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638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저녁까지 하현은 돌아오지 않았다.

설은아는 또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결국 자신의 남편이 이미 죽었다는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설씨 어르신은 이를 위해 특별히 대형 만찬을 열었다. 말은 하현을 애도하기 위한 거라고 했지만 사실은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설씨 집안, 드디어 데릴사위에서 벗어났다.

설은아는 얼떨떨한 상태로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에 의해 만찬으로 끌려 갔다.

오히려 설유아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서 좀처럼 나오지 않으려고 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울음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설씨네 별장.

이때 설씨 어르신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순도가 높은 양주를 들어 올렸다.

“오늘 만찬의 목적은 아주 간단합니다!”

“첫째, 설은아가 다시 설씨 가족이 되었습니다!”

“둘째, 설은아가 자유의 몸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입니다!”

“셋째, 앞으로 우리는 설은아를 백운회사의 회장으로 계속 지지할 것입니다. 우리 설씨 가문의 기업이니 모두들 많이 응원해주세요!”

설씨 어르신은 정말 기뻤다. 하현은 죽었고 설은아는 또 멍한 상태가 됐으니 그녀가 계속 회장 자리를 맡으면 또 어떤가?

모든 건 결국 자신이 조종할 수 있지 않겠는가?

설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술잔을 높이 든 채 하나같이 웃음을 띠고 있었다. 명절에도 이렇게까지 즐겁진 않았다.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안색이 계속 변했다. 조금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들은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 하현이 죽었기에 그들 가족의 지위는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의 태도를 보면 그들의 자리는 여전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하현은 이미 죽었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도 없는데!

설은아는 혼이 빠져 나간 것처럼 넋을 잃었다.

설씨 어르신은 만족한 눈빛으로 설은아를 향해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은아야, 비록 그 폐물은 없어졌지만 지금 너는 시집가야 할 몸이 됐어!”

“남원에는 인재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639장

    “내가 귀신으로 보여?”하현이 홀로 들어가 놀라 기겁한 시선들 사이에서 설민혁 앞으로 다가갔다. 설민혁은 벌벌 떨며 손을 뻗어 하현의 손을 만져봤다. 곧이어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뭐야? 너 아직 살아있는 거야? 말도 안돼!”하현이 차갑게 말했다.“보니까 내가 죽기를 바란 모양이네!”“어? 아니야!”설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부인했다. 어쩌면 하현의 아우라가 그를 두렵게 했는지 모르겠다. “하현!”이때 설은아가 바로 달려들어 하현을 꼭 껴안았다. 하현도 그녀를 껴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걱정하게 했지? 내가 일찍 돌아왔어야 했는데……”“아니야, 네가 돌아왔으니 난 만족해……”두 사람의 훈훈한 모습을 보며 설씨 가족이 얼마나 불쾌해 했을지는 말도 마라. 설씨 어르신은 가까스로 떠는 것을 멈추고 의문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말도 안돼! 왕가와 이일도가 너를 살려 둘 리가 없는데!”“그래! 왕가가 너를 상대 했는데 너 어떻게 살아 있는 거야? 이건 정말 말도 안돼!”“넌 이미 죽었어야 하는데!”다른 사람들도 입을 열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보기에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지금 하현의 품에 안겨 있는 설은아도 의심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 하현 너 어떻게 해결했어?”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진작에 말 했잖아. 내가 이 일을 해결할 거라고……”“동창이 한 명 있는데 3년 전 왕가한테 죽임을 당했어. 그 친구 부모님이 복수를 하려고 3년동안 준비를 하셨고……”“그래서 내가 친구 부모님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한 것뿐이야. 내가 왕가를 도발한 것도 이것 때문이고……”“오늘 내 동창생 무덤 앞에서 친구 부모님이 강하게 나서서 직접 왕가와 이일도 사람들을 해결했어. 군단 사람들도 왔는데 그 장면이 얼마나 심오했는지……”“결국 왕가는 완전히 망했다고 말했고 왕가의 재산을 전부 나에게 주셨어……”하현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설씨 가족은 순간 멍

  • 재벌 사위면 될까?   640장

    다음 날 아침 일찍.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하현과 설은아의 뒤를 따라 왕가에 도착했고 설씨 어르신도 비틀거리며 따라왔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장면을 놓칠 수 없었다!거의 백 층에 가까운 왕가 그룹의 빌딩을 보면서 설씨 가족은 비할 데 없이 들떠 있었다. 왕가 그룹이 비록 천일 그룹보다는 못하지만 역시 대단했다. 어쨌든 천일 그룹은 하 세자의 휘하에 있는 그룹이니 일반 그룹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왕가 그룹도 남원의 일류 가문 중 하나이니 역시 뛰어난 셈이었다. 이때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더할 나위 없이 감격했다. 설은아마저 흥분했다.홀에서 안내 데스크를 찾아간 후 하현은 직접 나서서 말했다.“제가 하현입니다. 오늘 왕가 기업을 인수하러 왔습니다!”안내 데스크 아가씨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어디 아프세요? 저는 누가 회사를 인수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데요.”설은아는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왕가가 이미 왕가 그룹에서 물러난 거 아니에요? 왕정민이 이미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나요?”“맞아요, 그래요! 하지만 우리 왕가 그룹이 왕가는 아니에요. 지금 이사회 사람들이 왕가의 지분을 모두 회수했어요.”안내원이 설명했다.설은아는 안색이 변했다.“무슨 뜻이에요?”“당신들 설마 왕가 그룹 배후에 있는 사람이 장악하고 있다는 걸 몰랐어요?”“우리 그룹 내부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에요. 왕가는 사실 그저 꼭두각시일 뿐이에요.”안내 데스크 직원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도 식견이 넓은 편이어서 여러 이상한 일을 만나도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눈 앞의 이런 장면은 정말 보기 드물었다.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순간 깨달았다. 하씨 가문! 하민석! 하민석이 처음부터 끝까지 왕가 그룹의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니까 왕가는 하씨 가문, 하민석의 개 한 마리일 뿐이다!왕가 그룹은

  • 재벌 사위면 될까?   641장

    왕가 그룹, 이전 회장은 왕정민이었다.하지만 어젯밤 왕정민은 사직을 했고 왕가의 소유권을 반환했다. 곽양택은 하민석의 심복으로 왕가 그룹의 임시 새 회장으로 명령을 받았다.이 분은 유학생으로 최근 2년 동안 하민석이 키우고 있는 사람이다. 어젯밤 갑자기 그를 왕가 그룹의 회장으로 임명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흥분해서 잠을 설쳤다.큰 그룹의 회장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인생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심지어 왕가가 왜 갑자기 모든 지분을 포기했는지, 뜻밖에도 왕정민이 회장의 자리를 기꺼이 내놓다니, 그는 이 모든 것을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자신이 상석에 앉았다는 것만 알았다. 하민석이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딱 한 가지였다. 왕가 그룹을 잘 운영하다가 누구라도 감히 왕가 그룹을 노리는 사람이 있으면 죽이는 것이었다. 어쨌든 곽양택 뒤에는 하씨 가문이 있었다.강남의 하늘 하씨 가문이 자신의 백이 되어 주는데 그가 누구를 두려워하겠는가?그는 왕가 그룹을 인수 받을 때, 각 부서들은 매우 호응해 주었고, 그를 기쁘게 해주었다.그는 방금 모든 수속을 마치고 쉬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하현이 열 몇 명의 사람들과 한데 모여있는 것을 보았다.지금 그는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다가와 물었다.“무슨 일이야?”안내원이 즉시 대답했다.“곽 회장님, 이 사람들이 다짜고짜 와서는 그룹을 인수하겠다고 합니다. 아마 소란을 피우러 온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고 곽양택의 시선이 하현과 설은아에게로 향했다. 설은아를 보았을 때 그의 시선이 잠시 멈춰졌고 눈동자 속에 한 줄기 놀라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난 또 누구라고! 왕가가 남원으로 끌어 온 설씨 집안이잖아요!”“당신들도 참 웃기네요. 그런 작은 동네의 2류 가문에 있다가 남원에 와서는 자기 스스로 남원의 새로운 귀인이라고 말하다니요.”“지금 당신들의 주인이 망했는데 뜻밖에도 그들의 그룹을 인수하러 왔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642장

    너무 창피하다!정말 너무 창피하다!지금 이 순간 설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도시에 올라온 시골 촌뜨기처럼 너무 창피했다. 앞으로 설씨 집안은 아마 남원에서 살아 가기 어려울 것이다.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말이다!“빨리 꺼져! 우리는 정신 박약아들을 원하지 않아!”“경비원, 빨리 이 가난뱅이들을 쫓아내!”곽양택의 명령과 함께 주위의 많은 경비원들이 그들을 내 쫓았다. 마지막으로 하현과 설씨 집안 사람들은 벌써 경비원에게 쫓겨났다.“이런 정신 박약아들!”경비원들은 직접 욕설을 퍼부었다. 하나같이 깔깔대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경비원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면서 이런 멍청이들은 처음 봤다. 치욕스럽다!이건 설씨 집안의 사상 최대의 치욕이다!너무 망신스럽다! 앞으로 설씨 집안은 남원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하현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가 방금 곽양택을 해결하지 못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하민석이 자신의 비장의 카드를 직접무대 위에 올려 놓다니 이렇게 유치하고 멍청할 수가 없었다. 그가 하민석을 해결하려 한다면 아마도 약간의 힘과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하씨 대문호, 하민석, 과연 어느 정도 재주가 있구나.……쫓겨난 설씨 가족은 지금 너무 창피를 당했다. 모두들 하현을 쳐다보았다. 어젯밤 모두들 눈앞에 있는 이놈의 몸값을 2조원으로 여겼었다. 모두들 그에게 접근해 아부를 하려고 온갖 계책을 다 썼다!그가 지금도 여전히 몸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무일푼의 폐물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죽지 않았을까?이 사람 때문에 설씨 집안이 망신을 당했으니 앞으로 남원에서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하현!!!”“너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어떤 상황인지도 잘 모르면서 그룹을 인수하러 달려간 거야?”“뺨을 한대 후려쳐 죽이고 싶네!”설씨 어르신은 바르르 떨며 곧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설민혁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 재벌 사위면 될까?   643장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설은아가 자신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앞으로는 네 말 들을게.”“하지만 걱정 마. 왕가 그룹은 내가 조만간 가지고 올 거야.”“그때가 되면 내가 그룹을 설씨로 바꿔서 너에게 선물해 줄게.”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정말 이렇게 할 준비를 했다. 게다가 그가 보기에 이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하민석만 해결하면 이 일은 틀림 없을 것이다. “허풍 좀 떨지마!”“나는 정말 뺨을 후려 쳐서 널 죽이고 싶어!”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가뿐한 표정을 지으며 으쓱대자 설동수, 설민혁 사람들은 거의 폭발할 지경이었다. 설씨 어르신은 심호흡을 하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설재석, 너 데릴사위 잘 봐라. 앞으로 저 사람이랑 우리 설씨 집안은 한 터럭도 관계가 없어!”“문제가 생겨도 우리 설씨 집안을 연루시키지 마!”“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 가족들까지 다 쓸어버릴 거야!”“가자!”말을 마치고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노발대발하며 떠났다.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 정말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폐물이구나!”말을 마치고 두 사람도 떠났다.설은아는 위로하며 말했다.“하현, 우리 아빠 엄마가 화가 나셔서 하는 말이니까 신경 쓰지마. 나도 좀 화가 날 정도니까……”“괜찮아. 우리는 백운회사도 있고 잘 운영하면 너는 먹여 살릴 수 있어.”하현은 상관없다는 듯이 웃었다. “괜찮아.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야.”그는 정말 상관이 없었다. 만약 이런 일들에 다 신경을 썼다면 그는 3년 동안 데릴사위로 지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현과 은아가 떠난 지 얼마 후.더 없이 조용한 렉서스 한 대가 왕가 그룹 빌딩 입구에 멈춰 섰다. 곽양택이 직접 마중을 나왔지만 그는 수행원을 한 명도 데리고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이분이 얼마나 조용한 분인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린 사람이 바로 하씨 대문호, 하민석

  • 재벌 사위면 될까?   644장

    남원 상류 사회의 울타리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았다. 그런데 불과 하루 사이에 왕가가 남원에서 물러난 일이 이미 두루 퍼졌다. 게다가 남원의 새로운 설씨 가문이 뜻밖에도 왕가 그룹을 인수하려고 한다고?이렇게 웃기는 일은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대하기 마련이다.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설씨 어르신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별장 대문을 감히 나가지 못했다. 거의 하룻밤 사이 설씨 가족은 남원 상류 사회의 웃음 거리가 됐다. 왕가가 갑작스럽게 물러 난 것에 대한 충격도 상쇄시켰다. 왕가를 언급하면 모두들 설씨 집안 얘기를 꺼냈다. 다행히 하현과 설은아는 지금 설재석과 함께 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설재석 일가는 아마 감히 외출도 못했을 것이다. 오직 설유아만 자기 형부가 정말로 왕가 그룹을 자기 언니에게 선물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은아에게는 하현이 그저 살아만 있으면 더 바랄게 없었다. 하지만 이 일을 겪으면서 왕가의 억압이 없어져 백운회사 쪽의 생산은 오히려 정상으로 회복이 되었다. 설은아도 정상적으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돈을 벌어서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다. 하현은 아침 일찍 남원에 있는 변백범의 임시 거점에 도착했다. 장사가 잘 안 되는 골프장을 없애고 새롭게 정비하여 훈련하는 기지로 삼았다. 하현이 여기에 온 것은 쓸모있는 사람 몇 명을 찾아 준비하려는 것이었다. 필경 그는 앞으로 번거로운 일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기에 매번 변백범에게서 사람을 요청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되면 하현 자신도 귀찮을 것이다. 자기 주변에 사람이 많이 있으면 쓰기에도 편할 것이다. 자신이 하 세자의 전담 보디가드가 됐다는 말을 듣고 변백범에게 뽑힌 수십 명의 사람들은 감격하여 무릎을 꿇었다. 이 사람들에게 박재민의 무덤 앞에서의 일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전설의 하 세자를 섬길 수 있는 것은 참으로 크나큰 행운이었다. 원래 하현은 당도대에

  • 재벌 사위면 될까?   645장

    “맞다, 내일 양부모님이 남원에 오시거든요. 그때 밥 사 주세요. 형부도 가야죠!”설유아는 히죽히죽 웃으며 오늘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 “그래!”하현은 설유아가 태어날 당시 한 귀인을 만났는데 그 귀인의 조언으로 신분이 높은 부부가 그녀를 양딸로 삼았다고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매년 설유아는 양부모님 곁으로 가서 잠깐씩 지내곤 했었다. 하지만 그 부부는 비록 설유아를 양딸로 삼긴 했지만 힘이 있는 집안이라 설씨 집안을 상대하진 않았다. 그래서 하현은 설유아의 양부모님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신분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온다면 분명 큰 일이 날 것이다. 저녁에 설재석은 하현과 설은아 두 사람을 함께 불렀다. 설재석은 먼저 하현을 매섭게 쳐다본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다.“어제 일은 그냥 넘어 가자. 하지만 내일 큰 일이 하나 있어. 너 절대 나를 망신시키면 안돼!”“한 번만 더 그랬다간 정말 너를 쓸어 버릴 거야!”설은아는 정말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빠, 내일 무슨 일 이에요?”설재석은 하현을 정말 죽일 듯이 미워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하현을 찾아와 신중하게 이런 일들을 말하는지 그녀는 정말 궁금했다. 설마 무슨 큰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설재석은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은아야 너, 네 여동생에게 양부모님이 계시다는 건 알고 있지? 유아가 매년 몇 달씩 있다가 오잖아.” 설은아가 대답했다.“알지……”설재석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너희가 어려서 말하지 못한 일들이 있었어……”“네 여동생이 말하는 양부모님은 사실 네 이모와 이모부야……”“네 엄마는 최씨 집안 출신인데 이 집안은 아주 전통이 있고 힘이 있는 가문이었어. 그 당시 네 엄마가 나한테 시집을 왔을 때 엄마도 억울해 했어……”“아주 오랫동안 최씨 가문은 우리들을 인정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사람을 보내서 우리한테 연락을 했어. 거기다 우리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겠다고……”“그러

  • 재벌 사위면 될까?   646장

    다음 날, 최가네 사람들이 왔다. 온 사람은 희정의 매부 여민철과 여동생 최혜정이었다. 그들은 남원에서 가장 럭셔리한 매리어트 호텔에 머물면서 저녁 식사도 그곳에서 했다. 매리어트 호텔은 하룻밤 묵는데도 몇 십 만원이고, 프레지던트 스위트룸 같은 경우에는 150만 원 정도 한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매번 다른 지역으로 갈 경우 예외 없이 기본 5성급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반드시 묵어야 했다. 하지만 가격을 알고 난 이후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아주 골치가 아팠다. 하룻밤 쓸 돈이면 그들이 오래 두고 쓰기에 충분했다. 호텔 2층 연회장의 888번 VIP룸 안.안에 4명이 앉아 있었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상석에 앉았다. 설유아는 어젯밤 이미 호텔에 와 있었는데 지금 좀 우울했다. 그녀의 맞은 편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하현은 설유아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이 계집애는 어젯밤에 흥분했었는데, 어떻게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됐을까?그들이 온 것을 보고 설유아는 곧장 달려와 기뻐하며 말했다.“형부, 언니, 드디어 왔구나!”여민철과 최혜정 그리고 그 젊은 남자가 이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민철은 성숙하고 진중해 보였다. 차분한 고위층의 숨결이 묻어났다. 최혜정은 화려한 옷차림에 고가의 액세서리로 치장했고 온화하고 점잖은 기품이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잘 꾸며서 전체적으로 보기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스타 같았다. 그 남자는 비록 고상해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이따금씩 번쩍이는 빛이 있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바로 알아챘다. 이 사람은 군단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다소 지위가 있고 실력이 있을 것이다. 양쪽이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설재석 부부는 조금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비록 이 사람들은 희정의 여동생과 매부였지만, 그들은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설유아를 자기가 낳은 딸로 삼은 것이다. 희정은 설재석과 결혼하기 위해서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3882장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1장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0장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 재벌 사위면 될까?   3879장

    여수혁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고 느끼며 이를 갈았다.“양유훤, 당신 생각 잘 해야 할 거야. 아직 당신 할아버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양 씨 가문 큰집이 아직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구!”“게다가 당신이 아직도 양 씨 가문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큰집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양 씨 가문에서도 함부로 당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만약 당신이 오늘 한 말이 전해진다면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사라질 거야!”“양 씨 가문에 무슨 권세가 있겠어?”“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을 것 같아?”“당신이 이 남자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여수혁은 분노하며 퍼부었다.그의 저력이 여전히 꽤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는 양유훤이 한 남자를 위해 양 씨 가문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를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난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내일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구!”양유훤이 차갑게 내뱉었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여기 나타난다고 해도 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하현은 내 남자야. 페낭에서 누가 그를 건드리고 싶어도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지 않는 한 절대 안 돼!”“당신...”여수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질투의 화신이 온몸을 점령한 듯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하현은 대하 사람이잖아? 그런데 언제 당신 눈에 든 거야?”“아무리 시집을 가고 싶어도 좀 쓸 만한 방패막이를 찾아!”“이런 쓸모없는 놈을 구하다니!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퍽!”양유훤은 손바닥을 후려쳤다.“하현을 모욕하는 것은 날 모욕하는 것과 같아!”여음채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양유훤, 당신이 왜 이 남자를 이렇게 비호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남자

  • 재벌 사위면 될까?   3878장

    내 남자?짧은 이 한 마디에 여수혁은 천둥소리를 들은 듯 귀가 먹먹해졌다.양유훤의 신분은 말할 수 없이 높다!지금 양 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양유훤은 양 씨 집안의 실세로서 배후에는 양제명이 그녀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그녀의 남자라.그것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상징한다.적어도 지금 페낭에서는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 외에 양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유훤이 비호하는 하현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여수혁이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라는 아주 비범한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양유훤이 하현을 비호하고 나선다면 그로서도 절대 어쩔 수 없었다.양 씨 가문이 정말로 무너지고 페낭의 몇몇 세력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유훤의 권세는 여전할 것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수혁이 줄곧 양유훤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삼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유훤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여수혁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양유훤!”여수혁이 무겁게 입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이 녀석의 정체는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어!”“그를 비호하기 위해 굳이 당신의 남자라고 말을 하다니!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나 해 봤어?”“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를 당신의 남자라고 선언하는 순간 당신은 그를 끝없는 위험에 빠뜨리게 된 거야.”“그런데도 당신 계속할 거야?”“그래,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양유훤이 단호하게 말했다.“하현은 내 남자야. 나 양유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야!”“누군가가 그를 건드리려면 내 시체부터 밟고 지나가야 할 거야!”“여수혁, 당신이 해 볼 테야?”여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양유훤, 내가 당신한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당신은 절대 이 남자를 지킬 수 없어!”“퍽!

  • 재벌 사위면 될까?   3877장

    하현은 싱긋 웃으며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내 호의를 거절한다고?”여수혁은 쥐를 쫓으며 희롱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분명 하현이 거절하길 바라는 눈치였다.“미안하지만 양유훤의 체면을 더는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당신을 놓아주긴 어렵지 않을까?”“그렇다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어?”여음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여수혁 앞에서도 여전히 센 척하는 거야?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여전히 시치미를 뗀다 이거지?여수혁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인데 당신은 아직도 사태 파악도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설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모르진 않겠지?잠시 후 여수혁이 손을 흔들자 군중 뒤에서 무도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내며 기세등등하게 칼날을 번쩍거렸다.칼날이 빛을 받고 위용을 드러내자 여음채와 부일민은 점점 조롱과 멸시에 가득 찬 미소가 얼굴 가득 번졌다.여수혁은 마치 자신이 천왕 노자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감히 반항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네 명의 무맹 제자들이 앞으로 나와 하현의 이마에 장검을 들이대었다.어떤 사람은 야구 방망이를 꺼내 당장이라도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하구봉은 매서운 눈빛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만류했다.그와 하구봉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옥연과 원가령 두 사람이 이 일에 엮이면 정말로 발을 빼기 힘들어진다.이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빗발치는 칼날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양

  • 재벌 사위면 될까?   3876장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 재벌 사위면 될까?   3875장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 재벌 사위면 될까?   3874장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