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 무덤덤하게 말했다.“그건 네 일이야. 얼른 형전에 가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고 강서준의 속셈을 알아 와.”오랫동안 고민 끝에 강서준을 건드리지 않기로 결정했다.만약 강서준을 제거하면 고문을 견제할 사람이 없게 된다.구양랑은 보통내기가 아니어서 혼자 힘으로 이길 자신이 없었다.그래서 강서준의 힘을 빌려 견제하는 수밖에 없다.지금 강서준이 체포한 주강은 별 보잘것없는 사람이다.그 정도 능력을 갖춘 사람은 주변에 널려서 언제든 새 적임자를 올려놓을 수 있으니 양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강지는 더는 말하지 않고 돌아서 나갔다.군혼을 이끌고 당당하게 형전으로 향했다.“최근 소식입니다. 군혼이 출동했답니다.”“군혼의 강지가 적지 않은 군사들을 이끌고 형전으로 갔습니다.”군혼이 출동하자 소식이 순식간에 사방에 퍼졌다.머지않아 교토의 각 세력들과 가문의 귀에도 들어갔다.그들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형전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길 기다렸다.특히 송씨와 지씨 가문에서 각별하게 형전의 상황을 주시했다.강서준이 벌이는 일에 대해 대동상회와 고문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싶었다.모두 침묵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블랙진, 용전, 귀견수의 정보망과 적염군의 정보망은 형전의 모든 재직자들을 조사하고 있었다.밤이 소리 없이 지나갔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들 소식이 전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날이 밝아지자 조사 결과가 형전에 전달되었다.강서준이 예상한 대로 뒤끝이 깨끗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총살할 정도로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파직시키기에 충분했다.강지는 한밤중에 출발했다.그런데 고의적인지 날이 밝아서야 형전에 나타났다.강서준은 각 정보망을 통해 조사한 자료를 갖고 형전에 들어왔다.“강, 강서준 씨. 대체 뭐 하려는 겁니까?”그가 나타나자 권철이 불안해하며 물었다.밤새 형전에 갇혀서 그가 대체 무슨 속셈인지 몰라 전전긍긍했다.강서준이 손에 든 자료를 건네주
강지의 실력은 강서준이 예상한 대로였다.본래 7단 강자였던 강지가 강철구를 습격하여 내단을 빼앗은 후 2개월 정도 사라졌다.지금 나타났다는 건 그사이에 영귀의 내단을 연화하여 8단에 이르렀다는 것을 설명한다.천제 몇 단계에 올랐는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강지가 대동상회에 빌붙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한때 강씨 가문의 족장으로서 위상이 높은 존재였는데 지금 다른 사람의 부하가 되었다.강서준은 군혼을 이끌고 형전 앞에 나타난 강지에게 다가갔다.“난 또 누군 줄 알고 당신이었군요. 이렇게 막 모습을 드러내도 됩니까? 강철구가 복수하러 오면 어쩌려고요.”강지가 피식 웃었다.“천수님 농담도 참. 할아버지가 자한테 무슨 복수를 한단 말이야?”“시치미 떼지 마세요. 내단을 얻기 위해서 강철구를 습격했다는 걸 강씨 가문에서 다 알고 있잖아요. 지금 가문에 돌아갈 면목도 없죠?”강서준은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스승을 속이고 가문을 욕보게 만든 자는 주살해 마땅하다.강지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해맑게 웃었다.“면목이 없는 게 아니라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 거야.”강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동안 강철구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비록 강철구의 시체를 직접 보지 않았지만 아마 죽었다고 추측했다.아니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을 리가 없다.지금 그는 대동상회의 소속이자 군혼의 총사령관이다.“그럼, 이 숱한 사람들을 데리고 날 막으러 왔어요?”강서준이 물었다.“막는다고 되겠냐? 다 같은 강씨끼리 도와주러 온 것이다.”“나를 도와주러 왔다고요?”이번엔 강서준이 충격을 먹었다.강지가 나타난 목적은 형전의 내부 상황을 파악하고 그를 막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자신을 돕는다는 말에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속셈이에요?”강지가 진지하게 말했다.“군혼을 세운 목적이 교토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서지. 네가 어제 주강 장군을 체포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마침 군혼에서도 그자를 주시했던 참
이혁이 명령을 내리자, 형전을 포위했던 적염군이 신속하게 철수했다.이혁도 남지 않고 돌아갔다.지금 형전에는 강서준과 강지 그리고 일부 군혼 무술인들이 남았다.형전의 사무실.강서준과 강지가 마주 앉아 서로 쳐다보고 있다.분위기가 조금 썰렁했다.“서준, 다음 계획은 뭐야?”강지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여전히 생각하는 중이다.새로운 수석 변호사를 선발하여 형전을 철저히 장악하게 되면 앞으로 거물급 인사들을 재판할 수 있다.그러나 수석 변호사를 자리에 앉히려면 제3자의 승인이 필요했다.왕이 혼자 동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그가 눈동자를 굴리면서 강지를 한참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형전을 장악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려면 새 수석 변호사를 앉혀야 되는데 돌아가서 양에게 전달하세요. 내 손을 빌어 고문을 제거하고 싶으면 내 앞길을 열어 달라고요.”강서준은 양을 믿지 않았다.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하지만 양은 확실히 큰 공을 세웠다. 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대하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문제는 양이 대하의 대부분 세력을 통제하고 있어서 강서준은 내키지 않을 뿐이다.양이 고문과 구양랑을 견제하기 때문에 강지를 파견하여 자신을 돕는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다.이유는 오로지 고문을 청산하기 위해서다.마침 강서준도 그럴 계획이었다.그러니 양이 앞길을 터주길 바랬다.양과 왕이 뒤를 봐준다면 고문을 쉽게 상대할 자신이 있으니 그 외의 일은 고문을 해결한 후에 생각하기로 했다.강서준이 이 말을 남기고 떠나자 강지가 생각에 잠겼다.한참 뒤에 일어서서 분부를 내렸다.“어제 저녁에 형전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지금 당장 조사해.”부하가 신속하게 나가더니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어젯밤에 일어난 일들을 낱낱이 조사해 왔다.강지가 직접 양을 찾으러 갔다.“선생님. 엊저녁에 강서준이 형전에서 주강을 총살했답니다. 동시에 수석 변호사와 일부 판사들도 조사해서 모두 체포하고 지금 형전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양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내보내고 방에 두 사람만 남았다.그가 강지를 보며 말했다.“무슨 일인데? 지금 말해도 돼.”“선생님, 그게…”강지가 양에게 바짝 붙어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지난번에 있었던…”그는 말하면서 뒤에서 온몸의 진기를 손바닥에 모았다.‘지난번에 있었던’이라는 말을 할 때 갑자기 손을 뻗어 양의 가슴에 일장을 날렸다.강지는 이미 8단에 도달했다.8단 강자가 전력으로 공격한다면 그 힘을 당해낼 사람이 드물다.양의 몸이 뒤로 휘더니 그대로 튕겨 나갔다.쿵! 쿵!뒤쪽 벽이 산산조각이 났지만 양의 몸은 계속 뒤로 밀리면서 여러 벽을 부수고 결국 폐허에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그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갑자기 들려오는 소동에 외부인들의 주의를 끌었다.어떤 사람들은 검을 뽑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강지, 네 이놈!”그때 폐허에서 포효하는 고함소리가 들렸다.양이 폐허에서 기어 나온 것이다.그도 8단 강자라 습격을 당해도 죽지는 않았다.“선생님.”갑자기 한 노인이 나타났다.바로 천이었다.천이 신속하게 양의 앞에 나타나 피범벅이 된 모습을 살피며 물었다.“갑자기 이게 무슨 일입니까?”“강, 강지를 죽여라!”양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 질렀다.격동한 바람에 체내의 상처를 억누르지 못하고 또 피를 뿜어냈다.한편 강지는 이미 무너진 방에서 걸어 나왔다.모두 그를 포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강지, 뭐 하는 거야?”천이 꾸짖다가 양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신속하게 다가가 부추였다.그리고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을 꺼내 입에 넣어줬다.“선생님, 먼저 단약을 드세요.”양이 단약을 삼킨 순간 수상함을 느꼈다.갑자기 통증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너…”양이 손가락을 뻗어 천을 가리켰다.그러자 천은 신속하게 검을 뽑아 들고 양의 몸을 내리 베었다. “너, 너희들...”양은 두 눈을 크게 뜨면서 천과 강지를 가리켰지만 말도 못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그렇게 양은 목
”썩을 영감탱이, 백 년씩이나 배후에서 해 먹었으면 됐지. 진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천이 먼발치에 쓰러진 양의 시체를 힐끗 보며 말했다.“양을 죽였으니 약속한 물건을 주세요.”“걱정 마. 내가 약속한 건 절대 어기지 않아.”천이 힐끗 쳐다봤다.“전에 분명 그랬잖아요. 죽이면 바로 준다고 했는데 설마 번복하는 겁니까?”강지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검을 뽑아 천에게 겨누었다.“아니면 당신도 죽여버릴 수 있어요.”천이 태연하게 말했다.“따라와.”그제야 강지는 검을 거두고 뒤따랐다.천의 안내에 따라 뒷마당에 있는 지하 밀실로 들어갔다. 천이 밀실의 기관 장치를 풀고 안에 들어가더니 한 상자를 꺼내 왔다.상자를 열자 살덩어리가 들어 있었다.주먹만큼 큰 살덩어리의 표면에 마른 피딱지가 앉았다.그것을 본 강지가 미소를 지었다.천이 살덩어리를 꺼내서 강지에게 던져주었다.“이건 전에 천산파에서 빼앗은 내단이다. 지금까지 연화하지 않았는데 네게 주마.”강지는 내단을 받고 자세히 살펴봤다.확실이 내단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큰소리로 웃었다.“하하하. 드디어…”“됐어. 그만 웃어.”천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약속한 대로 내단을 주었으니 우리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상의나 해보자.”강지가 웃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내단을 챙겼다.그리고 천을 보며 물었다.“계획은 있습니까?”“내가 대동상회를 장악하고 새로운 왕을 즉위시키는 사이에 넌 내단을 연화하여 실력을 대폭 향상시키고 고대 무술계를 통제해. 그 뒤로 우리가 연합하여 먼저 대하를 장악하면 전 세계도 손에 넣을 수 있어.”“그렇게 하겠습니다.”강지가 환하게 웃었다.전에 내단 한 개를 연화하여 8단 중기에 이르렀다.만약 이 내단까지 연화한다면 천제에 도달할 수 있다. 천제 몇 단계에 오를지는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3단계는 문제없어 보인다.그때 구양랑, 강서준, 천문 문주를 전부 죽여버릴 것이다.그러면 천하무적이 되어서 대하를 통치할 수 있다.눈앞의 천도 이용가치가 없었더라면
강서준은 형전을 떠나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8시가 되었다.엊저녁 김초현은 밤새우며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강서준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여보, 엊저녁에 별일은 없었어요?”“없었어요.”강서준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너무 순조로워서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김초현이 어리둥절해하자, 강서준이 설명했다.“엊저녁에 내가 주강을 체포했는데도 대동상회와 고문에서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주강을 총살하고 형전의 변호사와 판사들을 잡은 뒤에야 아침에 강지가 군혼을 이끌고 나타났어요. 근데 나를 막으려고 온 게 아니라 도와주러 왔다고 해서…”강서준은 사건 경과를 간략해서 말했다.그 말에 김초현이 웃음을 터트렸다.“잘된 일 아닌가요? 먼저 대동상회와 연합하여 고문을 제거하면 되잖아요.”“맞아요. 나도 그 생각이에요.”강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동상회보다 고문이 더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대동상회는 그래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편에 서지만 고문은 아니다.고문이 통치권을 가지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피곤해서 먼저 쉴게요.”강서준도 엊저녁에 한잠도 자지 못했다.이제야 피곤이 몰려와 아침밥도 거르고 방에 들어가 잠을 보충했다.일어났을 땐 점심시간이었다.그것도 김초현이 깨워서 일어났다.“여보, 일어나요. 큰일 났어요.”김초현의 목소리에 꿈나라에서 돌아왔다.강서준이 일어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강영이 왔어요. 얼른 일어나서 나가봐요.”강서준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방에서 나갔다.거실에 강영과 이수빈 그리고 천산파의 진예빈까지 와 있었다.그가 거실 소파에 앉으며 강영에게 물었다.“왜 다 여기에 모였어? 무슨 일이야?”강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해외에 큰일이 났어.”“뭐?”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말이야?”강영이 대답했다. “요 며칠, 해
”해외뿐이 아니에요.”그때 진예빈이 나서서 말했다.“저도 오늘 아침에 아버지한테서 소식을 전달받았어요. 어제 저녁 대하 경내에서 적지 않은 고대 무술 가문이 멸문당했는데 늙은이와 어린애는 전부 죽이고 젊은이들만 실종됐대요.”김초현도 아는 일이다.멸망한 가문에서 작은 문파들은 이미 천문에 귀순했기 때문이다.“그 소식 확실해요?”강영이 진예빈에게 물었다.강씨 가문이 4대 고문의 수족이고 고대 무술계에서도 지위가 높지만, 이 일에 관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네. 확실해요.”진예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산파의 정보망은 대하 전체에 널려 있어요. 그러니 가장 먼저 소식을 받을 수 있거든요.”강서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엊저녁에 고문이 형전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상하다 여겼는데 고대 무술계에서 움직인 것이다.‘고문은 대체 뭘 꾸미고 있어? 늙은이와 어린애를 죽이고 연초에 사람을 잡아가고 설마…’문득 예전에 천자가 하려던 일이 생각났다.천자는 수많은 사람들 잡아서 실험을 진행했었다.그의 추측이 맞는다면 이미 실험 결과를 얻었다. 고문이 무술인을 납치해서 그들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하면 강해지는 건 물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하가 정말 난장판이 되겠네.’한참을 생각하던 강서준이 진예빈을 보며 말했다.“무술인들을 어디로 납치해 갔는지 조사할 수 있어요?”진예빈이 대답했다.“아버지가 지금 전력으로 조사하고 있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결과가 나오는 즉시 내게 알려줘요.”김초현은 옆에서 듣기만 할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비록 침묵하고 있지만 속으로 나름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이 상황에 구양랑이 함부로 설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반드시 무술인들의 행방을 알아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강서준이 전심전력으로 교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그때 강영의 휴대폰이 울리고 꺼내 받았다.전화 한 통을 받더니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가문에 일이 생겼어요. 저 빨리 돌아가야겠어요.”강서준도 덩달아 일어섰다
강지가 돌아왔다는 말에 강영은 다급하게 집으로 향했다.강서준도 상황을 살피려고 같이 가는 중이다.두 사람은 빠른 시간안에 강 씨 저택에 도착했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수십 명이나 모였다.강지는 가장자리, 즉 족장의 전용 자리에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거실에 휠체어도 있었는데 두 다리가 부러진 노인이 앉았다.바로 강태군이다.그는 강철구의 아들이자 강지와 강천의 아버지다.바로 그가 강영을 족장 자리에 앉혔다.강영이 족장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김초현의 도움을 받은 것 외에 강태군의 공로도 적지 않았다.수십 명이 모인 거실은 쥐가 죽은 듯이 조용했다.“무슨 일이에요?”밖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강영이 허겁지겁 들어오고 강서준이 뒤따라 들어왔다.거실에 들어간 강영은 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를 보았다.순간 그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강지가 그녀를 입양하고 직접 키웠다.“강, 강지…”정신을 차린 후 강영의 어여쁜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당신는 우리 가문의 배신자예요. 왜 돌아왔어요? 거긴 족장 자리예요. 당신은 더는 강 씨 족장이 아니니까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강지의 앞에서 강영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지금은 반드시 강경하게 나와야 할 때이다. 아니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모였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지켜만 보고 있었다.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가 입꼬리를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강영. 훌륭하다. 정말 훌륭해. 두세 달 안 본 사이에 네가 족장이 되었더구나. 내가 애써서 키운 보람이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넌 족장이 아니야. 족장은 역시 내가 해야겠다.”“강지…”강영은 옥 같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은 대역무도하게도 하극상으로 강철구 조상을 해치고 조상이 얻은 영귀의 내단을 빼앗아 갔어요. 이제서야 나타나다니 강철구 조상님의 복수가 두렵지 않으세요?”“하하하하.”강지가 호탕하게 웃더니 갑자기 싸늘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