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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9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현장에 있던 다른 의료진들도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일반 의료진이었다면 분명 정신이 없는 나머지 허둥지둥거렸을 테고 그랬으면 아마 환자는 이송 중에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

“우 간호사, 실력도 좋은데 겸손하기까지 하다니 대단하네요.”

“이렇게 겸손할 줄은 몰랐어요. 당신이 무도 고수라고 진작에 말했더라면 우린 당신을 한방 쪽으로 배치했을 거예요!”

“간호사 일을 하기엔 너무 아깝죠!”

“우 간호사, 아니 아니에요. 내 말 취소! 앞으로 계속 우리 곁에서 도와주세요. 어디 가면 안 돼요!”

뭐라고?

무도 고수?

신기한 재주?

계속 도와달라고?

우소희조차도 이 말을 듣고 좀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녀가 맡고 있는 간호사라는 직책은 그녀의 엄마인 우다금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정사정해서 얻어낸 것이었다.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다였다.

응급처치하는 기술은 모두 책 몇 권을 보고 겨우 눈대중으로 배운 것이었고 그것조차도 실제로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사람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무도 고수라니?

바이탈을 진정시키다니?

그런 단어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설마 하현 그 나쁜 놈이 또 사람을 구한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이 스치자 우소희의 입가에 냉소가 맺혔다.

다른 사람은 다 되지만 하현만은 그렇게 내버려둘 수가 없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일의 자초지종을 밝히려는 의지는 사라졌고 어느새 팔짱을 끼고 거만한 표정이 떠올랐다.

“우리 엄마가 말했어요. 우리 의료진이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생명을 구하는 거라고요.”

“어떤 위치에 있든 간에 이 흰 가운을 입은 이상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요. 그게 간호사의 책무죠.”

“간호사 일을 하기에 아깝다뇨?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선생님은 절 그냥 실습하러 온 일개 간호사로 대해 주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사람을 구하고도 여전히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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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의 말에 주향무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당신을 과소평가했군요.”“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시죠.”“이양범의 사건에서는 당신의 흔적을 지웠긴 하지만...”“이양표의 일에 대해선 뭔가 해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 어떻게 생각하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마지못해서라도 저에게 좋은 시민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주향무는 눈꺼풀을 펄쩍 뛰었다가 헛웃음 지으며 말했다.“그건 좀 어렵겠는데요...”하현이 정의를 위해 용감하게 행동했지만 그가 구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전 부인이었다.그래서 이 일을 걸고넘어지면 여기저기서 자꾸 잡음이 나올 것이다.이것이 주향무조차도 함부로 하현에게 좋은 시민상을 수여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주향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당신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 없습니다.”“사건은 어떻게 처리되는 겁니까?”“내 쪽에서는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보석금을 낼 사람을 찾아야 될까요?”주향무는 서둘러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그건 제가 이미 당신을 위해 다 준비해 뒀죠.”“하현, 부디 이 일로 노여워 마시길 바랍니다.”주향무도 하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부하들의 부주의로 하현을 조사에 임하게 했지만 절차가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하현이 억울한 상황에 놓인 걸 어쩔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당신 같은 사람이라면 기꺼이 가까이 두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감정과는 상관없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공무원이 된 도리고 임무이죠.”하현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손을 뻗어 주향무의 어깨를 두드린 후 취조서에 서명을 했다.얼마 후 하현은 주향무와 함께 경찰서 문을 나섰다.이어서 람보르기니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와 경찰서 입구에 멈췄다.익숙한 차 번호를 보고 하현은 눈을 찡긋 올렸다 내렸다.주향무는 자신이 하현을 귀찮게 한 것이 계속 신경 쓰였는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430장

    ”그리고 김탁우가 그놈의 공을 가로챈 건 다 우리 은아를 위해서였어!”“은아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고!”“그럴 만도 한 일이야!”최희정은 아예 대놓고 김탁우를 감싸며 해명했다.“지금 이 시대에 한 여자를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르려는 남자가 몇이나 돼?”“내가 보기엔 천하에 김탁우 한 사람밖에 없어!”“천하를 버릴지언정 가장 소중한 한 사람을 버릴 수 없었던 거야!”“예전에 로미오가 있었다면 지금은 김탁우가 있어!”설은아가 김탁우의 행동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최희정은 안면몰수하고 억지를 주장하고 있었다.그녀는 김탁우가 보인 치사함과 비겁함을 그대로 미화하여 마치 사랑에 빠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정남으로 둔갑시켜 놓았다.설재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자신의 아내이지만 도저히 그녀의 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최희정은 설재석이 자신의 말에 설득된 것으로 생각하며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은아야, 그러니까 넌 내 말 들어. 지금 넌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잖아? 절대 김탁우 같은 보석을 놓치면 안 돼!”“김탁우한테 시집가면 넌 하현이라는 골칫덩어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정 김 씨 가문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그러면 아홉 번째 집안이 대구 정 씨 가문에서 상당히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어!”“네가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 되는 날도 머지않을 테고 말이야!”설은아는 마음이 복잡하고 정신이 혼란스러웠다.“엄마, 그만해.”“난 정말 김탁우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어!”“감정?”최희정이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딸아, 네가 아직도 지금 열여덟 살이라고 생각하니?”“지금 결혼 얘기를 하는 건데 감정은 무슨 감정?”“잘 들어. 요즘은 그런 감정 따위 중요한 시대가 아니야. 돈이 가장 중요한 시대야!”최희정은 자신의 관점을 직접적이고도 명확하게 말했다.설은아가 자신의 말에 따라 하현이라는 놈과 완전히 결별하고 얼른 최고의 명문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429장

    하현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김탁우와 김나나 두 사람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허둥지둥 떠났다.어쨌든 오늘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창피했다.그들은 남의 공을 가로챈 것을 발뺌하다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김탁우가 아무리 뻔뻔해도 더 이상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설은아는 멍하니 병상에 앉아 밀려오는 후회에 얼굴이 어두워졌다.하현을 완전히 믿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 후회스러웠다.동시에 자칫 자신에게 있을 우려스러운 뒷일을 없애기 위해 하현이 사람을 죽이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비록 하현에 대한 경찰들의 태도는 공손했지만 어쨌든 하현은 경찰서로 끌려가게 되었다!“은아야, 너 정말 정신 좀 차려!”“데릴사위가 어쩌다가 널 한번 구해 준 것까지고 너무 감사해하는 거 아니야?”자신의 딸이 넋이 나간 듯한 태도를 보이자 최희정은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데릴사위가 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그래?”“솔직히 말해서 넌 지금 이혼한 걸 기회로 삼아 최고 명문가에 시집갈 궁리를 해야 해!”“최고 수준의 명문가들은 널 뒷받침해 줄 힘이나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구 정 씨 가문도 이제 널 홀대할 수 없을 거야!”“아홉 번째 집안을 관리하면서 네가 수모만 받았지 무슨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어?”후회스러운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서 안색이 일그러졌던 설은아가 말했다.“엄마, 그런 거 아니야!”“하현은 나한테 너무 잘했어!”“잘하면 뭐해?”최희정이 냉소를 흘렸다.“서울에서 남원, 남원에서 대구까지, 또 무성까지, 그리고 금정까지...”“넌 매번 그놈이 너한테 잘해준다고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무슨 혜택을 받았니?”“장모인 날 존중해 주었길 하니?”“무성에 있을 때, 그놈이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도 왜 나한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던 거야?”“매번 내 일에 초를 친 것 외에 그놈이 한 게 뭐냐고?”“똑똑히 들어. 그놈은 너와 김탁우의 결혼을 막았어. 네가 김탁우와 좋은 결실

  • 재벌 사위면 될까?   4428장

    김나나의 아름다운 얼굴에 잠시 멈칫하던 경찰이 입을 열었다.“이양표의 진술에 따르면 그에게 뇌진탕을 일으킨 사람은 바로 그날 밤 사람들을 데리고 와 그의 동생을 죽인 사람입니다.”“현재 이양표는 뇌신경이 눌려 눈이 먼 상태입니다.”“그렇지만 상관없습니다.”“어쨌든 증거는 충분하니까요!”“우리 법의 양형 기준에 의하면 사형도 피할 수 없습니다.”“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말을 마치며 경찰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영웅이 미녀를 구했는데 오히려 결과가 지경이 된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양표가 눈이 멀었다고?!이양표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이양범을 죽인 사람이라고?사형도 피할 수 없다고?!김나나의 눈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다.끝났다!완전히 망했다!사람을 구한 공을 가로채려다 이 지경에 이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이봐! 어서 연행해!”경찰들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손짓을 했다.그들은 넋이 빠져 있는 김탁우에게 다가가 수갑을 채우고 데려가라는 신호를 보냈다.“경찰관님, 오해입니다. 정말 오해라고요!”김나나는 혼비백산한 얼굴로 경찰들에게 달려들었다.“그날 밤 사람을 구한 건 우리 오빠가 아니었어요...”최희정과 설재석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김탁우가 아니라고?”“네, 아니에요! 정말이에요!”김나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개를 저었다.“우리 오빠가 한 게 아니에요. 하현이에요! 하현이 사람을 구했어요!”“하현이 이양표를 때려 뇌진탕에 걸리게 한 거라고요!”“이시운! 어서 말해! 당신이 거짓 진술했다고 어서 사실대로 말하라고!”“우리가 당신한테 입막음용으로 십억을 줘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라고!”“우리 오빠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 대신에 모든 죄를 덤터기 쓸 수 있어? 절대 그럴 수 없어!”“농담하는 거야?!”이시운은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졌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변할 수

  • 재벌 사위면 될까?   4427장

    김나나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이양범이 죽었다고요?”“이여웅 부자가 죽었어요?”경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입니다.”“게다가 우리는 이양표를 다치게 한 사람이 이 두 사건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증거에 근거하여 수사를 하니까요.”“수사에 협조해서 조사해 보면 꼭 유죄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김탁우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뒤 경찰들을 노려보았다.“당신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김탁우는 경찰들이 자신을 잘못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결국 경찰서 측이 이양표의 진술을 받아 보면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졌길래 경찰서 사람들이 모든 단서들을 무시하고 감히 자신을 범인으로 몰게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하현 이놈이 이 사건의 모든 흔적을 지울 만큼 엄청난 능력을 가진 건 아니겠지?자신이 그의 공을 가로채려 할 때를 기다려 모든 혐의를 자신에게 덮어씌우려는 건가?설마?순간 김탁우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지만 그는 이내 이런 생각을 지웠다.하현이 건방지고 거침없기는 했지만 경찰서와 관청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게다가 경찰서와 관청은 주 씨 가문이 쥐고 있었다.주 씨 가문은 항상 공명정대를 중시한 집안이었다.그런데 어떻게 하현이 그런 주향무를 매수해 사건의 흔적을 다 지우게 할 수 있겠는가?경찰들은 근엄한 얼굴로 김탁우에게 예의를 갖춘 뒤 입을 열었다.“김탁우, 우리도 당신이 억울하다는 걸 압니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설은아의 증언이나 이시운의 증언이나 모두 당신이 로열 회관에 들어와 사람을 구하고 이양표를 때려 뇌진탕을 일으킨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나중에 이양표

  • 재벌 사위면 될까?   4426장

    하현은 자조 섞인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다른 사람 말은 믿고 내 말은 안 믿는 거야?”“당신을 믿으라고?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설은아는 달려들어 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지금 내 앞에 이런 사진이 있는데!”“내 비서도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했는데!”“나더러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하현!”“내가 전에 당신을 너무 많이 믿었던 거지!”하현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입을 떼었으나 그때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이어 제복을 입은 몇몇 경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여러분, 저희는 금정 경찰서에서 왔습니다. 우리 신분증입니다.”최희정은 그들의 신분증을 힐끔 쳐다보았고 일개 직급 낮은 경찰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자 갑자기 냉랭한 태도로 돌변했다.“무슨 일이죠?”“이양표 사건이라면 어제 다 조사하지 않았어요?”설재석도 입을 열었다.“맞아요. 우린 이미 어제 사실을 다 말했는데.”“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선두에 선 경찰은 냉랭한 표정으로 사무적인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이양표는 사람을 능욕하려고 했으니 마땅한 대가를 치를 겁니다.”“하지만 구조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양표를 때리고 뇌진탕까지 일으켰어요. 중상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죠.”“이양표의 동생 이양범은 시신으로 발견되었고요.”“그래서 우리는 구조자인 김탁우를 이양범을 죽인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김탁우, 당신은 저희와 경찰서로 가서 수사에 좀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김탁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수사에 협조를 해달라고요?”최희정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이양범이 죽은 건 그가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에요!”“이양표가 뇌진탕을 입은 건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우리는 양해 각서에 아직 서명도 안 했어요!”“그런데 지금 우리 사람을 경찰서에 데려가 수사하겠다니?! 농담

  • 재벌 사위면 될까?   4425장

    이시운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계속 뒤로 물러서다 벽에 몸이 가로막혔다.그럼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당신이 그랬다고 해도 난 당신을 탓하지 않아.”“그날 밤 당신은 은아를 위해 앞장서다가 얻어맞았어. 하마터면 그놈들한테 끌려가 고초를 당할 뻔했지.”“그래서 난 당신을 용서했어.”“이 일이 이렇게 끝나면 나와 은아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빚진 게 없게 되지.”“김 씨 남매가 당신한테 준 것으로 충분할 테니까.”하현은 화도 내지 않고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이시운의 아픈 곳을 콕콕 찔렀다.이시운의 얼굴은 더욱더 창백해지고 핏기를 잃어갔다.김탁우는 핏기 잃은 이시운의 모습을 보고 김나나에게 눈짓을 했다.김나나는 얼른 앞으로 나서며 하현을 향해 호통쳤다.“하 씨! 자꾸 사실을 왜곡하며 진실을 흐려놓지 마!”“이시운은 현장에 있었던 장본인이야. 그녀 입으로 우리 남매야말로 은아를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잖아!”“당신은 이미 은아를 보호할 능력도 자격도 없어. 그러니 우리 남매처럼 능력 있는 사람한테 은아를 맡겨!”최희정도 이때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정말 다시 한번 똑똑히 자네 민낯을 봤네!”“이게 자네가 바라던 건가?!”“난 자네가 정말 능력이 있는 줄 완전히 착각했어!”“보아하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우리 집에 데릴사위가 되지도 않았을 거야!”“퉤!”설은아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는 이시운이 뭔가 의심스럽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김탁우가 그 사이에 주위 사람들을 구워삶았을 줄은 몰랐다.자신을 구한 공로를 선점하기 위해 김탁우가 이시운을 매수할 줄은 정말 몰랐다.설은아가 의문을 제기하려고 하자 김탁우가 눈치를 채고 선수를 쳤다.“은아,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었는데 깜빡했어요.”“난 그날 우연히 사진을 몇 장 찍었어요. 원래는 꺼내지 않으려고 했었어. 괜히 당신과 하현의 감정만 상하게 하니까!”“하지만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424장

    ”자네, 은아한테 아무 일이 없으니 우리도 이쯤에서 그만하겠네!”“하지만 경고하는데 앞으로 함부로 날뛰지 마!”“질투 난다고 별짓을 다 하고 그래!”최희정은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협박의 의미가 가득 담긴 말이었다.“자네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정 김 씨 가문 김탁우의 능력을 능가하겠어?”“그러니 당장 김탁우한테 사과해. 그러면 없던 일로 칠 거야!”“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설재석도 차갑게 말했다.“자네, 우리가 자네 체면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소중히 새겨들어, 알겠어?”“자네 따위가 김탁우보다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래서 이렇게 사람을 때린 건가?”설은아의 마음속이 갈팡질팡했다.비록 그녀의 이성은 하현의 능력이 그녀를 구하기에 충분하다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이 사건의 증거가 모두 확실하니, 하현이 중간에서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처럼 들릴 법한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뭔가 망설이고 있는 듯한 설은아의 표정을 보고 하현은 설은아도 김탁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담담하게 이시운에게 말했다.“이시운, 들어와!”이시운은 최희정 일행을 따라 들어왔지만 하현을 보고도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하현의 목소리를 들은 이시운은 화들짝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안녕하세요.”“이시운, 마침 잘 왔어!”김나나가 이시운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그날 밤 우리 오빠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은아를 이양표에게서 구했잖아? 그렇지?”“당신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우리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잖아!”“그래서 우리 오빠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왔지!”“영웅이 미녀를 구한 거야!”“이시운,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말해 봐!”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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