이었다.“사부님, 기린이 오고 있어요. 근데 여자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어떡하죠?”도사가 다급하게 물었다.오늘은 훈련 3일째다. 원래는 49일 동안 훈련을 받아야 기린의 시중을 들 기회가 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오늘에 나타났다.“여자들은 이곳에 남겨둬. 각자 알아서 하겠지. 우린 이틀 후에 와보면 돼. 기린과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사는 거고 만약 죽으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거지, 뭐.”도사들은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물에 빠졌던 도사도 그들과 함께 도망치려 했지만 늙은 도사가 가차 없이 발로 걷어찼다.“넌 몸에 기린 냄새가 나니까 따라오지 마. 괜히 따라왔다가 우리까지 다 잡아먹으면 어떡해.”결국 그 도사와 우리는 도망가지 못하고 늙은 도사 일행이 산
나는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도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저리 꺼져.”바로 그때 어디서 용기가 생겨났는지 도사를 힘껏 밀어버렸다. 도사는 비틀거리다가 텀벙하고 온천에 빠지고 말았다.온천이 깊지 않았지만 도사는 겁에 질린 채 물속에서 허덕이며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다른 도사들은 물에 빠진 그를 살려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멀리 피하기에 급급했다. 물에 빠진 도사가 비명을 질렀다.그냥 이대로 죽나 싶었는데 그가 멀쩡하게 온천에서 걸어 나온 걸 본 순간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엉엉... 살려주세요, 사부님.”물에 빠진 도사는 한 늙은 도사 앞으로 기어가더니 다리를 잡으려 했다. 그런데 늙은 도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피해버렸다.도사가 더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사부님, 살려주세요. 남자가 기린의 정액에 빠지면 기린의 먹이가 된단 말이에요...”“뭐가 무섭다고 그래?”늙은 도사가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해결 방법이 있잖아.”그러고는 우리를 빤히 쳐다보았다.“여자 하나를 죽여서 피를 빼낸 다음에 그 피에 몸을 담그면 냄새를 없앨 수 있어.”“안 됩니다. 기린의 시중을 드는 한이 있더라도 죽고 싶진 않아요.”겁이 많은 몇몇 소녀들이 소리를 질렀다.“알겠습니다, 사부님. 여자 한 명을 죽일게요.”물에 빠진 도사는 나를 쳐다보면서 칼을 꺼내더니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기린의 시중을 들고 싶지 않았고 이대로 죽는 건 더더욱 싫었다.도사가 칼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던 그 순간 나는 마음을 먹고 온천탕으로 풍덩 들어갔다.도사들이 감히 온천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온천에 몸을 담갔다가 냄새라도 배면 기린의 먹이가 될 수 있으니까.내가 온천탕에 뛰어들자 죽는 게 두려웠던 몇몇 소녀들도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생각지도 못한 나의 행동에 도사들은 그대로 넋이 나갔다.“그 안에 들어갔다고 우리가 어쩌지 못할 것 같아?”늙은 도사는 부하 도사를 불러 귓가에 대고 뭐라 속삭였다. 그러자 도사의
무슨 짐승이든 자기 오줌이나 체액을 곳곳에 묻혀서 영역 혹은 물건을 표시한다.도사는 우리 몸에 정액을 묻혀 기린을 불러들이려 했고 우리를 기린의 소유물인 암컷 짐승으로 만들려고 했다.그 생각에 나는 두려움이 더욱 밀려왔다.만약 진짜 기린이 존재한다면 체구가 엄청나게 클 것이기에 우리 같은 연약한 여자들은 절대 상대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는 그들이 엄선한 여자들이었고 순결도 지키고 있는 소녀들이었다.그때 영천의 효과가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비릿했다가 하얘졌다. 그리고 색깔만 변한 게 아니라 점점 뜨거워졌고 그 바람에 땀도 엄청 많이 흘렸다.몸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도사는 여전히 나오지 못하게 했다.도사 몇 명이 긴 주둥이 주전자를 가지고 와서야 온천에서 나오게 했다.나의 몸은 이미 데어서 벌겋게 됐고 나머지 여자들도 헐벗은 채 옆에 엎드려 있었다.“얌전히 엎드리고 있어. 아무 여자나 기린의 시중을 들 수 있는 게 아니야.”나는 자세를 유지한 채 도사를 힐끗거렸다. 도사는 긴 주둥이 주전자에 영천을 가득 담은 후 옆에 있던 소녀에게 거칠게 밀어 넣었다.“으악. 아파요!”소녀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 고통이 어찌나 심한지 온몸을 벌벌 떨었다. 발그스름하고 예쁘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꽉 잡아.”도사가 큰소리로 호통쳤다.그런데 소녀는 하마터면 그대로 숨이 멎을 뻔하다가 긴 비명을 지르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고 기린의 정액이 계속 흘러나왔다.“쓸모없는 것.”도사는 소녀의 뺨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이런 몸으로 어떻게 단약을 품을 수 있겠어?”‘단약을 품는다고?’정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는데 조금 전 나의 추측을 증명해주었다.도사들은 우리를 암컷으로 훈련한 다음 우리 배를 빌려서 그들이 원하는 물건을 얻으려 했다.아까 그 소녀를 끌어낸 후 도사는 주전자를 다시 채워서 다른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조금 전에 소녀가 당한 걸 똑똑히 목격한 그 소녀는 절망적인
나와 같은 처지인 소녀가 몇 명 더 있었다.우리는 살이 다 비치는 얇은 롱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낯선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니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빨리 기어. 개처럼.”약 30분 후, 한 소녀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도사는 소녀에게 걸어가더니 들고 있던 채찍으로 소녀의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계속 게으름을 피웠다간 술집에 팔아버리는 수가 있어.”채찍에 얻어맞은 소녀는 처참한 비명을 질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다시 기어 다니기 시작했을 때 소녀는 오줌까지 지렸다. 누런 액체가 다리를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겁에 질린 나는 몸을 벌벌 떨었다. 쇠사슬에 묶인 채 무릎의 고통을 참아가며 바닥에서 기어 다녔다.그렇게 족히 30분을 기어서야 도사는 쇠사슬을 풀어주었다.“지금부터 너희들은 자신을 암컷 짐승이라 생각하고 밥을 먹든 잠을 자든 다 엎드려 있어.”한 소녀가 울음을 터트렸다.“기린인지 뭔지 시중들고 싶지 않아요. 집에 갈래요.”곧이어 도사 몇 명이 들어오더니 그 소녀를 끌고 나가버렸다. 밖에서 들려오는 처참한 울부짖음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이 세상에 진짜 전설로 전해져 내려온 기린이 존재할까?’도사는 짜증 섞인 얼굴로 우리를 쳐다보았다.“잠깐 엎드리고 있어. 이따가 영천에 몸을 담근 다음에 또 다른 훈련이 있어.”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어나려 했지만 도사가 발로 걷어찬 바람에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일어나서 뭐 하려고? 얌전히 엎드려 있어.”그 순간 우리는 겁에 질려 사지를 바닥에 대고 짐승처럼 엎드려 있었다.“허리는 밑으로, 엉덩이는 위로 들어. 기린을 만족하게 하지 못하면 너희들 내 손에 죽는 수가 있어.”그러고는 기다란 채찍으로 내 몸을 후려갈겼다.“으악.”나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도사의 채찍에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었
나와 같은 처지인 소녀가 몇 명 더 있었다.우리는 살이 다 비치는 얇은 롱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낯선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니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빨리 기어. 개처럼.”약 30분 후, 한 소녀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도사는 소녀에게 걸어가더니 들고 있던 채찍으로 소녀의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계속 게으름을 피웠다간 술집에 팔아버리는 수가 있어.”채찍에 얻어맞은 소녀는 처참한 비명을 질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다시 기어 다니기 시작했을 때 소녀는 오줌까지 지렸다. 누런 액체가 다리를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겁에 질린 나는 몸을 벌벌 떨었다. 쇠사슬에 묶인 채 무릎의 고통을 참아가며 바닥에서 기어 다녔다.그렇게 족히 30분을 기어서야 도사는 쇠사슬을 풀어주었다.“지금부터 너희들은 자신을 암컷 짐승이라 생각하고 밥을 먹든 잠을 자든 다 엎드려 있어.”한 소녀가 울음을 터트렸다.“기린인지 뭔지 시중들고 싶지 않아요. 집에 갈래요.”곧이어 도사 몇 명이 들어오더니 그 소녀를 끌고 나가버렸다. 밖에서 들려오는 처참한 울부짖음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이 세상에 진짜 전설로 전해져 내려온 기린이 존재할까?’도사는 짜증 섞인 얼굴로 우리를 쳐다보았다.“잠깐 엎드리고 있어. 이따가 영천에 몸을 담근 다음에 또 다른 훈련이 있어.”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어나려 했지만 도사가 발로 걷어찬 바람에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일어나서 뭐 하려고? 얌전히 엎드려 있어.”그 순간 우리는 겁에 질려 사지를 바닥에 대고 짐승처럼 엎드려 있었다.“허리는 밑으로, 엉덩이는 위로 들어. 기린을 만족하게 하지 못하면 너희들 내 손에 죽는 수가 있어.”그러고는 기다란 채찍으로 내 몸을 후려갈겼다.“으악.”나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도사의 채찍에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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