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은 하현의 말을 듣고 갑자기 발끈했다.“개자식! 함부로 날 헐뜯지 마!”“만약 당신이 여기서 함부로 날뛰지 않았더라면! 우리 황소를 죽이고 투우장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면!”“내가 이런 일을 했겠어?”“결국 이 모든 일은 당신이 만든 거야! 당신 때문이라고!”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인도인들이 장비부터 지프차까지 병부용이 아닌 것들이 어디 있어? 한번 봐 봐!”“이런 것들을 보고도 당신은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게다가 훈련하러 왔다면서 이렇게 장소를 빌리는데 많은 돈을 쓰겠어?”“누군가에게 충분히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이렇게 위험한 일을 감수했겠어?”“보니까 이 인도인들이 나타난 타이밍과 장소가 모두 치밀하게 계산된 게 분명해 보이는데.”“만약 내가 그들을 처리하지 못했다면 나와 사청인 사장님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당신을 제외하고는 다 죽었을 거야.”“우리가 죽은 후에 당신은 모든 흔적을 다 지운 뒤 인도인이 나에게 복수를 하고 사청인을 함께 죽였다고 용천진에게 보고하면 큰 몫을 챙기고 멀리 도망가면 되는 거지.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건 덤이고 말이야.”“변명은 할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증거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은 조심성이 많아서 아마도 인도인에게 현금을 직접 보내지 말라고 했을 거야.”“은닉하기도 좋고 휴대하기도 좋게 아마 십중팔구 수표로 달라고 했을 거야. 안전을 위해 다른 곳에 놔두지도 않았을 테고. 그러면 딱 하나지! 그 수표는 지금 당신이 지니고 있다는 거!”“나와 사청인이 죽으면 바로 마무리 짓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거야...”하현의 말을 들은 경호원은 안색이 급변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내가 용천진 사장님과 사모님한테 얼마나 충성스럽게 했는데 그런 짓을 할 수가 있겠어?”하현은 냉담하게 말했다.“그래? 그건 뭐 당신 몸을 수색해 보면 알게 될 일이고.”사청인은 굳
”어쩌지 못할 거라고?”“왜? 날 지금 협박하고 싶어서 그래? 뒷배가 아주 든든해? 하늘을 찌를 듯 무서운 게 없어?”“아니면 당신 성이 용 씨라도 된다고 생각했어?”경호원의 말을 듣고 하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현의 말에 남자는 별다른 대답 없이 냉소만 흘리다가 입을 열었다.“사모님은 이미 마음속으로 알고 계셨을 거야. 내가 용천진 사장님이 사모님 곁에 심어 둔 사람이라는 걸. 사모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보고할 책임이 있지.”“그리고 난 용 씨 집안과는 먼 친척 사이야.”“희박하긴 하지만 혈연관계라고!”“날 건드리면 용천진 사장님의 신임을 단번에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엄청난 골칫거리를 안게 될 거야!”여기까지 이야기하고는 남자는 아쉬운 표정을 잔뜩 지으며 말을 이었다.“오늘 밤 일은 여기서 끝나는군.”“하지만 하 씨! 잘 들어. 앞으로 수없이 많은 날이 있어. 우리 사이는 앞으로도 함께 놀 시간이 아주 많다는 거지!”“다음번엔 오늘처럼 이렇게 운이 좋지는 않을 거야! 각오해!”순간 남자는 하현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사나운 미소를 보였고 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왜? 용 씨 가문과 혈연관계라면서 뭐 그렇게 가깝고 두터운 사이는 아닌가 보지?”“무슨 소리! 난 용천진의 친위대야!”“지위도 권위도 높고 신임도 두터워!”“용 씨 가문의 방계라고 해도 권력이나 실력이나 날 앞설 수 없어!”“나 같은 사람은 밖에서 용천진을 대표해서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고!”“뭐? 두렵지 않냐고? 헛!”남자는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의 말을 들은 다른 경호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남자를 붙잡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놓았다.이런 사람을 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남자는 자신의 말이 다른 경호원들에게 먹히는 것 같자 더욱 날뛰며 말했다.“사모님은 총명한 분이니 진작에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거예요!”“평소 전 사모님에게 공손하게 대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뭘 하든 사모님은
용천진의 말을 듣고 경호원들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분명 예전부터 예상한 듯했다.핸드폰을 들고 있던 사청인은 눈가에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용천진에게 충성을 다했다고 자문했다.하지만 용천진이 하현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때 그녀의 입장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심지어 그녀가 죽게 되어도 용천진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순간 차갑게 식은 사청인의 심장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개는 주인한테 맞아도 주인을 따른다고?”하현은 사청인의 핸드폰을 가로채듯 받아들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용천진에게 말했다.“용천진, 우리 사이의 관계로 볼 때 난 이런 말을 해도 되지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는 거 아니야?”“내가 지금 개를 때릴 거야. 그런데 그 개가 주인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야?”“퍽!”순간 하현은 남자를 발로 걷어차 벽 쪽으로 날려버렸다.남자는 벽에 부딪혔다가 천천히 미끄러졌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죽지는 않아도 온몸의 뼈란 뼈는 성하지 않을 만큼 큰 충격이었다.“다음엔 주인이 누군지 따지지도 않고 개를 때릴 뿐만 아니라 그 주인까지 날려버릴 거야!”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전화기 너머의 용천진은 순간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원래 용천진은 이 기회를 틈타 하현을 시험해 보려고 했었다.그런데 하현이 이렇게 과감하게 손을 쓸 줄은 몰랐다...자신의 얼굴이 하현에게 또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다!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했고 이를 바라보던 경호원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무성에 용천진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강단 있는 존재가 있었다니!하지만 하현이 용천진의 얼굴을 미친 듯이 때린 것을 떠올리자 그들은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되었다.입을 벌리고 서 있던 사청인도 겨우 정신을 다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어떻게 용천진한테 이렇게 무례할 수가 있어?”“
사청인은 용천진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용천진...”“자, 그 얘기는 그만하지.”용천진이 손을 내저으며 사청인의 말을 강하게 끊었다.“그나저나 당신, 다친 건 좀 어때?”“많이 놀랐지?”“이 개자식! 내 사람인데 당신까지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몹쓸 놈이야!”말을 하면서 용천진은 손뼉을 쳤다.그러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의 손에 총 한 자루를 쥐여주었다.그는 하현 앞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경호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펑!”피가 한가득 튀고 나서야 용천진은 사청인을 껴안은 채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이 사람이 감히 당신한테 몹쓸 짓을 했다면 내 심복이어도 절대 내버려둘 수 없어!”“가능하다면 백 번 천 번도 더 죽일 수 있어!”“앞으로 그 누구도 당신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거야. 약속해!”용천진이 패기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사청인에게 다짐하듯 말했지만 사청인은 그의 얼굴에서 따뜻함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오히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언젠가는 자신도 지금 저 경호원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자신에게서 아무런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는 언제라도 자신을 버릴 것이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사청인은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그녀는 태연하게 용천진의 몸을 밀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용천진, 난 괜찮아요.”“샤워하고 한 이틀 푹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그래, 맞아. 하현은 역시 고수야. 그가 그 자리에 있어서 당신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내 여자를 지켜줘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나중에 봐서 적절하게 보답을 해야지.”용천진은 하현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는 듯 말했지만 그의 눈가에는 예사롭지 않은 음흉한 빛이 비쳤다.분명 그는 지금 사청인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그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현을 열두 번도 더 죽이려 들 것이다.“용천진, 하현은 정말로 당신 경호원들을 해칠
용천진이 후궁 자리를 하나 더 마련하던 그 다음날.무성 국술당 안뜰.하현은 편안한 얼굴로 흔들의자에 기대어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그는 눈을 뜨고 아침 해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진주희, 어젯밤 공해원한테 알아보라고 한 거 자료 도착했어?”“네, 오늘 아침 일찍 공해원 쪽에서 벌써 보내왔습니다.”진주희는 하현의 옆에 서서 향긋한 보이차 한 잔을 따라주며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내가 이해하기로는 용천진은 용문 안팎의 여덟 개 당 중 절반과 서른여섯 지회 중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이 외에도 용 씨 가문 내부에 일부 장로들이 그의 편에 섰고요.”“표면상으로는 용 씨 가문의 세 젊은이 중 용천진이 가장 강력한 힘을 손에 쥔 것으로 보입니다.”“무성의 관청, 병부, 무학계에도 그의 사람이 있고요!”“다만 이 모든 방면에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치명적인 결함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그는 여전히 젊고 강력해 보이지만 문제는 그냥 잘 관리하고 버티고 있는 것뿐이라는 겁니다.”“사실 그는 마흔이 다 되어가고 있고 용천두보다는 열 살이나 많고 용천오보다는 열몇 살이나 많죠.”“남들은 지금의 용문주가 천천히 물러나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길 바라겠지만.”“용 씨 가문 장자 용천진은 더 이상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겁니다.”“이러다간 계속 나이만 먹게 될 테니까요.”“용 씨 가문 규율상 일정 나이가 되면 후계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그래서 용 씨 집안 세 젊은이 중에서 가장 절박하게 상석에 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용문주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천진일 거예요.”“용인서가 곧 죽을 것 같아서 용천진이 더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말이 돌고 있어?”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맞아요.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요.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용인서는 정말로 이제 얼마 안 남았을 가
”다만 앞선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무성에서의 용천진의 영향력을 이용해 용천오를 처리해야 해.”“아직은 용천진한테 바로 반격을 시도할 때는 아니야.”하현이 일어섰다.“용천오를 빨리 해치우는 게 좋겠어...”진주희는 의아한 눈빛을 띠며 말했다.“하현, 우리는 용천오에 대해서 70% 이상의 승산을 확신하고 있어요.”“다만 정말 그를 해치운다면 다른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하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얻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무성 바닥은 아직 그다지 혼탁하지 않아. 우리가 용천오를 없애야 물이 더 혼탁해지지. 물이 혼탁해져야 원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자, 진주희. 준비해. 이제 시작해야지.”30분 후 하현은 용 씨 가문 별채에 나타났다.이 별채는 용천오의 거처였다.하현은 곧바로 대문 앞에 와서 진주희에게 노점을 차리게 한 후 ‘국술당'이라는 세 글자의 현수막을 내걸었다.어제 국술당 덕분에 무성 상맹이 소유한 무학당 체인점의 학생들 절반 가까이가 몸이 회복되었고 건강도 좋아졌다.이 일로 하현의 국술당은 더 많은 돈을 벌었고 하현의 명성은 무성에서 드높이 울려 퍼졌다.그래서 하현은 용 씨 가문 별채 입구에 노점을 차린 것이다.나머지 혼수상태에 빠진 학생들은 순식간에 가족들과 함께 용 씨 가문 별채 앞에 도착했다.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남궁나연에게 사람들을 구하라고 지시했다.자신이 서 있는 이곳은 용문주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하현은 학생 가족들이 용천오를 찾아가 항의할 것을 예상하고 이곳에 노점을 차린 것이다.하현은 학생들을 구하면서 많은 비용을 청구했고 조금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치료할 돈이 부족했고 가족들은 하나둘씩 용 씨 가문 별채 앞으로 돌진해 울부짖으며 배상하라고 소리쳤다.어떤 사람은 큰소리로 용천오를 호통치며 양심이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30분도 채 되지 않아 용 씨 가문 별채 앞에는 성난
”그뿐입니까?”용천오는 다이닝의 긴 테이블에 앉아 우유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 씨 그놈이 고작 한다는 게 이 정도야?”“좀 더 참신한 수를 쓸 수는 없었어?”“이것밖에 못해? 정말 실망이군. 재미없어.”마영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용천오, 그뿐만이 아닙니다.”“지난 이틀간의 영향으로 우리 무성 상맹의 주가가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폭락했습니다.”“불과 몇 분 만에 10분의 1 가까이 떨어졌습니다!”“지금 무성 상맹의 원로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모두 전화를 걸어와 길길이 뛰고 있어요. 빨리 저놈을 없애버리라고 성화예요!”“그렇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잃은 돈 이천억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왜냐하면 애초에 그들은 원금 보장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에요.”하현과 몇 차례 싸운 후 용천오의 정신력은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졌었다.그런데 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는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늙은이들이!”용천오의 도도한 눈동자에 분노의 소용돌이가 일었다.“자기들끼리 울고불고 앞다투어 무성 상맹에 가입하고 상장할 때도 서로 주식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배당을 받아서 돈을 벌 때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더니!”“이제 돈 좀 잃으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뜯어먹으려고 해?”용천오는 가느다란 담배를 들어 불을 붙인 다음 한 모금 깊게 빨았다가 말을 이었다.“늙은이들한테 전화해서 지금은 이 고난을 함께 할 때라고 전해 줘.”“이 고비를 넘기면 모두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그들이 와서 난리를 부려 일을 더 크게 만든다면!”“아주 이판사판 모두 다 함께 죽자는 거지!”“하지만 지금 그들이 잠시 물러나 있는다면 이 고비는 잘 넘어갈 수 있어. 그렇게 된다면 올해 배당금은 세 배로 준다고 약속해!”용천오의 말투에는 어느새 살의가 가득 서려 있었다.그의 성격상 이 늙은이들이 자신을 위협하는 한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었다.문제는 그 늙은이들이 아니라도 지금
”도련님!”마영아가 물러가 일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 용 씨 가문 별채의 집사가 숨을 헐떡이며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용천오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왜 그래?”“하현이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용천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왜? 왜 날 만나자는 거야?”“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떠보려고?”“아니면 뭐 우스갯소리라도 할 생각인가?”집사는 망설이다가 머뭇거리며 말했다.“물건을 사러 왔고 도련님과 화해를 하고 싶다며 도련님을 만나길 원합니다.”용천오는 원래 하현을 상대할 마음이 없었지만 물건을 사고 화해를 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잠시 후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들어오라고 해.”하현이 평화 회담을 원한다면 그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계속 싸우다 보면 양쪽이 다 다칠 수 있다.곧이어 두 손을 뒷짐진 채 하현이 별채 안 다이닝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아직 아침식사 중이던 용천오를 보고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용천오, 너무 여유로운데. 이런 상황에서도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니 말이야. 당신의 담력과 정신력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인정! 인정!”“오죽하면 와신상담을 몇 년 동안 하면서 결국 용 씨 가문 중심에 우뚝 섰을까, 안 그래?”“내가 당신 처지였다면 당신처럼 그렇게 냉철하지 못했을 거야.”혼잣말을 하듯 말을 늘어놓는 하현을 보고 용천오는 치즈 한 조각을 뚝 잘라 삼키며 말했다.“하현, 당신과 난 그럴 얘기를 주고받을 만큼 좋은 사이는 아니잖아? 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고 물러가!”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용천오, 따지고 보면 우리 사이에는 그리 원한이 쌓일 일이 없었어.”“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은 내 아내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내기에 졌으면서 승복하지도 않고 조한철과 브라흐마 아부 등과 야합해서 나쁜 짓을 꾸몄어...”“그래서 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꼼수를 부릴 수밖에 없었어.”“결국 일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