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는 더는 이기는 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신속하게 도망쳤다.슈우웅~!멀리서 김초현이 계속 주시하고 있다가 강지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 움직였다.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강지의 앞에 나타나 앞길을 막았다.“그 속도로 어디를 가겠어?”김초현이 싸늘하게 말했다.“이왕 온 김에 어디도 가지 말고 천산관에 뼈를 묻어.”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진사검을 들고 베어버렸다.백 미터 되는 검망이 나타나자 강지가 신속하게 피했다.쿵!검망이 땅에 박히더니 천지가 뒤흔들렸다.천산관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그때 강서준이 남궁십절장을 펼쳤다.온 사방에 그의 그림자와 장인만 나타났다.짧은 시간 내에 강지도 수없이 공격을 당했다.이보다 낭패할 수가 없었다.더는 예전처럼 무적이고 여유로운 기개가 없었다.김초현이 다시 살기를 뿜으며 다가오자 강지가 황급히 도망쳤다.강서준과 김초현의 협공으로 강지는 반격하지도 못하고 부상만 입었다.“제기랄!”강지가 격노했다.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두 사람은 너무 강했다.전에 몬국에서 팔 한 쪽을 잃었다. 비록 팔을 붙였지만 후유증을 피할 수 없었다.하필이면 이 시각에 어깨에서 심한 고통이 전해졌다.그때 방심하고 등에 칼을 맞았다.등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곧 끝나겠네요.”“강지는 저 부부를 상대할 수 없어요.”“그러게요. 강서준의 방어력은 너무 공포스러워요. 아예 공격이 안 먹히네요.”“김초현의 공격도 장난 아니에요.”“당신들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김초현은 예전에 강지와 싸웠을 때에 비하면 검결의 위력이 또 강해진 거 같아요.”멀리서 무술인들이 세 사람이 격전을 벌이는 것을 보며 저마다 토론하고 있다.그 장면을 보고 다들 강지가 패배할 거라 믿었다.패배하면 죽게 된다.“강서준, 김초현 그만 해…”바로 그때 한 목소리가 무너진 천산관에서 울려 퍼졌다.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더니 한 남자의 모습을 드러났다.그 남자의 손에는 누가 잡혀 있었다.회색 옷을 입고 가면을 쓴 남자는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가면을 쓴 남자는 강영에게 부상을 입히고 힘껏 밀어냈다.그리고 멸절81침에 공격당한 강지를 끌고 도망쳤다.김초현이 그 뒤를 쫓았다.강지가 그녀의 멸절81침을 맞았으니 필시 죽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한 남자가 나타나 강지를 구하려고 한다.두 사람은 틀림없이 한패일 것이니 그 남자도 죽여야 했다.강서준은 강영을 향해 돌진했다.도착했을 때 강영은 이미 피바다에 쓰러져 있었다.강영의 입에서 계속 피가 흘러나왔다.강서준은 그녀를 부축해서 상처를 살폈다.등 쪽 옷이 피에 흥건히 젖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찢어버렸다.등살이 이미 피범벅이 되고 피부가 으깨졌다.당황한 강서준이 그녀의 맥박을 짚고 상처를 살펴봤다.그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어떻게 됐느냐?”마침 강천이 나타났다.“비켜 봐. 내가 살펴보겠다.”지금 강서준의 손에 역천81침이 없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도 치료할 수 없다.그가 자리를 비켜주자, 강천이 강영의 상태를 살폈다.손에 진기를 모아 강영의 등에 대고 주입시키며 치료하기 시작했다.그때 다른 사람들도 속속히 달려왔다.임랑각의 백효생.천산파의 진풍과 진예빈.강씨 가문의 강철구.전에 고문 문주였던 모용추.그리고 다른 무술인들이 강천이 강영을 치료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강서준도 옆에서 바라보았다.강영의 상처가 워낙 심각한데 그 일장을 맞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만약 강천이 나서지 않았다면 몇 분도 안 되어서 죽었을 것이다.강서준은 강천을 믿는다.강영을 살려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초현이 돌아왔다.강서준이 급하게 다가가 회백색 긴 머리를 드리우고 진사검을 들고 있는 김초현을 보며 물었다.“강지를 잡았어요?”김초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요. 숲까지 들어갔는데 금세 놓쳤어요.”그녀가 강서준을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해요. 내가 쓸모가 없어서…”강서준이 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막았다.그리고 아름다운 김초현을 보더니 와락 품에 껴안았다.
대신 몸에 문제가 생겨버렸다.그녀의 피가 완전히 영귀의 피로 바뀐 것이다.처음엔 영귀의 피가 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몸의 기관처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그런데 지금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피가 생명력을 잃었다.피는 필요한 만큼 다시 재생하지 않고 영영 사라졌다.체내의 피가 다른 기관에 혈액 공급을 중단하여 몇 년밖에 살지 못하게 되었다.신체의 기관들은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더 빨리 죽게 되게 되고 피를 과량으로 잃어도 죽게 된다.“난 괜찮아요.”김초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강서준에게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그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지금 유일한 소원은 강서준이 최대한 빨리 은퇴하는 것이다. 그리고 죽기 전에 강서준에게 아들과 딸을 낳아주려고 한다.그러면 강서준의 아내로서 미안함이 덜할 것 같았다.“내가 진맥할게요.”강서준이 진맥하려고 할 때 김초현이 웃으면서 거절했다.“괜찮아요.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요.”강서준은 초강력 강자이자 신의다.일단 맥을 짚는 순간 그녀의 상태를 알 수 있다.“정말 괜찮아요?”“진짜라니까요. 여보, 날 믿어줘요. 지금 아무렇지도 않아요. 게다가 내 실력이 강해서 오래 살 수 있거든요. 다만 수련할 때 문제가 생겨서 반식당한 것뿐이에요.”김초현이 설명하면 할수록 강서준은 더 걱정이 되었다.하지만 맥을 짚지 못하게 해서 그도 어쩔 수 없었다.김초현이 화제를 돌렸다.“강지가 멸절81침을 맞아서 무조건 죽을 거예요. 강지가 죽으면 군혼도 주인이 사라져서 당신의 앞길을 막을 사람이 없어요. 이 일이 끝나면 우리 정말 은퇴해요, 네? 난 당신 아기를 갖고 싶어요.”김초현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서둘러 아이를 갖지 않으면 더는 기회가 없다.모든 공력으로 피의 생명력을 유지한다면 3년에서 5년 정도 살 수 있다.이 시간이면 충분하다.하지만 더 지체한다면 정말 시간이 없게 된다.그녀는 아쉬움을 갖고 죽고 싶지 않았다.“알았어요.”강서준이 고개를
천산관은 이미 치열한 싸움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다.절벽이 완전히 무너지고 온통 나무뿌리로 덮여 있었다.대략 30분 지났을 무렵 강천이 그제야 손을 거두었다.그는 강영을 천천히 비스듬하게 눕혔다.“상태가 어때요?”강서준이 물었다.“할아버지, 강영은 괜찮나요?”강천이 대답했다.“일단 안정을 시켰어. 짧은 시간 내에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그 일장에 너무 심하게 내상을 입어서 장기간 안정을 취하고 끊임없이 진기로 체내의 생기를 유지해야 한다. 아니면 언제든지 죽을 수도 있어.”그가 강서준을 보며 계속 말했다.“강영을 살릴 수 있는 건 역천81침밖에 없어.”“네.”강서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한 빨리 역천81침을 찾아서 치료할게요.”강서준과 김초현 때문에 강영이 납치된 것이다.그 때문에 마음속으로 미안했다.“됐어요. 그만 일들 보세요.”강천이 주변에 몰려든 무술인들을 보며 가라고 손짓을 보냈다.그러다 시선이 백효생에게 멈추더니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강천은 더 머물지 않고 신속하게 이곳을 떠났다.백효생은 그의 모습을 보고 턱을 만지며 중얼거렸다.“강천이 왜 웃었지?”그는 강천이 왜 자신을 보면서 웃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준아, 내가 먼저 강영을 데리고 교토에 가겠다.”강철구가 한마디 남기고 중상으로 쓰러진 강영을 데리고 가버렸다.그제야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떠났다.진풍과 진예빈이 강서준에게 다가왔다.다가오면서 저도 모르게 김초현을 힐끗 쳐다봤다.김초현은 여유로운 태도로 강서준의 곁에 서 있었다.얼굴이 예쁘고 키가 훤칠한 김초현은 회백색 긴 머리까지 드리워 이국적인 기품이 넘쳐흘렀다.“축하합니다.”진풍이 두 손을 모으며 인사를 드렸다.“강서준 씨, 공력이 한 단계 돌파한 것을 축하합니다.”그 말에 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았을 뿐이에요.”“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진풍은 강서준에게 인사를 올린 뒤 백효생에게도 작별
백효생이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당신의 피를 원해요.”“…”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제 피를요?”“맞습니다.”“피를 가져서 뭐 하려고요?”“그건 묻지 마세요. 조금만 주면 돼요.”백효생이 작은 주사기를 강서준에게 건넸다.“여기 주사기에 채우면 돼요. 만약 허락한다면 3일 내에 조세현의 소식을 알려 드리겠습니다.”강서준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주사기를 들고 자신의 팔에 찔렀다.작은 주사기에 피를 꽉 채워서 백효생에게 주었다.“그럼 선배의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그럼 이만.”백효생은 강서준의 피를 챙기고는 돌아서 갔다.그가 떠난 뒤에 강서준이 생각에 잠기다 한참 뒤에야 진예빈에게 물었다.“진 소주님, 백효생을 잘 압니까?”진예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잘 알죠.”강서준이 물었다.“저분은 어떤 사람입니까?”“저도 자주 임랑각에 가는데요. 제가 아는 백 선배는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성격도 좋고 정파든 사파든 똑같이 대해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정보를 물어도 조건을 제시하죠. 물론 다 합리적인 조건만 요구하세요. 절대 사람을 죽이거나 강도 짓은 시키지 않아요.”그제야 강서준은 안심했다.하지만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왜 내 피를 달라고 했지?’“진 소주님 생각은 백효생이 제 피를 갖고 뭘 할 것 같아요?”진예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건 저도 모르겠네요.”그녀가 모른다고 하니 강서준은 더는 묻지 않았다.이번엔 김초현에게 물었다.“참, 전에 멸절81침이라고 말한 것 같은데 그건 뭐예요?”진작에 묻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김초현은 감추지 않고 진청산과 대결을 벌인 후 부상을 입고 약왕곡에 가서 한 일들을 낱낱이 말해 주었다.독경에 관한 것도 빠짐없이 말했다.그 말을 듣던 강서준이 깜짝 놀랐다.자신이 수련했던 천강기공이 적수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것도 본인의 아내가 말이다.“흥.”김초현이 작은 주먹을 휘둘렀다.“천강신공을 익혔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내 살기는 금강신공의 적
강지는 얻기 힘든 장기 말이라 천은 정말 버리기 아까웠다.하지만 그도 한계를 느끼고 강지를 구할 수 없었다.그러나 강지의 진기를 낭비하면 안 되었다.강지는 자신의 진기가 신속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그가 당황하며 반격하려고 했지만, 중상을 입은 데다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말할 힘도 없는데 반격할 힘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그는 이렇게 자신의 진기가 흘러 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그의 진기는 너무 강하고 충만해서 꼬박 1시간을 흡수했다.강지의 모든 진기를 흡수한 천은 온몸이 터질 것 같았다.반드시 폐관한 곳을 찾아 진기를 연화하여 흡수해야 했다.아니면 몸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다.천이 강지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더는 아는 체하지 않았다.스스로 죽도록 내버려두고 신속하게 이곳에서 떠났다.천이 떠난 뒤 주변이 조용해졌다.가끔씩 나지막한 신음 소리가 들릴 뿐이다.샤샤샤샤!그때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누군가 낙엽을 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강지는 그 소리를 듣고 슬며시 눈을 떴다.“강, 강천. 날 구해줘요.”강지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워 보였다.게다가 온몸의 진기마저 빼앗겨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뒤를 쫓아온 강천은 웅크리고 앉아 그의 상태를 살펴봤다.강천이 미간을 찌푸렸다.멸절81침은 정말 놀라웠다.강지 체내의 생기를 이미 파괴해 버린 것이다.만약 그의 진기가 강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다.그런데 지금 진기를 모두 빼앗겼으니 곧 죽게 된다.강천이 사색에 잠겼다.강지도 고수이지만 이번에 용을 도살하는 작전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고수 한 명이 죽는다면 그의 계획에 위험이 더해진다.그러니 강지가 죽으면 안 되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강지의 혈도를 찍고 진기를 움직였다.그의 진기가 강지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자신의 진기를 이용해 강지가 빨리 죽지 않도록 목숨을 부지해 준 것이다.한참 뒤, 강지의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상태가
지금은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지금 너한테 구절진경을 전수할게.”“네?”강지는 어리둥절했다.강천이 설명했다.“이것은 서준이 수련한 절학이야. 서준은 이것을 수련해서 실력을 회복하고 최고의 강자가 됐어.”“그럼 서둘러요. 어서요.”강지는 마음이 다급했다.강천이 강지에게 구절진경을 설명하기 시작했다.동시에 진기를 나눠주며 강지의 목숨을 부지했다.그때, 강서준은 남황성에 가는 길이었다.그는 강천이 미리 떠나 강지를 찾아간 사실을 몰랐다.그저 용을 도살하려고 판을 짜고 있는 줄 알았다.김초현은 조수석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진예빈은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다.차 안은 분위기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참…”강서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김초현에게 물었다.“여보, 영귀의 피가 정말 그렇게 대단해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강해지다니 당신 지금 경계는 천제 5단계 맞아요?”그제야 김초현이 정신을 차리고 빙그레 웃었다.“가까스로 천제 5단계에 이른 거예요. 근데 영귀의 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몸은 정말 괜찮아요?”강서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나도 영귀의 내단을 흡수한 뒤로 가끔 사악한 욕망을 억누르지 못할 때가 있어요. 영귀의 피는 내단보다 더 강한데 정말 괜찮은 거죠?”강서준은 영귀의 힘이 강할수록 욕망도 강하다는 것을 예전부터 짐작했다.정말 김초현이 걱정되었다.“잠시는 괜찮아요.”김초현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난 싸울 때, 마음속에서 살의를 느낄 때 욕망이 생겨나요. 그런데 상청결을 수련해서 괜찮아요. 이건 진사왕이 영귀의 피를 억누르기 위해 특별히 만든 심법인데 지금 체내에 영귀의 힘을 거의 흡수해서 더 이상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해요.”“그리고 지살기공은 영귀의 속성과 일치해서 살의를 일으키지 않는 한 정신은 올바르거든요.”강서준이 열심히 들었다.김초현이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남황에 돌아가면 내가 몸 상태를 살펴봐야겠어요.
김초현은 다른 건 바라지 않았다.지금은 얼마 남지 않는 시간에 강서준에게 사랑의 결실을 남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강서준이 그녀를 보며 맹세했다.“내가 반드시 당신 병을 고칠게요. 지금 역천81침을 잃어서 그걸 되찾으면 당신 생명을 연장할 수 있어요. 그리고 체내의 피를 자극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김초현은 침묵했다.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있다.체내의 피는 이미 영귀의 피와 섞이고 동화되었다.그 말인즉슨 영귀의 피가 원래의 피를 삼켜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영귀의 피에 담긴 모든 힘을 흡수했기 때문에 피에 변이가 생겼다.더는 피가 재생하지 않고 지금 있는 피로 버텨야 하니 얼마 살지 못한다.아무리 역천81침이 신기하다고 해도 체내의 피는 더는 재생할 수 없다.게다가 그녀의 피는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 누구의 피도 소용없다.그래도 강서준의 희망을 깨트리지 않으려고 침묵했다.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희망이 없으면 바로 좌절하게 된다.강서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 뒤로 며칠 동안 강서준은 흑룡부에 있으면서 김초현의 곁을 지켰다.진예빈도 눈치 있게 방해하지 않고 이튿날에 남황을 떠나 천산파로 돌아갔다.3일째 되는 날.백효생이 남황 흑룡부에 나타났다.흑룡부 거실.강서준은 맞은편에 앉은 백효생을 보며 물었다.“제가 원하던 정보를 찾았어요?”“네.”백효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에 강서준은 격동했다.“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요?”백효생이 대답했다.“지금 보호받고 있더라고요.”“누가 조세현을 보고하고 있어요?”“의화.”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의화는 무슨 세력이죠?”“교토에 돌아가서 왕에게 물으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겁니다.”백효생의 말에 강서준은 깨달았다.의화는 왕의 세력이 틀림없다.하지만 지금 왠지 막막하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했다.‘왕이 이익을 위해 백태호와 결탁했는데 왜 조세현을 보호할까?’조세현의 손에서 자료를 얻지 못하면 백태호뿐만 아니라 다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