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959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은아...”

하현이 막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맞은편에서 갑자기 냉소가 전해졌다.

상상 속 설은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니라 끝 모를 비아냥과 악의에 찬 목소리였다.

“하현, 맞지?”

“이 뻔뻔한 놈. 분명히 전화할 줄 알았어. 내 진작에 알아봤다구!”

“오늘 우리가 습격당한 걸 다 알고 있는 모양이군. 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고 직접 알려주려고 전화했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사실이잖습니까?”

“야! 네가 언제 그랬어?”

“내 앞에서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마. 나 이미 다 알고 있어!”

최희정은 냉소를 연발했다.

“그래 해 봐! 아주 오만방자하기가 끝이 없군!”

“네가 항성에서 넷째 공주를 모욕했기 때문에 무슨 성전 기사인지 원탁의 기사인지 그들이 날 괴롭히러 왔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얘기해 주지 않았더라면 난 완전히 너한테 속아넘어갈 뻔했지 뭐야!”

“너 이렇게 쓰레기 같은 사람이었어?”

“자기가 밖에서 일을 저질러 놓고 그 피해를 아내한테 뒤집어씌우다니!”

“중요한 건 너 때문에 나까지 된통 당했다는 거야!”

“잘 들어! 난 진작에 너란 놈의 진면목을 알아봤어. 우릴 보호한답시고 전신이네 병왕이네 그딴 놈들 절대 보내지 마! 알았어?”

“허세를 부리고 싶으면 어디 한번 부려 봐! 내가 당장에 네 실체를 다 까발려 줄 거니까!”

다짜고짜 퍼붓는 최희정의 말에 하현은 눈밑이 차가워졌고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모든 것이 용천오가 장모님께 말한 겁니까?”

최희정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뾰로통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어쩔 건데?”

“잘 들어. 적어도 용천오 그 사람은 예의를 차려서 날 아주 깍듯이 대해!”

“사건이 발생한 후 30분 만에 그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이 일을 조사하고 있어!”

“모든 증거와 추측은 차고 넘쳐. 어떻게 해서든 네가 우리 모녀를 죽이려 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말 거야!”

“그리고 네가 용천오를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알아야 할 거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2960장

    전화를 끊고 난 하현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문성이 공손한 얼굴로 나타났다.“조사는 해 봤어?”최문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확인해 보니 그 사람들의 신원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그들의 신원을 알아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하지만 그들이 성전 기사단 소속인 것은 확실합니다. 앞장섰던 사람은 아마도 성전 기사일 거구요.”“결과적으로 이번 습격은 99% 넷째 공주가 계획한 것임이 틀림없습니다.”“그녀는 항성과 도성에서 우리한테 대적할 수 없게 되자 형수님 쪽을 위협하려고 했을 겁니다.”“이제 어떻게 할까요?”하현이 일어서며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넷째 공주의 행동은 내가 예상한 대로군.”“절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야.”“겉으로는 잔잔한 호수처럼 미동도 없지만 속으로는 강풍을 동반한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는 사람이지!”“안타깝게도 대하의 피가 절반만 섞여 있어서 그런지 대하의 예의를 전혀 배우지 못했구만.”최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우리는 이제...”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지.”“원래 이런 더러운 수법은 쓰기 싫었는데 말이야.”“하지만 남들이 다 뻔뻔스럽게 더러운 수법으로 덤벼드는데 나 혼자 너무 도덕성만 중시하면 안 되지.”“어찌 되었든 상대가 이렇게 나온다면 절대 나도 가만있을 수 없지.”여기까지 말하고 난 뒤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내가 시킨 건 준비 잘 되어 가? 어때?”전화기 맞은편에서 맑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모든 건 다 준비되었어. 딱 하나만 빼고.”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노국의 내무부에 전화하는 거 알고 있지?”“이런 황실 추문은 일단 그들한테 먼저 던져 주고 난 다음에 해결이 안 되면 그때 만나자고 하면 돼.”...그 시각 태평산 중턱에 있는 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1장

    ”극동의 강대국이면 뭐?”넷째 공주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내가 꼼꼼히 추려봤는데 설은아 주변 쪽 방어가 제일 약했어.”“그리고 우리 말고도 그녀를 죽이려는 세력이 있어. 그들이 우리를 도와줬다고.”“이런데도 우리가 실패할 이유가 뭐 있겠어?”“말도 안 되지!”“게다가 원탁의 기사들은 성전 기사들 중에서도 엄선된 강자들이야!”“그들은 저마다 실력이 쟁쟁하고 모두 최고의 병왕인데 어떻게 놓칠 수 있겠어?”“설은아 하나를 치는 게 뭐 그리 위험한 일이냐구?”넷째 공주의 말에는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다시 연락해서 그들한테 말해.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나한테 좋은 소식 가져오지 않으면 내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 줄 거야!”잘생긴 남자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얼른 핸드폰을 집어들고 재빨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몇 통의 통화를 한 후 남자 비서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조심스럽게 넷째 공주의 곁으로 다가왔다.“넷째 공주님,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임무는 이미 실패했다고 합니다.”“우리가 보낸 성전 기사들은 전멸했고 팀을 인솔하던 원탁 기사들도 단칼에 찔려 죽었다고 합니다.”“대구 경찰서에서 그들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그들이 입국할 때 신원을 여러 번 세탁하긴 했지만 대구 경찰서 쪽에서 신원을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최대한 빨리 계획을 세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외부에 이 일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넷째 공주님이 이 사람들을 보낸 게 드러날 것입니다.”“그렇게 되면 앞으로 높은 자리에 앉는 데 불리할 게 틀림없습니다.”“어쨌든 지금 국제적으로 극동 강대국인 대하한테 미움을 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미국이라도 직접 대하를 들어오지 못하고 섬나라를 통해 은밀히 대하와 접촉하지 않습니까?”“만약 우리 노국 황실이 대구 같은 국제 대도시에서 누군가를 습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대하 외교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대하 외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2장

    남자 비서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공주님, 큰일이 있을 때마다 침착하셔야 합니다. 그건 공주님이 저희한테 매번 하시던 말씀입니다. 제발 자중하시길 바랍니다...”“찰싹!”넷째 공주는 손바닥을 들어 올려 다시 남자 비서의 뺨을 후려갈겼다.“지금 날 가르치는 거야?”“빨리 꺼져! 명령이야!”“머뭇거리면 거세할 거니까 어서!”남자 비서가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나려는데 갑자기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곧이어 차가 대문을 들이받는 소리가 들렸다.초목이 무성한 집주변이 갑자기 사람들 목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순간 호위병들이 튀어나와 대문 쪽으로 몰려들었다.“개자식! 여기가 어딘지 몰라?”“감히 넷째 공주의 행궁에 와서 행패를 부리다니! 당신들 간덩이가 부었어?”넷째 공주는 어안이 벙벙했다.순간 벌떡 일어선 그녀는 손을 뻗어 탁자 밑에서 총 한 자루를 꺼냈다.“하현 그 자식 일당들이야?”“그렇다면 잘 들어. 명령이야! 보이면 바로 죽여!”넷째 공주는 화가 나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하현에게 매번 당하던 참이어서 도저히 분노가 솟구쳐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녀가 어렵게 데려온 원탁의 기사를 하현 때문에 잃었다는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그녀는 지금 온몸에 살기가 들끓어 올랐다.호위대 한 무리는 모두 총을 꺼내 직접 상대를 겨누었다.양측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둘러싸였다.“넷째 공주님, 큰일 났습니다. 하현이 아닙니다!”바로 그때 성전 기사 한 명이 허둥지둥 달려왔다.딱 보아도 안색이 말이 아니었다.“노국 황실 사람들이 왔습니다...”“내무부의 덩컨 후작입니다.”황실 사람?내무부?덩컨 후작?부하들의 보고를 들은 넷째 공주는 넋이 나간 듯했다.내무부와 후작이 감히 자신의 거처를 찾아와 총을 겨누다니?!자신을 해치려고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3장

    ”넷째 공주님, 오늘 저는 공작대인의 부탁을 받고 여기 온 것입니다.”“황실의 명성, 황실의 권위가 걸린 일이라 공작께서 가문의 휘장도 내려주셨습니다.”덩컨 후작이 말하는 공작대인은 노국 내무부의 장관으로 여왕의 최측근이다.일언이 중천금인, 말 그대로 권위가 높은 사람이다.노국에서의 권위는 총리보다 더 클 가능성도 있다.이런 이유로 넷째 공주는 공작대인이라는 말을 듣자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그제야 오늘 덩컨 후작이 여기 온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설마 대하가 노국 황실에 대구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달라고 공문을 보낸 건 아니겠지?넷째 공주는 마음에 떠오르는 여러 의혹을 뿌리치고 입을 열었다.“덩컨 후작, 만약 당신이 대구의 사건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라면 나중에 내가 따로 내무부에 가서 설명하겠어요.”“하지만 그것은 항성과 도성을 제압하기 위한 일종의 계획이었어요. 지금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대구의 사건이요?”덩컨 후작은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정신을 다잡으며 말했다.“넷째 공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 일은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닙니다. 당분간은 공주님께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을 거고요.”“물론 공주님이 만약 일을 저질렀다면 황실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손을 좀 써 주시길 바랍니다.”“오늘 전 황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성을 위해서 여기 온 것입니다.”“넷째 공주님이 무슨 짓을 하셨는지 본인이 잘 알고 계시겠죠?”“내무부에 가서 어떻게 설명하실 생각이십니까?”덩컨 후작의 말에 넷째 공주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덩컨 후작은 한숨을 내쉬며 암호화된 태블릿 PC를 꺼낸 뒤 ‘휙'하고 넷째 공주 앞에 내던지듯 놓았다.“어제 오후 8시 런셀 최대 신문사 5곳의 헤드라인 사진입니다.”“내무부 쪽에서도 이 헤드라인을 접했고요.”“사진을 본 순간 내무부는 엄청난 돈과 에너지를 들여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4장

    ”이 사진들, 당신이 제보한 거지?”하현이 웃으며 입을 느물댔다.“네, 맞아요. 앵글이 좀 괜찮았는지 공주님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유치하게 이런 짓을 하다니! 이렇게 뉴스에 폭로한다고 해도 내 얼굴에 살짝 먹칠만 할 뿐 나한테 실질적인 피해가 뭐가 있을까?”“하현, 당신도 성인이고 권세가 있는 사람인데 이런 저급한 짓을 하는 건 좀 웃기지 않아?”넷째 공주는 냉소를 연발했다.하현이 참 찌질하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녀가 하현의 아내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런 식으로 복수하려 하다니!결국 복수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이런 잔꾀나 부리다니!정말 찌질한 소인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실질적인 피해? 제가 왜 공주님께 실질적인 피해를 주어야 합니까? 뭐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게다가 공주님은 황녀이신데 제가 공주님을 죽이면 뭐 하겠습니까?”“노국 황실의 미움이나 된통 받겠지요.”“빅토리아 공주님이 일을 수습하러 절 만나러 오시거나 하겠고요.”“난 넷째 공주님을 건드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하지만 그냥 가만히 놔두기도 좀 불쾌하죠. 결국 넷째 공주님은 제 아내를 죽이려 했으니까요.”“그렇다면 전 당신의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 없죠.”“내일 고귀하신 넷째 공주님이 대하인에게 무릎을 꿇는 영상이 국내외 언론에 퍼질 겁니다.”“아, 걱정은 하지 마세요.”“제가 많은 버전으로 준비해 뒀기 때문에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는다면 바로 다음 버전으로 연달아 폭로해 한 달은 거뜬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이 스캔들이 당신을 계속 옥죄어 결국 모든 기회를 다 잃게 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간단히 말해서 넷째 공주님은 이제 아웃인 겁니다...”“무릎을 꿇은 황녀는 여왕이 될 수 없죠...”계속 옥죈다고?여왕이 될 수 없다고?많은 버전을 준비해 뒀다고?한 달 동안이나 올릴 수 있을 정도로?넷째 공주의 고운 얼굴이 한순간에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5장

    덩컨 후작의 뒷모습을 보며 넷째 공주는 폭발하려던 분노를 애써 누르며 냉정을 되찾았다.그녀는 잘 알고 있다.하현에게 손을 쓰지 않는 한 그녀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는 것을.그렇지 않으면 하현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지금 그녀는 운명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그러자 넷째 공주는 심호흡을 하고 손을 흔들어 남자 비서를 불러들였다.“하현에게 사람을 보내서 이걸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풀어주라고 해.”“그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부디 그가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길 바랄 뿐이야!”...도성, 대구 엔터테인먼트.하현은 서재에서 탁자를 바라보며 이후의 국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그때 하수진이 옅은 미소를 띠며 들어왔다.“방금 넷째 공주가 사람을 보내서 대구 엔터테인먼트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라고 했다면서?”“그녀가 움직이기로 한 모양이야.”“당신이 약속을 지켜주길 바라겠지.”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우리 넷째 공주는 이 지경이 되어서도 아직 자신의 찌질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양이야. 한 수를 남겨두는 걸 보면.”“무슨 말이야?”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넷째 공주가 항성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이걸윤을 금의환향하게 하고 나아가 항성을 노국의 품에 다시 안기려는 것이었어.”“이런 일들은 이걸윤 단 한 사람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누군가는 천하를 다스려야 하고 누군가는 천하를 지켜야 해.”“간단히 말해서 이걸윤 외에 그녀는 항성에 많은 첩자를 심어 놓은 거지. 대부분 과거 명문가들이겠지.”“그녀가 이 중요한 때에 나와 거래를 한 것은 단지 한 수를 남겨 두기 위해서일 뿐이야.”“심지어 하구천을 죽이는 데 성공하면 그녀는 그 모든 죄를 우리 두 사람한테 뒤집어씌울 거야.”“어쨌든 손을 쓴 사람은 원래 우리 손에 있던 사람이니 그때 가서 우리한테 오물을 뒤집어씌워 씻을 수 없게 만들려는 수작이지.”하수진은 고개를 살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6장

    ”그놈이 정말 그렇게 말했어?”“아직 풀어줄 준비가 안 됐다고?”넷째 공주는 손에 들고 있던 청화 자기 찻잔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네, 그렇습니다.”남자 비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넷째 공주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 각 방면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할까요?”“점심시간이 이미 지났으니 빨리 하지 않으면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넷째 공주는 심호흡을 한 뒤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당초 이걸윤이 준비했던 플랜 B, 지금도 있어?”남자 비서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얼른 말했다.“플랜 B는 계속 준비되어 있었으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하지만 항성과 도성 상류층 안의 반역자들을 죽이는 데 쓸려고 했었던 건데 지금 써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까요?”“네가 뭘 알아?”“당장 이 시국을 해결하지 못하면 플랜 B는커녕 플랜 A도 아무 소용없어!”넷째 공주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져서는 핸드폰을 꺼내 천천히 전화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하구천?”“당신을 만나 이걸윤을 구출해 내는 방안에 대해 의논하고 싶은데.”전화기 맞은편에서 하구천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소파에 누워 담담하게 말했다.“아, 넷째 공주님이시군요.”“도성 대구 엔터테인먼트에 있을 때 이걸윤 그 작자가 나를 쏴서 하마터면 내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걸 잊으셨나 보군요.”“그것에 대한 대갚음도 아직 안 했는데 나보고 지금 그놈을 구하라고요?”“무슨 농담하시는 겁니까?”하지만 하구천은 지금 누군가에게 빠르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24시간 대기하는 IT 기술자 몇 명이 빠르게 움직이며 넷째 공주의 핸드폰을 감청하기 시작했고 금세 넷째 공주의 위치를 파악했다.곧이어 넷째 공주가 머무는 별장 주변으로 아주 은밀히 감시 차량 몇 대가 도착했다.소형 드론은 소리 없이 그 주변 상공을 맴돌고 있었다.넷째 공주의 전화를 기다리며 하구천도 나름의 많은 준비를 한 것이 틀림없었다.넷째 공주는 잠시 침묵한 후에야 조용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67장

    전화기 맞은편에서 하구천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넷째 공주님이 주신 조건이 아주 마음에 들어 죽겠군요.”“아주 설렐 정도로 좋아 죽겠어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은 별로 실용적이진 못합니다.”“상석에 앉으면 난 당신이 더 이상 필요 없거든요.”“문주 자리에 앉으면 감히 반항하는 사람도 없구요.”“당신이 말한 것은 있으면 더 좋은 거지 딱히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에요.”“말하자면 없어도 되는 거란 말이죠.”“그 정도로는 제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넷째 공주는 깊은숨을 들이마신 뒤 계속 말을 이었다.“내 동생을 소개해 주지. 그녀는 나보다 순위가 높아서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훨씬 높아.”“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아직 혼인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눈처럼 새하얀, 그러니까 아직 한 번도 손을 탄 적 없는 순결한 상태라는 거야.”“난 내 동생이 항도 하 씨 문주 부인이 되기에 딱 제격이라고 생각해.”이 말에 하구천은 긴 침묵에 빠졌다가 껄껄 소리를 내며 웃었다.“좋아요!”“그럼 그렇게 결정하죠.”“사람을 어떻게 구하면 되는지, 어디로 가면 되는지 계획이 서면 알려주세요.”“내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공주님은 공주님이 한 말이나 절대 잊지 마세요.”말이 끝나자마자 하구천은 마음대로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넷째 공주는 피식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플랜 B를 그에게 보내"“하구천이 우리의 예상대로 악랄하게 일을 처리해 줬으면 좋겠군.”...두 시간 후 황혼의 해거름이 대지를 뒤덮을 즈음 플랜 B에 대한 계획서가 하구천에게 도착했다.그는 하백진과 함께 플랜 B를 들여다보았다.“이걸윤이란 놈이 태평산 산속 별장에 갇혀 있었군.”“이곳은 옛날에 배우 한 명이 멋지게 인테리어를 한 그 집이군. 그러고 얼마 되지 않아 배우는 미국에서 비명횡사했다지.”“귀신의 집이라 불리는 이곳은 평일에는 길거리 양아치들의 아지트 같은 곳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88장

    ”빨리 대답해!”양신이가 또 채찍을 휘둘러 양유훤을 때렸다.양신이의 눈에는 질투와 원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나고 예쁜 양유훤을 미워했다.오늘 이렇게 양유훤을 혼내줄 기회를 잡았으니 양신이가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어서!”또 한 번 채찍에 맞아 비틀거리던 양유훤은 거의 똑바로 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또박또박 대꾸했다.“난 여수혁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뜰을 둘러보았다.양제명이 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양제명의 회복을 방해라도 한다면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왜? 아직도 저 늙은이 걱정할 시간이 있어? 그럴 시간에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어때?”양신이는 양유훤의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를 흘렸다.그리고 양유훤에게 다가가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곧 누군가가 노인네한테 약을 먹일 거야.”“늙은이가 죽은 뒤 우린 그 누명을 당신한테 뒤집어씌우면 돼. 하하하!”양신이가 악마처럼 웃어젖혔다.“네가 승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네의 말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게 다 너, 양유훤 너 때문이라고!”양유훤은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함부로 행동하지 마. 당신들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야!”“할아버지?”양호남은 코웃음을 지으며 포악한 얼굴로 양유훤을 향해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노인네가 이미 폐인이 되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신이지 폐인이 아니야!”“우리 양 씨 가문은 당신을 포함해 폐인은 다 버릴 수밖에 없어!”“자, 승낙을 할 거야? 말 거야? 승낙하지 않는다면 노인네는 이대로 죽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

  • 재벌 사위면 될까?   3887장

    양유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그 이후에도 양호남은 손바닥을 몇 번이고 휘날렸다.이 광경을 보고 양호남이 데리고 온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양유훤은 정말 남한테 피해를 입힌다니까. 이전에도 시집가기 싫어 멀리 항성과 도성에 가서 우리 양 씨 가문을 곤란하게 했지!”“이제 와서 또 우리 가문을 죽이려 하다니! 절대 가만둘 수 없지!”“여영창 어르신도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셨어. 만약 그가 우리 가문과 페낭 무맹의 모든 거래를 끊는다면 우리 집안의 손실은 어마어마할 거야!”“양유훤이 이 일을 다 책임질 수 있겠어?”“집안 큰집이라고 아주 떠받들어 줬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져서 결국 이렇게 우리 집안을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어!”양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비난했다.가문의 권력을 대표하는 몇몇 장로들은 양유훤의 행동에 단단히 실망한 듯 차디찬 눈빛을 보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납품권은 내가 해결할 테니 사람들을 풀어줘.”“당신이?”“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당신 얼굴로? 아니면 몸으로?”양유훤이 두 손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양호남은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그는 양유훤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고 옥처럼 고운 양유훤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절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결국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입을 열었다.“이번에 당신이 남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기뻐했어. 당신이 큰집을 대표하여 우리 가문의 권세를 되찾고 다시 남양 3대 가문의 영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어!”“이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뒀어!”“당신이 여수혁한테 시집가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여 씨 가문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6장

    ”야비한 남자 때문에 여수혁에게 미움을 사다니!”“야비한 놈을 우리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감히 말하고 다녀?!”“당신 부끄러움도 몰라?!”“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양호남이 함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당신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페낭의 웃음거리가 된 걸 알기나 해?!”여기까지 말하며 양호남은 더는 못 참겠는지 양유훤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양호남의 말에 당황해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양유훤은 갑자기 뺨까지 맞게 되었다.조각처럼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 금세 손바닥 자국이 크게 생기더니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이를 본 양신이와 몇몇 그의 사람들은 말리기는커녕 한결같이 통쾌해하는 표정이었다.“양호남,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당신이 일부러 나서서 날 가르칠 필요는 없어.”양유훤은 밀려오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에 한 일이 분명 양 씨 가문 둘째와 셋째에게 비난의 빌미를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양호남이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우리는 당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야!”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잘 들어. 오늘 아침 여 씨 집안사람이 우릴 찾아왔어!”“페낭 무맹 부맹주 여영창 어르신이 직접 사랍들을 이끌고 우리 양 씨 가문을 찾아와 해명을 하라고 했어!”“똑똑히 들어. 이 일은 네가 우리 양 씨 가문을 대표해 반드시 여 씨 가문에 해명을 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양유훤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순전히 나를 노리고 한 일이니 여 씨 가문은 나를 직접 찾아와 결판내면 될 일이야.”“셋째 집안과는 무슨 상관있어?”“뭐 더 할 말 있어?”양호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여 씨 가문은 이 일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가지고 있는 페낭 무맹 납품권을 끊어버리려고 한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5장

    하현은 그윽한 눈동자로 양유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돌아가는 정세가 그렇게 복잡해? 복잡해서 날 지킬 자신이 없는 거야? 그래서 날 내쫓으려는 거고?”“아니면 내가 페낭에 남아서 당신 밥그릇이라도 한몫 챙길까 봐 그러는 거야?”양유훤은 하현을 바라보고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게 아니라 당신이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할아버지를 이 정도로 회복시켜 준 것만으로도 당신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다른 소소한 일은 더 이상 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일등석 세 장이야.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내가 일을 다 처리한 후 당신한테 페낭에 한 번 더 오라고 초대하면 그때 반드시 이 은혜를 다 갚을게.”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하현 앞에 봉투를 놓으며 깊은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 돌아섰다.양유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손을 뻗어 봉투에 손을 올렸다가 잠시 후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당신이 날 여기 두고 싶지 않은가 봐. 정말 재미있군.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어르신 뵈러 가자구. 그때 모든 게 다 정상이라면 돌아갈게.”말이 끝나자마자 하현도 돌아서서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다음날 정오, 양 씨 가문 별채.별채 입구에 선 양유훤은 페낭 국제공항 쪽을 희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수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같았다.바로 그때 양 씨 가문 별채 정문 앞에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굳게 닫혀 있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이어 짙은 녹색 랜드로버 오프로드 차량이 선두에 섰고 뒤따라온 여러 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으로 무작정 돌진해 와 정성껏 가꾸어 놓았던 화단을 으스러뜨렸다.그러자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가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왔다.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양유훤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선두에 선 남자

  • 재벌 사위면 될까?   3884장

    양유훤의 눈동자에 희미한 실망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남들은 당신을 쓰레기네 뭐네 하지만 난 원래부터 믿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보니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야!”“사람을 꼬시고는 이내 도망쳐 버리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군!”하현은 입가를 쌜쭉거리며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놀림에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아름다운 여자의 친절함과 관심에는 참아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양유훤같이 싫고 좋음이 분명한 타입은 하현이 절대 함부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그러자 하현은 애써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방금 여수혁과 당신이 하는 대화를 대충 들었는데 양 씨 가문이 지금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남양지역에서 페낭을 중심으로 양 씨 가문은 남양국 황실 다음으로 가장 뿌리가 깊은 3대 가문이야.”양유훤도 더는 숨길 뜻이 없었다.“이 씨 가문, 원 씨 가문 그리고 우리 양 씨 가문.”“이 외에도 무맹과 수많은 일류 가문들, 그리고 기타 중소 세력들이 남양에서 혼란스러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어.”“수십 년 전에는 우리 양 씨 가문과 이 씨 가문, 원 씨 가문의 3파전으로 남양국은 확고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어.”“각 세력도 이 세 가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각축을 벌였지.”“고고한 황실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고.”“우리 세 가문이 무너지지 않는 한 황실도 무너지지 않고 공고하게 군림할 수 있었던 거지.”“우리 세 가문이 계속 각축을 벌이는 한 황실의 막대한 이익을 누가 건드리지는 않으니까.”“그런데 이 모든 게 우리 할아버지가 전신이 되고 나서 달라졌어.”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양 씨 가문이 치고 나왔군, 그렇지?”양유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슷해.”“하지만 그때 우리 집안은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양 씨 가문에서 전신이 나왔으니 당연히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을 제압해야 한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3장

    여수혁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 나 여수혁이야! 페낭 무맹 무맹주의 여 씨 가문 사람이라구!”“내 스승님은 남양 무맹 맹주야!”“나한테 당신 같은 사람은 목숨도 아니야!”“당신 지금 이런 행동한 거,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땅바닥에 널브러진 여수혁은 힘겨운 얼굴로 남은 힘을 끌어모아 내뱉었다.“퍽!”“저리 꺼져!”하현은 여수혁을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그러자 여수혁은 벽에 몸을 부딪혔고 입에서는 봇물 터지듯 핏물이 솟구치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배후에 누가 있든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어.”하현은 앞으로 나가 손을 뻗어 여음채의 창백한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당신한테 기회를 주겠어. 잠시 문을 닫고 정리하면서 잘 생각해 봐.”“다음에도 또 이런 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 정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땐 인정사정없이 완전히 풍비박산을 만들어 버릴 테니까!”...궁지에 빠진 여음채와 여수혁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하현은 길을 막고 있는 페낭 무맹 제자들을 발로 걷어차고 원가령을 부축하며 양유훤의 차에 올라탔다.양유훤은 사람들을 양 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원가령을 응급실 침대에 눕힌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오늘 밤 가령이 일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어떻게 된 건지 들어서 잘 알고 있어.”“당신이 없었다면 오늘 밤 가령이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하현이 병원 대기실 소파에 앉자 하이힐을 신은 양유훤이 그에게 다가와 생수 한 병을 건넸다.“당연한 일을 한 걸 가지고 뭐. 마침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 난 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 원가령의 일은 아마 십중팔구 당신을 노리고 한 짓일 거야.”“조심하는 게 좋아.”양유훤도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온 게 분명해.”“이번에 내가 천억 대금을 순조롭게 회수해서 적자에 허덕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882장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1장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0장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