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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1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화이영은 타인의 공을 가로채려고 하지도 않고 조금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 따님의 상태가 안정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급히 수술을 하지 않고 회진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화이영의 확고한 발언에 왕문빈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응급실로 들어가 왕자혜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왕자혜의 얼굴은 비록 창백했지만 호흡은 안정적이었고 심장 박동도 보통처럼 힘차게 뛰고 있었다.

보아하니 전체적으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았다.

“자혜야...”

왕문빈의 부인은 딸이 이렇게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서 딸을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마음으로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흥분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아직 치료도 다 안 끝났는데 함부로 애를 만지거나 움직이게 하면 어떻게 해? 나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면 어쩌려고?”

왕문빈은 안타깝고 속상한 심정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냉정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응급실을 나온 뒤에야 왕문빈은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

“우리 딸을 구해 준 사람이 누구라고?”

화이영이 소개하기도 전에 우소희가 당당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자부심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 우소희라고 합니다!”

“따님을 구한 사람이 바로 저예요.”

“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건 제 의무입니다.”

“어떤 부상자를 만나든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부담 가지지 마세요.”

부담 가지지 말라는 말이 마치 부담을 가지라는 말처럼 들렸다.

의기양양한 우소희를 보며 왕문빈 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

자신감에 우쭐해하는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로 환자를 구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왕 사장님, 부인. 환자를 살린 건 우소희가 확실합니다.”

화이영이 옆에서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지만 우소희는 평소 조용하고 겸손한 성격이라 자신을 잘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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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02장

    ”아, 그게...”“글쎄요...”우소희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사실 그녀는 왕자혜의 상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앞으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겠는가?왕문빈의 부인이 묻는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게 되자 그녀는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급기야 우소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얼른 입을 열었다.“부인, 물론 아무 문제없을 것이고 곧 깨어날 거예요...”“하지만 수술 결과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은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우소희는 말 몇 마디로 자신이 떠안을 책임을 완전히 전가했다.즉, 그녀는 이미 왕자혜를 죽음에서 구해냈고 그 후의 일은 의사들의 역량에 달렸다는 뜻이다.왕문빈의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저기, 우 간호사. 그러니까 내 딸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오늘 밤 안에 깨어날 수도 있는 거지?”“자자, 자꾸 우 간호사한테 뭐라고 캐묻지 마!”우소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왕문빈이 아내의 말을 끊었다.“우리 딸은 우 간호사가 기사회생하여 구해낸 거야!”“죽음의 문턱에서 우리 딸을 구해낸 사람이야. 지금은 상태가 이미 안정되었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어?”“당신이 자꾸 이렇게 캐묻는 거 자체가 우 간호사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거야. 그러면 안 되지. 우리 딸을 구해 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자신의 아내를 바라보던 왕문빈이 고개를 돌려 우소희를 쳐다보며 온화한 미소를 보였다.“우 간호사. 나중에 가서 내 딸 수술이 잘 마무리되었는지 잘 살펴봐 줘.”“뭔가 잘못된 게 있으면 잘 좀 봐달라고. 제발 부탁해!”“나머지는 걱정하지 마. 우 간호사가 잘 보살펴 주기만 한다면 내가 약속한 건 모두 다 지킬 거야.”말을 마치며 왕문빈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우소희와 악수를 나누었다.왕문빈의 강한 카리스마를 감지한 우소희는 속이 따끔 찔렸지만 끝까지 속내를 숨겨야 했기 때문에

  • 재벌 사위면 될까?   4403장

    간민효의 말을 듣고 하현은 잠시 시선을 멈추었다.방금 그녀가 한 말에 흥미가 생긴 것이다.그는 손을 뻗어 간민효의 핸드폰을 가져와 뉴스를 보았다.“왕 씨 가문의 천금 같은 딸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는데 우소희 간호사가 사람을 구했다!”기사 아래에 있는 사진을 보고 하현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우소희의 사진이 떡하니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뉴스의 내용은 사실을 담고 있었지만 내용은 많은 과정이 섞여 있었다.기사의 내용 안에는 우소희가 평소 쌓은 무학의 실력으로 사람을 구했는데 그녀는 무도의 고수일 뿐만 아니라 한방 고수의 전승자이기도 하다는 말도 있었다.게다가 그녀는 평소 겸손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데 오늘 중요한 순간에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덧붙였다.내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우소희는 왕문빈의 답례에 거듭 거절했으나 결국 왕문빈의 선의를 받아들여 거액의 보수를 받았다고 했다.왕문빈은 자신의 귀한 딸이 깨어나기만 한다면 다시 백억의 보수와, 스포츠카 한 대, 집 한 채를 주기로 약속한다고 외부 소식통을 통해 발표했다.우소희가 제발 그의 선의를 거절하지 않고 받아주길 바란다는 말도 전했다.이 소식은 일파만파로 번졌고 곧바로 온라인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게다가 우소희의 외모가 상당했기 때문에 그녀는 순식간에 금정의 핫스타가 되었다.지금 그녀가 라이브 방송을 하면 수천만 원은 쉽게 후원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우소희는 이번 일로 명예와 돈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고 볼 수 있다.하현의 머릿속에서는 우다금이 최희정에게 전화를 걸어 오만한 자세로 자랑을 늘어놓는 장면이 떠올랐다.눈썹을 들었다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쉰 하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차를 한 모금 마시기 시작했다.“하현은 역시 하현이야!”술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하현을 보고 간민효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집어 들었다.“당신한테 백억쯤은 아무것도 아니잖아?”“그렇지만 왕문빈이 마음을 표했다는 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04장

    그 시각, 금정병원의 응급실 전체는 완전히 난리가 나 있었다.한 시간 전만 해도 왕자혜의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었지만 지금은 갑자기 위독한 상황으로 바뀌었다.각종 바이탈 지표가 모두 위험 구간으로 돌아섰고 일부 지표는 심지어 빨간색 표시까지 튀어나왔다.게다가 여기저기서 냄새를 맡고 온 기자들까지 더해지자 병원 사람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거죠?”“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하지 않았습니까?”“갑자기 왜 이렇게 됐어요?”도시락을 먹다가 뛰쳐나온 화이영은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뭐가 문제냐고요?”“아, 그게... 저희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계속 환자를 주시하고 있었어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고요. 모든 처방은 지시한 대로 이루어졌어요.”“지금 환자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거 같은데 왜 이렇게 갑자기 수치가 떨어진 걸까요?”“부원장님, 당장이라도 수술해야 합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요...”현장에 있던 의사들도 모두 식은땀을 흘리며 계속 그녀에게 물었다.만약 왕문빈의 딸이 이곳에서 죽는다면 병원 입장에선 여간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이 아니었다.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상황이 너무 위험해요. 지금 수술하면 너무 위험이 크다고요...”화이영은 심각한 얼굴로 깜빡이는 데이터를 응시했고 잠시 후 그녀의 눈가에는 핏발이 곧게 섰다.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수혈했어요? 누가 환자한테 수혈했어요? 누가?”“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거죠?”“환자가 무도를 익힌 사람이라는 거 몰라요?”“섣불리 수혈했다가는 그녀의 체내에서 혼란을 일으켜 상황이 더욱 위험해진다고요!”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화이영은 매달려 있는 혈액 봉지를 세게 뽑아 버렸다.하지만 혈액이 반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운지 손으로 이마를 감싸쥐었다.“저...”“저희는 모르는 일이에요...”“

  • 재벌 사위면 될까?   4405장

    우소희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자 옆에 있던 화이영이 놀라서 입을 열었다.“우 간호사, 왜 그렇게 가만히 있어요?”“지금 환자 너무 위험하다고요!”“빨리 처치해야 해요!”“이 많은 사람 중에 오직 우 간호사 당신만이 무도 고수예요!”“우리는 환자의 내면 바이탈을 안정시키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당신밖에 없다고요!”우소희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난감해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부원장님,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무학의 이론으로 수습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에요...”“좀 더 고명한 사람을 따로 모셔오는 게 좋겠어요...”말을 마치는 우소희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다급한 상황 속에서도 좋은 핑곗거리를 찾아 둘러댄 자신의 순발력에 갈채를 보낼 따름이었다.그러자 화이영은 얼굴이 급변하며 소리쳤다.“우 간호사!”“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농담을 하고 있는 거예요!”“당신이 조용하고 겸손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하지만 하늘에 맹세할 수 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당신에게 경의를 표할 뿐 절대 질투심 따위는 갖지 않을 거예요!”“여기 모두가 의사이고 의료 윤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우선인 사람들이에요!”“그러니 부담 같은 건 갖지 말아요!”“중요한 건 당신이 어제 죽음의 문턱에 들어가려는 환자를 살렸다는 거예요. 그 위험한 상황에서도 해냈다고요!”“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환자를 살리지 못할 리가 있겠어요?!”“자, 농담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앞으로 나서요...”“어서 환자를 살려요!”“그렇지 않으면 인명 사고가 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왕 사장님이 어떻게 돌변할지 몰라요. 우린 절대 감당할 수 없어요!”“당신 제대로 알아야 할 거예요! 이 환자는 일반 환자가 아니라 은둔가 왕 씨 가문 금지옥엽이라는 걸!”“그들은 당신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사람들이에요...”화이영은

  • 재벌 사위면 될까?   4406장

    이 말을 듣고 왕문빈은 긴장이 풀렸다.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우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우 간호사, 제발 부탁해.”“내 딸을 구해 줘. 백억! 아니, 아니. 천억! 천억이라도 바칠 테니까!”“제발 우리 딸 좀 구해 줘!”천억이라는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은 모두 눈꺼풀일 펄쩍 뛰었다.그들이 메스를 잡고 환자의 배를 가르고 긴 시간 사투 끝에 환자를 살려도 평생 받아 보지 못한 돈이었다!그런데 우소희는 단번에 이런 제안을 받은 것이다!인생, 정말 한 방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자, 그럼...”“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우소희는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지만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왕자혜의 곁으로 갔다.하현이 사고 현장에서 보였던 동작들을 천천히 회상하며 그녀는 오른손을 부르르 떨면서 왕자혜의 가슴에 있는 혈을 꾹 눌렀다.왕자혜의 몸이 순간 파르르 떨리자 우소희는 도저히 더 이상 누를 수가 없었다.만약 그녀가 계속해서 사람을 살려내게 된다면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부귀영화가 함께하는 꽃길이 된다는 걸 그녀 스스로도 모르지 않았다.반대로 여기서 실패하고 거짓말이 들통난다면 그녀는 죽음보다 더 처참한 결말을 맞을 것이다.은둔가 왕 씨 가문이 그녀를 잡아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 게 분명했다.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런 식으로 가다간 결국 실패할 확률은 100%에 가깝다.게다가 우소희조차도 자신이 지금 누른 혈이 정확히 어디인지도 확신하지 못했다.혹시 운이 좋으면...어쩌면...우소희가 무겁고 어두운 표정을 보이자 왕문빈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왕문빈의 부인이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입을 열었다.“우 간호사. 천억으로는 부족해?”“사람만 구해 준다면 이천억도 줄 수 있어!”이천억?이 말을 듣고 우소희는 왕 씨 가문에서 왕자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더욱 뼈아프게 알게 되었다.왕문빈의 부인은 왕 씨

  • 재벌 사위면 될까?   4407장

    우소희는 왕문빈의 부인에게 참혹하게 얻어맞았고 몇몇 경호원들에 의해 보안실에 잠시 구금되었다.그녀는 한참을 통곡하며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화이영은 가장 먼저 우소희로부터 하현의 전화번호를 받아 얼른 통화를 한 후 한달음에 집복당으로 갔다.하현은 집복당 로비에 앉아 있었고 끓인 찻물을 찻잔에 넣을 겨를도 없이 화이영이 들이닥쳤다.“당신이에요?”하현의 얼굴을 보고 화이영은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교통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던 사람이 하현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다시 만나는 날 집복당에 와서 바닥이나 청소하라던 하현의 말을 떠올리자 화이영의 안색이 갑자기 일그러졌다.하지만 하현이 주광록을 살렸다는 것 자체가 그의 능력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하지만 화이영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오만함이 하현을 향해 순순히 고개 숙이지 못하게 만들었다.그녀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말했다.“하 대사, 맞죠?”“왕자혜 쪽에 문제가 생겨서 우소희 간호사가 수혈을 했는데 그 후 환자 상태가 악화되었어요.”“우리는 최선을 다해 조치를 취해 보았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이 상황에서 환자는 기껏해야 30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할 거예요.”우소희가 환자에게 수혈을 했다?하현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우소희가 그렇게 대담한 행동을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은둔가 왕 씨 가문을 상대하는 사람이 그렇게 함부로 행동하다니!순간 하현은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화이영의 차에 올라탔다.그리고 나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은둔가 왕 씨 가문 사람들이 날 찾으러 올 거라 생각했었는데.”화이영의 등장이 적잖이 하현을 놀라게 한 것이 분명했다.화이영은 핸들을 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우소희가 개인적인 욕심에 거짓말을 했지만 그녀도 결국 우리 병원 사람이에요.”“그녀의 행동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악화되었고 왕 씨 가문은 크게 분노하고 있어요.”“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408장

    ”나는 비록 의사도 아니고 의술도 모르지만 어젯밤 왕자혜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 내었으니 오늘도 그녀를 살릴 수 있을 겁니다.”“심지어 난 당신의 천식도 치료해 줄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건 원래부터 큰 문제가 아니었으니까.”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나중에 우리 집복당에 와서 바닥 닦는 건 잊지 말아요.”하현의 말을 들은 화이영은 싸늘한 기운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왕자혜의 목숨을 구한 뒤 왕 사장님 부부가 더 이상 우리 병원에 대해 불만을 품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러면 당신 집복당에 가서 바닥을 닦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 하녀라도 되어 시중들 테니까요!”그녀가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분명 그녀의 오만한 자존심은 그녀로 하여금 하현에게 함부로 고개 숙이게 허락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하현만이 왕자혜를 구해 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미안하지만 당신은 내 하녀가 될 깜냥이 못 돼요!”“아 정말!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화이영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난 예쁘고 분위기도 있고 학력도 높아요. 신분은 어떻고? 그런데 뭐? 당신 하녀가 될 깜냥이 못 된다고요?”하현은 창밖을 바라보며 무심한 눈빛으로 말했다.“나한테는 형나운이라는 하녀가 있거든요.”“뭐 아직도 마음에 딱 드는 건 아니지만.”“내 하녀가 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형나운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처음에 화이영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이내 정신이 퍼뜩 들었다.형나운이라면 은둔가 형 씨 가문 딸이었다.그런 그녀가 하현의 하녀라고?!도저히 뭐가 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그녀의 마음속에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하지만 만약 하현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정말로 하현의 하녀가 될 자격이 없긴 했다!차는 번개처럼 빠르게 금정병원 특수 병동에 도착했다.병실 입구의 복도에는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었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09장

    곧 사하담은 왕자혜의 맥에서 손가락을 떼었고 가늘게 눈을 떴지만 조금도 미동이 없는 표정이었다.몇 분이 지나고 나서 왕문빈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선생님, 내 딸이 도대체 어떤 상태인 겁니까?”“살아날 수 있을까요?”은둔가 왕 씨 가문은 사업을 크게 하긴 하지만 무학에 있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강호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른다.왕문빈은 지금 무학의 성지에 가서 고수를 찾을 시간도 없고 아내가 수소문해 데려온 이 사하담에게 모든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복잡해요. 아주 복잡하게 되었어요!”사하담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따님의 경우 원래는 단순 평범한 교통사고였는데 하필이면 무학을 수련한 몸이라 내면에서 끊임없이 마찰이 일어나고 있어요...”“평소에는 이런 내면이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을 주겠죠!”“하지만 지금 이런 몸은 오히려 목숨을 구하는 데 독이 되고 있습니다!”“아주 복잡해졌어요!”사하담의 말을 들은 왕문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럼 선생님의 힘으로도 내 딸을 어찌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까?”“그 정도는 아닙니다.”사하담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빙긋이 웃었다.“따님의 상황을 해결하려면 좀 복잡하고 번거로운 면이 있다는 뜻입니다...”“최소 10년 내공을 소모해야만 따님의 복잡한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여기서 힘을 다 쏟으면 몸에도 무리가 상당히 갑니다. 그런데 강호에도 아직 상대할 사람들이 많아서 참 어렵군요.”“10년 내공을 모두 다 쏟게 되면 아마도...”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사하담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환자의 내면을 진정시키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고 힘든 일인가?10년 내공을 소모해야 할 만큼?무학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을 속이려는 것인가?그러나 사하담의 말이나 행동이 하나하나 사리에 들어맞는 것을 보고 하현도 일일이 따질 마음은 없었다.어쨌든 사하담이 사람을 살릴 수만 있다면 상황을 부풀려 보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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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나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이양범이 죽었다고요?”“이여웅 부자가 죽었어요?”경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입니다.”“게다가 우리는 이양표를 다치게 한 사람이 이 두 사건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증거에 근거하여 수사를 하니까요.”“수사에 협조해서 조사해 보면 꼭 유죄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김탁우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뒤 경찰들을 노려보았다.“당신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김탁우는 경찰들이 자신을 잘못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결국 경찰서 측이 이양표의 진술을 받아 보면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졌길래 경찰서 사람들이 모든 단서들을 무시하고 감히 자신을 범인으로 몰게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하현 이놈이 이 사건의 모든 흔적을 지울 만큼 엄청난 능력을 가진 건 아니겠지?자신이 그의 공을 가로채려 할 때를 기다려 모든 혐의를 자신에게 덮어씌우려는 건가?설마?순간 김탁우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지만 그는 이내 이런 생각을 지웠다.하현이 건방지고 거침없기는 했지만 경찰서와 관청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게다가 경찰서와 관청은 주 씨 가문이 쥐고 있었다.주 씨 가문은 항상 공명정대를 중시한 집안이었다.그런데 어떻게 하현이 그런 주향무를 매수해 사건의 흔적을 다 지우게 할 수 있겠는가?경찰들은 근엄한 얼굴로 김탁우에게 예의를 갖춘 뒤 입을 열었다.“김탁우, 우리도 당신이 억울하다는 걸 압니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설은아의 증언이나 이시운의 증언이나 모두 당신이 로열 회관에 들어와 사람을 구하고 이양표를 때려 뇌진탕을 일으킨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나중에 이양표

  • 재벌 사위면 될까?   4426장

    하현은 자조 섞인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다른 사람 말은 믿고 내 말은 안 믿는 거야?”“당신을 믿으라고?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설은아는 달려들어 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지금 내 앞에 이런 사진이 있는데!”“내 비서도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했는데!”“나더러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하현!”“내가 전에 당신을 너무 많이 믿었던 거지!”하현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입을 떼었으나 그때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이어 제복을 입은 몇몇 경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여러분, 저희는 금정 경찰서에서 왔습니다. 우리 신분증입니다.”최희정은 그들의 신분증을 힐끔 쳐다보았고 일개 직급 낮은 경찰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자 갑자기 냉랭한 태도로 돌변했다.“무슨 일이죠?”“이양표 사건이라면 어제 다 조사하지 않았어요?”설재석도 입을 열었다.“맞아요. 우린 이미 어제 사실을 다 말했는데.”“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선두에 선 경찰은 냉랭한 표정으로 사무적인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이양표는 사람을 능욕하려고 했으니 마땅한 대가를 치를 겁니다.”“하지만 구조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양표를 때리고 뇌진탕까지 일으켰어요. 중상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죠.”“이양표의 동생 이양범은 시신으로 발견되었고요.”“그래서 우리는 구조자인 김탁우를 이양범을 죽인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김탁우, 당신은 저희와 경찰서로 가서 수사에 좀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김탁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수사에 협조를 해달라고요?”최희정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이양범이 죽은 건 그가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에요!”“이양표가 뇌진탕을 입은 건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우리는 양해 각서에 아직 서명도 안 했어요!”“그런데 지금 우리 사람을 경찰서에 데려가 수사하겠다니?! 농담

  • 재벌 사위면 될까?   4425장

    이시운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계속 뒤로 물러서다 벽에 몸이 가로막혔다.그럼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당신이 그랬다고 해도 난 당신을 탓하지 않아.”“그날 밤 당신은 은아를 위해 앞장서다가 얻어맞았어. 하마터면 그놈들한테 끌려가 고초를 당할 뻔했지.”“그래서 난 당신을 용서했어.”“이 일이 이렇게 끝나면 나와 은아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빚진 게 없게 되지.”“김 씨 남매가 당신한테 준 것으로 충분할 테니까.”하현은 화도 내지 않고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이시운의 아픈 곳을 콕콕 찔렀다.이시운의 얼굴은 더욱더 창백해지고 핏기를 잃어갔다.김탁우는 핏기 잃은 이시운의 모습을 보고 김나나에게 눈짓을 했다.김나나는 얼른 앞으로 나서며 하현을 향해 호통쳤다.“하 씨! 자꾸 사실을 왜곡하며 진실을 흐려놓지 마!”“이시운은 현장에 있었던 장본인이야. 그녀 입으로 우리 남매야말로 은아를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잖아!”“당신은 이미 은아를 보호할 능력도 자격도 없어. 그러니 우리 남매처럼 능력 있는 사람한테 은아를 맡겨!”최희정도 이때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정말 다시 한번 똑똑히 자네 민낯을 봤네!”“이게 자네가 바라던 건가?!”“난 자네가 정말 능력이 있는 줄 완전히 착각했어!”“보아하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우리 집에 데릴사위가 되지도 않았을 거야!”“퉤!”설은아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는 이시운이 뭔가 의심스럽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김탁우가 그 사이에 주위 사람들을 구워삶았을 줄은 몰랐다.자신을 구한 공로를 선점하기 위해 김탁우가 이시운을 매수할 줄은 정말 몰랐다.설은아가 의문을 제기하려고 하자 김탁우가 눈치를 채고 선수를 쳤다.“은아,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었는데 깜빡했어요.”“난 그날 우연히 사진을 몇 장 찍었어요. 원래는 꺼내지 않으려고 했었어. 괜히 당신과 하현의 감정만 상하게 하니까!”“하지만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424장

    ”자네, 은아한테 아무 일이 없으니 우리도 이쯤에서 그만하겠네!”“하지만 경고하는데 앞으로 함부로 날뛰지 마!”“질투 난다고 별짓을 다 하고 그래!”최희정은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협박의 의미가 가득 담긴 말이었다.“자네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정 김 씨 가문 김탁우의 능력을 능가하겠어?”“그러니 당장 김탁우한테 사과해. 그러면 없던 일로 칠 거야!”“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설재석도 차갑게 말했다.“자네, 우리가 자네 체면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소중히 새겨들어, 알겠어?”“자네 따위가 김탁우보다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래서 이렇게 사람을 때린 건가?”설은아의 마음속이 갈팡질팡했다.비록 그녀의 이성은 하현의 능력이 그녀를 구하기에 충분하다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이 사건의 증거가 모두 확실하니, 하현이 중간에서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처럼 들릴 법한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뭔가 망설이고 있는 듯한 설은아의 표정을 보고 하현은 설은아도 김탁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담담하게 이시운에게 말했다.“이시운, 들어와!”이시운은 최희정 일행을 따라 들어왔지만 하현을 보고도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하현의 목소리를 들은 이시운은 화들짝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안녕하세요.”“이시운, 마침 잘 왔어!”김나나가 이시운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그날 밤 우리 오빠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은아를 이양표에게서 구했잖아? 그렇지?”“당신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우리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잖아!”“그래서 우리 오빠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왔지!”“영웅이 미녀를 구한 거야!”“이시운,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말해 봐!”말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423장

    ”삐걱!”바로 그때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최희정과 설재석, 김나나 세 사람이 함께 나타났다.그들 뒤에는 양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이시운이 있었다.그녀는 하현을 보는 순간 의아해하며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였다.병실이 온통 어질러진 것을 본 김나나는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김탁우를 일으켜 세우고 하현을 향해 연신 고함을 질렀다.“하 씨! 이게 무슨 짓이야?”“우리 오빠가 병문안 온 것뿐인데 왜 사람을 때려?”“질투가 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가 있어?”“당신은 이미 은아랑 이혼한 사이인 건 둘째 치고!”“여전히 데릴사위라 할지라도 질투심 때문에 사람을 칠 순 없어!”“이렇게 대단한 척할 거면 그날 밤엔 왜 은아를 구하러 오지 않은 거야? 당장 이양표를 혼내러 와야 하는 거 아니었냐고?!”최희정이 옆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말했다.“자네, 여기서 대체 뭐 하는 짓인가?”“내가 말하지 않았나?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절대 재혼 허락하지 않는다고!”“자넨 이미 우리 집안에서 쫓겨난 사람인데 무슨 자격으로 여기 나타난 거야?”“그것도 모자라 은아한테는 생명의 은인인 사람에게 손을 써?!”“아주 목숨을 내놓은 모양이지?!”설재석도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고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의 눈에 하현을 향한 증오가 불타올랐다.그때 설은아가 상황을 수습해 보려고 입을 열었다.“엄마, 하현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게다가 로열 회관의 일은 그도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만약 알았더라면...”“만약? 세상만사에 만약이라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화를 버럭 내며 소리 질렀다.“만약 김탁우가 널 구하지 않았더라면 네가 얼마나 비참한 신세가 되었을지 모르겠어?”“이 쓸모없는 놈이 너의 생명의 은인을 때리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단 말이야?”“내가 정말 널 잘못 키웠어!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

  • 재벌 사위면 될까?   4422장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하현이 험악한 표정으로 들이닥쳤다.“김탁우! 당신 지금 이 사람 남편 앞에서 그게 할 소리야? 그런 말을 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다는 거 알아?”“하현, 그러지 마...”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설은아는 당황하며 얼른 입을 열었다.그녀는 ‘생명의 은인’인 김탁우에게 하현이 충동적으로 손을 쓸까 봐 두려웠다.걱정스러워하는 설은아의 모습에 하현은 김탁우에게 시선을 돌린 뒤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아한테 실질적인 해를 끼친 건 아니라서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는 거야.”“하지만 다음은 절대 이런 일 없어!”“다음은 없다고?”김탁우는 하현의 말에 조금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감히 이런 곳에서 함부로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 김탁우는 하현 앞에 다가가 위아래로 훑어본 뒤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하 씨! 유람선에 있을 때 당신은 하고 싶은 대로 다했잖아?”“그런데 왜 난 당신 아내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야? 왜 난 당신 건드리면 안 되냐고?”“왜? 또 한 번 날 건드려 봐! 그러면 당신 아내가 불쌍히 여겨 날 사랑하게 될지 누가 알아?”“걱정하지 마!”“난 어떻게든 해내고 말 거야!”“당신 아내를 내 침대에 눕힐 뿐만 아니라 당신 아내의 마음까지 싹 다 훔쳐 버릴 거야!”“그때가 되면 사는 게 죽느니 보다 더 괴롭다는 걸 알게 될 거야!”차갑게 내뱉은 뒤 김탁우는 한껏 도발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다 한 걸음 물러서며 큰소리로 말했다.“하현, 그럼 우리 설은아 잘 부탁해. 그리고 딱 기다려! 설은아는 나와 결혼하게 될 테니까!”“설은아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다 당신 잘못이야! 내가 절대 가만 안 둬!”“퍽!”하현은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김탁우를 더 이상 참고 볼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와 얼른 손바닥을 휘둘러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정말로 당신한테 손을 못 쓸 줄 알았어?”“내 아내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421장

    ”당신을 평생 지켜줄 뿐만 아니라 한평생 최선을 다할 거예요!”“은아, 나랑 결혼해 줄래요?”“결혼까진 못 하겠으면 그럼 우선 여자친구라도 되어 줄래요? 네?”김탁우의 진지한 표정과 성형으로 빚은 그의 반들반들한 얼굴은 애틋함으로 가득 들어찼다.영화 주인공이 따로 없었다.하지만 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중요하게 여기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왜 갑자기 돌변한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김탁우, 미안해요.”“내 마음속엔 여전히 하현이 자리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내어 줄 자리가 없어요.”“그동안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협업하면서 당신에게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절대 당신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할 거예요.”“이양표에게서 절 구해 주신 일은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그러나 고마움과 감정은 별개예요!”“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반드시 보답할게요!”설은아는 심호흡을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억지로 어떻게 할 순 없어요...”“억지로 딴 참외는 결코 달지 않아요.”설은아의 말을 듣고 김탁우의 눈동자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그는 설은아아게 복수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설은아 뒤에 있는 대구 정 씨 가문이 탐이 났다.그래서 항상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던 김탁우가 요즘은 점잖은 척 신사인 척 행동해 왔던 것이다.사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설은아를 침대 위에 때려눕히고 싶었다.공식적으로 거절을 당한 김탁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바로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바로 설은아를 침대에 눕히려고 했다!설은아 같은 금지옥엽이 정조를 잃으면 스스로 운명으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이렇게 해야 자신이 출세할 길이 열릴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맞선 하현에게 복수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김탁우의 눈동자에는 당장 설은아를 잡아먹을 듯한 야수의 탐욕

  • 재벌 사위면 될까?   4420장

    화이영이 자신에게 옴팍 뒤집어씌울 듯한 모습을 보이자 하현은 황급히 입을 열었다.“됐어요! 됐어! 알았어요! 당신 말대로 할게요!”“왕 사장님께 고맙다고 전해 줘요!”“알겠어요!”화이영이 활짝 웃었다.“참, 하현. 당신 실력이 너무 출중해 그냥 썩히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우리 병원에 고문으로 초빙할까 하는데 어때요?”“연봉 십억. 평소에는 털끝만큼도 방해하지 않을게요.”“특별히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만 SOS를 칠게요!”“게다가 십억 연봉은 기본급일 뿐, 환자를 치료한 수익금은 전부 당신한테 줄게요, 어때요?”화이영은 이런 기발한 생각이 병원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높은 연봉으로 하현을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다.하현은 화이영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으나 결국 그는 고개를 저었다.“호의는 너무 고마워요.”“하지만 말했다시피 난 의사가 아닙니다.”“내가 아는 것은 살인술뿐이에요.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두 번 다 뜻밖의 사고였고 마침 내가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만약 난치병을 맞닥뜨렸다면 난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내 본업은 사람들의 풍수를 살피고 관상을 보는 것입니다.”“그리고 참, 잊지 마세요. 내일부터 매일 집복당에 와서 바닥을 닦아야 해요!”“혹시라도 오지 않을 시엔 날 원망하는 일 없길 바라요!”말을 마친 후 하현은 부동산 등기 서류를 들고 떠났다.화이영은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개자식! 어떻게 저렇게 세상 물정을 몰라?”...VIP 라운지를 떠난 하현은 시간을 확인한 뒤 맞은편 입원 병동으로 걸어갔다.설은아가 아직 여기에 입원해 있으니 당연히 발걸음을 했다.게다가 온전히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으므로 이시운이 그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했을 것이다.하현은 최희정이 자신에게 퍼부을 불평 가득 섞인 말도 두렵지 않았다.설은아의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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