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화천강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우리 화 씨 집안이 여러 해 동안 이 여섯 개의 카지노를 위해 뭉쳤어요. 지금 기회가 왔는데 왜...”화풍성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일단 여섯 개의 카지노가 다 우리 차지가 되면 우리 화 씨 집안은 항성과 도성에서의 지위가 항성 4대 가문을 능가할 것이고 심지어 항도 하 씨 집안에 견줄 만한 지위가 되는 것이야...”“생각해 보거라. 항도 하 씨 집안이 항성과 도성에서 자신들과 이익을 다투는 가문이 생기는 걸 허락할 것 같으냐?”말을 마친 뒤 화풍성은 천천히 찻잔을 쥐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화천강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문득 크게 깨달았다.“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만약 여섯 개의 카지노가 모두 우리 차지가 된다면 아버지는 몇 년 안에 처단될 수도 있을 거예요.”“나머지 두 카지노를 가지지 않는 것은 남에게 일종의 약점을 보이는 거군요.”“그런데, 아버지. 그렇다면 오늘 왜 이 일에 끼어드셨어요? 왜 희망호에 있는 사람들을 잡아두셨어요?”“내가 언제 사람을 시켜 희망호를 압수수색했더냐?”화풍성이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늙어서 세상에 잘 밝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한테 도청당할 수도 있는데 뭐하러 그런 일을 하겠느냐? 그저 어디서 좀 주워들은 것뿐이야. 누군가 희망호를 이용해 미국 최 씨 일가의 뒤통수를 친들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구!”“어쨌든 내 둘째 아들까지 이 일로 들어갔어.”“어떻게 보면 내도 피해자야.”화천강이 입을 앙다물며 분노를 터뜨렸다.“그럼 이제 태강이를 빼 올까요?”“뭐하러 빼 와?”화풍성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도성에서 사설 도박장을 차리지 못하는 것은 내가 정한 규칙이 아니라 도성이 정한 법규야.”“우리 집안 둘째가 규칙을 어겼어. 그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너 일단 기자회견을 열어서 우리 화 씨 집안은 태강이가 이런 불법적인 일을 한 줄 몰랐다고 밝혀.”
”한마디로 말하면 이번 일은 공정하게 처리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처리한 것 같지 않아.”“화 씨 집안의 그 기자회견 때문에 재조사할 시간도 없었고 말이야.”“국제 여론이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지!”“특히 미국 최 씨 집안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 다들 원망의 화살을 받고 싶지 않았겠지. 내가 오늘 얼마나 많은 원로들한테 전화를 받은 줄 알아?”“그래도 미국 최 씨 집안의 손해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거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그리고 가장 성가신 일은...”최양주는 여기까지 말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은 아마도 도박왕 화풍성이 계획했을 거야. 뒤따라올 결과를 떠안을 사람은 아마도 하 대표가 될 거고.”“남들이 보기에 우리 최 씨 집안은 결국 하나의 가문에 불과해. 남을 대신해 일을 하는 입장일 뿐이니까.”“그래서 하 대표, 더욱더 조심해야 해.”하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미 낮에 다 파악했습니다. 모든 얼개가 다 연결되어 있고 걸음걸이마다 그들은 진을 치고 있어요. 결국 저에게 손을 뻗으려고 하는 거죠.”“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에요.”“어르신, 도움을 청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최양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해하는 얼굴로 말했다.“이번 일은 솔직히 내 자식이 연루된 일이기도 하니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돕지. 말해 보게.”“내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네.”“큰일은 아닙니다.”하현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경찰에서 체포한 사람 중 소윤비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녀를 만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소윤비?”어리둥절해하던 최양주는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잡힌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은 없다는데.”“하지만 그 여자는 희망호의 접객부에 있었대. 일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다는데.”“어제 이 유람선에 오르자마자 그만두고 떠났다는군.”“그래서 이 일에서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고 체포 선상에
”팅!”한 시간 후 하현이 송산 빌리지로 돌아왔을 때 이은지에게서 전화가 왔다.전화기 너머의 이은지가 말했다.“하 대표님, 찾으시는 사람, 찾았어요.”“그 여자는 성형수술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들여 신분 세탁까지 했어요.”“그래도 중국은 우리 상성 재벌의 텃밭이어서 단서를 좀 찾을 수 있었어요.”“그 여자의 신분을 알면 깜짝 놀랄 거예요.”하현은 침착한 표정으로 물었다.“누군데?”“항성 사교계는 모두가 두려워할 베일에 블랙위도우, 서희진, 서 공주님이요.”...오후 4시, 도성 국제 공항 VIP룸.하현은 문을 열고 사방의 적막함을 느끼며 시선을 한 바퀴 돌린 뒤 구석진 자리로 가서 앉았다.맞은편에 있는 소파에는 세련되게 화장을 한 여자가 선글라스를 낀 채 앉아 있었다.그녀는 중국행 비행기표와 핸드폰을 들었고 가끔 손목에 찬 까르띠에 시계를 보며 시간을 체크하고 있었다.“얼굴도 몸매도 다 바뀌었지. 하지만 기질은 똑같아.”하현은 맞은편에 앉아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난 여전히 예전의 블랙위도우 모습이 좋아. 거만하고 콧대 높은.”“지금 소윤비가 되었지. 옛날에 매력적이었던 서희진의 모습이 다 사라졌어.”“아쉬워! 너무 아쉬워!”하현은 말을 하면서 웨이터가 방금 가져다준 홍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그는 한껏 시크한 손님처럼 거드름을 피웠다.세밀하게 화장을 곱게 한 여자는 온몸을 살짝 흔드는 듯하더니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하현을 바라보았다.“누구신지? 난 그쪽을 모르겠는데요.”“사람을 잘못 본 것 같네요.”하현은 홍차 잔을 들어 올리며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고는 말했다.“서 공주님, 당신과 나 사이에 비록 원한이 있긴 하지만 뭐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잖아.”“내 눈에는 당신이 그리 큰 존재가 아닌데 내가 당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할 것 같아?”“당신이 죽든 살았든 혹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든 나한테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야.”“그러나
하현은 소윤비의 부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입을 열었다.“만약 내 예상이 맞는다면 남원에서 한바탕 걷어차인 이후로 막후로 들어가 성형수술과 신분 세탁을 거쳐 항성에 다시 들어왔어. 이 모든 것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해서겠지!”“이 사람이 당신을 조종한 것일 테고 당신은 그 대가로 충분히 많은 걸 받았을 거야!”“예를 들어 미화로 1억 정도!”말을 하면서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열었다.사진 속에는 계좌번호가 있었다.계좌번호를 본 소윤비의 눈동자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소윤비는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기에 오기 전에 난 어제 일을 다시 복기해 보았어.”“당신은 이 일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을 거야. 이전에 줄곧 항성에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지.”“그러다가 며칠 전 내가 항성과 도성에 오자 당신이 이제 나설 때가 된 거지!”“내가 도착한 날부터 당신은 희망호에 배치되었고 그날 희망호가 섬나라에서 출발해 도성 앞바다에 도착한 거야.”“그러고 나서 누군가가 당신에게 차용증을 주었겠지. 도성 일인자의 아들 최문성에게 뒤집어씌웠어. 당신한테 차용증을 준 이유는 그걸 이용해 당신이 최문성에게 접근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다음 차용증을 빌미로 최문성의 누나까지 희망호에 승선시키기 위해서였어!”“당신은 별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었어. 희망호에는 최문성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만 하면 되었으니까.”“이렇게 되면 최문성의 빚이 밝혀지는 일도 없고 최영하는 동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선하게 될 테니까.”“이런 상황에서 미리 준비하고 있던 화태강이 등판해서 최영하에게 뒤집어씌운 거지.”“한편으로는 최영하의 미모가 상당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최 씨 일가가 화 씨 일가를 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화태강이 벼르고 있었다는 거지!”“그리고 당신 뒤에 있는 사람은 내가 최문성과 막역한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
하현은 홍차를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당신도 알 거야. 지금 가장 당신을 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미국 최 씨 집안이라는 걸.”“당신은 자신의 신분을 부정할 필요는 없어. 당신이 서희진이라는 사실을 나도 알아냈는데 미국 최 씨도 당연히 알아낼 수 있겠지.”“여전히 부인하고 싶다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돼.”“하지만 미안하게도 당신의 신분을 미국 최 씨 집안에 알릴 수밖에 없어.”“미국 최 씨 집안의 행동 스타일은 나와 달라. 그들은 당신의 18대 조상들을 모두 파헤쳐 뼈를 부러뜨리고 재를 뿌리며 하나씩 죽일 거야.”“당신!”소윤비는 여러 번 하현의 말을 끊으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하현의 말에 그녀의 눈빛은 점점 분노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한때 콧대 높았던 블랙위도우라도 반년 넘게 쥐처럼 숨어 지내다 보면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과거의 드높았던 후광은 잃었고 그녀는 지금 닭 잡을 힘조차 없는 평범한 여자에 불과에 불과했다.게다가 하현이 말한 것을 그녀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이번에 그녀가 저지른 일로 미국 최 씨 집안은 크나큰 손상을 입었다.미국 최 씨 집안은 희망호를 잃었고 수천억의 현금도 잃었다.이 정도면 미국 최 씨 집안이 그녀의 18대 조상들의 무덤을 모두 파헤치기 충분했다소윤비는 당황한 나머지 테이블 위에 있던 찬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이렇게라도 해야만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하현은 유유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다면 내가 하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거나 하는 건 어때?”“내가 이번에 항성과 도성에 온 건 장모님이 납치된 것 때문이었는데 그 배후는 날 겨냥한 것 같아.”“그러나 막후의 인물은 수단이 아주 직접적이었지. 바로 암살을 하는 거였어. 이건 나를 증오하며 이를 갈던 사람이나 하는 짓이야.”“그래서 막후의 인물은 당신을 조종한 그 사람이 아니야. 왜냐하면 그의 행동 스타일이 아니거든.”“내가 항성과 도성
하현은 뭔가에 홀린 듯 일어섰다.언제인지 모르겠으나 VIP룸에 있는 사람들이 아까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의 뒤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선물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하현은 눈썹을 찌푸리다 갑자기 좌석 근처에 있던 강화 유리를 발길로 박살을 내며 소리쳤다.“빨리 뛰어!”소윤비는 화살에 놀란 새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 얼른 일어서서 하현을 따라 뛰쳐나왔다.“쾅!”하현 두 사람이 VIP룸을 뛰쳐나온 것과 거의 동시에 테이블 위에 있던 선물 상자가 갑자기 펑 하고 소리를 내며 VIP룸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하현과 소윤비 두 사람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몸을 피하긴 했지만 온몸이 파편으로 뒤덮었다.엄청난 폭발음에 많은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다.VIP에 있는 사람은 부자이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손을 쓴 사람도 그런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싶지는 않았는지 사람이 적을 때 손을 쓴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번 폭발로 어마어마한 부상자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하현의 얼굴은 파편으로 엉망이 되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열었다.그때였다...VIP룸 벽이 파손된 곳으로 번호판이 없는 차 두 대가 맹렬히 달려들었다!곧이어 차 문이 열리고 열두 명의 외국인 남녀가 총을 들고 뛰어내렸다.하현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미국 최 씨 일가?”총을 든 사람들은 모두 낯선 얼굴이었지만 사람들의 행태를 보고 하현은 가장 먼저 미국 매파를 떠올렸다.이번 희망호 사건은 곽영준이 배후에서 조종했고 도성 화 씨 집안은 부채질을 하며 사건을 더 크게 조장했다.이 두 집안은 소리 소문 없이 이익을 손에 넣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결국 지금 이놈들은 이번에 막대한 손해를 입은 미국 최 씨 집안에서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사람들 사이로 수십
”당신이 날 구해준다면 모든 세부 사항들까지 다 말해 줄게요.”“증거도 있고 그와 통화한 녹음 파일도 있어요. 그가 나한테 준 현금 수표도 있어요.”“내 말이 사실이라는 걸 이것들이 증명해 줄 거예요!”두려움에 떠는 여자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못 할 것이 없었다.어쨌거나 곽영준의 허무맹랑한 약속에 비하면 눈앞의 생사는 그녀의 모든 것을 걸 만한 것이다.“좋아, 당신이 한 말 잘 기억해. 이따 그 증거들 살펴볼 거야. 지금은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하현은 소윤비를 데리고 사방에 파괴된 건물들과 사람들이 내팽개치고 간 짐들 사이를 빠르게 헤집고 다시 VIP룸으로 몰래 들어왔다.지금 공항 대합실은 너무 어수선했다.만약 여기서 직접 충돌이 일어난다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칠 수 있었다.오히려 VIP룸은 한 번 폭발했으니 지금 안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두 사람은 연기가 자욱한 VIP룸으로 다시 들어왔다.아수라장이었다.땅바닥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사망자들을 포함해 곳곳이 폭발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하현은 안타까운 듯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서양식 칼을 몇 자루 들고 소윤비와 함께 VIP룸 뒤쪽에 있는 식사 준비실로 민첩하게 들어갔다.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큰 유리창이 있었다.한 편에는 적지 않은 사물함들이 나란히 벽에 붙어 있었다.하현은 눈을 번쩍이며 사물함을 들어 유리창에 던졌다.커다란 유리창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그러나 하현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소윤비와 함께 큰 사물함 속으로 몸을 숨겼다.“쾅!”두 사람이 사물함에 몸을 숨기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발로 찼다.몇몇 외국인 남자들이 뛰어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명 퇴역 군인들로 모두 전투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었다.살기를 품으며 들어온 그들은 들이닥치자마자 마구잡이로 발포하기 시작했다.방 안의 많은 가구들이 산산조각이 났고 하현과 소윤비가 숨어 있는 사물
그러나 안타깝게도 외국인 킬러는 하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하현은 몸을 낮추어 가장 먼저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고 상대방이 자신에게 총을 겨눌 시간을 주지 않았다.그의 손에 있는 칼은 쉴 새 없이 상대의 폐부를 가르며 지나는 길마다 선혈이 낭자한 킬러들이 픽픽 쓰러졌다.외국인 킬러들은 하나같이 고함을 지르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그들의 총은 하현을 쓰러뜨리기는커녕 동료들의 심장에 꽂혀 그대로 고꾸라졌다.이를 본 나머지 외국인 킬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그들은 동시에 하현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그들의 총에서 비처럼 총알이 날아와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솩!”하현은 결연한 표정으로 한 걸음 내디뎠고 그의 손에는 여지없이 상대의 피가 묻어 있었다.네 명의 외국인 킬러들은 도저히 이 순간을 믿을 수 없었다.그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상대는 모두 전투력을 상실하고 말았다.그러나 하현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바닥에 널브러진 킬러들의 총을 주워 들고는 얼른 그곳을 빠져나와 대합실로 향했다.대합실에는 이미 VIP룸에서의 동정을 들었는지 십여 명의 킬러들이 하현을 향해 일제히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누군가 공중으로 뭔가를 던졌고 곧이어 펑 하는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그러나 하현은 빠른 몸놀림으로 그 사이를 피하며 동시에 그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탕탕!”포위를 해 오며 공격에 열을 올렸던 킬러들이 하현의 총에 추풍낙엽처럼 하나둘 쓰러졌다.잠시 후 그들 중 절반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나머지 킬러들은 어안이 벙벙해 말도 잇지 못하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하현이 놈들을 해치운 건 불과 3분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하지만 그 3분 동안 적들은 이미 스무 명 이상이나 요단강을 건넌 것이다.전장을 누볐던 이들의 눈에도 하현의 전투력은 실로 놀랄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