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은 형전을 떠나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8시가 되었다.엊저녁 김초현은 밤새우며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강서준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여보, 엊저녁에 별일은 없었어요?”“없었어요.”강서준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너무 순조로워서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김초현이 어리둥절해하자, 강서준이 설명했다.“엊저녁에 내가 주강을 체포했는데도 대동상회와 고문에서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주강을 총살하고 형전의 변호사와 판사들을 잡은 뒤에야 아침에 강지가 군혼을 이끌고 나타났어요. 근데 나를 막으려고 온 게 아니라 도와주러 왔다고 해서…”강서준은 사건 경과를 간략해서 말했다.그 말에 김초현이 웃음을 터트렸다.“잘된 일 아닌가요? 먼저 대동상회와 연합하여 고문을 제거하면 되잖아요.”“맞아요. 나도 그 생각이에요.”강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동상회보다 고문이 더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대동상회는 그래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편에 서지만 고문은 아니다.고문이 통치권을 가지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피곤해서 먼저 쉴게요.”강서준도 엊저녁에 한잠도 자지 못했다.이제야 피곤이 몰려와 아침밥도 거르고 방에 들어가 잠을 보충했다.일어났을 땐 점심시간이었다.그것도 김초현이 깨워서 일어났다.“여보, 일어나요. 큰일 났어요.”김초현의 목소리에 꿈나라에서 돌아왔다.강서준이 일어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강영이 왔어요. 얼른 일어나서 나가봐요.”강서준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방에서 나갔다.거실에 강영과 이수빈 그리고 천산파의 진예빈까지 와 있었다.그가 거실 소파에 앉으며 강영에게 물었다.“왜 다 여기에 모였어? 무슨 일이야?”강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해외에 큰일이 났어.”“뭐?”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말이야?”강영이 대답했다. “요 며칠, 해
”해외뿐이 아니에요.”그때 진예빈이 나서서 말했다.“저도 오늘 아침에 아버지한테서 소식을 전달받았어요. 어제 저녁 대하 경내에서 적지 않은 고대 무술 가문이 멸문당했는데 늙은이와 어린애는 전부 죽이고 젊은이들만 실종됐대요.”김초현도 아는 일이다.멸망한 가문에서 작은 문파들은 이미 천문에 귀순했기 때문이다.“그 소식 확실해요?”강영이 진예빈에게 물었다.강씨 가문이 4대 고문의 수족이고 고대 무술계에서도 지위가 높지만, 이 일에 관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네. 확실해요.”진예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산파의 정보망은 대하 전체에 널려 있어요. 그러니 가장 먼저 소식을 받을 수 있거든요.”강서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엊저녁에 고문이 형전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상하다 여겼는데 고대 무술계에서 움직인 것이다.‘고문은 대체 뭘 꾸미고 있어? 늙은이와 어린애를 죽이고 연초에 사람을 잡아가고 설마…’문득 예전에 천자가 하려던 일이 생각났다.천자는 수많은 사람들 잡아서 실험을 진행했었다.그의 추측이 맞는다면 이미 실험 결과를 얻었다. 고문이 무술인을 납치해서 그들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하면 강해지는 건 물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하가 정말 난장판이 되겠네.’한참을 생각하던 강서준이 진예빈을 보며 말했다.“무술인들을 어디로 납치해 갔는지 조사할 수 있어요?”진예빈이 대답했다.“아버지가 지금 전력으로 조사하고 있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결과가 나오는 즉시 내게 알려줘요.”김초현은 옆에서 듣기만 할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비록 침묵하고 있지만 속으로 나름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이 상황에 구양랑이 함부로 설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반드시 무술인들의 행방을 알아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강서준이 전심전력으로 교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그때 강영의 휴대폰이 울리고 꺼내 받았다.전화 한 통을 받더니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가문에 일이 생겼어요. 저 빨리 돌아가야겠어요.”강서준도 덩달아 일어섰다
강지가 돌아왔다는 말에 강영은 다급하게 집으로 향했다.강서준도 상황을 살피려고 같이 가는 중이다.두 사람은 빠른 시간안에 강 씨 저택에 도착했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수십 명이나 모였다.강지는 가장자리, 즉 족장의 전용 자리에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거실에 휠체어도 있었는데 두 다리가 부러진 노인이 앉았다.바로 강태군이다.그는 강철구의 아들이자 강지와 강천의 아버지다.바로 그가 강영을 족장 자리에 앉혔다.강영이 족장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김초현의 도움을 받은 것 외에 강태군의 공로도 적지 않았다.수십 명이 모인 거실은 쥐가 죽은 듯이 조용했다.“무슨 일이에요?”밖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강영이 허겁지겁 들어오고 강서준이 뒤따라 들어왔다.거실에 들어간 강영은 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를 보았다.순간 그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강지가 그녀를 입양하고 직접 키웠다.“강, 강지…”정신을 차린 후 강영의 어여쁜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당신는 우리 가문의 배신자예요. 왜 돌아왔어요? 거긴 족장 자리예요. 당신은 더는 강 씨 족장이 아니니까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강지의 앞에서 강영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지금은 반드시 강경하게 나와야 할 때이다. 아니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모였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지켜만 보고 있었다.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가 입꼬리를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강영. 훌륭하다. 정말 훌륭해. 두세 달 안 본 사이에 네가 족장이 되었더구나. 내가 애써서 키운 보람이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넌 족장이 아니야. 족장은 역시 내가 해야겠다.”“강지…”강영은 옥 같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은 대역무도하게도 하극상으로 강철구 조상을 해치고 조상이 얻은 영귀의 내단을 빼앗아 갔어요. 이제서야 나타나다니 강철구 조상님의 복수가 두렵지 않으세요?”“하하하하.”강지가 호탕하게 웃더니 갑자기 싸늘하게 말했다.“
분위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마치 거대한 돌덩어리가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강지의 기운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강서준뿐이다.강영도 이 기운을 견디지 못했다.어깨에 천 근이나 되는 짐 덩어리를 얹은 것 같아 버틸 수 없어서 점점 무릎을 구부렸다.쿵!더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무릎이 닿은 바닥이 움푹하게 패어 들어가고 주변에 금이 생겼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는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강, 강지. 당신 속셈이 뭐예요? 강한 무력으로 강씨 가문을 제압할 것 같아요? 똑똑히 들어요. 절대 불가능해요. 강씨 가문은 굴복하지 않아요.”“하.”강지가 코웃음을 쳤다.“난 원래 족장인데 누굴 굴복시킨단 말이냐? 강영, 내가 널 잘못 봤다. 그동안 네게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넌 내가 폐관하는 사이에 할아버지를 습격해서 살해한 것도 모자라 거짓말을 꾸며내서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웠지. 그리고 족장 자리에 앉았다. 그 죄를 인정하느냐?”그가 갑자기 손을 뻗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강영을 가리켰다.“강태군 조상님. 전 그런 적이 없어요. 제가 아니에요. 조상님이 저를 족장 자리에 앉혔잖아요. 얼른 말해 보세요.”누구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자, 그녀는 조금 당황했다.그녀는 강지를 잘 알고 있다.오늘 무조건 여기 사람들을 포섭하지 않고 강지를 제거해야 한다.강지를 다시 집안에 들인다면 자신을 가만두지 않고 바로 죽일 것이다.모두의 시선이 강태군에게로 쏠렸다.지금 그들은 조상이 입장을 표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강서준도 강영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그도 강씨 가문의 일원이지만 이 강 씨 저택에서는 발언권이 없었다.강태군은 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강영을 족장 자리에 앉혔다.”“아버지. 제정신이세요? 우리 가문에서 지금까지 배은망덕한 녀석을 키웠어요. 저들이 눈이 멀었다고 아버지까지 강영의 헛소리를 믿으세요? 그리고
강지가 살인 충동을 일으켰다.누가 막는다면 누구든지 죽일 기세였다.친아버지가 막아도 죽여버릴 것이다.비록 이성을 잃었지만 그래도 양심은 조금 남아 있는지 강태군에게 떠나라고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일깨워 주긴 했다.“오늘은 무조건 참견해야겠다.”강태군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휠체어에 앉아 강영을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가문의 족장은 강영이라고 했다. 강지. 너는 가문에서 쫓겨났으니 더는 강 씨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썩 꺼져라.”“날 탓하지 마세요.”강지가 매우 강한 기운을 내뿜더니 순간 이동으로 강태군의 앞에 나타났다.바로 그때 저택 입구에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그 사람을 보던 강지는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충격을 받은 강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서 들어왔다.그는 다름 아닌 강철구였다.강씨 가문에서 배분이 가장 높은 조상이자 또한 8단 강자다.“아버지.”그 노인을 본 강태군이 공손하게 불렀다.“조, 조상님…”강영도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강철구가 이 시각에 나타날 줄은 예상조차 못했다.강철구가 나타나자 그녀는 희망을 보았다.“아, 안 죽고 살아 있었어?”강지가 강철구를 노려봤다.두세 달이 지났지만 강철구가 나타나지 않아서 이미 죽은 줄 알았다.그날 그가 확실한 잔혹한 일격을 가했다.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기습하면 죽지 않더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강철구가 죽었다는 것을 확신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강지야. 아주 좋아. 아주 좋아.”강철구가 두 눈을 부릅뜨며 다가왔다.30년 동안 강지는 융통성이 없어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대신 강씨 가문을 잘 관리해왔다. 그런데 오늘날 강지는 내단을 위해 조상을 해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강철구가 미친 듯이 웃었다.강지는 재빠르게 충격 속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렸다.‘살아 있다고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지금 그는 이미 8단 중기에 들어서서
훨체어에 앉은 강태군도 허공에 뜨며 폐허에서 벗어났다.강철구와 강지는 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껄껄. 시끌벅적한 것이 참 보기 좋네.”그때 웃음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웃음소리는 강 씨 별채의 가장 높은 곳에서 들려왔다.그곳에 흰색 옷을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바로 강천이다.강천의 하얀 머리카락은 어느새 사라지고 검정 머리로 변했다.그도 많이 젊어졌다.지금 그는 전혀 늙어 보이지 않고 수십 년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았다.강천은 별채 꼭대기에 앉아 멀리서 강지가 강철구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태연하게 말했다.“나이 한 가득이나 먹고 왜 저렇게 차분하지 못할까? 한 집 식구들끼리 화목하게 지내면 어디 덧나나? 꼭 칼부림을 해야겠냐고.”“할아버지.”강천을 보자 강서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그의 할아버지는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대응국에서 어렵게 만났는데 나타나자마자 급하게 사라졌다.“이보세요. 계속 싸울 겁니까?”격전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강천이 몸을 번쩍 들어 싸움에 끼어들었다.강지과 강철구가 동시에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눌 때 강천이 중간에 나타나 양쪽으로 손을 뻗으며 검을 막아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외쳤다.“이제 그만 하세요.”큰 소리로 외치며 손에 힘을 주었더니 강력한 기운이 휘몰아치며 두 사람을 공격했다.강지과 강철구가 순식간에 뒤로 튕겨 나갔다.그제야 강천이 공격하던 손을 거둬들였다.공격을 받은 강지는 체내에서 혈기가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순간 충격을 억누르지 못해서 목구멍에서 뜨거운 피가 뿜어 나왔다.가슴속에 사나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그는 8단 중기에 이른 강자다.지금 강철구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강천이 억지로 끼어들어서 두 사람 공격을 막아냈다.그런데 강천은 상처도 받지 않고 오히려 강철구까지 물리쳤다.‘이 실력은 뭐야?’강지는 그의 실력을 상상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강천은 너무 강해서 순식간에 그를 격파할 수 있다는 것은 감지했다.그 순간 싸울 의욕이
강천은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강서준은 만난 김에 몇몇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말을 꺼내기 전에 또 가버렸다.강천이 떠난 뒤에야 강철구가 다가왔다.그는 강천이 떠난 방향을 보며 중얼거렸다.“녀석, 실력이 또 늘었구나.”강철구는 지금 8단이다.그가 전력을 다해 검을 찔렀지만, 강천이 가볍게 받아 쳤다.심지어 동시에 두 공격을 막아냈다.이런 실력은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대체 그가 어떤 경지에 도달했는지 궁금했다.“영귀를 죽이면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사람이 강천이라는 말이 맞구나.”강서준은 난처했다.이 할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될지 몰랐다.번마다 나타났다 하면 바로 사라졌다.“이번엔 강천 할아버지 덕분이에요. 여기 오시지 않았더라면 강 씨 저택은 폐허가 됐을 거예요.”강영이 감탄했다.강서준은 강철구를 보며 물었다.“조상님. 괜찮으세요?”강철구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충격 때문에 혈기가 역류했을 뿐이다. 며칠만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강영은 강 씨 제자들에게 신속하게 전장을 정리하고 부서진 집은 하루빨리 재건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강씨 가문의 풍파는 이렇게 일단락을 내렸다.하지만 강씨 가문은 4대 고족의 수족이라 은밀하게 지켜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강 씨 저택에서 발생한 일들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강지가 다시 가문으로 돌아갔대요.”“네, 저도 들었어요. 확실한 정보인데, 강지가 두 달 전에 강철구를 습격해서 내단을 빼앗았대요. 지금 그가 가문에 돌아와서 강철구도 나타난 거래요. 두 사람이 검을 들고 싸우는 바람에 집안이 다 박살이 나서 지금 집을 다시 짓고 있다던데.”“나중에 강천도 나타나서 혼자 힘으로 강지와 강철구 두 8단 강자를 물리쳤다고 들었어요. 강지는 두려워서 도망갔고요. 아니면 두 8단 강자가 전력으로 싸우면 교토성이 폐허가 될지도 몰라요.”각종 유언비어가 곳곳에 퍼질수록 과장되어서 옮겨졌다.세상에는 강지가 강철구를 습격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나중에 강천이 나타나서 격
그의 몸은 허공에 뜬 채 끊임없이 회전하면서 무서운 기운을 사방으로 뿜어냈다.밀실에는 기품이 남다른 여자가 서 있었다.그녀는 송씨 가문의 족장 송유나다.한참이나 기다렸지만 송세한은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옆에 서서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30분 정도 지났을 때 송세한이 기운을 거둬들이고 서서히 바닥에 내려왔다.지금 송세현은 몇 달 전, 천산대회에 갔을 때보다 훨씬 젊어졌다.50대 모습으로 돌아간 그를 누구도 백 살 넘은 노인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그가 천천히 눈을 뜨고 눈앞에 서 있는 송유나를 바라봤다.“폐관한다고 생사존망에 걸린 일이 아니면 방해하지 말라고 누누이 말했거늘.”“조상님.”송유나가 고개를 숙이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확실히 급한 상황이에요.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몰라서 특별히 여쭈러 온 거예요.”“말하거라.”송유나가 그동안 발생한 일들을 낱낱이 보고했다.그중에서 강씨 가문의 일을 더 강조해서 말했다.“조상님. 지금 강씨 가문은 너무 강해요. 배신자 강지는 물론 강씨 가문에 지금 8단 강자가 세 명이나 있어요. 강철구, 강서준 그리고 강천. 특히 강천은 너무 강합니다. 오늘 전한 소식에 따르면 강천이 혼자서 강철구와 강지의 공격을 막아서 물리쳤대요.”“조상님.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예요. 우리 송 씨도 줄을 설 때가 됐어요. 지금 라인을 잘못 선택하면 100년 전의 고문처럼 될 거예요.”그 말에 송세한의 안색이 굳어졌다.지금 상황이 확실히 급박하긴 했다.그가 한참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이런 시기일수록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 송씨 가문에서 속세의 모든 산업들을 매각하고 제자들을 교토에서 철수하라고 명을 내려라.”“조상님. 그럼…”송유나는 얼떨떨했다.송세한의 굳은 표정이 점차 펴지더니 희미한 웃음을 띠었다.“내가 영귀의 내단을 연화해서 공력이 대폭 증가했다. 용신공도 두 단계만 돌파하면 절정에 도달하니 먼저 위험을 피하고 대하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 내가 용신공을 12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