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의 마당.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강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현재 강한 그룹을 이끌고 있는 강지의 얼굴이 굳어졌다. "누가 여기로 데리고 온 거야?"경비원이 다가와 말했다. "가면을 쓴 사람이 여기에 이 사람을 두고 갔어요."강영이 나섰다. "할아버지, 구씨 집안에서 온 연락인데 제가 천왕전을 데리고 서준 오빠를 구했다고 하는데요?"강지는 탄식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누군가 우리를 노리고 우리 강한 그룹에게 죄목을 뒤집어씌우려는 것 같구나."강영이 물었다. "할아버지, 그럼 이제 어떡해요? 서준 오빠를 살려야 되는 거예요?"생각에 잠긴 강지가 입을 열었다. "가문을 배반했고 게다가 강한 그룹의 사람도 아니야. 하지만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우선 안으로 들여."몇 명의 경비원이 기절한 강서준을 부축해 안으로 이동했다.그들은 강서준을 방까지 부축했다.강지는 친히 강서준의 몸 상태를 살펴보았다.강영은 옆에 서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할아버지, 어때요?"강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구현 그 늙은이가 화가 단단히 났나 보네. 간신히 수련해낸 진기를 흩어지게 만들다니. 경맥이 끊어지면서 요장 육부에 피해를 줬어. 무술을 연마한 덕분에 몸이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거야. 지금은 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 없는 몸이다."강영이 물었다. "그럼 살 수 있어요?"강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살릴 수 있어. 하지만 목숨을 부지하는 대신 그동한 수련했던 기술들은 다 허사가 될 테고 진기를 다시 수련하기 어려운 몸이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앞으로 다가가 처방전을 강영에게 전해줬다. "이것대로 약을 처방받아서 약을 달여. 몇 달 동안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다면 완쾌될 거야.""네."처방전을 받아든 강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떠난 뒤에야 강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다가갔다.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강서준을 일으켜 세운 뒤 무릎을 펴게 했다. 강지는 침대에 올라가 강서준의 등에 손을 맞댔다.그는 자
구씨 집안에서 발생했던 일들은 아주 빨리 고 선생에게로 전해졌다.고 선생도 강한 그룹이 천왕전의 배후였고 강한 그룹의 강영이 그들을 이끌고 구씨 집안을 가 강서준을 데리고 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선생은 주 선생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도 내일 강한 그룹에 가 그들의 진짜 속셈을 알아보고 강지가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 알아볼 작정이었다.강한 그룹.강지는 자신의 진기를 이용해 강서준을 치료해 준 뒤 방을 나섰다.그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강서준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정신이 서서히 돌아온 그는 몸 곳곳에서 고통을 느꼈다.칼로 심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낀 그는 얼굴을 구겼다.체내의 독충이 발현되었다는 걸 그는 감지할 수 있었다. 몸 안의 벌레가 기어다니면서 자신의 혈액과 살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그는 알 수 있었다."아..."그는 고통에 결국 신음을 내뱉었다.딸깍.방문이 열렸다.하얀 원피스에 검은 긴 생머리의 여자가 모델처럼 걸어들어왔고 그녀의 손에는 약이 들려있었다."깼어요?"낯익은 소리가 강서준의 귓가에 들려왔다.강서준은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강영을 바라보았다.그는 직감했다.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힘없이 고꾸라졌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몸으로 전해지는 고통은 엄청났다.강영은 약을 들고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의 손을 꾸욱 누르며 말했다. "아직 상처가 심해요. 움직이지 마요."강서준은 창백해진 얼굴로 땀을 흘리며 강영을 바라보더니 힘 없이 말했다. "살려줘서 고마워.""오해했나 본데, 내가 오빠를 구한 게 아니에요.""아니라고?"그녀의 말에 놀란 강서준이 물었다. "네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날 구했잖아?"강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 오늘 하루 종일 여기 있었고 여기를 나간 적이 없어요. 누군가가 저처럼 꾸며서 구씨 집안으로 가 오빠를 구해온 거예요. 그리고 오빠를 여기 대문에 놔두고 갔고 할아버지가
강영이 다가가 강서준을 부축했다.“일어나요.”강서준이 힘없이 손을 들며 거절했다. 그 바람에 다시 체내의 상처를 건드려 피를 토했다.그때 강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반듯한 한복을 차려 입은 강지는 기개가 남달라 보였다.“할아버지!”강영이 외쳤다.강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의자에 앉아 강서준을 바라봤다.강서준은 있는 힘껏 몸을 뒤집어 바닥에 반듯하게 누웠다. 입가에 아직도 피가 묻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를 쳐다봤다. “10년 전에 우리 가족을 불태워 죽인 사람이 당신이에요?”“맞다.”강지는 인정했다.“죽여 버릴 거야…”화가 치밀어 오른 강서준은 으르렁거렸다.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몸이 마음 같지 않았다.강지가 손을 저었다.“서준아, 화내지 말고 내 말 들어 봐.”강서준의 눈은 이미 뻘겋게 독이 올랐다.할아버지, 아버지, 큰아버지, 둘째삼촌, 고모까지 30명이 넘는 남녀노소가 전부 이 인간 때문에 죽었다. 이 인간이 그러지 않았다면 가족이 산 채로 불에 타 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옳고 그름을 누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 역사는 성공한 자만이 쓰는 법, 만약 30년 전에 내가 패했다면 가문의 반역자는 내가 됐을 것이고 불에 타 죽는 것도 우리 가족이였을거다.”강지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혼잣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강서준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강천은 무예를 전공한 천재였어.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잘못된 길에 들어섰지. 가문의 보물을 훔친 것도 모자라 윗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허튼소리 집어 쳐요.”강서준이 반박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기억속의 할아버지는 친절하고 발이 넓어 강중에 지인들이 수없이 많았다. 게다가 자선가로서 적지 않는 자산을 기부하여 수많은 아동을 구원했다.그러니 할아버지는 절대 간사한 사람이 아니다.“뭐가 맞고 뭐가 틀렸는지는 누구도 장담 못해. 지난 일을 꺼내기 보다 내가 너를 구한 건 강씨
그런데 강서준 때문에 말려들었다.“당신 때문에 강씨 가문이 말려들어간 거예요. 당신이 강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천자를 죽게 의도하고 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을 이 판에 끌어들인 거예요.”그 말을 듣는 순간 강서준은 흠칫했다.교토의 형세가 복잡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다.천왕전이 모든 형세를 뒤엎었다.“천왕전은 대체 뭐지?”“누구도 몰라요. 알았다면 이렇게 당하고 있지 않았어요. 내일 아침에 아마 누군가가 집에 와서 할아버지한테 따질 거 같아요. 솔직히…”강영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계속 말했다.“할아버지는 바깥 일에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당신이 집문 앞에서 죽는 꼴을 차마 볼 수 없어서 구해준 거예요. 그래도 강씨 가문의 핏줄이니까요.”강서준은 점점 더 혼란스러웠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에 천자에게 모함을 당하고 공판에 나섰을 때 그림자가 찾아왔었다.아마도 그때부터 누군가 자신의 손을 빌어 천자를 제거하려고 했을 것이다.천자의 죽음이 바로 시작이다.다만 천왕전이 나타나는 바람에 더 혼란스럽게 되어버렸다. 강서준은 누가 자기 편이고 누가 적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왕을 믿어도 돼?”순진하고 유치한 질문을 던졌다.강영이 어깨를 으쓱했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각자 입장에서 내가 하는 일은 정확하고 남이 하는 일은 다 틀리다고 생각하겠죠.”그 사이에 강서준에게 약을 다 먹였다.“됐어요. 이만 쉬세요.”강영이 그릇을 들고 나갔다.마당 정자에서 강지가 마른 담배를 피우며 사색에 잠겼다.강영이 다가오며 불렀다.“할아버지.”“그래.”강지가 가볍게 응했다.“천왕전은 대체 무엇일까? 왕이 강서준의 손을 이용해 천자를 죽이고 천왕전을 밀어붙여 우리 가문을 끌어들였어. 대체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구나.”강영이 옆에 앉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함부로 추측할 수 없어요.”“넌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모든 일을 꿰뚫어 보았다. 지금 네 생각을 말해 보거라. 우리 가문이 이 혼란속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
그날 밤, 강서준은 뜬 눈으로 밤을 샜다.누워서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회상했다.지금의 형세는 그도 정확히 맞출 수 없었다. 왕이 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천자의 배후는 또 무엇을 꾸미려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그런데 천왕전이 불쑥 나타났다. ‘도대체 목적이 뭐지?’그렇게 밤은 조용히 지나갔다.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누군가 강씨 가문을 방문했다.첫 번째 방문자는 주 선생과 왕이다.두 늙은 여우의 목적은 오로지 어제 저녁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떠보는 것이였다. 강지는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답했다. 강서준이 집문 앞에 버려졌다고 하니 주 선생은 그 말을 의심했다.주 선생을 배웅하고 나니 바로 고 선생이 도착했다.그 뒤로 구씨 가문 그리고 나머지 두 가문도 방문했다. 모두 어젯밤 일을 물었다.강지는 모두 똑같이 대답하면서 강씨 가문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확실히 잘라냈다.점심 때가 되자 드디어 조용해졌다.강서준은 해가 밝아질 무렵에야 잠들었다.누군가 와서 깨웠을 때 고소한 음식 냄새가 코를 찔렀다.몸을 살짝 돌려 강영을 바라봤다.“죽을 끓였어요. 좀 드세요.”강서준은 하룻밤을 푹 쉬었더니 정신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겨우 일어나 베개를 등에 대고 기댔다.강영이 죽을 들고 와 떠먹였다.강서준은 한 입 받아먹고 물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강영이 대답했다.“무슨 일이긴요. 높으신 분들이 집에 와서 질문만 하고 갔어요. 할아버지가 돌려보냈으니 다음은 어떻게 움직일지 봐야죠.”“움직여?”강서준이 어리둥절했다.“뭘 움직여?”강영이 째려봤다.“흑룡 맞아요? 아니 용왕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몰라요? 당신이 천자를 죽이고 도화선에 불을 지폈으니 모든 사람이 당신을 주시하고 있어요. 안전하지 않다고요.”그제야 강서준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천자를 죽이기 전에 이미 짐작했던 일이다.그래서 팔부천룡에게 누구도 몰래 용전을 세우라고 한 것이다.하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강영이 계속 말했다.
강지가 강서준을 힐끗 봤다.“안색이 좋은 걸 보니 잘 회복되고 있구나.”강서준은 눈앞에 선 노인을 쳐다봤다. 따지고 보면 그에게 할아버지다.30년 전에 왜 그런 일들이 발생했는지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강지가 말했다.“강영한테서 들었겠지. 그자들이 너를 죽이려 한다면 우리 가문에서 너를 보호할 수 없다.”강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필요 없어요.”“허허.”강지가 가볍게 웃었다.“강단은 있구나. 한데 그 모양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멀쩡해 있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막아내지 못해. 개미새끼처럼 짓밟혀 죽고 말 것이야. 네 몸속에 강씨 피가 흐르고 있는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장으로 부끄럽겠지.”강서준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강지가 분부했다.“밀실로 데리고 와.”“네.”강영은 어느새 휠체어를 끌고 와 강서준을 앉혔다.강서준이 물었다.“밀실에 가서 뭐하는 거야?”강영이 말했다.“당신이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이제부터 서준 오빠라고 부를게요. 이건 다 오빠한테 달렸으니 터득할 수 있는지는 다 자신에게 달렸어요.”강서준은 의심스러웠다.“무슨 뜻이야?”“난서왕 묘에서 꺼낸 금고를 봐서 알잖아요. 그 물건으로 화월산거도 비밀을 풀 수 있어요. 우리 가문에서도 다 아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난서왕 묘에서 나온 물건은 지금까지 오빠와 할아버지 그리고 증조부만 봤어요.”강서준은 강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소문은 사실이에요. 화월산거도에는 9단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숨겨져 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더 깊은 무공심법이 들어있죠.”그제야 강서준이 알아들었다.“그걸 내게 보여준다는 거야?”강영이 피식 웃더니 휠체어를 밀면서 말했다.“영광스럽죠? 강씨 가문에서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주 드물거든요. 할아버지도 오빠가 그 비밀을 풀기를 바라고 있어요.”강씨 저택은 엄청 넓었다. 뒷마당에 도착하니 인공산 입구까지 길다란 복도가 구불구불 뻗어 있었다. 강영이 기관을 열자 통로가 나타났다. 강서준이 앉은 휠체어를 밀고
화월산거도의 유래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아는 것이 많지 않을 뿐이다.강서준은 휠체어에 앉아 그림을 봤다.강지도 그림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천 년 전 난서왕에서 유래됐지. 당시 왕야 난서왕은 권력 다툼에서 실패했어. 다시 일어서려고 천하의 보물을 찾아다녔지만 보좌에 오르지 못했지. 죽지 전에 4대 가신에게 네 폭의 그림을 하사하면서 이 그림에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얘기했지.”강서준이 질문을 던졌다.“무슨 비밀이죠?”강무현이 말한 적이 있다. 화월산거도에 장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했지만 그땐 믿지 않았다.강지가 고개를 저었다.“난서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강씨 선조들도 몰라. 다만 나중에 4대 가신이 난서왕 유물을 정리하면서 네 폭의 그림에 난서왕이 만든 무공 절학이 숨겨져 있다는 걸 발견했어. 만약 그 절학을 배우면 9단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라. 9단이라…”강지가 한숨을 내쉬었다.“예로부터 수많은 천재와 영웅호걸, 수많은 무도자들이 추구해 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9단이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9단은 영생을 의미한다고 전해졌어. 이 경지에 이르면 불로장생을 할 수 있지.”“그게 말이 돼요?”강서준이 경악하자 강지가 웃었다.“누구도 이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믿어지지 않겠지. 아마 난서왕은 돌파했을지도 모른다. 뭐 그래도 죽었잖느냐. 그러니 터무니없는 소문이다. 하지만 이 경지에 이른다면 천하1인자, 천하 제일인 건 틀림없어. 무공을 수련한 자들에게 아주 큰 동력이 될 거다.”강지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계속 말했다.“천 년 전의 4대 가신은 난서왕의 재산을 나누어 갖고 지금의 4대고족이 되었어. 천 년 동안 4대 고족은 무사히 지냈는데 난서왕 금고가 도난당하면서 이 물건이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어. 그 때문에 4대고족은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는지 아느냐.”강서준이 또 질문했다.“난서왕 묘는 4대 가문이 찾았으니 그들이 도굴군을 시
’아니면 천자 배후에 고 선생 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그걸 알아내려면 다시 강중에 가서 천자1호 사장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뒤로 하고 강서준이 물었다.“여기 데리고 온 이유가 뭐예요? 고작 4대고족과 화월산거도 유래를 말하려는 건 아니죠?”강지가 고개를 젖더니 벽에 걸린 화월산거도를 가리켰다.“저 그림속에 최고의 무공 절학이 숨겨져 있다. 그걸 푸는 열쇠가 금고에 있던 18개 경맥도지. 내가 그동안 연구를 해봤는데 찾아낸 게 아무도 없어. 너도 경맥도를 봤을 거 아니냐.”“네.”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처음으로 금고를 연 사람이니 확실히 봤어요.”강지가 말을 이었다.“지금 네 처지는 매우 위험하다. 각 세력에서 너를 죽이려 들 거야. 완전히 혼란스러워지면 물고기를 잡기 쉬워질 테니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화월산거도가 여기 있으니 3일을 주마. 3일 내에 터득할 수 있을지는 너한테 달렸다.”다름이 아니라 강서준에게 그림의 비밀을 풀게 했다. 그동안 밖에 굴러다니면서 누구의 조언도 없이 혼자 힘으로 진기를 수련해 1단에 이르렀다.그러니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 만약 강서준이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알아낸다면 강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강씨 가문도 위험에서 피할 수 있게 된다.그렇지 않다고 해도 솔직히 강씨 가문에서 손해보는 건 없다. 이 틈에 더 혼란을 만들면 되니까. 강씨 가문의 실력이라면 어느 가문에서도 움직이기 전에 이해득실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강서준이 쓴웃음을 지었다.“날 너무 과대평가했군요. 무도 선배인 당신도 못 터득한 비밀을 내가 어떻게 찾아낸다는 거죠?”“되든 안 되는 시도는 해봐야 아는 거다. 3일이다. 식사 때가 되면 강영이 음식을 여기로 가져올 테니까 넌 온전히 연구에만 집중해. 벽에서 떼어내 볼 수 있지만 여기서 가지고 나갈 수는 없다.”말을 마친 강지가 나가자 밀실이 조용해졌다.벽에 걸린 등불은 지하실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었다.강서준은 화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