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미야모토는 이때 정신을 차리고 군중 속을 빠져 나와 가까스로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 차가운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는 거겠지?”“여기는 방가네 구역이야. 오늘은 웨스틴 호텔 개업식이고!”“여기에 나타난 사람들은 모두 각지 관청과 비즈니스 계에서 거물들이야!”“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소란을 피우려면 자신이 방가의 적수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 가늠은 해봐야지!”“너 대하 10대 최고 가문의 간판만 내걸면 사람들이 무서워할 거 같아?”“너 내 말 잘 들어. 빨리 내 여동생 풀어줘!”“그렇지 않았다가 방 도련님이 화 나시면 결과는 아주 심각해 질 거야!”미야사야도 화가 나서 말했다. “맞아. 놔줘! 하씨, 너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방 도련님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내 아내에게 독을 먹이고 내 홍안지기를 인질로 잡다니. 미야모토, 너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 내가 이렇게 널 놔줄 거 같아?”만약 자신이 만전을 기하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정말 섬나라 사람들에게 속았을 것이다. “젊은이,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넌 웨스틴 호텔 개업식에 무단 진입을 했어!”“방 도련님에게 무례하게 군 정도가 아니라 법을 어겼어!”뒤룩뒤룩 살찐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인을 구하는 영웅처럼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한 마디 충고하겠는데, 손에 든 무기는 다 내려놓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나서 묶여 있어!”“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심각해질 거야!”“너 보기 흉하게 죽을 수 있어!”수백 명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계속 고개를 끄덕였고, 모두들 경멸하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놈은 멍청하고 법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웨스틴 호텔이 네가 소란을 피울 수 있는 곳이야?방가든 용전이든 너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만큼 간단해. “이건 섬나라
뒤룩뒤룩 살찐 남자는 펄쩍펄쩍 뛰었다. “미야 자매님들은 섬나라 외빈들이야. 귀빈들이라고!”“너희들이 함부로 외빈을 잡으려고 하다니!”“설마 이렇게 하면 심각한 외교 사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거야?”“섬나라 쪽에서 항의하면 너희들은 어떻게 될까?”“너희들 지금 당장 이런 터무니 없게 구는 행동은 멈추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해!”“대구 관청 쪽에 신고도 할 거야!”지금 뒤룩뒤룩 살찐 이 남자는 의분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생각에 대구 1인자 임복원은 분명 너희들처럼 국제 대도시에서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법을 무시한 너희들을 전부 체포할 거라고 생각해!”“퍽______”변백범은 쓸데없는 말을 하기가 귀찮아 뒤룩뒤룩 살찐 남자의 뺨을 때려 날려 버렸다. “시끄러워.”이 광경은 장내의 손님들을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그들은 이렇게 난폭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 그들 같은 사람들에게 감히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하다니. “건방진 놈들!”하현과 사람들이 미야모토 자매들을 잡아가려고 할 때였다. 위엄 있게 호통치는 목소리가 로비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들려왔다. 그리고 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자줏빛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이 천천히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뒤룩뒤룩 살찐 남자를 포함해 그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이 방금 맞았다는 것을 잊은 것 같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빠르게 다가가서 공손하게 말했다. “이은미 아가씨!”이 호칭을 듣고 하현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자리에 이씨 성을 가진 아가씨가 나타나다니, 하현은 이 아가씨가 연경 이씨 집안에서 왔다는 것을 발바닥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쨌든 연경 이가와 연경 방가는 아주 가까운 사이었다. 이은미는 수행원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와 하현과 그 자리에 있던 손님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설마 너희들 오늘 웨스틴 호텔 개업식인 거
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이은미는 오히려 거리낌 없이 핸드폰을 꺼내 하현의 사진을 찍어 보냈다. 잠시 후 그녀의 핸드폰이 따르릉 울리기 시작했고 전화를 받은 후 하현을 쳐다보는 표정은 비아냥거림으로 가득했다. “난 또 누군가 했더니 대구 정가 아홉 번째 수장인 설은아의 데릴사위 하현이었네!”“내 기억이 맞다면 남원에 있을 때 우리 이가가 너를 만난 적이 있었을 거 같은데?”“어르신이 너한테 내 사촌언니 이슬기를 멀리하라고 경고하셨을 텐데!”“왜? 지금 멀쩡한 데릴사위 노릇은 하기 싫고, 우리 이가와 방가 공동 호텔 개업식에 와서 소란을 피우고 싶어?”“배짱이 두둑하네!”“오, 그래. 너 방현진 도련님이 네가 마음에 들어 하는 이슬기와 결혼 준비한다는 얘기 듣고 난리 치러 온 거구나?”“하지만 걱정 마. 슬기는 어쨌든 어디까지나 사생아일 뿐이야. 그녀는 아직 방 도련님과 결혼할 자격이 없어!” “연경 이씨 집안에서 방 도련님과 혼인을 맺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이은미 뿐이야.!”이은미는 싸늘한 기색으로 한 마디 한 마디 입을 열었다.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대구 정가에 대해 들었을 때 다소 꺼리기도 했지만, 하현이 대구 정가의 데릴사위라는 말을 들은 순간 모두 하나같이 경멸하고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 대구 정가는 대하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이니 당연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하현이 대구 정가의 직계가 아니라는 것이었다!보잘것없는 데릴사위가 권세를 빌어 위세를 부리러 온 건가? 연경 방가와 연경 이가의 홈그라운드에서 소란을 피우다니?연경 이씨 가문의 직계인 이은미까지 건드리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이때 많은 사람들이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마치 죽은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현은 인상을 찡그리더니 잠시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이슬기의 체면을 봐서 내가 2백억을 배상할게. 하지만 사람은 반드시 데리고 갈 거야.”“
“우리 집 어르신이 알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나는 오늘 네가 끝장날 거라는 것만 알고 있어!”이은미의 예쁜 얼굴에는 기고만장한 기세가 가득했다. 지금 그녀는 웨이터가 가져다 준 샴페인을 받아 들고 무심하게 한 입 마신 뒤 천하를 호령하는 듯한 기세로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은미의 목소리가 막 떨어지자 마자 호텔 사방에서 수십 명의 보안 요원들이 살벌한 기세로 화기를 들고 뛰쳐나왔다. 거기다 멀지 않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발자국 소리를 내며 달려 나와 모여들었다. 뒤룩뒤룩 살찐 남자와 다른 손님들은 지금 고개를 쳐들고 가슴을 펴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잘것없는 하현, 감히 이은미를 도발하다니?이따가는 아마 이은미에게 잡혀 강가에 물고기 밥으로 던져질 것이다!대구 정가의 데릴사위가 됐다고 대구가 정말 자기 땅이 된 줄 아나?요즘 데릴사위들은 머리가 다 망가졌나?변백범과 진주희는 오히려 담담한 기색이었다. 이 사람들이 아무리 날뛰어 봤자 하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단순히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는 신분만으로도 장내의 모든 사람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하현은 빽빽하게 들어선 보안 요원들이 안전 장치를 푸는 것을 보고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이은미 아가씨, 나랑 정말로 싸울 거야?”“내 길을 막으려고?”“확실히 나를 도발하겠다는 거지?”이은미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보잘것없는 데릴사위가 뻐길 때 이렇게 격식을 차릴 줄은 몰랐다. “보아하니 대구 정가의 이름을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는 데 익숙해진 모양이네.”“정말 자기가 재주가 좀 있는 줄, 인물인 줄 아나 보네!”지금 이은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자, 하현, 대구 정가의 체면을 봐서 나 이은미가 너에게 기회를 주지!”“다시 없는 기회야!”“당장 미야 아가씨를 놔주고 무릎 꿇고 아가씨들에게 사과해. 머리가 깨져 피가 날
“개자식!”바로 이때 계속 이은미 곁에 서 있던 장발의 청년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일종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표현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이때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화를 내며 말했다. “인마, 네 체면을 세워 주는 게 싫어?”“믿거나 말거나 이 아가씨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말 한 마디면 넌 끝장이야! 네 온 집안도 죽일 수 있어!”“보잘것없는 데릴사위가 우리 같은 사람들 앞에서 뻐기는 거야?”“너 정말 네가 인물인 줄 알아?”“퍽!”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하기가 귀찮아서 뺨을 한대 후려 갈겼다. “아______”장발의 청년은 얼굴을 감싼채로 날아가 바닥에 쓰러지더니 피를 토했다. 이 장면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무도 하현이 이렇게 날뛰고 제멋대로 행동할 줄은 몰랐다! 하현의 행동은 너무 놀라워 눈 알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이은미의 면전에서 하현이 감히 사람을 때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이것은 많은 사람들 에서 이은미의 얼굴을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일부 연경에서 온 손님들은 연경 이가에서 이은미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은 직계 공주였다. 연경 같은 곳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달을 받들 듯, 수많은 사람들이 치켜세워 주는 높은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하현이 이런 공주 앞에서, 그녀의 면전에서 그녀의 사람을 때린 것이다!”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야모토조차 멍해졌다. 그녀는 하현이 대하 10대 가문의 체면을 봐서, 그리고 이 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침묵할 것이라고 줄곧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하현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누구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 미야모토는 심지어 오늘 여기 이은지는 말할 것도 없고, 연경 이가의 높으신 어르신이 왔다고 하더라도 하현 앞에서는 전혀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직감했었다. 모든 사람을 제압하는 10대 최고 가문 간판도 하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미야모토는 하현의 스타일에 충격을 받고 자기도 모르게
“퍽!”그 자리 한 가운데 소파에 앉아 있던 이은미는 갑자기 손에 있던 술잔을 바닥에 내리쳤다. 순간 바닥에는 술과 파편들이 가득했다. 이은미는 화가 났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높은 곳에서 하현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하씨, 너 너무 건방지다!”“너 정말 사리 분별을 못하는 구나!”“너 네가 뭘 했는지 알아?”“광기부리는 사람들은 많이 만나봤는데!”“그 사람들은 충분한 실력, 충분한 힘, 충분한 신분을 가지고 있었어!”“보잘것없는 데릴사위가 이렇게까지 광기를 부리다니, 정말 놀랍네!”“오늘 넌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이은미는 냉담한 기색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을 내뱉었다. 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 이 아가씨, 우리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무슨 비장의 카드가 있으면 내 놓고, 없으면 여기서 허세 부리지 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마!”“날 밟아 죽일 수 있다면 너도 대단한 셈이야.”“다만 경고 한 마디 해줘야 할 거 같네. 너 같이 가문의 세력을 믿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폐물들을 한 달에 얼마나 많이 밟아 죽여야 할지를 모르겠어.” “네 비장의 무기를 불러내 봐. 내가 한 번에 다 밟아 죽여 줄게!”“시간 낭비하지 마!”이은미 뒤에 누가 있든, 이가 어르신이 온다고 해도 그는 미야모토를 데리고 갈 것이 틀림없었다. 미야모토의 일련의 행동으로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자! 좋아!”이은미는 탄복하는 기색이었다. “하현, 나는 네가 뻐기는 데 아주 일가견이 있다고 인정해!”“연경 네 도련님도 별거 아니네!”“근데 아쉽게도 그 집안은 정말 능력이 있고, 너는 정말 그런 척을 할 뿐이라는 거야!”이은미는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뻐기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신분과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데릴사위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이은미가 보기에
암살 대사는 소위 인도 고승으로 듣기로 인도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가 수련한 것은 분명 인도의 요가였을 것이다. 지금 그는 그 자리에 아무렇게나 서 있었을 뿐이었지만 그에게서 더없이 맹렬한 기운이 퍼져 나와 주변 사람들을 압도해 작아지게 만들었다. 하현은 담담하게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이 인도 아삼이 고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고 담담한 눈빛으로 2층 자리를 쳐다보았다.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아래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재미있네. 하현은 지금 이 작은 개업식에 날뛰는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이 나타날지 조금 기대하고 있었다.이때 진주희는 차갑게 말했다. “아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지회장님 앞에서 떠들어대는 거야? 너……”“시끄러워!”암살 대사는 순간 안색이 변했다. 다음 순간, 그는 그 자리에서 기괴하게 몸을 비틀었고 손바닥을 휘두르더니 ‘퍽’ 소리를 내며 진주희의 얼굴을 때렸다. 상대의 움직임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손을 쓰는 자세가 아주 이상했다. 진주희는 무방비 상태에서 갑작스레 뺨을 한 대 얻어맞고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다만 그녀가 바닥에 쓰러진 순간 하현은 아무렇게나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러게 두드리면 진주희의 몸 안에 있던 괴이한 힘이 분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희는 가슴에서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지회장님, 부하들이 능력이 없습니다.”진주희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사과를 드렸다. 오늘 지회장님이 자신을 데리고 왔는데 자신이 인도 아삼에게 뺨을 맞다니, 이것은 지회장의 체면을 구긴 것이다. “좋아, 잘 치네!”“좀 배웠다고 우리 앞에서 제멋대로 날뛸 수 있을 거 같아!?”상류층 거물들은 전부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었고, 암살 대사의 행동에 갈채를 보냈다. 어쨌든 방금 하현 일행은 그들을 너무 심하게 제압했었다. 지금 누군가가 나서서 하현 일행의 얼굴을 때리자 모두 기분
하현은 말을 마치고 한 걸음을 내디디며 뺨을 날렸다. 손바닥이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암살 대사의 얼굴은 굳어졌고 그 기세에 너무 놀랐다. “허, 언제 데릴사위도 나에게 손을 댈 수 있게 된 거지? 생사를 모르는 구나!”암살 대사는 연신 비웃으며 하현이 자신에게 손을 대자 일종의 모욕감을 느꼈다. 데릴사위가 언제 무릎을 꿇고, 언제 기어올라야 하는 지를 모르고 감히 고귀하신 인도 사람에게 손을 대다니?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암살 대사는 비웃으며 똑같이 손바닥을 날렸다. 손바닥에는 기이한 힘이 담겨 있었다. 그는 하현의 손바닥을 막은 다음 그 김에 다시 하현을 땅바닥에 뒤집어 엎어 꽃이 왜 이렇게 붉은지를 알게 해주려고 했다! 다만 양측의 손바닥이 맞부딪히는 순간 암살 대사는 파괴적인 힘이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뭐지!?”그는 온통 공포에 질려 그의 방어막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듯했다. 그가 휘두른 손바닥은 하현의 손바닥에 맞아 바로 저지를 당했다. 그의 손바닥 안에 담긴 기이한 힘은 상대의 식은 죽 먹기와 같은 강력한 힘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현의 손바닥은 암살 대사의 한 수를 손쉽게 깨뜨렸고, 동시에 계속해서 강력하게 힘을 유지하며 암살 대사의 뺨을 내리쳤다. “퍽!”큰 소리와 함께 암살 대사는 온몸을 떨었고, 끙끙 소리를 내며 뒤쪽을 향해 날아갔다. ‘쾅’소리가 나더니 암살대사는 대리석을 갈아서 윤을 낸 로마 기둥에 던져졌고 로마기둥에는 사람 모양의 자국이 생겼다. 암살대사는 대리석 기둥에 붙어 천천히 땅으로 미끄러졌다. 장중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고 사방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상류층 거물들의 눈에 비할 데 없이 강한 인도 고승 암살 대사는 이때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코와 입에는 피가 흘렀고 온몸은 끊임없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하현을 무시하던 이름난 규수 집 따님들은 자기도 모르게 두 팔을 모아 죽은 듯이 입을 틀어막아 놀라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
우다금은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일어서더니 하현에게 달려왔다.“당신 여기 뭐 하러 왔어? 어?”“설마 당신 장모가 우릴 미행이라도 하라고 시켰어?”“떠도는 소문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 당신 처가는 이제 파산이야!”“그래서 우리를 따라다니며 어떻게든 우리 덕을 보려고 하는 거지!”우다금은 최희정 일가에 대한 미움이 최고조로 달한 것 같았다.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렇게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더니 이제 자기 딸이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으니까 사위를 대동해 뭐라도 덕을 보려고 치근덕거리다니!무슨 말도 안 되는 짓거리야!“썩 꺼져! 꺼지라고!”우다금은 먹이를 앞에 두고 다툼을 벌이는 사자처럼 포효했다.“어쨌든 형 씨 가문 그룹에서 너 같은 놈을 경비로 부를 일은 없어!”“형 씨 가문 그룹이 어떤 곳인지나 알아?”“제대로 된 졸업장이 없으면 발도 들이지 못할 그룹이야!”“모두가 우리 딸처럼 능력이 뛰어난 줄 알아?”하현은 무지막지하게 퍼붓는 우다금의 억지에는 대꾸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하현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우소희는 옆에서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한껏 떠올리며 말했다.“하 씨! 들었어?”“이곳은 당신 같은 데릴사위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빨리 꺼져! 안 꺼져?!”“어서 꺼지라고! 우리가 당신 같은 사람을 안다는 걸 무 팀장님이 알기라도 한다면 우리 품위가 완전히 떨어진다고!”말을 하면서 그녀는 하현을 밀치려고 했다.하현의 존재가 그녀들에게는 피나 빨아먹는 거머리처럼 보였던 것이다.이렇게 된다면 앞으로 그녀가 형 씨 가문 그룹에서 어떻게 잘생긴 갑부들을 낚을 수 있겠는가?하현이 한 발짝 물러서며 우소희의 손을 피했다.그녀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혐오스러워서였다.그는 소위 말하는 몰상식한 사람들과는 조금도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하현이 감히 자신의 손을 피하는 것을 보고 우소희는 자존심이 확 상했다.뭔가 모욕당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그녀는 프런트 데스크 직원
두 모녀를 본 하현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예정대로라면 우소희는 오늘 아침 일찍 출근 보고를 하러 올라갔을 텐데 왜 로비에 이렇게 있는 것인가?결국 하현은 우다금이 전화기에 대고 울먹거리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인사팀 팀장님 맞으시죠?”“안녕하세요. 저는 우소희 엄마, 우다금입니다.”“아, 맞아요. 맞아요. 바로 오늘 출근하려던 우소희예요! 좋은 연봉으로 입사하게 된 우소희요!”“사실은 어제 너무 기뻐서 온 가족이 축하하느라 우리 딸이 술을 너무 먹어서 오늘 알람 맞추는 걸 깜빡했지 뭐예요!”“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어쨌든 우리 소희는 인재잖아요! 그러니 좀 너그럽게 봐주시면 어떨까 해서요.”하현은 어이가 없었다.정말로 가지가지 하는 진상 모녀였다.어렵게 형 씨 가문 그룹에 취직을 시켜줬더니 지각을 해?그러고도 자신들이 아주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거야?“아, 그렇다고 너무 걱정은 마세요.”“우리 딸이 여기 입사하겠다고 했으니 다른 데 가지는 않을 거예요.”우다금은 여전히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가 여기 로비에 있는데 팀장님이 좀 내려와서 데려가 주면 안 될까요?”“아, 그리고 점심은 너무 오버할 필요없이 고위층 몇 명과 자리를 마련해서 인사시켜 주면 됩니다.”“참고로 우리 딸은 82년산 라피트만 마셔요. 피부가 상할까 봐 고급술만 마시죠.”“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말을 마친 우다금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전화를 끊은 뒤 우소희를 쳐다보았다.“걱정하지 마. 그렇다고 많이 늦은 것도 아니잖아?”“우리 딸 같은 출중한 인재를 모셔가는 형 씨 가문 그룹이 이 정도도 못 참으면 어쩌겠다는 거야?”“네가 이 회사에 오지 않는다면 형 씨 가문 그룹은 석 달도 안 되어서 문을 닫을 거야!”“아마 무 팀장이 곧 내려와서 우릴 맞이할 거야.”우다금의 말에 프런트 데스크의 예쁜 직원과 잘생긴 경비원은 서로 눈을 마주 보며 어이없다는 눈빛을 주고받았
한바탕 휘몰아치고 맞이한 밤은 모두에게 평온함을 쉽사리 가져다주지 못했다.최희정은 가끔 이를 악물었다가 화가 나서 헐떡거렸다가 도저히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일찌감치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난 뒤 옷을 갈아입고 간민효와 풍수관 일을 상의하기 위해 나서려고 했다.그런데 그가 대문을 나서자마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하현이 전화를 받자마자 형나운의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기꾼...”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또 맞고 싶어?”하현의 말속에 은근하게 퍼지는 매서운 기운을 감지한 형나운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했고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시간 좀 있어요?”하현은 무심하게 내뱉었다.“시간 없어. 가게를 보러 가야 해. 바빠.”“당신이 원하는 가게, 나한테 없을 것 같아요?”형나운은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계속 말을 이었다.“당신이 원하는 걸 말해 봐요. 내가 삼백 개는 더 보여줄 수 있어요.”“아니야. 필요없어. 내가 찾을 수 있어.”하현은 단칼에 거절했다.“무슨 일로 전화했어? 할 말 없으면 끊어.”“아, 정말 이럴 거예요? 당신이 어제 나한테 부탁한 일 다 처리해 줬는데 이제 와서 입 싹 닦을 거예요?”형나운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하현은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그냥 넘어갈 여자가 아니지.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형나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로 말했다.“나의 주인님, 지금 하녀를 도와줄 시간이 좀 있을까요?”“오늘 아침에 일어나 무술을 연마하는 데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요.”“지금은 머리도 아프지 않고 잠잠해졌지만 불안해서 이대로 있을 수가 없어요.”“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숨이 멎고 식물인간으로 살게 되면 어떻게 해요?”“그래서 이렇게 부탁하는 거예요. 주인님, 오늘 잠시 와서 나 좀 봐주면 안 돼요? 주인님이라면 날 구해 줄 수 있
”너희들은 기껏해야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이야. 형홍익 같은 사람이 봐줄 사람들이 아니라고!”“데릴사위 따위가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고? 그렇게 잘났다고?”“허풍을 떨어도 좀 그럴싸하게 해야지! 흥!”우다금은 이 일에 하현이 중간 역할을 했을 리가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다.“아니, 언니!”우다금이 펄쩍 뛰는 모습을 보고 최희정은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비록 그녀도 하현이 그런 능력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우다금의 말엔 참을 수가 없었다.“자네, 어서 자네가 도와줬다고 말해!”최희정은 우소희의 그 정도 능력으로는 SL그룹에도 못 들어올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어떻게 형 씨 가문 그룹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그래서 하현이 정말로 형홍익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특히 무성에서의 일을 떠올리자 최희정은 하현이 확실히 어떤 거물과 인연을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비록 죽일 듯이 하현을 싫어하는 최희정이지만 우다금이 뻔뻔스럽게 모든 일을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설은아의 난처한 표정을 본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모님...”“이, 이모라니?!”하현이 뭐라고 해명을 하기도 전에 우다금은 앞뒤 따져 보지도 않고 무지막지한 얼굴로 퍼부었다.“이모라니? 내가 어떻게 당신 이모야? 누가 당신 이모냐고?”“데릴사위 주제에 함부로 입 놀리지 마!”“그렇지 않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쓸데없는 말 하지 마!”“우리 소희가 형 씨 가문 그룹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나도 이제 너네들같이 속물 덩어리들과는 상대하지 않을 거야!”“아까는 온갖 이유를 대며 도와주지 않으려고 데릴사위 하나까지 핑계를 갖다 붙이더니 이제 와서 내 딸이 좋은 곳에 들어간다니까 어떻게든 생색내려는 거잖아?”“정말 이렇게 뻔뻔한 사람들은 처음 봐!”“내가 다시는 이 집에 발을 들이나 봐!”“우리 소희가 이제 탄탄대로를 걷게 되었다고 절
말을 하면서 우소희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였다.결국 형 씨 가문 그룹에서는 그녀의 체면을 세워 주며 높은 급여를 제시한 것이다.이만큼의 연봉을 받는다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우다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소희야. 정말 형 씨 가문 그룹이래? 잘못 들은 거 아니지?”“맞아, 똑똑히 들었어. 인사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틀림없이 그 목소리가 맞아.”우소희는 만면에 자랑스러운 미소를 띠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형 씨 가문이 정말 눈치 하난 빠르네.”이 광경을 보고 설은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과 형 씨 가문의 관계가 이렇게 공고하고 깊은 줄은 몰랐다.전화 한 통으로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해결하다니!설마 간민효 때문은 아니겠지?그녀는 방금 하현이 전화할 때 건너편에서 여자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은 것 같았다.금정에서 형 씨 가문을 이렇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하현은 질투의 그림자가 설은아의 얼굴에 드리워진 것을 눈치채고 쓴웃음을 지었다.그렇다고 형나운에게 전화했다고 털어놓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자신이 또 다른 여자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안다면 질투의 화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 할지도 모른다!하현과 설은아가 서로 무언의 묘한 눈빛을 주고받는 동안 우다금은 이미 자신의 딸의 운명을 점찍었다.“잘됐어! 정말 잘됐어! 형 씨 가문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어!”“하늘이 도왔어!”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기회로 삼아 그녀는 친척들 사이에서 한껏 콧대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언니! 하늘이 도운 게 아니야!”최희정이 어떻게 자신의 체면이 구겨지는 일을 참을 수가 있겠는가?“하현이 언니를 도와준 거야!”이 말을 듣고 하현은 깜짝 놀랐다.최희정의 승부욕이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다.“하현? 그 데릴사위가?”최희정의 말을 들은 우다금은 곁눈으로 하현을 흘겨보면서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귀가
최희정은 하현이 어디서 이 명함을 구했는지는 모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맞아. 정말로 형홍익 명함인데?”우다금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오히려 화를 버럭 내었다.“아휴! 잘난 데릴사위가 형홍익의 명함을 얻었으니 이제는 금정 최고 거물의 명함도 받을 수 있겠군그래!”“설 씨 집안도 대구 정 씨 가문과 연락이 닿아 아홉 번째 집안이 되어 꽤나 번성하고 발전했을 텐데 왜 이렇게 변한 거야?”“도와주고 싶지 않으면 그냥 말로 하면 되지 생색은 한껏 내면서 이런 핑계나 대고 있으니 원!”“정말 실망이야!”“이렇게 우릴 무시할 거면 확실히 말할 것이지! 앞으로 내가 절대 이 집안에 얼씬을 하나 봐! 절대 안 올 거야!’우다금은 노점에서 사 온 선물 꾸러미를 떠올리자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이 쓴 돈을 만회하기 위해 거실에 있는 찻주전자라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우다금의 말에 최희정과 설재석은 어이가 없어서 몸을 부르르 떨었고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설은아는 이 광경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하현의 손을 잡아끌었다.“하현, 당신이 좀 도와줘. 그렇지 않으면 우리 부모님이 정말...”이쯤 되니 설은아도 자신의 행동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었다.하현과 최희정은 원래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그런 하현이 최희정을 위해 나서서 우 씨 고모를 도와주려 하겠는가?설은아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듣고 하현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런 사소한 일로 형홍익 어르신을 귀찮게 할 필요도 없어. 내 하녀한테... 그러니까 내 친구한테 말 한마디만 꺼내면 돼.”말을 마치며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우소희의 취업 문제를 도와달라고 했다.그는 1분도 되지 않아 전화를 끊었고 우다금 모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잘 해결되었습니다.”“거짓말하지 마!”“어디서 계속 장난질이야!”“데릴사위인 주제에 금정 최고 책임자라도 되는 양 허
”허! 제부! 시도도 안 해 보고 노력도 안 했는데 당신들은 처음부터 안 된다고 못 박고 있잖아요!”“그게 도와주겠다는 사람 태도예요?”우다금은 냉소적인 얼굴로 쏘아붙였다.“당신들이 우릴 친척이라고 생각했으면 어떻게 우리 소희를 도와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제부, 난 관청에서 일하는 사람이에요!”“내가 자존심도 다 버리고 도와달라고 이렇게 애원하는데 사람을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드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정말 너무 뻔뻔들 하네!”최희정은 자신보다 더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안이 벙벙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정신을 다잡고 이를 갈며 말했다.“지금 뭐라는 거야? 우리한테 도와달라고 찾아온 언니를 내가 영광으로 생각하며 대했어야 한다는 거야?”“엄마, 아빠...”설은아는 또 말다툼이 시작되려 하자 걱정스러운 듯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자신도 모르게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하현, 혹시 이모 도와줄 수 있겠어?”설은아는 하현이 금정은행에서 형홍익의 개인 명함을 내놓은 것이 문득 떠올랐다.그렇다면 하현과 형홍익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얘기였다.그래서 하현이 방금 그런 말을 꺼낸 것이었다는 걸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허풍이 아니라 정말로 도와줄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눈앞의 난처한 상황을 보고 설은아는 어쩔 수 없이 하현에게 입을 열었다.“하현, 정말 도와줄 수 있어?”설은아의 말에 우다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은아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면 안 되겠니?”“네 전 남편이 얼뜨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어?”“도와주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말하면 되지!”“능력이 없다는 둥 변명만 늘어놓더니 이제는 얼뜨기를 내세워 나한테 헛바람이라도 넣으려고 그래?”“놀리는 거야? 놀리니까 재미있어?”“우린 바보가 아니야!”말을 마치며 우다금은 화가 나서 숨을 헐떡거리며 눈을 부라렸다.그녀는 설은아가 자신을 속이기 위해 이런
”제부, 희정아, 은아야. 이 일은 아무래도 너네들이 해결해 줬으면 좋겠어!”“어쨌든 너네들은 매일 친구 모임에도 다니면서 여러 거물들과 친분도 있고 인맥도 많을 거 아냐?”“너네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 같은 과부와 내 딸은 어떻게 살아?”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던 최희정의 식구들은 신세한탄과도 같은 말을 내뱉는 우다금을 보고 더욱 어찌할 바를 몰랐다.“너네들, 우리 소희가 일자리도 없이 집에서 폐인이 되어 가는 걸 차마 볼 수 있겠어?”“양심에 찔리지 않겠냐고?”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우소희는 핸드폰 배터리가 얼마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손을 놓은 뒤 못마땅한 듯 코웃음을 쳤다.“엄마, 희정이 이모나 이모부가 별로 능력이 없는 것 같아.”“이 사람들은 이제 돈이 많아서 우리 같은 가난한 친척들은 아예 상대하지 않으려고 하나 봐!”“돈푼깨나 좀 있다고 잘난 줄 알아?”“능력 있다고 자랑이나 하지 말던가!”하현은 우소희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머리가 텅텅 빈 데다 당돌하기까지 했다.이 말을 듣고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모, 우리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은 금정에서 확실한 인맥이 없어요.”“게다가 형 씨 가문 그룹은 금정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로 미술품과 골동품을 취급하는 굴지의 그룹이에요.”“매년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수천 명이 넘어요.”“그중에는 배경도 대단하고 능력도 뛰어난 사람도 널렸고요.”“그런데 형 씨 가문이 우리가 뭐라고 우리 요구를 들어주겠어요?”“형 씨 가문 고위층과 아는 사이긴 하지만 취업 청탁을 할 만한 위치는 아니에요. 그럴 능력도 없고요.”“물론 우리도 최선을 다해 볼 거예요!”설은아는 냉정하게 말했다.그녀의 성격은 최희정과는 완전히 달랐다.겉으로 매정한 말을 못 한 채 질질 끌려가지 않았다.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고 실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지금 이렇게 말한 것도 한편
”나도 형 씨 가문 그룹에 들어가는 게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굽신거리며 여기 온 거잖아요!”우다금은 맡겨둔 물건을 찾으러 온 것처럼 아주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희정아, 긴말하지 않겠어.”“너네 아홉 번째 집안은 곧 파산하겠지만 속담에도 그런 말이 있잖아? 부자가 망해도 3대는 먹고산다고.”“은아가 우리를 형 씨 가문에 다리를 좀 놔주면 되지! 잠시 인사한다고 안면을 트고 물 한 모금 마시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우다금은 아주 노골적으로 의도를 드러내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물론 너네가 혹시라도 그쪽에 신세지는 게 두려워서 우릴 도와주지 않겠다고 한다면...”“솔직하게 말해!”“난 그럼 친척들한테 가서 그대로 전할 테니까!”최희정과 설재석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할 말을 잃었다.특히 최희정은 더욱 눈알이 휘둥그레졌다.재물을 탐하는 것 외에 그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체면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가방 하나를 사도 SNS에 올려 자랑하는 사람이었다.그런데 만약 자신이 우다금을 도와주지 않은 일이 사람들한테 알려진다면 앞으로 그녀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하지만 이 일은 어떤 방법으로도 도와줄 수가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능력 밖의 일이라는 말이다.금정처럼 오래된 도시에 토박이들이 깊이 뿌리를 내린 곳의 은둔가 형 씨 가문은 금정 간 씨 가문이나 김 씨 가문과도 비견될 만한 존재였다.대구 정 씨 가문도 확실히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이긴 했지만 문제는 설은아가 아홉 번째 집안이고 그것도 파산 직전 상태라는 것이다.이 상황에서 그녀가 형 씨 가문과 조금 친분이 있다고 해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형 씨 가문 그룹에서 이 정도 알량한 친분 때문에 체면을 봐주며 뒷거래를 하겠는가?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하다는 건 알지만 체면 때문에 최희정은 천천히 설은아의 얼굴에 시선을 돌렸다.최희정은 설은아가 먼저 이 일을 승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