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내일 양부모님이 남원에 오시거든요. 그때 밥 사 주세요. 형부도 가야죠!”설유아는 히죽히죽 웃으며 오늘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 “그래!”하현은 설유아가 태어날 당시 한 귀인을 만났는데 그 귀인의 조언으로 신분이 높은 부부가 그녀를 양딸로 삼았다고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매년 설유아는 양부모님 곁으로 가서 잠깐씩 지내곤 했었다. 하지만 그 부부는 비록 설유아를 양딸로 삼긴 했지만 힘이 있는 집안이라 설씨 집안을 상대하진 않았다. 그래서 하현은 설유아의 양부모님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신분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온다면 분명 큰 일이 날 것이다. 저녁에 설재석은 하현과 설은아 두 사람을 함께 불렀다. 설재석은 먼저 하현을 매섭게 쳐다본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다.“어제 일은 그냥 넘어 가자. 하지만 내일 큰 일이 하나 있어. 너 절대 나를 망신시키면 안돼!”“한 번만 더 그랬다간 정말 너를 쓸어 버릴 거야!”설은아는 정말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빠, 내일 무슨 일 이에요?”설재석은 하현을 정말 죽일 듯이 미워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하현을 찾아와 신중하게 이런 일들을 말하는지 그녀는 정말 궁금했다. 설마 무슨 큰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설재석은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은아야 너, 네 여동생에게 양부모님이 계시다는 건 알고 있지? 유아가 매년 몇 달씩 있다가 오잖아.” 설은아가 대답했다.“알지……”설재석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너희가 어려서 말하지 못한 일들이 있었어……”“네 여동생이 말하는 양부모님은 사실 네 이모와 이모부야……”“네 엄마는 최씨 집안 출신인데 이 집안은 아주 전통이 있고 힘이 있는 가문이었어. 그 당시 네 엄마가 나한테 시집을 왔을 때 엄마도 억울해 했어……”“아주 오랫동안 최씨 가문은 우리들을 인정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사람을 보내서 우리한테 연락을 했어. 거기다 우리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겠다고……”“그러
다음 날, 최가네 사람들이 왔다. 온 사람은 희정의 매부 여민철과 여동생 최혜정이었다. 그들은 남원에서 가장 럭셔리한 매리어트 호텔에 머물면서 저녁 식사도 그곳에서 했다. 매리어트 호텔은 하룻밤 묵는데도 몇 십 만원이고, 프레지던트 스위트룸 같은 경우에는 150만 원 정도 한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매번 다른 지역으로 갈 경우 예외 없이 기본 5성급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반드시 묵어야 했다. 하지만 가격을 알고 난 이후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아주 골치가 아팠다. 하룻밤 쓸 돈이면 그들이 오래 두고 쓰기에 충분했다. 호텔 2층 연회장의 888번 VIP룸 안.안에 4명이 앉아 있었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상석에 앉았다. 설유아는 어젯밤 이미 호텔에 와 있었는데 지금 좀 우울했다. 그녀의 맞은 편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하현은 설유아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이 계집애는 어젯밤에 흥분했었는데, 어떻게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됐을까?그들이 온 것을 보고 설유아는 곧장 달려와 기뻐하며 말했다.“형부, 언니, 드디어 왔구나!”여민철과 최혜정 그리고 그 젊은 남자가 이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민철은 성숙하고 진중해 보였다. 차분한 고위층의 숨결이 묻어났다. 최혜정은 화려한 옷차림에 고가의 액세서리로 치장했고 온화하고 점잖은 기품이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잘 꾸며서 전체적으로 보기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스타 같았다. 그 남자는 비록 고상해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이따금씩 번쩍이는 빛이 있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바로 알아챘다. 이 사람은 군단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다소 지위가 있고 실력이 있을 것이다. 양쪽이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설재석 부부는 조금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비록 이 사람들은 희정의 여동생과 매부였지만, 그들은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설유아를 자기가 낳은 딸로 삼은 것이다. 희정은 설재석과 결혼하기 위해서
“아저씨, 아주머니, 은아 누님,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저를 찾아 오세요. 제가 반드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동희철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여민철도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아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해요. 앞으로 군단의 용병이 될 겁니다. 재상으로 임명될 날이 머지 않았어요!”최혜정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데 못 할 수 있겠어요?”“희철이가 이번에 들어가려고 하는 곳은 당인준의 당도대예요. 들어가기만 하면 앞으로 당인준 군단장 사람이 될 겁니다!”“당인준이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설재석도 그 사람을 알고 있어 바로 대답했다. “당인준은 당도대의 군단장이고 강남 구역 4대 전신의 수장이잖아요. 듣기로는 강남 1인자와 맞먹는다 던데요!”“음, 당신들도 식견이 좀 있군요. 희철이가 당 군단장 사람이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최혜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하현을 한 번 쳐다보더니 서로 눈이 마주쳤다. 상대방의 눈에서 서로 탄식하는 빛을 보았다. 그리고는 두 부부는 웃으며 말했다.“희철 군은 앞날이 창창하네요!”비록 이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오히려 속이 쓰렸다. 다 같은 남자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그럼요, 당신들 데릴사위와는 비할 바가 아니죠!”여민철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재석은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매부, 놀리지 마세요. 제가 이 데릴사위가 어느 정도 되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아무것도 아니에요!”“아빠! 아빠! 둘 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우리 형부가 제일 대단한 사람이에요!”설유아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자기도 모르게 하현에게 기대어 흠모하는 표정을 지었다. 동희철은 원래 거만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치켜 세우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마음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설유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 여인이 마음
동희철은 모두 충격을 받은 얼굴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마 모르셨을 거예요. 하 세자는 강남 군단의 권위자예요!”“하지만 이건 엄청난 비밀이에요. 군단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거거든요!”“듣기로 그 당시 당도대가 중앙아시아로 가서 전투를 벌였을 때 그 전투에서 하 세자가 일 당 천으로 혼자서 많은 사람을 상대했대요. 당도대를 이끌고 가서 미국의 델타 부대와 싸워 물리쳤다고 해요!”“그래서 하 세자는 비록 군단 사람은 아니지만 강남 구역에서 그의 지위는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예요!”“저도 당도대 입단 시험을 준비하면서야 알 수 있는 자격이 생겼어요! 외부 사람들은 전혀 몰라요!”“그리고 듣기로 하 세자는 3년 동안 당도대 입단 심사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마도 올 거예요!”“하 세자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거예요!”“만약 이번에 하 세자를 볼 수 있다면 제 생애에 더 이상 한이 없을 거예요!”동희철은 감개무량한 얼굴이었다. 하 세자는 비록 군단 사람은 아니었지만, 공이 대단했기에 강남 군단의 권위자가 되었다. 강남 군단 중에서도 특별히 당도대 사람들은 이 분을 특별히 군단의 성인으로 여겼다. 이전에 동희철은 당시 중앙아시아 전투에서 많은 군단 사람들의 우상인 신비한 큰 인물이 손을 댔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강남 군단 시험을 준비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전설 속의 하 세자는 자신의 우상이었다. 이제 그는 곧 소원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뭐? 그게 정말이야? 당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설의 하 세자를 만나 볼 수 있다고!?”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거의 일어설 뻔 했다. 그들은 강남의 기성세대라, 하 세자의 시대를 경험했었기 때문에 이 세 글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하 세자는 항상 베일에 감춰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러
모두 하현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설은아 조차도 지금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허풍 떠는 것을 좋아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버릇은 평생 못 고칠 것이다. 동희철이 갑자기 ‘키득’ 웃기 시작했다.“하하하하…… 방금 뭐라고 했어요? 입단 심사가 참가하고 싶으면 아무나 참가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데요?”“정말 웃겨 죽겠네!”“그거 알아요?”“이번 입단 심사에 누가 참가하는지? 각 군 구역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 10명만 시험에 참가할 수 있어요!”“이 세 사람들만 누군가를 데리고 참가할 수 있다고요!”“데릴사위, 이 폐물이 참가하고 싶은 모양이네요?”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그래, 너도 친척만 3명 데리고 갈 수 있는 거 알지?”“게다가 이번에 어떤 사람이 특별히 나를 초대해줬는데, 심지어 내가 없으면 이번 입단 시험은 진행할 수가 없대!”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분노의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설재석과 최희정 두 사람의 얼굴은 새카맣게 되었다. 설은아는 이때 고개를 숙였고 쥐 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그는 갈수록 도가 지나치다! 그가 없이는 입단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다른 사람들은 고사하고 그녀조차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때 설유아도 하현이 조금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때 하현 때문에 난처하고 부끄러웠다.동희철은 하하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정말 웃겨 죽겠네!”“당신 없이 내가 못 간다고? 당신은 당신이 군단장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하 세자라고 생각하는 거야?”최혜정은 괴상한 표정으로 최희정 식구들을 보며 말했다.“언니, 내가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라 언니 집안의 가풍이 정말 걱정스럽다!”“나 오늘 언니 식구들 때문에 너무 부끄러워!”“부끄럽지도 않아? 우리들은 너무 창피해!”설재석은 난처한 표정으로 지금 어두
이 말을 하고 동희철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 설재석과 몇 사람만 남아 서로를 쳐다보았다. 희정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최씨 집안과 동씨 집안은 큰 집안이라 가풍이 매우 엄격해서 이런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 화를 내지 않는 게 이상하지!”설재석은 죽으라고 하현을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이 쓰레기, 넌 정말 일을 성사시키기는커녕 매일 우리 망신만 시킬 거야!”“나는 정말 너를 때려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럽다!”“퍽______”말을 마치고 설재석은 손바닥을 휘둘렀다. 설은아가 얼른 막아 섰다. 만약 그렇지 않았으면 손바닥이 하현의 얼굴에 닿았을 것이다.“아빠 엄마, 무슨 큰 일이 난 게 아니잖아요. 이틀 후에 이모랑 이모부에게 가서 사과하면 돼요!”설은아가 말렸다. “이게 큰 일이 아니야? 하현 때문에 우리가 친정 식구들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는데!”“거기다 지금 우리는 설씨 집안에서도 살아남기가 힘들잖아. 이번 기회에 관계를 좀 회복 시켜보려고 했는데!”“이 꼴이 됐잖아! 하현, 너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희정은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하현은 참을 수 없는 얼굴로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속이지 않았어요. 저는 정말 입단 심사식에 가야 해요!”“이건 갈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야!”“네가 우리를 망신시켰잖아! 최씨 집안에게 미움을 샀다고!”“네가 참가하면 또 뭐 어쩌라고? 너는 너를 누구라고 생각해? 네가 하 세자야?”“너는 여전히 쓸모없는 폐물이야!”설재석은 노발대발하며 입을 열었다. 희정은 다시 정신을 못 차리고 욕을 퍼부어 댔다. “너는 참석할 수 있겠지! 근데 네가 무슨 수로? 그것도 네 아내한테 의지하는 거 아니야!”“너 밖에서 너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은아가 하 세자의 내통녀라고 그래!”“너는 자기 아내에게 빌붙어 사는 기둥서방일 뿐이야!” “네가 그러고도 여기서 이
차 안, 운전자 역시 강남구역 군사였는데 이때 그가 웃으며 말했다.“희철 형제님, 정말 운이 좋으세요!”“당도대가 최근 몇 년 동안 사람을 거의 뽑지 않아서 지난 3년 동안은 당도대에 입단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듣기로 올해 하 세자가 남원에 복귀하면서 당 군단장님이 사람을 더 뽑기로 결정하셨다고 해요.”“이번에는 당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듣기로 당 군단장님이 아침 일찍 하 세자님을 모시러 가셨대요.”“하 세자, 이 분은 우리 강남 군단의 진정한 권위자세요!”“그 분을 만나 뵐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동희철 역시 지금 감격스러운 얼굴이었다.하 세자, 강남 군단의 전설급 인물이다.지옥과 같은 중앙아시아의 전투에서 그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사람, 비록 군단의 전신은 아니었지만 많은 군사들의 우상이었다. “그렇군요. 저는 전에는 미국 델타 부대를 격파시킨 전설의 거물이 바로 하 세자라는 건 몰랐어요!”“생각지도 못하게 오늘 제가 하 세자를 만나 뵐 수 있다니요!”지금 동희철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자신이 인생의 전성기에 서있다고 느꼈다.“희철씨는 아주 훌륭해서 많은 장교들도 당신은 분명 우리 당도대에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외부 사람에게 전설의 그 거물이 하 세자라는 걸 알리지 않았을 겁니다.”앞에 있던 군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뒷좌석에 앉은 최혜정도 이때 웃으며 말했다. “희철아, 너 정말 대단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어디 하 세자를 만나볼 자격이 있었겠어?”이 말을 듣고 동희철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의기양양해 했다.. 하지만 설유아가 있는 쪽을 바라볼 때 그는 오히려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 원래 그는 설유아 앞에서 설유아가 자신을 흠모하도록, 더 나아가서는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는?설유아는 무덤덤한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장면은
여민철과 최혜정은 대가문 출신이라 큰 장면들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살벌한 곳에서는 모두 약간씩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흥분했다. 이곳을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군단의 특출 난 사람들 이거나 그들의 친척들이었기 때문이다.이들의 친척들은 관청사람들도 있었고 군단 사람들도 있었고 상업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분은 다 달랐지만 하나같이 기세가 등등해 매스컴에 자주 오르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대단한 인물들 몇 명만 알아도 너무 좋을 것이다. “모든 군사는 앞으로, 가족들을 이쪽으로!”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는데 한쪽은 거칠고 버릇이 없는 사람들, 또 다른 한 쪽은 저만 잘났다고 뽐내는 군사들이었다. 지금 앞쪽에 배치된 사람들은 모두 대열을 맞춰 서있었다. 이들의 가족은 관객석에 앉았다. 주변의 거물들을 보며 최혜정과 여민철은 들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최혜정은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한 번 훑어 보고 난 후 최혜정은 냉소하며 말했다.“그 하현은 역시 웃긴다.”“폐물 녀석!”“자기가 온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왜 나는 못 찾겠지?”“여보, 폐물이 한 말도 믿는 거야? 나는 전혀 신경 안 써.” 여민철은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그가 엄하게 타이르며 말했다.“유아야 앞으로 그런 사람과는 만나지 말고 동희철과 더 가깝게 지내. 그야말로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거야.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설유아는 한 마디 대꾸도 없이 하현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형부를 대단하다고 여겼기에 자신을 속이지 않고 틀림없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앞에 줄지어 선 군사들 사이로 동희철은 벌써 사방을 한 바퀴 둘러 보았지만 하현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때 그는 속으로 냉소가 끊이지 않았다. 폐물은 폐물일 뿐이지. 허풍 떠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겠어?“조용, 당 군단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
하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형님을 아주 존경한다.그래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현을 바라보며 소위 풍수 대가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만 있었다.“하현, 당신의 능력은 내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죽었을 거예요!”“조심하지 않으면 온 가족이 나 때문에 죽을 수 있어요!”주광록은 지금 하현에 대한 경외심에 가득 차 있었다.“단지, 내 차는 나만 운전했었고 묘지에 가거나 불길한 것을 접한 적도 없어요.”“차 안을 꼼꼼하게 수색해 보았지만 어떤 불길한 것도 발견되지 않았어요.”“그래서 난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요...”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주광록의 말을 자르며 담담하게 말했다.“우선 차를 좀 봅시다.”말을 하면서 하현은 문밖에 서 있는 주광록의 아우디 A8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하지만 주광록이 그렇게 많은 불행을 겪었지만 차량 자체에는 상한 곳이 한곳도 없었다.하현은 주광록이 죽지 않는 한 죽음의 기운의 근원인 아우디는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하현이 차를 둘러보자 주광록과 주향무도 따라와서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트렁크는 내가 이미 뒤져 봤어요.”“뭐가 발견될 리가 없어요.”주향무는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분명 하현의 능력에 의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시 차를 둘러본 후에 몸을 눕혀 차 밑으로 넣었다.그 후 그의 눈이 심상치 않게 빛났다.바닥의 틈새로 손을 뻗어 넣자 손바닥만 한 종이 인형이 잡혔다.붉은 종이로 오려 만든 종이 인형이었다.그 위에서 죽음의 기운이 물씬 풍겨 나왔다.다만 일반인의 눈에는 이것이 그저 평범한 종이일 뿐이었다.이를 본 주광록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하 대사님, 이 작은 종이 인형에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주향무도 옆에서 끼어들었다.“맞아요. 그냥 종이 인형일 뿐인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면...”순간 주향무는 말끝을 흐리
순간 주광록의 손가락 사이로 천조각이 바람에 흩어지며 가루로 변했다.주향무는 이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형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주광록은 동생에게 눈길을 돌려 어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호텔을 떠난 후 바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그런데 왠지 도로가 몽롱하게 보였다.자신은 이 시간에 절대 졸리거나 한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 자꾸 눈꺼풀이 아래로 처졌고 말을 듣지 않아 깜빡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그가 잠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다행히 명치가 뜨거워져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온몸은 이미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하마터면 차를 저수지로 몰고 갈 뻔했다.주광록의 설명을 들은 주향무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졸음운전하신 거잖아요?”“형 정도 직급이라면 이미 운전기사를 고용했어야 해요.”“닥쳐!”주광록은 동생에게 호통을 치고 끊겼던 이야기를 계속 이었다.주광록도 원래는 자신이 과로한 탓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밤이 되자 자신의 집에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의 일곱 살 딸이 어디서 빨간 치마를 찾아 입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얀 천을 2층 실링팬에 걸어 목을 매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주광록은 놀라서 거의 넋을 잃을 뻔했지만 다행히 명치가 뜨거워져 정신을 다잡고 즉시 딸을 구해냈다.도저히 믿지 못할 기이한 경험을 듣고 주향무는 의아해하긴 했지만 별다른 것은 느끼지 못했다.요즘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 본 것을 따라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보인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나 주광록은 주향무를 매섭게 노려보며 더 섬뜩한 이야기를 이어갔다.어젯밤 일련의 일이 발생한 후 그는 딸과 함께 잠을 잤다.딸이 또 그런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가 한
”하 대사님, 이홍파와 황택호는 이미 처리되었습니다!”“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나쁜 짓과 불법적인 범죄 증거는 충분히 감옥에 갇힐 정도로 차고 넘쳤어요.”주광록은 어제의 근엄함은 온데간데없이 말끝마다 공손함과 겸손함이 가득했다.“이 두 사람의 진술에 의하면 이번 일의 배후에 설은아가 있었다고 합니다. 모두 설은아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주광록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분명 그는 설은아와 하현의 관계를 아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도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설은아가 의외로 이렇게 신속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줄은 몰랐다.자신에게 말한 대로 그녀는 행동에 옮긴 것이었다.아는 사람을 동원해 바로 집복당을 봉쇄하려 했다.“하지만 설은아의 마음도 이해는 합니다. 아마도 당신이 남의 풍수 관상을 봐주다가 쓸데없는 일에 엮여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그런 걸 겁니다. 혹시라도 책임질 일이 생길까 봐 말이죠.”“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녀는 단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신고를 했을 뿐이에요.”주광록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래서 우리는 설은아에게 책임을 추궁할 계획은 없는데 어떤 직원이 이미 그녀에게 처리 결과를 보고한 모양입니다.”하현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말했다.“주 부장님, 관용을 베풀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 아내가 마음대로 행동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습니다.”주광록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닙니다. 모든 시민은 신고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설은아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법치사회에 기여한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요.”“다만 하 대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게 문제지요.”“설은아의 배후에 또 다른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하고 있어요.”“이 사람은 신분이 비범해서 나조차도 신중하게 접촉해야 할 정도입니다.”“그의 뒤에 있는 거물은 보통 사람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10대
관공서 제복을 입은 남녀들이 문밖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주택건설부 수장 주광록이었다.그리고 그의 곁에는 그의 친동생이자 경찰서 수장인 주향무가 함께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함께 모이니 더욱 살벌하고 근엄한 분위기가 풍겼다.“주 부장님...”황택호와 이홍파는 모두 깜짝 놀라 용수철처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오늘 무슨 일로 이렇게 두 분이 함께 오셨습니까?”“무슨 일이 있으시면 부하들한테 전화 한 통만 하시면 되는데 뭐 하러 이렇게 직접 오셨어요?!”주광록은 두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곧바로 하현에게 달려가 연신 허리를 굽신거렸다.“하 대사님! 이렇게 또 뵙네요!”“덕으로 원한을 대신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이 주광록이 눈이 멀었어요!”“제발 대인배의 도량으로 너그러이 봐주시고 더 이상 그 일은 따지지 말아 주십시오.”“제발 저를 좀 살펴봐 주세요!”주광록은 겁먹은 표정으로 아우디 차량 열쇠를 꺼냈다.혹시라도 하현이 거절할까 봐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주 부장님, 제가 도와드리지 못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닙니다.”“문제는 저의 증명서가 가짜라고, 다 무효라고 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불법 풍수 관상 및 무면허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만약 제가 저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부장님한테 뭐라고 말한다면 저들이 주장하는 죄목의 증거가 눈앞에 존재하는 게 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요?”“그러면 원죄에 죄가 더해져서 더 무거운 벌을 받겠죠. 저는 감옥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개자식!”하현의 말을 듣고 주광록의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순간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이홍파와 황택호 두 사람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관청 직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힘쓰기는커녕 권력을 믿고 함부로 남을 괴롭히고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다니!이런 무법천지를 봤나!주광록의 얼굴에는 분노로 차올랐다.“오늘 당신들은
한바탕 자신의 부하에게 화풀이를 한 황택호의 시선이 이 사건의 장본인인 이홍파에게 떨어졌다.이홍파는 이 상황이 못마땅한지 흐린 낯빛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하현이 데릴사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어떻게 데릴사위 주변에 이렇게 대단한 거물들이 몰려들어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있는가?이건 정상이 아니다!“두 분, 머리가 좀 어지럽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온몸에선 약간 오한도 느껴지시죠?”이때 하현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고 눈동자에는 냉소가 가득 차 있었다.지금껏 있었던 일은 하현에게 있어 재미난 연극 한 편이나 마찬가지였다.“이제야 두려움을 알았다니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차갑게 비꼬는 하현의 말에 이홍파는 참을 수가 없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하현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개자식! 너 지금 뭐라고 했어?”“부자 몇 명 안다고 지금 유세 떠는 거야?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잘 들어!”“당신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봐주다가 이제 우리 손에 넘어왔어. 천왕 노자가 와도 당신을 구해 줄 수 없을 거야!”“내가 말하는 거 똑똑히 기억해!”“지금 당장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 나중에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이홍파는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이 금정에서는 안 될 것이 없는 무적의 존재라는 것을 확신했다.하현의 주변에 있는 부자들이 얼핏 무서워 보이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을 몰아붙이는 조직들과 그가 이미 한배를 탔다는 것이다.그래서 이제 와 기세를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현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봤는지, 내 증명서들이 가짜인지 아닌지, 당신들 보고도 전혀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이홍파와 황택호는 이 말을 듣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다가 갑자기 불안한 기색이 눈동자를 스쳐 지나갔다.순간 하현의 증명서가 완벽했다는 사실
”개자식! 이게 무슨 태도야?!”“어?!”하현의 모습을 보고 이홍파는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홍파가 손을 쓰려고 했을 때 취조실 바깥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빠르게 노크를 했고 곧이어 잔뜩 긴장한 얼굴의 형사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황택호는 침착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이홍파의 행동을 제지하며 옆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식의 동료들이 입을 열었어?”부하 형사가 빠르게 말했다.“반장님, 이놈의 공범들의 신원을 모두 다 파악했습니다!”“잘 됐군. 요즘 놈들은 관뚜껑을 보기 전까진 정신을 못 차리거든...”황택호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일부로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압박을 주었다.그러나 하현은 그의 눈빛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눈동자에는 미동이 없었다.“말해 봐! 그 패거리들이 어떤 신분이야? 하 씨 이놈이 잘 이해하도록 보고해 봐!”“반장님, 그게...”부하 형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사람은 바로 신사 상인 연합회 수장이라고 합니다. 수하에 몇십 명의 건달들을 거느리고 있고요...”황택호는 부하의 말을 듣고 희미하게 눈을 흘기며 냉랭하게 말했다.“신사 상인 연합회? 그 사람들이 이런 막노동을 할 줄은 몰랐군. 보아하니 엄도훈도 요즘 할 일이 없는 모양이야...”비록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황택호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꽤나 힘이 있는 집단이었지만 그가 관리하고 상대하는 조직이었다.엄도훈같이 똑똑한 사람이 이런 조무래기들 때문에 자신을 귀찮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그러자 황택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래, 조사한 걸 계속 말해 봐. 무슨 죄가 있는지, 하현과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그건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쓸모없는 것들!”황택호의 입에서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다른 놈들의 신분은?”“놈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