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현이 침울해하자 강서준이 설명했다. “초현, 김현이 함부로 하는 말은 믿지 마. 나와 윤지 아무도 하지 않았어. 윤지는 그냥 팔짱 끼고 일자리 소개해달라고 했어. 김현이 말한 것처럼 끌어안지 않았다고.”“맞아요.” 하윤지도 나서서 해명했다. “초현 언니, 다른 의도 없었어요.”김현이 벌떡 일어서며 언성을 높혔다. “네가 일자리를 찾아줘? 무슨 회사 대표라도 돼? 초현 누나가 지금 SL 그룹 이사장인데 일자리를 찾아도 누나를 찾지 왜 너를 찾아?”하연미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윤지, 네 아버지한테 이르지 않을게. 소문이라도 나면 하씨 가문 명성만 더럽혀져. 강서준, 너 초현과 당장 이혼해. 뻔뻔하고 염치없는 데릴사위는 필요 없어!”“맞아요, 이혼해야 돼요.” 오유민도 맞장구를 쳤다. 김초현은 혼란스러웠다. 이혼?솔직히 엊저녁에 말하고 싶었다. 다만 강서준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보고 배려하고 다정하게 대한 것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었다.남자는 실수할 수 있다. 그것을 알고 고치기만 한다면 용서해줄 텐데.그런데 강서준은 점점 선을 넘는다. 집안에서 하윤지와 끌어안고 있을 줄이야.김현이 제때에 집에 오지 않았다면 두 사람…김초현은 그런 생각에 너무도 억울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그 모습에 강서준의 가슴이 아파왔다. “초현, 나를 못 믿어?”김초현이 울면서 대답했다. “믿어. 하지만 내 눈을 더 믿어. 어제 저녁에 봤어. 두 사람 문 밖에서 끌어안고 있는 걸. 그래, 남자니까 실수는 할 수 있어. 나는 기회를 줬어. 하지만 너는? 대체 나를 뭘로 보고? 여긴 내 집이야. 여기서 다른 여자랑 다정하게 지낸다는 게 말이 돼?”김초현은 흐느끼다 결국 터져버렸다.강서준도 생각났다. 엊저녁 하윤지가 팔짱을 낀 장면을 본 것이다. 어쩐지 표정이 어둡고 말도 더듬거려서 이상하다 했는데, 하지만 강서준은 진짜 억울했다.“이혼해.”“반드시 이혼해야 돼.”“우리 집에서 먹고 자는 주제에 누나 뒤에서
강서준과 하윤지를 내쫓으려는 태도가 결연했다. 하연미는 빗자루까지 쳐들고 쓸어내듯이 휘둘렀다. 문 밖으로 쫓겨난 하윤지는 바닥에 내팽개친 옷들을 주워 들며 엉엉 서럽게 울었다.울면서도 강서준을 보며 사과했다. “혀…형부. 미안해요. 다 내 탓이에요.”강서준은 그저 손을 휘휘 저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 확실히 아무도 아니었다.“됐어. 너도 자책하지 마. 다 네 탓도 아니야. 이 집 사람들은 처음부터 나를 싫어했어. 초현과 이혼하라고 독촉했지. 전에 초현이 내 편이더니 이제는 진짜 이혼할 생각인 가봐.”별로 큰 일이 아니지만 번거롭게 되어버렸다.“미…미안해요. 진짜 미안해요. 만약 이혼하게 되면. 내…내가 책임질게요.”강서준이 째려봤다. “필요 없어.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내 마음 속에는 초현 뿐이야.”강서준은 알고 있다. 자신이 큰 인물인 줄 알고 하윤지가 접근하고 있다는 걸.“나 진심이에요.”하윤지가 계속 말했다. “이 집안에서 그런 대접을 받을 바엔 이혼하세요. 나도 얼굴 예쁘고 몸매 좋아요. 초현 언니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고요.”김초현이 강서준의 흑룡카드를 돌려주려고 문을 열다 하윤지가 하는 말을 들었다.그 때문에 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우는 얼굴보다 더 보기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서준, 카드 돌려 줄게. 전에 잘해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우리 집에서 그동안 고생했어. 두 사람 행복하길 바랄게.”카드를 강서준 손에 쥐어 주고는 흐느끼며 집으로 들어갔다.쾅!강서준은 그래도 몇 마디 더 하려고 했다.한데 이미 문을 닫고 들어가버려서 마지못해 카드를 호주머니에 넣었다.하윤지가 똑똑히 봤다. 강서준이 서운해하는 모습을. ‘진짜 김초현만 좋아하나 보다.’그제야 자신에게 평생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형부, 언니가 화 풀리면 그때 다시 얘기하세요. 용서할 거예요.” 하윤지는 한편으로 위로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주워 트렁크에 쑤셔 넣었다.그리고 강서준을 향해 손짓으로 작
지금은 저녁 9시.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서 이미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백소희는 사람을 고용했다. 회사 본부에서 후속 투자 유치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무렵에 강서준의 전화가 걸려오자 백소희는 잠시 회의를 중단했다.“회사입니다. 강 형님. 무슨 일이세요?”강서준이 입을 열었다. “여기 친구 한 명이 일자리 찾는 중이야. 그쪽에서 일자리 찾아 줄 수 있어?”“거기 어디세요? 바로 사람을 보내 마중 나갈게요. 회의 끝나려면 아직 한참이나 있어야 돼서 제가 직접 갈 수 없어요.”“됐어. 택시 타고 갈게.”강서준은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어리벙벙해 보던 하윤지가 물었다. “형부, 누구한테 전화했어요?”강서준이 씨익 웃었다. “택시 타고 강중 도시 무역 센터로 가자. 일자리 소개해줬다는 말 누구한테도 하지 마. 특히 초현 앞에서.”“알겠어요.”하윤지는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택시를 타고 떠났다. 강중시 중심에 위치한 무역 센터는 새로 세운 건물로 매우 높은 빌딩이다.주변에는 쇼핑 거리, 먹자골목, 상가, 골동품 매장 등 한 곳에서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별장과 고급 주택 단지까지 있어 규모가 큰 신도시 무역 센터를 조성했다.무역 센터 가장 중심에 위치한 180층 건물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시대를 초월한 빌딩이라고 불린다. 외부에서도 시대를 초월한 금융 센터라고도 한다.택시에서 내린 하윤지는 황홀한 눈으로 건물들을 바라봤다.“형부, 여기는 신도시 중심이잖아요. 앞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전국 대기업들이 모이는 곳이죠. 근데 형부. 아직 기업들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을 하라는 거예요?”말하던 하윤지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서…설마 최근 설립한 QS 그룹? 신도시 금융 센터의 유권자?”강서준은 싱긋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남몰래 이 중심 센터를 매입했지만 한 번도 와서 본 적이 없었다. 180층 되는 건물 위
하윤지는 온몸이 굳어버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백소희를 노려봤다. 그러자 백소희가 화들짝 놀라면서 무릎을 꿇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행동에 옆에 서 있던 20여 명 엘리트가 뻥진 표정을 지었다. QS 그룹의 백 대표가 무릎을 꿇다니.강서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뭐하는 거야? 일어나지 못해?”“네, 네.”백소희는 즉시 일어서서 여전히 겁에 질린 채 옆으로 물러났다.“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흩어져.”“어서 돌아가서 일 보세요.” 백소희가 재빨리 지시했다.“네.” 엘리트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QS 빌딜 아래에 강서준, 백소희, 하윤지만 남았다.“강…강 형님. 저…”원래 강서준을 환영하려고 엘리트를 부른 건데 오히려 거슬리게 해서 걱정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 나왔을 텐데.강서준이 손을 휘휘 저었다. “됐어. 네 잘못이 아니야. 다음부터 안 하면 돼. 참,여기 하윤지. 내 사촌 동생인데 강중에 일자리 찾으러 왔어. 자리 하나 찾아줘.”“네.”강서준의 사촌 동생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트렁크를 받았다.“강 형님, 제가 들게요.”강서준이 당부했다. “능력만큼 일을 시켜. 나는 회사에서 놀고먹는 꼴은 못 봐. 그리고 관계를 내세우는 것도 바라지 않고.”‘응?’ 백소희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강서준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백소희를 보고 말했다.“내 말은, 내가 데리고 왔다고 해서 그냥 놀게 두지 말라는 거야. 능력 되는 대로 일을 시키라고.”“알겠어요.” 그제야 백소희가 알았다.하윤지는 아직도 멍한 상태로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신도시 중심 QS 그룹인 금융 센터가 강서준 것이라고?’하윤지는 믿어지지 않았다. ‘강서준 대체 뭐야? 돈이 얼마나 있길래 QS 건물을 매입한 거지? 이런 남자가 어떻게 데릴사위 된 거지?’“하윤지…”“응?”그제야 혼이 돌아온 하윤지가 경악했다. “형…형부, 말하세요.”“회사에 들어가면 열심히 일 해. 모르는
어쨌든 강서준의 사촌 동생이다. 백소희의 눈에는 그저 회사 간판을 보고 실무 경험을 쌓으러 온 것으로 보였다. “네? 먹자골목 투자 유치를 담당하라고요?”하윤지가 깜짝 놀랐다. 이건 진짜 능력 있느 고위층 직원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강중에 와서 보잘 것 없는 직원이라도 일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데 지금 한 구역을 담당하게 되다니, 먹자골목 투자 유치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미식업계에서 진정한 요식업계만 입점할 수 있고 권리금은 일시불로 몇 억을 지불해야 된다고 들었다. 물론 이 금액에 임대료는 포함하지 않는다.그 시각,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걱정됐다. 하지만 그보다 강서준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대…대표님, 형부…아니 강 형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이 QS 빌딩, 전세계에서도 일류인 금융센터를 진짜 강 형님이 매입한 거예요?”저도 모르게 속마음 그대로 말해버렸다.백소희가 의아했다. “네? 모르셨어요?”“뭐…뭐가요?”하윤지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강서준이 매입한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확인하고 싶었다.한데 백소희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강서준도 알려주지 않는 걸 백소희가 감히 떠벌릴 수 있을까?하윤지가 말을 돌렸다. “서…설마 강 형님이 남황 흑룡인가요?”백소희가 미소를 지었다. 그 사이 최고층에 도착했다.최고층에 호화로운 회의실이 있다. 거기에 20여 명 엘리트가 모였다.하윤지는 호화로운 회의실을 보고 또 충격 받았다. 전에 한 회사에서 비서를 한 적이 있지만 작은 회사일 뿐 이처럼 내부가 으리으리한 건물은 본 적이 없었다.“하윤지 씨를 소개할게요. 앞으로 먹자골목 구역을 담당할 거예요.”그 사람들은 하윤지가 회장님과 함께 온 것을 봤으니 알고 있다. 모두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하윤지 씨, 안녕하세요.”“하윤지 씨, 잘 부탁드려요.”…“안녕하세요. 금융계에서 이름 있는 왕 선생 맞으시죠?”“알고 있어요. 당신은 월 스트리트의
보통 진료소 안방에서 이혁이 깊은 잠을 자고 있다. 갑자기 인기척을 느끼고 벌떡 일어서서 전등을 켰다. 강서준이 방으로 들어왔다.“강 형, 어떻게 오셨어요?”“초현이 삐졌어.” 강서준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네? 무슨 일로?” 이혁이 놀라서 묻자 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이혁이 담배 한 대를 건네 주고 라이터를 켰다.“큰일 아니야. 그냥 좀 오해가…”강서준이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하하하하…”이혁이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 “너무 웃겨요. 호호탕탕한 남황 용수님이 집에서 쫓겨나다니…”강서준의 안색이 이상한 걸 눈치채더니 바로 입을 다물고 진지하게 물었다.“강 형, 저더러 사람을 죽이라면 할 수 있는데 이 일은…정말 못 도와드리겠어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 “도와 달라는 게 아니야. 초현이 화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설명할 거야.”“그럼 오늘 저녁 여기서 주무시게요?”“이참에 밖에 나가서 한잔할까?”강서준이 이혁을 끌고 진료소 밖으로 나왔다. 한참 걷다 도로 옆 고기집에 들어가 소고기와 맥주를 주문했다.한 편, 김초현은 울고불고 하다 지쳐 잠들었다.이튿날 아침 일찍 깼다. SL 회사를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 신청할 서류도 정리해야 한다.QS 무역 센터에서 일부 대기업들만 먼저 입주시키고 작은 규모 회사는 대대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할 때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초현.”김초현이 방에서 나오자 하연미가 다가왔다. “얼른 강서준과 이혼해. 내가 부잣집 도련님을 물색해 놨어. 나이 어리고 돈도 많으니 너한테 잘 어울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알아볼게. 미미관의 고이현도 괜찮긴 하지.”“나중에 얘기해요.”김초현은 아직 그럴 마음이 없었다.회사에 가기 전에 민정국에 들러 강서준과 이혼 수속을 밟아야 한다. 그 때문에 아침도 먹지 않고 민정국으로 향했다.택시 안에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엊저녁 강서준은 술에 떡이 되도록 마셨다. 아직 잠도 깨지 않았는
”흑룡, 아니 강서준. 장난하지 마세요. 나 당신처럼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바쁘다고요.”강서준이 목소리를 한껏 올렸다. “이혁, 남황에서 10만 대군을 보내라고 해.”“넵. 명을 받들겠어요.”소요왕은 강서준과 이혁이 맞장구를 치는 것을 듣고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강서준, 당신 이겼어. 앞으로 더는 사소한 일로 나를 찾지 마세요. 직접 최동에게 연락하세요. 해결해줄 거예요.” “그렇다면 중요한 일은 소요왕을 찾으면 되겠네요?”소요왕은 너무 어처구니없어 그냥 끊어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지시를 내렸다.“최동, 할 일이 생겼어.”명령을 받은 최동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의아했지만 소요왕 사무실에서 나왔다.그 시각 보통 진료소.강서준이 어느 정도 안심했다. “김초현, 쉽게 이혼하지 못할 거야. 이혁, 현명한 방법을 생각 했어. 나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이혁은 얼굴 근육이 욱신거렸다.‘현명할 것까지야. 그냥 어쩔 수 없이…’“됐어. 그만 멍 때려. 차로 날 좀 데려다줘.”“그러죠.”이혁은 정신차리고 강서준을 민정부서로 데려다 주었다.문을 열었더니 김초현이 이미 와 있었다. 서서 강서준이 오기를 기다린 모양이다.“김초현 아니에요?”“맞아요. SA 가문 김초현. 지금은 SL 회사 이사장이요. 어제 뉴스에 나왔어요.”“왜 민정국에 왔지?”“설마 강서준과 이혼?”김초현도 이젠 강중의 유명인사다. 게다가 미모면 미모 기품이면 기품까지 겸비해 민정국 앞에 선 순간부터 모두가 알아봤다. 하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고 휴대폰을 계속 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9시 되자 다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뭐 해? 아직도 안 오고? 어디까지 왔어?”목소리에 잔뜩 불쾌함이 묻어났다.“다 왔어.”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몇 분 지나자 드디어 눈앞에 나타났다. 아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김초현은 오히려 정색을 하며 민정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강서준이 이내 김초현을 끌어당겼다.“무슨 짓이야? 놓지 못해?”
”왜죠? 방금까지도 문 열었잖아요.”“오늘 여자 친구와 같은 생일이라 결혼증 받으러 온 건데. 뭐 하자는 거야?”대기하던 사람들이 민정부서 앞에서 불평을 내놓기 시작했다.강서준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전쟁터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상쾌했다. 도로변에 주차한 이혁의 차에 올라탔다. “이혁, 가자.”“강 형, 어디 가시게요? 별채 아니면 진료소?”“진료소 가자. 잠 좀 보충해야겠어.”강서준은 말하면서 하품을 길게 했다.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셨더니 슬슬 잠이 쏟아졌다.“넵.”이혁이 차를 몰고 진료소로 향했다. 이혼 수속이 안 된다고 하니 김초현은 바로 회사로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강서준은 점심까지 푹 잤다. 진료소는 구룡가 상가에 위치해 있어 일어나서 두 발을 맞은편 의자에 올려놓고 닭날개를 뜯었다.“이혁, 이혼을 미루는 것도 방법이 아니야. 다른 방법 없어?”“제가 어떻게…”이혁은 답답했다. 무슨 이혼 전문 상담사도 아니고.“아, 맞다.”문득 뭔가 떠오른 이혁이 말을 이었다. “강 형, 곧 김천용 팔순 잔치가 열리겠네요. 만약 그 날에 김천용 비위를 맞춰주고 체면을 세워준다면 형을 인정해 줄지도 몰라요. 듣자하니 형수님은 상대방 생각을 중시한다던데 만약 김천용이 이혼하지 말라고 나선다면 무조건 이혼 안 할 거예요.”강서준의 눈이 빛나더니 탁하고 테이블을 내리쳤다. “좋은 아이디어야. 역시 너 밖에 없어. 형을 위해 어려운 문제를 다 해결해줬어. 그럼, 어떻게 김천용을 기쁘게 하지?”이혁이 진진하게 말했다. “그 집은 체면을 중시해서 소요왕이 팔순 잔치에 참가하면 얼마나 좋아할까요? 그것도 형님이 소요왕을 초대했다고 하면 아마 다시 볼지도 몰라요.”“그렇지.”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한데 나는 그저 평온하게 살고 싶어. 다른 사람이 내 신분을 아는 게 싫어. 만약 소문이라도 나서 모두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면 재미없어지거든.”“아…그럼 저도 모르겠어요.”이혁은 고개를 가로젖고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만 했다.강서준은 신분을 드러
수호자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마족은 무자비하지 않았어. 당시 마족은 우주를 통일하고 싶어 지구를 공격했는데 이것도 천도에 따른 것이었고 지구의 열제들도 천도의 운영 규칙에서 무언가를 배워서 마족 편에 서게 되었을 거야.”수호자가 다시 이 이야기를 하자 강서준이 관심을 보였다.“수호자 선배님, 그때 왜 마족이 지구를 공격했고 열제는 왜 마족의 편에 섰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게 다 무슨 일 때문이었나요?”수호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잘 모르지만, 이 모든 건 지구의 궁극적인 비밀과 관련이 있고 지구의 기원과 관련이 있으며 우주의 기원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마족은 하늘의 도를 따르고 있으며 마족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도 우주의 초강자는 죽었을 것이고 지구는 봉인되었을 것이다.”“이것이 천도이며, 모든 것은 천도의 통제하에 있다.”“그리고 마족은 천도를 따르고 있을 뿐.”수호자의 설명에 강서준은 점점 더 모호해졌고 점점 더 궁금해졌다.“됐어, 지금의 너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넌 지금 신선을 죽일 힘이 생겼지만, 네가 죽일 수 있는 것은 가장 약한 신선뿐이고 마계로 가면 강자는 수도 없이 많을 거야. 그때가 되면 넌 우주에서 제일 강한 자의 실력을 알게 될 것이다.”수호자는 말했다.“그런데 어떻게 가죠?”강서준은 얼굴을 찡그렸다.마계?지구에서 3억 광년이나 떨어진 아주 먼 곳이라 소소가 말한 적이 있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몰래 삼천 봉지의 한 곳으로 가 그곳에서 수련하고 지구의 세 번째 재앙이 나타난 후에 돌아오는 것이었다.그러나 만약 마계로 가면 지구의 세 번째 재앙이 나타날 때 제때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내가 널 그곳으로 보낼 수 있어.”수호자는 말했다.“시공간 채널을 열어 마계로 보내는 건 내가 할 수 있다.”강서준은 수호자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수호자는 마법의 연꽃을 다듬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소의 힘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반면에 소소는 이미 대황계에 근접해 있었다.그렇다면
모든 것이 준비되었고 강서준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선부로 들어왔다.이제 한 사람만 남았다.바로 서청희었다.용국, 궁전 뒤뜰.두 사람은 나란히 걷고 있었다,강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서청희, 그동안 용국을 위해 뛰어다니느라 정말 수고했어.”서청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한 모든 일들을 오라버니와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죠. 수련 잠재력도 없고 초강자고 될 수 없으니, 저의 능력이 되는 한 인류가 이 난관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요.”강서준도 서청희가 의로운 사람이라는 사실에 기뻐했다.“용국에서는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목숨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조심해라, 알았지?”“네, 알겠습니다.”서청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간단한 말을 주고받았다.강서준은 서청희에게 조심해야 할 몇 가지를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그는 대하 태산으로 가 계곡 밑으로 내려갔고 다시 장경각 1층으로 왔다.“수호자 선배님.”강서준은 텅 빈 1층에 서서 입을 벌리고 외치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메아리가 계속 울려 퍼졌다.휭!하얀빛이 번쩍였다.하얀빛이 내리자 흰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나타나더니 놀랍도록 아름다운 얼굴로 강서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감격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강서준, 다 알고 있어. 정말 잘했어.”강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제가 제1조화와 제2조화를 얻었다는 사실이 삼천계에 퍼졌으니, 저를 노리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이번에 김초현을 만나러 왔고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려주고 김초현과 도망을 다닐 겁니다.”“안 될 것 같구나.”수호자가 말했다.“무슨 일이죠?”강서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수호자는 말했다. “이 혹독한 환경에서는 인간이 수련하기가 전보다 몇 배나 더 힘들고, 돌파하기도 지옥처럼 어렵기 때문에 김초현을 최단 시간에 성장시키기 위해 아주 특별한 곳으로 보냈다.”“무슨 장소요?”강서준이 물었다.수호자는 그의 손을 흔들며 말했다.“더 이상 물어보지는 말
꽤 많은 강자의 보호 아래 현천성황은 쉽게 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지구, 어느 지역.봉인을 뚫고 지구 상공에 나타난 현천성황은 공중에 서서 산과 강을 바라보며 매우 강력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그러고는 두 팔을 벌리며 외쳤다.“지구, 이 현천성황이 드디어 찾아왔다.”그가 순간 어두워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강서준, 이 자식. 죽을 때가 왔다.”사실 강서준을 죽이려는 것은 지명 일족이 생각해 낸 계획이었다.그러나 강서준은 현재 지명 일족과 관계가 좋아져 마공도 배우고 마족 문파의 최고 저주 기술도 배웠다.마록은 강서준을 좋게 보았지만, 지명 일족에는 강서준을 좋게 보지 않는 강자들이 간혹 있었고 그들은 강서준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록은 표면적으로는 지명 일족의 젊은 군주였지만 그저 마왕의 아들에 불과했다.그는 아직 마계로 돌아가지 않았고 아직 실력이 매우 약했기 때문에 지명 일족이 무슨 일을 하던 그에게는 결정권은 없었다.현천성황이 지상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강서준은 몰랐다.같은 시각, 문제가 일어날 거라고 경고했던 소소의 당부가 떠오른 강서준은 강중으로 행하고 있었다.현재 김초현은 장경각에 가 있었기에 강서준이 SA 일가가 다치지 않도록 그들을 지켜줘야 했다.만약 자신 때문에 SA 일가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초현은 아마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강중으로 가서 SA 일가에게 상황을 설명한 다음 SA 일가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선부로 데려왔다.심지어 친한 친구들까지 모두 선부로 데려왔다.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선부로 들어온 후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다음부터는 어떤 곤경에 처하더라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곤경이 닥쳐도 명만 붙어있으면 희망이 있듯이, 문제만 생기면 도망가면 그뿐이었다.목숨만 지키면 괜찮은 거였다.그는 용국으로 돌아왔다.용국, 대전.이곳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저한테 이제 곤경이 닥칠 겁니다.”강서준은 중앙 자리에 앉아 아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
이 집단에서 도일은 가장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이 사람들을 모은 지도자였다.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다음으로 그는 강서준의 사악함을 폭로했다.마족과 결탁해 서안천파를 파괴하고 문파의 원로들을 죽였다는 내용이었다.그러자 즉시 누군가가 나서서 물었다.“도일, 이런 일들은 어떻게 알았나요, 제가 알기로는 강서준이 비록 마족의 몸이지만 무자비한 짓은 하지 않았고 인류를 위해 그런 짓을 했다던데?”“맞아요, 지구의 모든 인간은 모두 죄인의 자손이라 해도, 잘못한 사람은 조상이고 그들은 죽을 필요가 없어요. 강서준은 인류의 두 번째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제 몸 아끼지 않고 마족의 마록과 싸우지 않았나요?”많은 강자는 그래도 이성을 가지고 있었고 강서준의 편에 섰다.“말도 안 되는 소리! 죄인의 자손, 그리고 마공을 수련했기에 그는 마땅히 죽어야 합니다. ”“맞아요, 그 당시의 전투는 전 우주를 휩쓸었고 마족은 우주를 통일하기 위해 우주에서 살육을 벌였으면 얼마나 많은 행성이 부서졌습니까? 그들은 마침내 지구를 침공했고 우주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 지구에 모두 모여 마족과 싸웠지요. 만약 지구의 열제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마족이 어떻게 상대가 될 수 있었을까요?"“지구 열제의 반란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었습니까?”“그때의 교훈으로 충분하지 않았나요?”“강서준은 죽어야 해.”“그가 이미 마족의 몸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마족과 가까운 지냈기에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많은 권력자가 분노하며 말했다.도일은 만족했다.그는 이 사람들의 많은 동료 제자가 마족의 손에 죽었고 강서준이 마족과 가까이 지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강서준은 죽어 마땅하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으니 강한 자들을 지구로 보내 강서준을 죽일 방법을 찾읍시다.”“어떻게요?”“지금은 봉인이 너무 강해서 지구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그래요, 지구는 핵심 땅이고 우리는 삼천 봉지를 통해서만 지구로 갈 수 있잖아
“우리, 우리 문파가 마족에 의해 멸망했습니다.”현천성황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코에는 콧물이 맺혔다.“강서준, 강서준이 마족과 결탁하여 우리 일족을 멸망시켰으니, 조상님께 정의를 구해 주십시오.”현천성황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이 노인은 서안천파의 조상으로, 고대로부터 살아남은 초강자였다.사실 서안천파는 우주에서 가장 큰 문파로, 고대 시대의 칠계에서도 유명한 존재였고 원계의 서안천파는 한 분파에 불과했다.서안천파의 본부는 지구에 있지 않았다.당시 마족이 철수할 때 서안천파의 수많은 강자도 지구에서 철수했다.“무슨 일이야?”노인이 와서 옆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그는 깊은 잠에 빠져 바깥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현천성황은 말했다.“강서준이라는 천재가 지구에 나타났는데 죄인의 자손으로서 마족과 결탁했습니다. 현재 지구의 봉인이 풀리기 시작했으니 장로 중 한 명을 지구로 보내려고 합니다”“하지만 강서준은 너무 가증스러운 놈입니다. 먼저 마족과 손잡고 우리 일족을 멸망시켰고 그 직후에는 지구에서 우리 일족의 장로를 죽였습니다.”“죄인의 자손?”이 말을 들은 서안천파의 조상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구의 기운이 메말랐고 만약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지구는 요즈음 방금 그 기운을 회복했는데, 어떻게 지구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강해져 우리 문파의 원로까지 죽일 수 있는가?”“조상님, 강서준은 하늘을 거스르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현재 그는 제1조화, 천상의 기념비와 제2조화, 오행근원력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서안천파의 조상은 비록 고대에 살아남은 사람이었지만, 천상의 기념비와 오행근원력의 기원에 대해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서안천파의 현천성황은 천상의 기념비와 오행근원력에 관해 설명했다.“조상님, 현재 지구에 현존해 있는 모든 인간은 몸속에 천도 봉인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 강서준은 하늘을 거슬러 짧은 시간 안에 영역을 연달아 돌파할 수 있고 만약 그가 성장하여 마족과 힘을 합
소소는 강서준에게 우주에 대해 알려주었다.강서준은 마계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행성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마계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소소는 말했다.“마계에서 지구까지는 광년으로 계산하면 3억 광년이나 돼.”강서준은 지구인이었지만 광년의 개념을 알고 있었다.그것은 빛이 전진하는 속도이기도 했다.“3억 광년이라고요?”그는 충격을 받았다.소소는 웃으며 말했다.“우주는 광활하고 끝이 없고 이 거리는 사실상 그렇게 멀지도 않아.”“그럼, 모모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구에 왔고 지구에 있는 동안에도 3억 광년이나 떨어진 마족과 소통할 수 있었을까요?”강서준은 마음속으로 의문을 품었다.소소는 설명했다.“항공로가 열려 있으면 그 길로 들어가 충분히 지구에 나타날 수 있어. 지금은 지구가 봉인되어 항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마계에서 온 초강력자가 그들을 이곳으로 보낸 거야.”“소통은 아마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 기술 혹 보물로 하겠지?”그 말에 강서준은 이해했다.그는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봉인이 열리면 항공로가 열린다는 게 사실인가요?”“응.”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구의 봉인이 열리면 삼천지와 지구가 합쳐지면서 봉인된 항공로도 열리고 그때가 되면 지구는 다시 우주의 중심지가 될 것이며 이곳에는 우주의 수많은 강자가 모여들 것이야.”“고대의 우주에 일곱 개의 영역이 있었는데, 이 일곱 개의 영역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일곱 개의 행성이었고 마계도 그중 하나였으며 지구도 그중 하나였어. 사람들은 그것을 인계라고 불렀다.”“아, 그렇구나.”강서준은 깨달았다.“요컨대, 이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해. 지금은 네가 이해하지 못할 거야. 고대 지구에 존재했던 열 명의 황제는 우주를 뒤흔든 존재였다는 걸 넌 아마 충분히 강해질 때가 되면 이해하게 될 거야.”소소는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떠나기 전에 그녀는 강서준
강서준이 고개를 들자, 밖에서 소소가 하얀 옷을 입고 고운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와 외쳤다.“강서준!”강서준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소소 누님, 무슨 일이세요?”“왜, 만나러 오면 안 돼?”소소는 입술을 다물고 옆 정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하얀 긴 다리를 드러냈다.“당연히 되죠.”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옆에 앉았다.“강서준.”순간 소소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어지고 안색이 심각하게 변했다.이 모습을 본 강서준은 살짝 얼어붙은 채 물었다.“무슨 일이죠?”소소는 말했다.“지난 며칠 동안 천도의 운행 법칙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중에서 몇 가지 정보를 얻었다.”강서준은 소소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정보요?”라고소소는 말했다.“재앙이 닥칠 것 같다.”“재앙?”강서준은 이미 예상한 듯 얼어붙은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응.”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엔 엄청 곤란할 거야.”“얼마나 곤란하죠?”강서준은 초조해왔다.소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상세한 건 아직 잘 몰라. 지난번에 연이어 짐작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고 이번에도 더 깊이 들어가면 나도 곤란해질 테니 다음에 말해줄게.”강서준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소마저 경고했으니, 다음에는 큰일 날 게 뻔했다.하지만 지금 당장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할 수 있는 건 그저 열심히 수련하는 것뿐이었다.“열심히 수련해라.”그러자 소소는 일어서더니 말을 바꾸어 웃으며 말했다.“너는 아직 대단해. 천상의 기념비도 얻었고 오행근원력도 얻었으며 세 번째 조화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번째 조화 이후 봉인을 푸는 네 개의 열쇠가 네 손에 있을 거야. 봉인을 푸는 것도 너니까 봉인을 풀어서 얻는 조화도 네 것일 거야.”“네 개의 조화를 얻을 수 있다면 너의 업적은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을 거야.”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첫 번째, 두 번째 조화를 얻으면서 운을 다 쓴 것 같아서 다음에는 못 얻을
이제 지구 전체는 물론 삼천계에서도 강서준이 지구에 나타난 첫 번째 조화와 두 번째 조화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강서준의 이름은 아주 짧은 기간에 삼천계 전체에 퍼져나갔다.삼천 세계에서는 모든 위대한 왕조, 종파, 강대국들이 강서준에 대해 문의할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어요.강서준의 문제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이제 삼천계의 모든 문파와 세력은 강서준의 행적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가 마족의 몸을 지니고 마공을 수련했으며 마족과 특이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죽어라.”삼천계의 어떤 고대 장소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름 모를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죄인이 되어서 회개 할 줄 모를 뿐만 아니라 허락 없이 마공을 수련하다니. 전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강서준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장로가 나서서 말하자 많은 숨은 권력자들이 강서준을 처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사람들은 모두 숨은 실력자들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고대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이었다.“강서준은 죽을 수 없습니다.”그 직후 또 다른 강자가 말했다.“강서준은 오랜 세월 동안 지구 인류를 위해 큰 공헌을 해왔고 인류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모든 걸 갖다 바쳤습니다. 비록 마족의 몸이라 할지라도 죽을 정도는 아닙니다.”삼천계에는 소문이 퍼졌다.반면 강서준은 용국에 있었다.지난 며칠 동안 아무도 그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고 그는 매우 자유로웠다.다만 삼천계는 단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곤경에 처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원계를 예로 들면, 구범은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원계에 여전히 꽤 많은 강자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의 심연의 용행일도 그중 한 명이었다.그는 원계에 아직 강자가 숨어 있다고 굳게 믿었다.과거 고대 문파에 있을 때 구범은 태명에게 우리 고대 문파를 파괴하면 고대 문파의 숨겨진 강자들이 나타나서 마족의 흔적들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강서
“이 자식, 휴.”“화의 근원이 강서준의 손에 넘어갈 줄은 정말 몰랐다.”많은 존재가 부러워했다.반면 강서준은 자기 육체가 변화하는 기쁨에 빠져있었다.이전에도 이미 화의 속성을 가진 몸으로 변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 화의 근원이 다시 한번 육체를 바꾸었으니, 지금의 그는 자신의 피도 불, 살도 불, 뼈도 불이라고 느끼고 있었다.“강서준, 축하한다.”선부에서 소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화의 근원이 네 육체를 화의 성신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만약 이변이 없다면 다른 기원의 힘을 얻는 동시 너의 몸도 완전히 바뀌어 고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오행 성신으로 바뀔 거야.”소소는 부러웠다.큰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랄까 봐 강서준의 운은 너무 좋았다.“허허허.”강서준은 함박웃음을 지었다.화의 근원은 그의 몸을 변화시켰고 그 상태는 대략 하루 정도 지속되었다. 하루가 지나자, 몸속에서 피어오르던 불빛이 사라지고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섰다.신성한 불의 몸으로 변한 후 그의 체력도 상당히 증가했다.그는 저 멀리 수만 명의 군중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그가 걸어가자마자 주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길을 만들었다.다음으로 강서준은 수의 세계로 향했다.이곳은 망망 해역이었다.이런 종류의 물은 신기했다. 물에는 마법의 에너지가 들어 있었고 강서준은 물속에 들어가 육체를 정제시켜 다시 한번 물 속성의 몸이 되었다.다른 수사였다면 분명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강서준은 고전 시대의 천지오조상이 만든 신통인 오행역전변신법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미 화의 성신이라 하더라도 신법을 통해 화의 성신 기초하에 다시 한번 육체 속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수의 근원은 샘이었다.샘의 안에는 맑은 물이 끊김 없이 넘실거리고 있었다.이 물은 평범한 물이 아니라 모두 에너지였다.아주 당연하게 강서준은 샘물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그가 샘물을 흡수하자 샘물 속에서 마법의 기운이 나타나 강서준의 육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