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이 명령을 내리자, 형전을 포위했던 적염군이 신속하게 철수했다.이혁도 남지 않고 돌아갔다.지금 형전에는 강서준과 강지 그리고 일부 군혼 무술인들이 남았다.형전의 사무실.강서준과 강지가 마주 앉아 서로 쳐다보고 있다.분위기가 조금 썰렁했다.“서준, 다음 계획은 뭐야?”강지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여전히 생각하는 중이다.새로운 수석 변호사를 선발하여 형전을 철저히 장악하게 되면 앞으로 거물급 인사들을 재판할 수 있다.그러나 수석 변호사를 자리에 앉히려면 제3자의 승인이 필요했다.왕이 혼자 동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그가 눈동자를 굴리면서 강지를 한참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형전을 장악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려면 새 수석 변호사를 앉혀야 되는데 돌아가서 양에게 전달하세요. 내 손을 빌어 고문을 제거하고 싶으면 내 앞길을 열어 달라고요.”강서준은 양을 믿지 않았다.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하지만 양은 확실히 큰 공을 세웠다. 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대하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문제는 양이 대하의 대부분 세력을 통제하고 있어서 강서준은 내키지 않을 뿐이다.양이 고문과 구양랑을 견제하기 때문에 강지를 파견하여 자신을 돕는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다.이유는 오로지 고문을 청산하기 위해서다.마침 강서준도 그럴 계획이었다.그러니 양이 앞길을 터주길 바랬다.양과 왕이 뒤를 봐준다면 고문을 쉽게 상대할 자신이 있으니 그 외의 일은 고문을 해결한 후에 생각하기로 했다.강서준이 이 말을 남기고 떠나자 강지가 생각에 잠겼다.한참 뒤에 일어서서 분부를 내렸다.“어제 저녁에 형전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지금 당장 조사해.”부하가 신속하게 나가더니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어젯밤에 일어난 일들을 낱낱이 조사해 왔다.강지가 직접 양을 찾으러 갔다.“선생님. 엊저녁에 강서준이 형전에서 주강을 총살했답니다. 동시에 수석 변호사와 일부 판사들도 조사해서 모두 체포하고 지금 형전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양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내보내고 방에 두 사람만 남았다.그가 강지를 보며 말했다.“무슨 일인데? 지금 말해도 돼.”“선생님, 그게…”강지가 양에게 바짝 붙어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지난번에 있었던…”그는 말하면서 뒤에서 온몸의 진기를 손바닥에 모았다.‘지난번에 있었던’이라는 말을 할 때 갑자기 손을 뻗어 양의 가슴에 일장을 날렸다.강지는 이미 8단에 도달했다.8단 강자가 전력으로 공격한다면 그 힘을 당해낼 사람이 드물다.양의 몸이 뒤로 휘더니 그대로 튕겨 나갔다.쿵! 쿵!뒤쪽 벽이 산산조각이 났지만 양의 몸은 계속 뒤로 밀리면서 여러 벽을 부수고 결국 폐허에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그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갑자기 들려오는 소동에 외부인들의 주의를 끌었다.어떤 사람들은 검을 뽑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강지, 네 이놈!”그때 폐허에서 포효하는 고함소리가 들렸다.양이 폐허에서 기어 나온 것이다.그도 8단 강자라 습격을 당해도 죽지는 않았다.“선생님.”갑자기 한 노인이 나타났다.바로 천이었다.천이 신속하게 양의 앞에 나타나 피범벅이 된 모습을 살피며 물었다.“갑자기 이게 무슨 일입니까?”“강, 강지를 죽여라!”양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 질렀다.격동한 바람에 체내의 상처를 억누르지 못하고 또 피를 뿜어냈다.한편 강지는 이미 무너진 방에서 걸어 나왔다.모두 그를 포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강지, 뭐 하는 거야?”천이 꾸짖다가 양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신속하게 다가가 부추였다.그리고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을 꺼내 입에 넣어줬다.“선생님, 먼저 단약을 드세요.”양이 단약을 삼킨 순간 수상함을 느꼈다.갑자기 통증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너…”양이 손가락을 뻗어 천을 가리켰다.그러자 천은 신속하게 검을 뽑아 들고 양의 몸을 내리 베었다. “너, 너희들...”양은 두 눈을 크게 뜨면서 천과 강지를 가리켰지만 말도 못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그렇게 양은 목
”썩을 영감탱이, 백 년씩이나 배후에서 해 먹었으면 됐지. 진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천이 먼발치에 쓰러진 양의 시체를 힐끗 보며 말했다.“양을 죽였으니 약속한 물건을 주세요.”“걱정 마. 내가 약속한 건 절대 어기지 않아.”천이 힐끗 쳐다봤다.“전에 분명 그랬잖아요. 죽이면 바로 준다고 했는데 설마 번복하는 겁니까?”강지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검을 뽑아 천에게 겨누었다.“아니면 당신도 죽여버릴 수 있어요.”천이 태연하게 말했다.“따라와.”그제야 강지는 검을 거두고 뒤따랐다.천의 안내에 따라 뒷마당에 있는 지하 밀실로 들어갔다. 천이 밀실의 기관 장치를 풀고 안에 들어가더니 한 상자를 꺼내 왔다.상자를 열자 살덩어리가 들어 있었다.주먹만큼 큰 살덩어리의 표면에 마른 피딱지가 앉았다.그것을 본 강지가 미소를 지었다.천이 살덩어리를 꺼내서 강지에게 던져주었다.“이건 전에 천산파에서 빼앗은 내단이다. 지금까지 연화하지 않았는데 네게 주마.”강지는 내단을 받고 자세히 살펴봤다.확실이 내단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큰소리로 웃었다.“하하하. 드디어…”“됐어. 그만 웃어.”천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약속한 대로 내단을 주었으니 우리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상의나 해보자.”강지가 웃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내단을 챙겼다.그리고 천을 보며 물었다.“계획은 있습니까?”“내가 대동상회를 장악하고 새로운 왕을 즉위시키는 사이에 넌 내단을 연화하여 실력을 대폭 향상시키고 고대 무술계를 통제해. 그 뒤로 우리가 연합하여 먼저 대하를 장악하면 전 세계도 손에 넣을 수 있어.”“그렇게 하겠습니다.”강지가 환하게 웃었다.전에 내단 한 개를 연화하여 8단 중기에 이르렀다.만약 이 내단까지 연화한다면 천제에 도달할 수 있다. 천제 몇 단계에 오를지는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3단계는 문제없어 보인다.그때 구양랑, 강서준, 천문 문주를 전부 죽여버릴 것이다.그러면 천하무적이 되어서 대하를 통치할 수 있다.눈앞의 천도 이용가치가 없었더라면
강서준은 형전을 떠나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8시가 되었다.엊저녁 김초현은 밤새우며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강서준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여보, 엊저녁에 별일은 없었어요?”“없었어요.”강서준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너무 순조로워서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김초현이 어리둥절해하자, 강서준이 설명했다.“엊저녁에 내가 주강을 체포했는데도 대동상회와 고문에서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주강을 총살하고 형전의 변호사와 판사들을 잡은 뒤에야 아침에 강지가 군혼을 이끌고 나타났어요. 근데 나를 막으려고 온 게 아니라 도와주러 왔다고 해서…”강서준은 사건 경과를 간략해서 말했다.그 말에 김초현이 웃음을 터트렸다.“잘된 일 아닌가요? 먼저 대동상회와 연합하여 고문을 제거하면 되잖아요.”“맞아요. 나도 그 생각이에요.”강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동상회보다 고문이 더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대동상회는 그래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편에 서지만 고문은 아니다.고문이 통치권을 가지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피곤해서 먼저 쉴게요.”강서준도 엊저녁에 한잠도 자지 못했다.이제야 피곤이 몰려와 아침밥도 거르고 방에 들어가 잠을 보충했다.일어났을 땐 점심시간이었다.그것도 김초현이 깨워서 일어났다.“여보, 일어나요. 큰일 났어요.”김초현의 목소리에 꿈나라에서 돌아왔다.강서준이 일어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강영이 왔어요. 얼른 일어나서 나가봐요.”강서준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방에서 나갔다.거실에 강영과 이수빈 그리고 천산파의 진예빈까지 와 있었다.그가 거실 소파에 앉으며 강영에게 물었다.“왜 다 여기에 모였어? 무슨 일이야?”강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해외에 큰일이 났어.”“뭐?”강서준은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말이야?”강영이 대답했다. “요 며칠, 해
”해외뿐이 아니에요.”그때 진예빈이 나서서 말했다.“저도 오늘 아침에 아버지한테서 소식을 전달받았어요. 어제 저녁 대하 경내에서 적지 않은 고대 무술 가문이 멸문당했는데 늙은이와 어린애는 전부 죽이고 젊은이들만 실종됐대요.”김초현도 아는 일이다.멸망한 가문에서 작은 문파들은 이미 천문에 귀순했기 때문이다.“그 소식 확실해요?”강영이 진예빈에게 물었다.강씨 가문이 4대 고문의 수족이고 고대 무술계에서도 지위가 높지만, 이 일에 관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네. 확실해요.”진예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산파의 정보망은 대하 전체에 널려 있어요. 그러니 가장 먼저 소식을 받을 수 있거든요.”강서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엊저녁에 고문이 형전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상하다 여겼는데 고대 무술계에서 움직인 것이다.‘고문은 대체 뭘 꾸미고 있어? 늙은이와 어린애를 죽이고 연초에 사람을 잡아가고 설마…’문득 예전에 천자가 하려던 일이 생각났다.천자는 수많은 사람들 잡아서 실험을 진행했었다.그의 추측이 맞는다면 이미 실험 결과를 얻었다. 고문이 무술인을 납치해서 그들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하면 강해지는 건 물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하가 정말 난장판이 되겠네.’한참을 생각하던 강서준이 진예빈을 보며 말했다.“무술인들을 어디로 납치해 갔는지 조사할 수 있어요?”진예빈이 대답했다.“아버지가 지금 전력으로 조사하고 있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결과가 나오는 즉시 내게 알려줘요.”김초현은 옆에서 듣기만 할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비록 침묵하고 있지만 속으로 나름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이 상황에 구양랑이 함부로 설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반드시 무술인들의 행방을 알아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강서준이 전심전력으로 교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그때 강영의 휴대폰이 울리고 꺼내 받았다.전화 한 통을 받더니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가문에 일이 생겼어요. 저 빨리 돌아가야겠어요.”강서준도 덩달아 일어섰다
강지가 돌아왔다는 말에 강영은 다급하게 집으로 향했다.강서준도 상황을 살피려고 같이 가는 중이다.두 사람은 빠른 시간안에 강 씨 저택에 도착했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수십 명이나 모였다.강지는 가장자리, 즉 족장의 전용 자리에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거실에 휠체어도 있었는데 두 다리가 부러진 노인이 앉았다.바로 강태군이다.그는 강철구의 아들이자 강지와 강천의 아버지다.바로 그가 강영을 족장 자리에 앉혔다.강영이 족장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김초현의 도움을 받은 것 외에 강태군의 공로도 적지 않았다.수십 명이 모인 거실은 쥐가 죽은 듯이 조용했다.“무슨 일이에요?”밖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강영이 허겁지겁 들어오고 강서준이 뒤따라 들어왔다.거실에 들어간 강영은 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를 보았다.순간 그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강지가 그녀를 입양하고 직접 키웠다.“강, 강지…”정신을 차린 후 강영의 어여쁜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당신는 우리 가문의 배신자예요. 왜 돌아왔어요? 거긴 족장 자리예요. 당신은 더는 강 씨 족장이 아니니까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강지의 앞에서 강영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지금은 반드시 강경하게 나와야 할 때이다. 아니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거실에 강씨 가문의 구성원들이 모였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지켜만 보고 있었다.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가 입꼬리를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강영. 훌륭하다. 정말 훌륭해. 두세 달 안 본 사이에 네가 족장이 되었더구나. 내가 애써서 키운 보람이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넌 족장이 아니야. 족장은 역시 내가 해야겠다.”“강지…”강영은 옥 같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은 대역무도하게도 하극상으로 강철구 조상을 해치고 조상이 얻은 영귀의 내단을 빼앗아 갔어요. 이제서야 나타나다니 강철구 조상님의 복수가 두렵지 않으세요?”“하하하하.”강지가 호탕하게 웃더니 갑자기 싸늘하게 말했다.“
분위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마치 거대한 돌덩어리가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강지의 기운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강서준뿐이다.강영도 이 기운을 견디지 못했다.어깨에 천 근이나 되는 짐 덩어리를 얹은 것 같아 버틸 수 없어서 점점 무릎을 구부렸다.쿵!더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무릎이 닿은 바닥이 움푹하게 패어 들어가고 주변에 금이 생겼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는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강, 강지. 당신 속셈이 뭐예요? 강한 무력으로 강씨 가문을 제압할 것 같아요? 똑똑히 들어요. 절대 불가능해요. 강씨 가문은 굴복하지 않아요.”“하.”강지가 코웃음을 쳤다.“난 원래 족장인데 누굴 굴복시킨단 말이냐? 강영, 내가 널 잘못 봤다. 그동안 네게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넌 내가 폐관하는 사이에 할아버지를 습격해서 살해한 것도 모자라 거짓말을 꾸며내서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웠지. 그리고 족장 자리에 앉았다. 그 죄를 인정하느냐?”그가 갑자기 손을 뻗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강영을 가리켰다.“강태군 조상님. 전 그런 적이 없어요. 제가 아니에요. 조상님이 저를 족장 자리에 앉혔잖아요. 얼른 말해 보세요.”누구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자, 그녀는 조금 당황했다.그녀는 강지를 잘 알고 있다.오늘 무조건 여기 사람들을 포섭하지 않고 강지를 제거해야 한다.강지를 다시 집안에 들인다면 자신을 가만두지 않고 바로 죽일 것이다.모두의 시선이 강태군에게로 쏠렸다.지금 그들은 조상이 입장을 표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강서준도 강영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그도 강씨 가문의 일원이지만 이 강 씨 저택에서는 발언권이 없었다.강태군은 족장 자리에 앉은 강지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강영을 족장 자리에 앉혔다.”“아버지. 제정신이세요? 우리 가문에서 지금까지 배은망덕한 녀석을 키웠어요. 저들이 눈이 멀었다고 아버지까지 강영의 헛소리를 믿으세요? 그리고
강지가 살인 충동을 일으켰다.누가 막는다면 누구든지 죽일 기세였다.친아버지가 막아도 죽여버릴 것이다.비록 이성을 잃었지만 그래도 양심은 조금 남아 있는지 강태군에게 떠나라고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일깨워 주긴 했다.“오늘은 무조건 참견해야겠다.”강태군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휠체어에 앉아 강영을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가문의 족장은 강영이라고 했다. 강지. 너는 가문에서 쫓겨났으니 더는 강 씨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썩 꺼져라.”“날 탓하지 마세요.”강지가 매우 강한 기운을 내뿜더니 순간 이동으로 강태군의 앞에 나타났다.바로 그때 저택 입구에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그 사람을 보던 강지는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충격을 받은 강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서 들어왔다.그는 다름 아닌 강철구였다.강씨 가문에서 배분이 가장 높은 조상이자 또한 8단 강자다.“아버지.”그 노인을 본 강태군이 공손하게 불렀다.“조, 조상님…”강영도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강철구가 이 시각에 나타날 줄은 예상조차 못했다.강철구가 나타나자 그녀는 희망을 보았다.“아, 안 죽고 살아 있었어?”강지가 강철구를 노려봤다.두세 달이 지났지만 강철구가 나타나지 않아서 이미 죽은 줄 알았다.그날 그가 확실한 잔혹한 일격을 가했다.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기습하면 죽지 않더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강철구가 죽었다는 것을 확신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강지야. 아주 좋아. 아주 좋아.”강철구가 두 눈을 부릅뜨며 다가왔다.30년 동안 강지는 융통성이 없어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대신 강씨 가문을 잘 관리해왔다. 그런데 오늘날 강지는 내단을 위해 조상을 해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강철구가 미친 듯이 웃었다.강지는 재빠르게 충격 속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렸다.‘살아 있다고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지금 그는 이미 8단 중기에 들어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