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관은 이미 치열한 싸움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다.절벽이 완전히 무너지고 온통 나무뿌리로 덮여 있었다.대략 30분 지났을 무렵 강천이 그제야 손을 거두었다.그는 강영을 천천히 비스듬하게 눕혔다.“상태가 어때요?”강서준이 물었다.“할아버지, 강영은 괜찮나요?”강천이 대답했다.“일단 안정을 시켰어. 짧은 시간 내에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그 일장에 너무 심하게 내상을 입어서 장기간 안정을 취하고 끊임없이 진기로 체내의 생기를 유지해야 한다. 아니면 언제든지 죽을 수도 있어.”그가 강서준을 보며 계속 말했다.“강영을 살릴 수 있는 건 역천81침밖에 없어.”“네.”강서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한 빨리 역천81침을 찾아서 치료할게요.”강서준과 김초현 때문에 강영이 납치된 것이다.그 때문에 마음속으로 미안했다.“됐어요. 그만 일들 보세요.”강천이 주변에 몰려든 무술인들을 보며 가라고 손짓을 보냈다.그러다 시선이 백효생에게 멈추더니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강천은 더 머물지 않고 신속하게 이곳을 떠났다.백효생은 그의 모습을 보고 턱을 만지며 중얼거렸다.“강천이 왜 웃었지?”그는 강천이 왜 자신을 보면서 웃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준아, 내가 먼저 강영을 데리고 교토에 가겠다.”강철구가 한마디 남기고 중상으로 쓰러진 강영을 데리고 가버렸다.그제야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떠났다.진풍과 진예빈이 강서준에게 다가왔다.다가오면서 저도 모르게 김초현을 힐끗 쳐다봤다.김초현은 여유로운 태도로 강서준의 곁에 서 있었다.얼굴이 예쁘고 키가 훤칠한 김초현은 회백색 긴 머리까지 드리워 이국적인 기품이 넘쳐흘렀다.“축하합니다.”진풍이 두 손을 모으며 인사를 드렸다.“강서준 씨, 공력이 한 단계 돌파한 것을 축하합니다.”그 말에 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았을 뿐이에요.”“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진풍은 강서준에게 인사를 올린 뒤 백효생에게도 작별
백효생이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당신의 피를 원해요.”“…”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제 피를요?”“맞습니다.”“피를 가져서 뭐 하려고요?”“그건 묻지 마세요. 조금만 주면 돼요.”백효생이 작은 주사기를 강서준에게 건넸다.“여기 주사기에 채우면 돼요. 만약 허락한다면 3일 내에 조세현의 소식을 알려 드리겠습니다.”강서준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주사기를 들고 자신의 팔에 찔렀다.작은 주사기에 피를 꽉 채워서 백효생에게 주었다.“그럼 선배의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그럼 이만.”백효생은 강서준의 피를 챙기고는 돌아서 갔다.그가 떠난 뒤에 강서준이 생각에 잠기다 한참 뒤에야 진예빈에게 물었다.“진 소주님, 백효생을 잘 압니까?”진예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잘 알죠.”강서준이 물었다.“저분은 어떤 사람입니까?”“저도 자주 임랑각에 가는데요. 제가 아는 백 선배는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성격도 좋고 정파든 사파든 똑같이 대해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정보를 물어도 조건을 제시하죠. 물론 다 합리적인 조건만 요구하세요. 절대 사람을 죽이거나 강도 짓은 시키지 않아요.”그제야 강서준은 안심했다.하지만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왜 내 피를 달라고 했지?’“진 소주님 생각은 백효생이 제 피를 갖고 뭘 할 것 같아요?”진예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건 저도 모르겠네요.”그녀가 모른다고 하니 강서준은 더는 묻지 않았다.이번엔 김초현에게 물었다.“참, 전에 멸절81침이라고 말한 것 같은데 그건 뭐예요?”진작에 묻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김초현은 감추지 않고 진청산과 대결을 벌인 후 부상을 입고 약왕곡에 가서 한 일들을 낱낱이 말해 주었다.독경에 관한 것도 빠짐없이 말했다.그 말을 듣던 강서준이 깜짝 놀랐다.자신이 수련했던 천강기공이 적수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것도 본인의 아내가 말이다.“흥.”김초현이 작은 주먹을 휘둘렀다.“천강신공을 익혔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내 살기는 금강신공의 적
강지는 얻기 힘든 장기 말이라 천은 정말 버리기 아까웠다.하지만 그도 한계를 느끼고 강지를 구할 수 없었다.그러나 강지의 진기를 낭비하면 안 되었다.강지는 자신의 진기가 신속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그가 당황하며 반격하려고 했지만, 중상을 입은 데다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말할 힘도 없는데 반격할 힘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그는 이렇게 자신의 진기가 흘러 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그의 진기는 너무 강하고 충만해서 꼬박 1시간을 흡수했다.강지의 모든 진기를 흡수한 천은 온몸이 터질 것 같았다.반드시 폐관한 곳을 찾아 진기를 연화하여 흡수해야 했다.아니면 몸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다.천이 강지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더는 아는 체하지 않았다.스스로 죽도록 내버려두고 신속하게 이곳에서 떠났다.천이 떠난 뒤 주변이 조용해졌다.가끔씩 나지막한 신음 소리가 들릴 뿐이다.샤샤샤샤!그때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누군가 낙엽을 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강지는 그 소리를 듣고 슬며시 눈을 떴다.“강, 강천. 날 구해줘요.”강지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워 보였다.게다가 온몸의 진기마저 빼앗겨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뒤를 쫓아온 강천은 웅크리고 앉아 그의 상태를 살펴봤다.강천이 미간을 찌푸렸다.멸절81침은 정말 놀라웠다.강지 체내의 생기를 이미 파괴해 버린 것이다.만약 그의 진기가 강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다.그런데 지금 진기를 모두 빼앗겼으니 곧 죽게 된다.강천이 사색에 잠겼다.강지도 고수이지만 이번에 용을 도살하는 작전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고수 한 명이 죽는다면 그의 계획에 위험이 더해진다.그러니 강지가 죽으면 안 되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강지의 혈도를 찍고 진기를 움직였다.그의 진기가 강지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자신의 진기를 이용해 강지가 빨리 죽지 않도록 목숨을 부지해 준 것이다.한참 뒤, 강지의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상태가
지금은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지금 너한테 구절진경을 전수할게.”“네?”강지는 어리둥절했다.강천이 설명했다.“이것은 서준이 수련한 절학이야. 서준은 이것을 수련해서 실력을 회복하고 최고의 강자가 됐어.”“그럼 서둘러요. 어서요.”강지는 마음이 다급했다.강천이 강지에게 구절진경을 설명하기 시작했다.동시에 진기를 나눠주며 강지의 목숨을 부지했다.그때, 강서준은 남황성에 가는 길이었다.그는 강천이 미리 떠나 강지를 찾아간 사실을 몰랐다.그저 용을 도살하려고 판을 짜고 있는 줄 알았다.김초현은 조수석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진예빈은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다.차 안은 분위기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참…”강서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김초현에게 물었다.“여보, 영귀의 피가 정말 그렇게 대단해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강해지다니 당신 지금 경계는 천제 5단계 맞아요?”그제야 김초현이 정신을 차리고 빙그레 웃었다.“가까스로 천제 5단계에 이른 거예요. 근데 영귀의 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몸은 정말 괜찮아요?”강서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나도 영귀의 내단을 흡수한 뒤로 가끔 사악한 욕망을 억누르지 못할 때가 있어요. 영귀의 피는 내단보다 더 강한데 정말 괜찮은 거죠?”강서준은 영귀의 힘이 강할수록 욕망도 강하다는 것을 예전부터 짐작했다.정말 김초현이 걱정되었다.“잠시는 괜찮아요.”김초현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난 싸울 때, 마음속에서 살의를 느낄 때 욕망이 생겨나요. 그런데 상청결을 수련해서 괜찮아요. 이건 진사왕이 영귀의 피를 억누르기 위해 특별히 만든 심법인데 지금 체내에 영귀의 힘을 거의 흡수해서 더 이상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해요.”“그리고 지살기공은 영귀의 속성과 일치해서 살의를 일으키지 않는 한 정신은 올바르거든요.”강서준이 열심히 들었다.김초현이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남황에 돌아가면 내가 몸 상태를 살펴봐야겠어요.
김초현은 다른 건 바라지 않았다.지금은 얼마 남지 않는 시간에 강서준에게 사랑의 결실을 남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강서준이 그녀를 보며 맹세했다.“내가 반드시 당신 병을 고칠게요. 지금 역천81침을 잃어서 그걸 되찾으면 당신 생명을 연장할 수 있어요. 그리고 체내의 피를 자극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김초현은 침묵했다.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있다.체내의 피는 이미 영귀의 피와 섞이고 동화되었다.그 말인즉슨 영귀의 피가 원래의 피를 삼켜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영귀의 피에 담긴 모든 힘을 흡수했기 때문에 피에 변이가 생겼다.더는 피가 재생하지 않고 지금 있는 피로 버텨야 하니 얼마 살지 못한다.아무리 역천81침이 신기하다고 해도 체내의 피는 더는 재생할 수 없다.게다가 그녀의 피는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 누구의 피도 소용없다.그래도 강서준의 희망을 깨트리지 않으려고 침묵했다.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희망이 없으면 바로 좌절하게 된다.강서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 뒤로 며칠 동안 강서준은 흑룡부에 있으면서 김초현의 곁을 지켰다.진예빈도 눈치 있게 방해하지 않고 이튿날에 남황을 떠나 천산파로 돌아갔다.3일째 되는 날.백효생이 남황 흑룡부에 나타났다.흑룡부 거실.강서준은 맞은편에 앉은 백효생을 보며 물었다.“제가 원하던 정보를 찾았어요?”“네.”백효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에 강서준은 격동했다.“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요?”백효생이 대답했다.“지금 보호받고 있더라고요.”“누가 조세현을 보고하고 있어요?”“의화.”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의화는 무슨 세력이죠?”“교토에 돌아가서 왕에게 물으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겁니다.”백효생의 말에 강서준은 깨달았다.의화는 왕의 세력이 틀림없다.하지만 지금 왠지 막막하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했다.‘왕이 이익을 위해 백태호와 결탁했는데 왜 조세현을 보호할까?’조세현의 손에서 자료를 얻지 못하면 백태호뿐만 아니라 다른 사
강서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간 적이 없어요. 그저 난서왕의 고대 유적지가 남황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확한 위치는 어디인지 몰라요. 그건 왜 물으십니까?”백효생은 대답하지 않고 다시 질문했다.“그럼 난서왕의 후예를 만난 적이 있어요?”강서준이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렸다.그때 한 사람이 기억났다.바로 남황에 오기 전에 천산관에서 난이탄이라는 사람을 만났었다.강서준은 난이탄과 한바탕 싸우기까지 했다.이 사람의 진기는 강서준과 비슷하지만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무학의 조예가 너무 깊어 금강신공을 사용하지 않으면 밀려날 정도였다.하지만 난이탄이라 부르는 사람이 난서왕의 후예인지는 그도 확실하지 않다.강서준이 대답했다.“확실하지는 않지만 열흘 전에 천산관 근처에서 난이탄이라 부르는 사람과 한번 무공을 겨뤘어요.”그 말에 백효생의 표정이 밝아졌다.“그 사람의 실력은 어땠어요?”“강해요. 그것도 엄청 강했어요.”그때 싸운 장면을 떠올렸더니 저도 모르게 안색이 굳어졌다.“난이탄이라는 사람 엄청 강해요. 그리고 오만하기도 했어요.”“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어요?”강서준이 그때 기억을 되새기면서 난이탄과 있었던 일들을 알려주었다.그 얘기를 듣던 백효생이 생각에 잠겼다.한참 뒤에야 그가 십호흡을 하더니 다시 물었다.“그리고 몇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만약 솔직하게 대답하면 구양랑의 위치를 알려 줄게요.”임랑각의 정보가 전 세계에 분포된 것은 줄곧 정보로 정보를 바꾸었기 때문이다.지금 백효생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이 기회에 궁금한 것을 해결하고 싶었다.강서준이 말했다.“선배님, 말씀하세요.”“서준 씨는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풀었어요?”“네.”“어떻게 풀었어요?”강서준은 숨기지 않고 어떻게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풀었는지 다 얘기했다.우연의 일치로 자신의 피로 화월산거도의 그림 모양을 바꾼 뒤, 강영과 함께 연구해서 화월산거도에서 18경맥도의 비밀을 풀어냈다는 것을 전부 말했다.백효생이 열심이 듣더니 연신
강서준이 백효생을 불러 세웠다.하지만 백효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흑룡부를 나섰다.강서준이 턱을 만지며 중얼거렸다.“신검은 뭐야?”신검산장은 들은 적이 있다. 전에 모용추가 대응국에서 얻은 중신의 검을 신검사장에 가져 가서 다시 주조해 다라고 요청했었다.하지만 신검산장에서 거절했다.그 때문에 모용추는 장주와 한바탕 싸우기까지 했다.결국 패배를 인정한 장주가 다시 중신의 검을 주조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런데 지금 신검산장에 또 다른 신병이 나온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심지어 이 신병은 1000년을 넘게 주조했다고 한다.‘어떤 신병이면 1000년이나 넘게 주조할 가치가 있을까?’강서준도 이 검에 흥미가 생겼다.구양랑이 신검산장으로 갔으니 형검과 역천81침을 되찾으려면 그곳으로 가야 했다.한참을 생각하던 강서준이 김초현의 옆에 앉았다.“우리 먼저 교토로 가죠. 당신은 교토에 머물고 난 신검산장에 구양랑을 찾아가서 역천81침을 되찾아야겠어요. 그래야 당신을 치료할 수 있어요.”“그렇게 해요.”김초현은 그 말을 따랐다.“시간을 지체할 수 없으니까 지금 출발하죠.”강서준은 온 김에 남황을 정돈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일이 생겨서 남황을 정돈하는 일은 뒤로 미루는 수밖에 없었다.강서준은 김초현을 데리고 군부대로 향했다.“보스, 이렇게 돌아간다고요? 정리하지 않아요?”사무실에서 이혁은 강서준에게 물었다.“대선거까지 3개월도 남지 않았어요. 지금 정돈하지 않으면 시간이 없잖아요?”강서준은 어쩔 수 없었다.“일이 이렇게 돼서 나도 다른 방법이 없어. 먼저 교토에 돌아가자.”“알았어요.”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바로 전용기를 준비할게요.”이혁이 돌아서 나가더니 이내 전용기를 안배했다.강서준, 김초현, 이혁은 다시 교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몇 시간 뒤에 교토성에 도착했다.교토성 김초현의 집.집에 돌아와서야 김초현이 안심했다.“참, 강영이 심하게 다쳤는데 강씨 저택에 가서 보지 않아요?”“조상 강철구가
이혁이 소리를 내며 감탄했다.“천문 문주라니, 이건 고대 무술계에서 손꼽히는 존재예요.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호를 받던 김초현이 반년 사이에 이렇게 강해졌네요. 말하고 보니 부끄러워요. 난 지금 막 진기를 수련해서 1단밖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아마 형수님 한 초식이면 날 죽일 수 있겠어요.”이혁은 난처했다.사람과 사람은 정말 비교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에휴.”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보스, 왜 그래요?”“아니야.”강서준이 눈을 감고는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곧 강씨 저택에 도착했다.뒷마당에 있는 한 사랑채 안에 강영이 누워 있었다.그때 강철구가 술 주전자를 들고 강서준에게 한잔 따라 주었다.강서준이 물었다.“강영의 상태는 어떻습니까?”강철구가 한숨을 내쉬었다.“심각해. 지금은 내가 매일 진기로 연명해 주고 있어.”“제가 가서 볼게요.”강서준이 일어서서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강영은 흰색 잠옷을 입고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누워 있었다.얼굴은 핏기가 없고 백지장처럼 창백했다.그가 강영의 손을 잡고 맥을 짚더니 한참 뒤에야 손을 놓았다.강영의 상태는 심각했다. 체내의 기관들이 쇠약해지기 시작해서 계속 진기를 주입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만약 그에게 역천81침만 있었다면 강영을 구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손에 없어서 아픈 사람을 앞에 두고도 속수무책이 되었다.그가 강철구에게 다가갔다.강철구가 물었다.“어때? 방법이 있겠어?”강서준이 대답했다.“있어요. 근데 역천81침이 필요해요. 하지만 구양랑에게 뺏겨서 지금 되찾으러 가려고 해요. 참, 조상님은 신검산장이라고 들어 보셨어요?”“그래. 들어 본 적은 있어. 근데 잘 알지는 못해.”강철구가 설명했다.“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문파야. 고대 무술계에서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진정한 은세 문파지. 근데 갑자기 신검산장은 왜 묻나?”“전에 임랑각의 백효생을 만났는데 그분한테 구양랑의 행방을 물었어요. 백효생의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