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녀의 휴대전화에서 진동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그녀는 곧바로 수신 버튼을 눌렀다.전화를 건 상대는 다름 아닌 이준국이다. 수화기 너머로 이준국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쩌면 좋아요…큰일 났어요!” “무슨 일이죠?” 조연아가 물었다.“실시간 검색어 좀 확인하세요…저도 방금 확인했어요…”“영화 황제 정승헌의 불륜…?”“정승헌의 세 여자?”“이게 대체 뭐야?” 그 순간,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각종 SNS에는 관련된 동영상과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관련 기사들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했다.‘천하의 정승헌이 바람을 피웠다고? 현실에서도 드라마를 찍고 앉았네.’‘징그러워! 그동안 좋았던 이미지들은 다 가식이었던 거야?’‘이런 찌질한 남자는 연예계에서 퇴출당해야 해!’‘맞아. 이런 불륜남은 보고싶지 않아!’조연아는 쏟아지는 악플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SNS에는 조연아를 향한 악플들도 적지 않았다.‘조연아 사장님, 어디서 저런 쓰레기를 데리고 온 거죠?’‘조 사장님, 이런 찌질한 남자는 스크린에 나올 자격이 없어요.’‘어서 저런 남자를 회사에서 방출시키세요!’……“이번 일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아요…지금 국민들이 모두 이 일에 대해 주목하고 있어요…” 이준국이 말했다.조연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정승헌 씨에게 연락해서 빨리 사과문을 작성하라고 하세요. 증거가 확실한 이상, 사과만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네요.” 조연아가 말했다.“이미 회사에서 여러 번 정승헌 씨에게 사과문을 작성하라고 했지만, 정승헌 씨 쪽에서 계속 회사에게 이 일을 떠넘기려고 하고 있어요…심지어 저희 연락을 받지도 않는 상황이예요…”“심지어 정승헌 씨가 새로 맡게 된 영화 제작사 쪽에서도 계속 회사 쪽으로 연락이 오고 있어요…”“몇몇 배우들은 이미 참여하기로 했던 영화에서 빠지겠다고 했대요…” 이준국이 말했다.“그럼 저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정승헌
“심지어 지금 회사 자금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는 상황이에요. 정승헌과의 계약을 파기한다면, 정승헌 배우에게 투자된 자금들도 자연스럽게 빠지고 말 거예요…이렇게 된다면, 회사 자금 상태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게 될 지도 몰라요…”하지만, 이 점을 조연아가 모를 리가 없다.“회사 투자자들은 다시 모으면 돼요. 하지만, 한번 무너진 회사 이미지를 다시 쌓기엔 쉽지 않을 거예요. 저희가 계속해서 정승헌을 감싸고 들려고 한다면, 네티즌들이 저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할 지 생각해보셨나요? 양심 없는 회사가 찍은 영화와 드라마를 네티즌들이 보려고 할까요? 단기적인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장기적인 손실을 떠안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죠. 원래 연예계는 이러한 법이예요.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죠.” 조연아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회사 직원들에게 제가 잘 설명할게요.”“이 일은 제가 책임지고 잘 처리하겠습니다. 사장님은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이준국이 말했다.이후, 스타엔터는 정승헌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기사를 발표하였다.관련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더욱 의견이 분분하였다.스타엔터를 지지하는 의견들이 있는 반면에, 스타엔터를 향한 비난섞인 반응들도 적지 않았다.조연아는 한숨을 크게 내신 뒤, 휴대전화를 끄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하지만, 1층에는 약통을 든 민지훈이 서 있었다.“아까 좀 다친 것 같아서…약 발라줄게, 이리 와.” 민지훈이 말했다.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민지훈에 크게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그렇게 민지훈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위층에서 기다리지 그랬어. 마침 죽도 완성됐는데…” 민지훈이 말했다.“어울리지 않게 갑자기 왜 이래. 이런 작은 일들은 하인들을 시키면 될 텐데…”조연아가 말했다.“남이 네 상처를 치료하는 건 원하지 않아.” 민지훈이 대답하였다.그런 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상처에 거즈를 감아주었다.“됐다.”
“죽은 빨리 안 주고 뭐해?” 조연아는 괜스레 투덜거리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려.” 민지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흐트러뜨렸다.이어서 그녀를 뒤로 한 채, 다시 부엌으로 걸어갔다.그는 따뜻한 죽을 정성스럽게 그릇에 담은 뒤,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먹어.”이때, 그의 붉게 부은 손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잠시만…너…손이 왜 그래?” 그녀가 소리쳤다.“별거 아니야. 뜨거워서 그래.”확실히,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에게 있어서 죽을 끓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약은 있어?” 그녀가 말했다.그는 담담하게 소리쳤다. “이런 작은 상처가지고 약은 무슨…필요 없어.”그녀는 숟가락을 든 채, 멍하니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이어서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죽을 한 입 한 입 먹기 시작하였다.만약 예전의 그녀였다면, 당연히 그의 이러한 행동에 크게 감동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재는 현재이다. 그녀는 다시 예전의 그녀로 돌아갈 수 없었다.이때, 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하였다.그녀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 그녀에게 전화를 건 상대는 바로 이준석이다.“사장님, 빨리 실시간 검색어 좀 확인해주세요. “지금 백연아…백연아의 기사로 SNS가 발칵 뒤집어졌어요. 백연아가 외국에서 그 남자를 꼬셨다는 증거들이 SNS에 떠돌아다니고 있어요…”이준석의 말을 들은 조연아는 곧바로 민지훈을 바라보았다.‘설마…너가?’“응. 맞아.”이미 조연아의 마음을 꿰뚫어 본 민지훈은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헛기침을 하기 시작하였다. “콜록! 콜록!”“조심해…” 그는 일어나서 그녀의 등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이라도 가져다줄까?”낯선 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이준석이 말했다. “어…이…이 목소리는…”이때, 민지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그는 조연아가 자신을 뿌리치지 못하게 그녀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그렇
이어서 그녀는 곧바로 이준석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방금 왜 갑자기 전화를 끊으셨어요?” 이준석이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내 고양이가 갑자기 날 덮치는 바람에 전화가 끊겼어.” 조연아가 말했다.“고양이요? 사장님 집에 고양이도 있었나요?”조연아는 당황스러운 나머지,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됐고, 전에 내가 말했던 민지아와 관련된 자료는 준비됐어?”“관련 자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팬들이 민지아에게 등을 돌릴 정도여야 해.” 조연아가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이준석이 말했다.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준석은 민지아와 관련된 자료들을 매스컴에 전달하였다.민지아와 관련된 동영상과 자료들은 순식간에 인터넷 기사들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그렇게 그녀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연예인들의 팬들은 일거에 분노하였다.조연아는 관련 댓글들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기뻐?” 민지훈이 물었다.“당연하지. 복수를 성공했는데, 그러면 안 기쁘겠어?” 조연아가 말했다.웃고 있는 조연아를 보며 그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그런 뒤, 그는 곧바로 민지아와 관련된 기사를 자신의 개인SNS에 공유를 하였다.민지훈이 본 기사를 공유했다는 것은 본 기사의 진실성을 증명한다는 뜻이다!이 순간, 지금까지 민지아를 지지하던 팬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이어서 순식간에 민지훈의 개인 SNS에는 미친듯이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였다.‘민지훈이 민지아와 관련된 기사를 공유했어. 이게 말이 돼?’‘찌라시인 줄 알았는데…사실이었나봐!’‘민지아는 민지훈의 친 여동생 아니야? 친오빠가 관련 기사를 공유할 정도면, 이건 사실 아닐까?’‘설마…민지훈이 아직 조연아에게 미련이 남은 건 아닐까?’민지훈은 관련 댓글들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으로 자신이 아직 조연아에게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미친놈…”그런 그를 보며 조연아가 소리쳤다.그녀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지금 당장
민지아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민지훈의 옷자락을 붙잡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오빠, 나 이제 어떡해? 이제 다 끝났어…날 도와줄 수 있는 건 오빠밖에 없어…”조수석에 타고 있던 송진희도 차에서 내렸다. “지훈 오빠, 저희가 연아 언니한테 못되게 굴었던 건 인정해요. 하지만, 이번 일은 그때의 일과 별개의 일이잖아요. 어쨌든, 지아는 오빠의 친 여동생이예요. 오빠가 이번에 지아를 도와주지 않으면, 지아는 정말 영영 연예계에서 퇴출되고 말 거예요…” “다들 오랜만이야.” 바로 그때, 현관 앞에서 조연아가 걸어 나왔다. 조연아를 본 송진희와 민지아는 그만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그들은 이 야심한 시각에 조연아가 민지훈과 함께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였다.심지어, 조연아가 민지훈의 잠옷을 입고 있는 것은 그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선사해 주었다.“아니…이…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민지아가 소리쳤다.조연아는 깜짝 놀란 민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태연한 반응인 조연아를 보고 민지아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설마…날 연예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우리 오빠를 이용한 거야? 그런 거야?”“이…여우!” 민지아가 소리쳤다.이어서 그녀는 계속해서 민지훈의 소맷자락을 잡고 소리쳤다. “오빠, 지금 저 여자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날 내치려는 거야? 난 오빠의 친 여동생이잖아! 이미 둘은 끝난 사이잖아! 왜 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려는 거야? 응?”조연아는 턱을 치켜세운 채 민지아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울부짖어도 소용없어.”그 말을 들은 민지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다. “뭐라고?”조연아는 그런 그녀를 보며 냉소를 지었다. “예전에도 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네 오빠한테 이렇게 울며 매달렸지. 그때나 지금이나 넌 똑같구나.”“그런데 이번 일은 좀 달라. 이렇게 증거가 충분한 이상, 빠져나가긴 쉽지 않을 거야. 이만 포기하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건 어때?”조연아가 말했다.조연아의 말은 민지아의 얼굴에 찬물을 끼
민지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조연아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이어서 옆에 있던 민지훈은 그녀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이때, 마침 집에 도착한 복 삼촌이 황급히 다가와서 소리쳤다. “내가 너무 늦었지!”“도련님!” 동시에 오민도 달려와 소리쳤다.송진희와 민지아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민지훈은 일찍이 오민에게 연락을 남겼다.“제가 너무 늦었죠. 죄송합니다.” 오민이 말했다.“어서 처리해.” 민지훈이 말했다.“예. 알겠습니다.” 오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그는 곧바로 경호원들과 함께 민지아를 끌어냈다.“오빠…이러지 마…난 오빠의 하나뿐인 여동생이잖아…나한테 이러지 마…”민지아가 소리쳤다.“어서 그 손 놓지 못해? 너희들이 뭔데 지아한테 함부로 하는 거야? 어서 그 손 놓으란 말이야!”송진희가 소리쳤다. 그렇게 민지훈은 조연아를 데리고 다시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별장 안으로 들어오자 마자 곧바로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많이 놀랐지?”민지아가 들고 있던 칼이 그녀에게 향한 순간, 그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만약 그녀를 향해 있던 칼이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그는 정말 민지아를 죽여버렸을 지도 모른다!조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예전에도 이렇게 날 따뜻하게 감싸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한때의 그녀는 민지훈이 이렇게 자신을 감싸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랬다……“앞으로 평생 널 이렇게 감싸줄게…” 민지훈이 말했다.그녀는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 “이젠 필요치 않아.”그녀는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져만 갔다…이전에 그녀는 그를 기다리며 수많은 밤을 혼자서 외롭게 보냈다.이때, 그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덥석 잡았다. “아직 날이 어두워.”“주혁 오빠가 날 데리러 오기로 했어.” 조연아가 말했다.그녀의 이 말을 들은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바래다 줄게. 다른 남자가 널 데리러 오는 건 원치 않아.”“필요 없어. 방금 오빠가 도착했다고
“네가 날 지금 놓아주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어버릴거야…” 조연아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민지훈은 그만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너…”조연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잊은 건 아니지? 난 이미 한 번 죽은 사람이야. 내가 왜 죽을 뻔했는 지는 네가 더 잘 알 거야. 그치?”“응…” 민지훈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없이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조연아는 그를 쓸쓸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지훈아, 오늘을 끝으로 다시는 우리 만나지 말자.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웠어.”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돌렸다.이어서 그녀는 곧바로 대문 밖으로 향했다.“이만 출발할까?” 조연아가 말했다.“응. 가자.” 고주혁은 조심스럽게 조수석 차 문을 열었다.그렇게 고주혁의 차는 조연아를 태운 채 떠났다…민지훈은 그 자리에 서서 곧바로 조연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지잉!”조연아의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울렸다.‘네가 아무리 날 밀어내도 난 목숨을 걸고 널 지킬거야.’그의 진심이 담긴 메시지에 그녀는 그만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너무 늦었어…정말 너무 늦었어…’그녀는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은 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연아야.” 그때 고주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침묵을 깨뜨렸다.“응? 무슨 일이야?” 조연아가 물었다.“다름이 아니라, 민지훈의 별장에는 어쩌다가 오게 된 거야?” 고주혁이 물었다.“비가 오는 와중에 차가 고장이 났어. 마침 그 길에 민지훈과 마주쳤고. 열이 나서 쓰러진 나를 민지훈이 구해줬어.” 조연아는 조금도 꾸밈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마침? 우연히 마주쳤다고?” 고주혁이 물었다.“민지훈이 이 상황을 꾸며낸 건 아니고?” 고주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그래서 차가 고장 난 원인은 뭐래?”조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직 모르겠어. 우선은 오민 씨한테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어.”“내 생각에 이번 일이 우연히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아. 민지훈, 그 놈은 너도 잘 알다시피 그렇게 호
“일부로 차를 고장 나게 만들다니…민지훈…이 녀석 제 정신이야? 이러다가 너가 다치기라도 했다면…” 여기까지 생각하자 고주혁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비록 이는 그의 추측이었지만, 아예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은 아니다.조연아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오빠, 진정해. 앞으로는 내가 더 조심할게.”“너한테 화를 내는 게 아니야. 앞으로 출퇴근할 때엔 내가 널 데리러 올게.”이 말을 들은 조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빠, 요즘 회사 일로 바쁘잖아. 굳이 그러지 않아도 돼. 내 출퇴근 일은 준석 씨한테 부탁하면 돼.”고주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연아를 바라보았다. “내 일보다 소중한 건 바로 너야, 연아야.”“오빠, 나 어린애 아니야. 걱정하지 마. 그리고, 앞으로 민지훈이랑 단둘이 보는 일은 없을 거야. 약속할게.” 조연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주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런 일로 고주혁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 사소한 일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본심이다…“알겠어. 민지훈이랑은 되도록 연락하고 지내지 않은 게 좋겠어. 그리고, 앞으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곧바로 나에게 전화해. 알겠지?”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워. 괜히 나 때문에 잠도 못 자고…”“아니야. 널 이렇게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기뻐.” 고주혁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조연아는 괜스레 고주혁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나서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그 시각, YC팰리스 안.“차량이 고장난 원인은 찾았어?” 민지훈이 물었다.“네. 차 브레이크 선이 인위적으로 끊겨져 있었습니다. 이건 누군가 고의적으로 차량을 망가뜨린 게 분명합니다.” 오민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민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차량 주변에 있던 CCTV와 블랙박스들을 모조리 확인해. 그리고, 차에 다른 문제는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