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최가네 사람들이 왔다. 온 사람은 희정의 매부 여민철과 여동생 최혜정이었다. 그들은 남원에서 가장 럭셔리한 매리어트 호텔에 머물면서 저녁 식사도 그곳에서 했다. 매리어트 호텔은 하룻밤 묵는데도 몇 십 만원이고, 프레지던트 스위트룸 같은 경우에는 150만 원 정도 한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매번 다른 지역으로 갈 경우 예외 없이 기본 5성급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반드시 묵어야 했다. 하지만 가격을 알고 난 이후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아주 골치가 아팠다. 하룻밤 쓸 돈이면 그들이 오래 두고 쓰기에 충분했다. 호텔 2층 연회장의 888번 VIP룸 안.안에 4명이 앉아 있었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상석에 앉았다. 설유아는 어젯밤 이미 호텔에 와 있었는데 지금 좀 우울했다. 그녀의 맞은 편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하현은 설유아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이 계집애는 어젯밤에 흥분했었는데, 어떻게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됐을까?그들이 온 것을 보고 설유아는 곧장 달려와 기뻐하며 말했다.“형부, 언니, 드디어 왔구나!”여민철과 최혜정 그리고 그 젊은 남자가 이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민철은 성숙하고 진중해 보였다. 차분한 고위층의 숨결이 묻어났다. 최혜정은 화려한 옷차림에 고가의 액세서리로 치장했고 온화하고 점잖은 기품이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잘 꾸며서 전체적으로 보기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스타 같았다. 그 남자는 비록 고상해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이따금씩 번쩍이는 빛이 있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바로 알아챘다. 이 사람은 군단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다소 지위가 있고 실력이 있을 것이다. 양쪽이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설재석 부부는 조금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비록 이 사람들은 희정의 여동생과 매부였지만, 그들은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설유아를 자기가 낳은 딸로 삼은 것이다. 희정은 설재석과 결혼하기 위해서
“아저씨, 아주머니, 은아 누님,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저를 찾아 오세요. 제가 반드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동희철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여민철도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아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해요. 앞으로 군단의 용병이 될 겁니다. 재상으로 임명될 날이 머지 않았어요!”최혜정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데 못 할 수 있겠어요?”“희철이가 이번에 들어가려고 하는 곳은 당인준의 당도대예요. 들어가기만 하면 앞으로 당인준 군단장 사람이 될 겁니다!”“당인준이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설재석도 그 사람을 알고 있어 바로 대답했다. “당인준은 당도대의 군단장이고 강남 구역 4대 전신의 수장이잖아요. 듣기로는 강남 1인자와 맞먹는다 던데요!”“음, 당신들도 식견이 좀 있군요. 희철이가 당 군단장 사람이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최혜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하현을 한 번 쳐다보더니 서로 눈이 마주쳤다. 상대방의 눈에서 서로 탄식하는 빛을 보았다. 그리고는 두 부부는 웃으며 말했다.“희철 군은 앞날이 창창하네요!”비록 이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오히려 속이 쓰렸다. 다 같은 남자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그럼요, 당신들 데릴사위와는 비할 바가 아니죠!”여민철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재석은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매부, 놀리지 마세요. 제가 이 데릴사위가 어느 정도 되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아무것도 아니에요!”“아빠! 아빠! 둘 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우리 형부가 제일 대단한 사람이에요!”설유아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자기도 모르게 하현에게 기대어 흠모하는 표정을 지었다. 동희철은 원래 거만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치켜 세우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마음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설유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 여인이 마음
동희철은 모두 충격을 받은 얼굴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마 모르셨을 거예요. 하 세자는 강남 군단의 권위자예요!”“하지만 이건 엄청난 비밀이에요. 군단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거거든요!”“듣기로 그 당시 당도대가 중앙아시아로 가서 전투를 벌였을 때 그 전투에서 하 세자가 일 당 천으로 혼자서 많은 사람을 상대했대요. 당도대를 이끌고 가서 미국의 델타 부대와 싸워 물리쳤다고 해요!”“그래서 하 세자는 비록 군단 사람은 아니지만 강남 구역에서 그의 지위는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예요!”“저도 당도대 입단 시험을 준비하면서야 알 수 있는 자격이 생겼어요! 외부 사람들은 전혀 몰라요!”“그리고 듣기로 하 세자는 3년 동안 당도대 입단 심사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마도 올 거예요!”“하 세자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거예요!”“만약 이번에 하 세자를 볼 수 있다면 제 생애에 더 이상 한이 없을 거예요!”동희철은 감개무량한 얼굴이었다. 하 세자는 비록 군단 사람은 아니었지만, 공이 대단했기에 강남 군단의 권위자가 되었다. 강남 군단 중에서도 특별히 당도대 사람들은 이 분을 특별히 군단의 성인으로 여겼다. 이전에 동희철은 당시 중앙아시아 전투에서 많은 군단 사람들의 우상인 신비한 큰 인물이 손을 댔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강남 군단 시험을 준비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전설 속의 하 세자는 자신의 우상이었다. 이제 그는 곧 소원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뭐? 그게 정말이야? 당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설의 하 세자를 만나 볼 수 있다고!?”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거의 일어설 뻔 했다. 그들은 강남의 기성세대라, 하 세자의 시대를 경험했었기 때문에 이 세 글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하 세자는 항상 베일에 감춰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러
모두 하현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설은아 조차도 지금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허풍 떠는 것을 좋아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버릇은 평생 못 고칠 것이다. 동희철이 갑자기 ‘키득’ 웃기 시작했다.“하하하하…… 방금 뭐라고 했어요? 입단 심사가 참가하고 싶으면 아무나 참가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데요?”“정말 웃겨 죽겠네!”“그거 알아요?”“이번 입단 심사에 누가 참가하는지? 각 군 구역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 10명만 시험에 참가할 수 있어요!”“이 세 사람들만 누군가를 데리고 참가할 수 있다고요!”“데릴사위, 이 폐물이 참가하고 싶은 모양이네요?”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그래, 너도 친척만 3명 데리고 갈 수 있는 거 알지?”“게다가 이번에 어떤 사람이 특별히 나를 초대해줬는데, 심지어 내가 없으면 이번 입단 시험은 진행할 수가 없대!”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분노의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설재석과 최희정 두 사람의 얼굴은 새카맣게 되었다. 설은아는 이때 고개를 숙였고 쥐 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그는 갈수록 도가 지나치다! 그가 없이는 입단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다른 사람들은 고사하고 그녀조차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때 설유아도 하현이 조금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때 하현 때문에 난처하고 부끄러웠다.동희철은 하하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정말 웃겨 죽겠네!”“당신 없이 내가 못 간다고? 당신은 당신이 군단장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하 세자라고 생각하는 거야?”최혜정은 괴상한 표정으로 최희정 식구들을 보며 말했다.“언니, 내가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라 언니 집안의 가풍이 정말 걱정스럽다!”“나 오늘 언니 식구들 때문에 너무 부끄러워!”“부끄럽지도 않아? 우리들은 너무 창피해!”설재석은 난처한 표정으로 지금 어두
이 말을 하고 동희철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 설재석과 몇 사람만 남아 서로를 쳐다보았다. 희정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최씨 집안과 동씨 집안은 큰 집안이라 가풍이 매우 엄격해서 이런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 화를 내지 않는 게 이상하지!”설재석은 죽으라고 하현을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이 쓰레기, 넌 정말 일을 성사시키기는커녕 매일 우리 망신만 시킬 거야!”“나는 정말 너를 때려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럽다!”“퍽______”말을 마치고 설재석은 손바닥을 휘둘렀다. 설은아가 얼른 막아 섰다. 만약 그렇지 않았으면 손바닥이 하현의 얼굴에 닿았을 것이다.“아빠 엄마, 무슨 큰 일이 난 게 아니잖아요. 이틀 후에 이모랑 이모부에게 가서 사과하면 돼요!”설은아가 말렸다. “이게 큰 일이 아니야? 하현 때문에 우리가 친정 식구들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는데!”“거기다 지금 우리는 설씨 집안에서도 살아남기가 힘들잖아. 이번 기회에 관계를 좀 회복 시켜보려고 했는데!”“이 꼴이 됐잖아! 하현, 너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희정은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하현은 참을 수 없는 얼굴로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속이지 않았어요. 저는 정말 입단 심사식에 가야 해요!”“이건 갈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야!”“네가 우리를 망신시켰잖아! 최씨 집안에게 미움을 샀다고!”“네가 참가하면 또 뭐 어쩌라고? 너는 너를 누구라고 생각해? 네가 하 세자야?”“너는 여전히 쓸모없는 폐물이야!”설재석은 노발대발하며 입을 열었다. 희정은 다시 정신을 못 차리고 욕을 퍼부어 댔다. “너는 참석할 수 있겠지! 근데 네가 무슨 수로? 그것도 네 아내한테 의지하는 거 아니야!”“너 밖에서 너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은아가 하 세자의 내통녀라고 그래!”“너는 자기 아내에게 빌붙어 사는 기둥서방일 뿐이야!” “네가 그러고도 여기서 이
차 안, 운전자 역시 강남구역 군사였는데 이때 그가 웃으며 말했다.“희철 형제님, 정말 운이 좋으세요!”“당도대가 최근 몇 년 동안 사람을 거의 뽑지 않아서 지난 3년 동안은 당도대에 입단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듣기로 올해 하 세자가 남원에 복귀하면서 당 군단장님이 사람을 더 뽑기로 결정하셨다고 해요.”“이번에는 당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듣기로 당 군단장님이 아침 일찍 하 세자님을 모시러 가셨대요.”“하 세자, 이 분은 우리 강남 군단의 진정한 권위자세요!”“그 분을 만나 뵐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동희철 역시 지금 감격스러운 얼굴이었다.하 세자, 강남 군단의 전설급 인물이다.지옥과 같은 중앙아시아의 전투에서 그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사람, 비록 군단의 전신은 아니었지만 많은 군사들의 우상이었다. “그렇군요. 저는 전에는 미국 델타 부대를 격파시킨 전설의 거물이 바로 하 세자라는 건 몰랐어요!”“생각지도 못하게 오늘 제가 하 세자를 만나 뵐 수 있다니요!”지금 동희철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자신이 인생의 전성기에 서있다고 느꼈다.“희철씨는 아주 훌륭해서 많은 장교들도 당신은 분명 우리 당도대에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외부 사람에게 전설의 그 거물이 하 세자라는 걸 알리지 않았을 겁니다.”앞에 있던 군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뒷좌석에 앉은 최혜정도 이때 웃으며 말했다. “희철아, 너 정말 대단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어디 하 세자를 만나볼 자격이 있었겠어?”이 말을 듣고 동희철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의기양양해 했다.. 하지만 설유아가 있는 쪽을 바라볼 때 그는 오히려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 원래 그는 설유아 앞에서 설유아가 자신을 흠모하도록, 더 나아가서는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는?설유아는 무덤덤한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장면은
여민철과 최혜정은 대가문 출신이라 큰 장면들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살벌한 곳에서는 모두 약간씩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흥분했다. 이곳을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군단의 특출 난 사람들 이거나 그들의 친척들이었기 때문이다.이들의 친척들은 관청사람들도 있었고 군단 사람들도 있었고 상업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분은 다 달랐지만 하나같이 기세가 등등해 매스컴에 자주 오르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대단한 인물들 몇 명만 알아도 너무 좋을 것이다. “모든 군사는 앞으로, 가족들을 이쪽으로!”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는데 한쪽은 거칠고 버릇이 없는 사람들, 또 다른 한 쪽은 저만 잘났다고 뽐내는 군사들이었다. 지금 앞쪽에 배치된 사람들은 모두 대열을 맞춰 서있었다. 이들의 가족은 관객석에 앉았다. 주변의 거물들을 보며 최혜정과 여민철은 들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최혜정은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한 번 훑어 보고 난 후 최혜정은 냉소하며 말했다.“그 하현은 역시 웃긴다.”“폐물 녀석!”“자기가 온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왜 나는 못 찾겠지?”“여보, 폐물이 한 말도 믿는 거야? 나는 전혀 신경 안 써.” 여민철은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그가 엄하게 타이르며 말했다.“유아야 앞으로 그런 사람과는 만나지 말고 동희철과 더 가깝게 지내. 그야말로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거야.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설유아는 한 마디 대꾸도 없이 하현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형부를 대단하다고 여겼기에 자신을 속이지 않고 틀림없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앞에 줄지어 선 군사들 사이로 동희철은 벌써 사방을 한 바퀴 둘러 보았지만 하현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때 그는 속으로 냉소가 끊이지 않았다. 폐물은 폐물일 뿐이지. 허풍 떠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겠어?“조용, 당 군단
당인준은 많은 사람들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먼저, 우리 당도대의 심사를 참관하러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다음으로,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하 세자님은 차 안에 계십니다.”“하지만, 하 세자님의 신분이 너무 중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은 만날 볼 수가 없습니다.”이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은 조금 아쉬워했다. 전설의 하 세자를 먼 발치에서만 지켜봐야 한다니, 아니 오히려 그들은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자격 조차 없었다. 동희철의 얼굴도 ‘싹’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하 세자는 필경 우리 당도대의 신화입니다. 하 세자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의 위상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조금 뒤 하 세자는 시험에 참가한 군사들은 만날 볼 것입니다.당인도가 보충 설명을 했다.듣자 하니 동희철을 포함해 그 군사들은 하나같이 열광적인 얼굴이었다. 마침내 그 전설의 인물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하 세자는 군단, 길바닥, 상업계를 종횡무진 누빌 수 있었다!이런 거물을 일생에서 한번 만나 볼 수 있는 건 대단한 영광이다! 그 가족들은 안타까워하며 눈을 크게 뜨고 지프차를 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하 세자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보고 싶었다. 여민철과 최혜정 두 사람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 중이었다.설유아도 하 세자가 누군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큰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고 있었다. 보다가 그녀는 갑자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나는 왜 안에 있는 사람이 형부처럼 보이지?”최혜정은 전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다가 설유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더 자세히 쳐다보며 말했다. “확실히 좀 그 폐물 같아 보인다!”여민철도 눈을 크게 뜨고 보면서 잠시 후 의아해 하며 말했다.“정말 닮았어. 확실하게 보이진 않지만 실루엣이 정말 닮았다.”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설마, 하현이 전설의 하 세자란 말인가?하지만 이런 생각은 금세 지워졌다.하 세자 같은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여수혁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고 느끼며 이를 갈았다.“양유훤, 당신 생각 잘 해야 할 거야. 아직 당신 할아버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양 씨 가문 큰집이 아직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구!”“게다가 당신이 아직도 양 씨 가문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큰집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양 씨 가문에서도 함부로 당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만약 당신이 오늘 한 말이 전해진다면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사라질 거야!”“양 씨 가문에 무슨 권세가 있겠어?”“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을 것 같아?”“당신이 이 남자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여수혁은 분노하며 퍼부었다.그의 저력이 여전히 꽤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는 양유훤이 한 남자를 위해 양 씨 가문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를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난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내일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구!”양유훤이 차갑게 내뱉었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여기 나타난다고 해도 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하현은 내 남자야. 페낭에서 누가 그를 건드리고 싶어도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지 않는 한 절대 안 돼!”“당신...”여수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질투의 화신이 온몸을 점령한 듯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하현은 대하 사람이잖아? 그런데 언제 당신 눈에 든 거야?”“아무리 시집을 가고 싶어도 좀 쓸 만한 방패막이를 찾아!”“이런 쓸모없는 놈을 구하다니!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퍽!”양유훤은 손바닥을 후려쳤다.“하현을 모욕하는 것은 날 모욕하는 것과 같아!”여음채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양유훤, 당신이 왜 이 남자를 이렇게 비호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남자
내 남자?짧은 이 한 마디에 여수혁은 천둥소리를 들은 듯 귀가 먹먹해졌다.양유훤의 신분은 말할 수 없이 높다!지금 양 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양유훤은 양 씨 집안의 실세로서 배후에는 양제명이 그녀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그녀의 남자라.그것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상징한다.적어도 지금 페낭에서는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 외에 양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유훤이 비호하는 하현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여수혁이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라는 아주 비범한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양유훤이 하현을 비호하고 나선다면 그로서도 절대 어쩔 수 없었다.양 씨 가문이 정말로 무너지고 페낭의 몇몇 세력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유훤의 권세는 여전할 것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수혁이 줄곧 양유훤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삼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유훤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여수혁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양유훤!”여수혁이 무겁게 입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이 녀석의 정체는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어!”“그를 비호하기 위해 굳이 당신의 남자라고 말을 하다니!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나 해 봤어?”“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를 당신의 남자라고 선언하는 순간 당신은 그를 끝없는 위험에 빠뜨리게 된 거야.”“그런데도 당신 계속할 거야?”“그래,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양유훤이 단호하게 말했다.“하현은 내 남자야. 나 양유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야!”“누군가가 그를 건드리려면 내 시체부터 밟고 지나가야 할 거야!”“여수혁, 당신이 해 볼 테야?”여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양유훤, 내가 당신한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당신은 절대 이 남자를 지킬 수 없어!”“퍽!
하현은 싱긋 웃으며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내 호의를 거절한다고?”여수혁은 쥐를 쫓으며 희롱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분명 하현이 거절하길 바라는 눈치였다.“미안하지만 양유훤의 체면을 더는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당신을 놓아주긴 어렵지 않을까?”“그렇다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어?”여음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여수혁 앞에서도 여전히 센 척하는 거야?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여전히 시치미를 뗀다 이거지?여수혁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인데 당신은 아직도 사태 파악도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설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모르진 않겠지?잠시 후 여수혁이 손을 흔들자 군중 뒤에서 무도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내며 기세등등하게 칼날을 번쩍거렸다.칼날이 빛을 받고 위용을 드러내자 여음채와 부일민은 점점 조롱과 멸시에 가득 찬 미소가 얼굴 가득 번졌다.여수혁은 마치 자신이 천왕 노자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감히 반항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네 명의 무맹 제자들이 앞으로 나와 하현의 이마에 장검을 들이대었다.어떤 사람은 야구 방망이를 꺼내 당장이라도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하구봉은 매서운 눈빛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만류했다.그와 하구봉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옥연과 원가령 두 사람이 이 일에 엮이면 정말로 발을 빼기 힘들어진다.이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빗발치는 칼날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양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