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현은 독경을 상자에 챙겨 넣고 강변으로 다가갔다.고요한 수면을 살펴보고는 수중으로 뛰어들었다.한담 바닥까지 내려가서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곧 물속에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온 힘을 다해 위로 헤엄쳤다.순식간에 소용돌이를 돌파하고 암동에서 탈출했다.그때 한담에 들어온 목적이 떠올랐다.구엽번화를 찾으려고 뛰어들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휘말려 들어갔다. 운이 좋게 독경을 발견했지만.그녀가 잠시 망설이다가 방향을 틀고 아래로 내려갔다.음한진기를 제거했더니 이번엔 아주 쉽게 바닥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한담 바닥에 여러 식물이 빼곡히 자랐다.그 식물들을 자세히 살펴봤지만,약선이 말한 구엽번화는 보이지 않았다.실망스러웠다.‘찾지 못한다면 내상을 짧은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없는데.’어쩔 수 없이 돌아서려고 할 때 한 바위틈에서 청색 구엽번화을 발견했다.김초현이 활짝 웃었다.신속하게 헤엄쳐서 그 꽃을 꺾은 뒤에 바로 위로 올라갔다.한담 표면에 뿌연 안개가 일기 시작했다.약선은 김초현이 나타나지 않자 한담 속에서 의외의 사고를 당해 죽었다고 추측했다.그래서 사람을 찾아 시체를 찾아보라고 지시하지도 않고 그냥 떠나버렸다.고요하던 수면에 갑자기 물보라가 일면서 한 여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한담에서 나온 뒤, 김초현은 진기로 젖은 옷을 말렸다.주변을 둘러봐도 약선이 보이지 않자 더는 머물지 않고 떠났다.이번엔 약선을 찾아가지 않았다.한담에서 귀신 가면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진짜 얼굴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약왕곡을 떠나 인근 도시에 도착한 뒤, 천문의 제자에게 다른 가면을 가져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제자가 가져온 가면을 쓰고 다시 약왕곡에 약선을 찾으러 갔다.약왕곡 나무 집.하얀 머리에 하얀 수염을 길러 신선과도 같은 기품이 흐르는 약선이 탁자 위에 놓인 구엽번화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솔직히 경악했다.한담 근처에서 며칠이나 기다렸지만 천문 문주는 나타나지 않았다.그런데 포기하고 떠난 뒤에 그가 나
그 시각, 대응국 올림포스시.강서준은 여전히 방에 틀어박혀 수련하고 있다.영귀의 내단을 흡수하고 7단 초기에서 8단에 이르렀다.그리고나서 서둘러 교토로 달려가고 대응국에 날아왔다.비록 8단에 이르렀지만, 진기가 안정되지 않아 그동안 폐관하면서 진기를 안정시키고 강화했다.똑똑똑!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수련을 중단시켰다.강서준이 입구로 슝하고 날아가 문을 열어줬다.이혁이 문밖에 서 있었다.“보스. 이젠 출발하시죠. 내일 대회인데 지체하면 늦을 수 있어요.”“알았어.”강서준이 방에서 막 나오려고 할 때 아엘이 튀어나와 그의 팔짱을 끼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준 씨, 이번 올림포스산 기대해도 좋아요. 듣자니 세계 각지의 강자들이 거의 다 왔다던데 100년 만에 보는 거대한 행사가 될 거 같아요. 이번에 날 따돌릴 생각하지 말아요. 무조건 가서 봐야 하니까.”강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아엘과 이혁은 두고 혼자서 올림포스산에 가려고 했다.두 사람은 일반인이라 세계 각국 강자들이 모이는 대회에서 갔다가 사고를 당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대응국 여왕에게 죄를 지은 거나 마찬가지니, 그의 입장이 난처해지게 된다.강서준이 아엘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아엘 씨, 이번엔 정말 위험해요. 강자들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아요? 일단 싸우게 되면 파괴력이 상상도 못 할 지경인데 난 아엘 씨를 보호할 여유가 없어요.”“싫어요. 그래도 갈 거예요. 이런 구경을 못 하면 평생 후회할 거란 말이에요. 데리고 가지 않겠다면 여기서 죽어버릴래요.”아엘은 기어코 고집을 부렸다.그동안 그녀도 나름 여러 경로를 통해 대회에 대해 알아봤었다.다른 지역의 강자는 물론 루이 가문의 기사들도 참여했다.10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대회인데 이렇게 놓칠 수 없었다.“억지 부리지 마세요. 난 데려갈 수 없어요.”강서준도 단호하게 거절했다.“강서준 씨…”만만치 않은 그를 보며 아엘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을 퍼붓고
영귀의 내단을 흡수한 8단 강자는 분명 천제 등급에 도달했을 것이다.천제 등급에 도달한 강자와 겨룬 적이 없어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 등급에 도달했다면 무서울 정도로 실력이 강해진다. 모용추만 봐도 그러했다.그가 천제 2단계에 도달한 뒤 보여준 실력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했다.모용추는 천산대회에서 8단에 이른 구양랑에 기습을 당하고 8명의 강자들의 공격을 받았다.심각한 중상을 입었지만, 마지막까지 구양랑에게 지지 않았다.심지어 영귀를 격살하고 내단을 뺏는 데 성공했다.일련의 전투에서 기진맥진할 때까지 싸운 것이다. 이런 실력은 천하를 통틀어도 두 번째 사람을 찾을 수 없다.강서준이 영귀의 내단을 흡수한 덕에 8단에 이르렀다.그러니 이미 8단에 오른 강자들은 더 높은 천제 단계에 올랐을 것이다.글로벌 무술 교류대회에서 진심으로 그들과 겨루고 싶지 않지만 왠지 대회에 올 것 같았다. ‘적어도 구양랑은 무조건 오겠지.’이번 글로벌 무술교류대회에서 승자는 기사를 장악할 수 있는 중신의 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구양랑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강서준이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호텔에서 나섰다.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올림포스산으로 향했다.택시의 뒷좌석에서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을 때 기사의 목소리가 들렸다.“브라더. 도착했어요.”강서준이 명상을 중단하고 눈을 떴다.“벌써 도착했어요?”기사님이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앞으로 가면 올림포스산이에요. 브라더, 혹시 대하에서 왔어요? 탐험하러 여기 온 건가? 내가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주는 건데, 올림포스산은 위험하고 험준해서 오르기 무척 힘들 거예요.”“알려줘서 고마워요.”강서준이 빙그레 웃으며 미리 준비한 현금을 기사에게 드렸다.택시에서 내리고 하늘로 높게 뻗은 산봉우리를 바라보았다. 구름이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어 마치 인간의 선경을 보는 듯했다.이것이 바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올림포스산이다.게다가 관광지로 유명해
”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강서준이 모습을 드러내자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빨간 나팔바지를 입고 긴 머리를 드리운 노인이 다가오더니 그를 살펴보았다.“왜 그러세요?”강서준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괴인에게 물었다.“대하의 무학은 물론 고대 무술인들의 실력이 대단하고 들었다. 비무대회 시작 전이지만 왠지 대하의 고대 무술인과 겨루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괴인이 두 주먹을 쥐고 마주쳤다.그제야 알았다. 이 괴인은 그가 만만해 보여서 시비를 거는 것이다.주변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다.하나같이 괴상한 차림새를 하고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보는 듯 히죽거렸다.괴인은 보통 노인이 아니었다.비록 천방 순위 90위 끝자락에 올랐지만, 순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 실력을 갖추었다.“대하 젊은이, 기억해. 널 죽인 자 이름은 천방 순위 98위인 대공륜명왕님이시다.”노인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강서준도 괴이한 노인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내가 그리 우습게 보이나?’순간 노인의 안색이 굳어지더니 주먹을 번쩍 들어 올렸다.동시에 점프하면서 강서준의 머리를 향해 내리 찔렀다.강서준이 제자리에 서서 공격하려고 할 때 노인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떨어졌다.“엥?”강서준이 어리둥절하며 뒤돌아보았다.멀리서 괴이한 가면을 쓰고 손에 검을 든 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그자의 걸음 속도는 느려 보이지만 강서준이 눈 깜빡할 사이에 눈앞에 나타났다.“엄청 빠르네.”강서준이 속으로 깜짝 놀랐다.주변의 강자들도 그자를 경계했다.가면을 쓴 자가 무슨 수단으로 98위 강자를 쓰러트렸는지 도통 알지 못했다.쓰러진 강자는 지금도 바닥에 일어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강서준이 그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하지만 가면 뒤의 얼굴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고 심지어 노인인지 젊은이인지도 파악되지 않았다.“그쪽은 누구?”강서준이 먼저 물었다.그자는 바로 김초현이다.김초현은 다시 약왕곡으로 돌아가 약선이 정제한 내단을 갖고 쉴 틈
”천문 문주라니요?”강서준이 움찔하더니 다시 돌아서 검정 외투를 입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저자가 천문 문주인가?”하지만 생각은 잠시, 다시 구양랑을 뒤돌아봤다.그의 안색이 좋아 ㅂ보였다. 흰머리도 사라져서 한층 젊어 보였다.강서준이 인상을 굳히며 속으로 중얼거렸다.“구양랑 이 늙은이가 영귀의 내단을 완전히 흡수했구나. 지금 천제 몇 단에 올랐지?”강서준이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빙그레 웃었다.“듣자니 저번에 천산파에서 내가 구익한테 당하고 쓰러진 뒤에 당신이 날 추살하려고 했다면서요?”“그런 일이 있었던가?”구양랑이 고개를 돌려 가면을 쓴 부하에게 물었다.부하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가 웃었다.“강 형. 어떤 소인배가 함부로 혀를 놀린 걸 들었는가? 그런 일은 없네. 내가 얼마나 자네를 마음에 들어 하는데 해칠 리가 있겠는가? 비록 우리는 적이지만 영원한 적이라는 법이 없잖아.”“하!”강서준이 코웃음을 쳤다.더는 구양랑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바로 돌아섰다.강서준이 싸늘하게 돌아서자 구양랑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자식이. 내 밑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넌 죽는 길밖에 없어.”강서준이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구양랑도 올 것이라고 진작에 예상했었다.그 늙은이의 모습을 보고서야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아마도 천산대회 때 모용추의 경지에 도달했을 것이다.그러면 천제 2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인데.“대하의 고대 무술인들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네. 아니면 진짜 난리가 날 거야.”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올림포스산의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으로 해발이 13000m를 넘었다.산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일 년 내내 눈이 쌓여 있어서 공기가 차가웠다.지금도 거위 털 같은 큰 눈이 내리고 있다.이미 적지 않은 강자들이 도착했다.모두 각자 편한 곳을 찾아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비무대회가 시작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준도 앉을 바위를 찾았다.손을 휘저었더니 바위 위에 쌓였던 눈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날이 밝아지자 멀리서 일행이 걸어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노인이다.황금 장포를 입고 손에는 눈에 띄는 장검을 들고 있었다. 2미터는 되어 보이는 장검의 검각에 신비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노인 뒤에는 황금 전포를 입은 8명 기사가 뒤따랐다.노인이 나타나자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주시했다.이 노인은 케인 헤일리다.현재 기사단 보스, 기사의 신양을 상징하는 중신의 검을 장악하고 있으며 천방 순위 2위인 초강력 강자다.그가 주변을 둘러보며 100년 전 자신을 격파한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둘러봐도 모용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하의 고대무술인도 몇 명밖에 되지 않았다.실망스러웠다.죽기 직전에 100년 전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심병을 해결하지 못하게 되었다.비록 모용추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무술 교류대회는 계획대로 진행해야 했다.“바쁘신 와중에 대회에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케인이 인사를 올렸다.노인치고는 굉장히 우렁찬 목소리를 갖고 있어 저 멀리 있는 사람들도 다 들었다.“이번 교류대회는 대하의 고대 무술인과 겨루기 위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00년 전에 저를 쓰러트린 대하의 모용추와 대결을 벌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대회에 참석하지 않으셨군요. 이미 돌아가셨겠지요. 정말 아쉽네요.”그 말에 강서준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만약 모용추가 참석했다면 다른 나라의 강자와 볼일도 없이 그의 전용 전투장이 되어버릴 것이다.구양랑이 그 말을 듣고 시큰둥하게 웃었다.“저는 약속한 대로 우승한 자에게 내 손에 있는 중신의 검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은 이 검을 뽑을 수 있어야 합니다. 뽑을 수 있다면 중신이 지목한 주인이니 기사단의 새 단장으로 선발하겠습니다.”케인의 목소리가 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강서준은 중신의 검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모용추가 이 검은 기사의 신앙을 상징하기에 소유하게 되면 서방의 기사를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가 주변을 둘러보았다.도대체 누가
이곳은 올림포스산에서 해발이 만 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이다. 산꼭대기는 매우 넓고 평평했다.지금 산꼭대기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강자들로 북적거렸다.강자들 중에는 중신의 검을 노리는 자가 있는가 하면 천방 순위를 노리는 자들도 있고 그저 구경만 하려고 온 자들도 있다.동쪽 방향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다.흰색 법포를 입고 손에 법장을 들고 있어 마치 마법사 같았다.그때 모두의 시선이 마법사 노인에게 쏠렸다.노인은 긴 머리는 온통 하얗지만 전혀 늙은 기색이 없이 정정하고 정신이 맑아 보였다.“저 노인이 태일 주교님인가?”“틀림없소. 법포에 ‘태일’ 두 글자를 못 보셨소?”“천방 3위인 초강력 강자군. 태일 주교님은 여태 폐관하느라 100년 동안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 있던데. 세월이 흘러도 정신이 좋아 보이는 것이 100년 전보다 더 강해졌군.”강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수군거렸다.강서준도 그 노인을 봤다.노인이 천천히 일어서더니 순간 유령처럼 날아와 대회장 중간에 나타났다.강서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노인이 든 긴 법장에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이 났다.쿵!법장이 바닥에 꽂힌 순간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바닥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먼발치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강자들이 당황했고 실력이 낮은 강자들은 휘청거리다가 넘어지기까지 했다.“역시 태일 주교님이야. 이 카리스마, 이 실력이라면 천하무적이지.”“대하에서 온 젊은이 안타깝게 되었구먼. 감히 태일 주교님께 덤벼서 죽는 꼴을 당하는 게 아니야?”적지 않는 강자들이 비웃는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그들은 강서준이 무조건 죽을 거라고 단정했다.흰색 법포를 입고 법장을 든 노인이 강서준을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젊은이. 자네 용기를 높이 사겠다. 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이지? 자네 조상이 누군지 말해봐. 어쩌면 내가 자네 조상을 알지도 모르니까.”“당신이 태일교의 주교님입니까?”강서준이 노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노인이 무심결에 보여준 실력으로
”아니에요?”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주머니안에서 이수빈의 사진을 꺼내 던져주었다.“자세히 보세요.”태일이 날아오는 사진을 잡고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모르는 사람이야.”“그럴 리 없어요.”강서준이 반박했다.“성안 주교님이 분명 천방 순위 3위인 태일 주교님이 납치했다고 했는데, 당신이 아니라고요?”“내 이름은 태일이고 천방 순위 3위 맞다. 하지만 네가 말한 이 여자는 몰라.”“몰라요?”강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형검을 움켜쥐고 싸늘하게 내뱉었다.“무력으로 때려눕히면 생각이 나려나?”“하하하.”태일이 몸을 뒤로 젖히며 웃음을 터뜨렸다.“젊은이가 자신만만하구나. 내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 인간은 없었는데 나를 때려눕혀? 하하하.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정말 나를 때려눕힐 수 있다면 내가 그 여자를 찾아주겠다.”주변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서준을 쳐다봤다.“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이 사람 찾으러 왔나 보네.”“그런 것 같군. 태일 주교님이 그 사람을 납치했나?”“설마. 태일 주교님은 그동안 폐관하느라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던데?”그들이 또 귓속말로 수군거렸다.케인은 묵묵히 서서 태일과 강서준을 지켜보았다.강서준은 알고 있다.그가 대응국에 나타난 순간, 글로벌 무술교류대회를 열어 100년 전의 한을 풀려는 생각을 했었다.케인은 그가 태일의 상대가 아니라고 여겼다.강서준의 나이가 많아 봤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생모의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익혔다고 해도 겨우 30년밖에 안 된다.그러니 태일을 이길 수 없다.태일은 100년 전부터 강자인 몸이였다.100년 동안 폐관을 하면서 무학에만 몰두했으니 지금 실력은 충분히 세계 3위 안에 들 것이다.“강서준. 사람을 찾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찾아. 여기서 행패를 부리지 말고.”케인이 강서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그 말에 강서준이 천천히 형검을 뽑아 태일에게 겨누었다.“태일 주교님께 대결을 신청합니다.”“저 자식이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