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네가 무슨 책임을 진다는 거야?”우미상은 비웃었다. “너희 대하인들 정말 재미있네. 병에 걸렸는데 제대로 치료를 하지도 않고 사기꾼을 찾아다가 고치려고 하다니!”“너 절대 부적 몇 장 그려놓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마!”“웃기네!”하현은 우미상을 차갑게 한 번 쳐다보고 나서 중얼거리더니 잠시 후에야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 어르신, 민지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상태로 지냈는지 궁금하네요.”장세경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 “반년쯤 됐을 거야.”“그럼 민지가 이렇게 되기 전에 무덤이나 황량한 마을, 오래된 집 같은 음산한 곳에 가 본적이 있나요……?” 하현은 깊이 생각하며 말했다. 장세경은 생각하다가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응. 발병하기 며칠 전에 민지를 데리고 장가 조상님 제사에 데리고 갔었어.”장세경은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리 노중 장씨 가문은 수백 년 동안 번영을 이뤄왔지만 그 해 전란 때 노중 장가의 사당을 대구 법조계로 옮겨 전란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어.”“나중에 우리 장가네는 사당이 뺏기지 않도록 하인 두 명을 보내 지키게 했을 뿐이야.” “전에 내가 민지를 데리고 대구에 갔을 때 중양절을 맞아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러 갔었어.”“근데 생각지도 못하게 며칠 뒤에……”하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제가 사당에 가서 한 번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장세경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친구, 설마 민지가 정말 귀신에 들린 건 아니겠지? 게다가 사당과 관련이 있는 걸까?”하현이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우미상이 비웃으며 말했다. “가소롭네. 정말 가소로워!”“장 선생님, 정말 이렇게 수작을 부리는 사기꾼을 믿으시는 건 아니죠?”“소아 치매가 사당과 무슨 관련이 있어요?”“무슨 웃기는 소리야!”“썩 꺼져!”“너 같은 사람은 병원 같은 신성한 곳에 나타날 자격이 없어!”“꺼져. 그렇지 않으면 관청에 신고해서 잡아가라고 할 거
하현은 싸늘한 기색으로 우미상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의사는 부모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지금 민지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나빠질 뿐이에요.”“이치대로 따져보면 내가 아무리 사기꾼이라고 해도 민지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면 나 보고 한 번 해보라고 하는 게 뭐 어때서요?”“만에 하나라도 내가 민지를 살리면 당신한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우미상은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곧 억지로 정상적인 표정을 회복하고는 장세경을 응시하며 말했다. “장 어르신, 저는 계속해서 민지의 주치의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민지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민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바로 몸과 마음에 안정을 취하는 거예요!”“제가 직접 섬나라에 가서 스승님을 빨리 모시고 와서 민지를 치료해 드리겠습니다!”“지금 엉뚱한 사람에게 손을 쓰게 했다간 병만 악화될 거예요!”“만약 병세가 더 나빠지면 제 스승님이 오신다고 해도 반드시 구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요!”“그러니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장 어르신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서 민지의 상태를 안정시키도록 하겠습니다!”“하지만 만약 아무 사람이나 함부로 손을 대도록 내버려두신다면 제가 심혈을 기울였던 것들이 다 헛수고가 될 거예요!” “오늘 이후로 무슨 일이 생겨도 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이 말을 하면서 우미상은 경고의 분위기를 풍기며 반드시 얻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민지를 잡아서 노중 장씨 집안에서 많은 이익들을 이미 손에 넣은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는 절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우미상을 쳐다보면서 갑자기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은 어쨌든 섬나라 교토 의대를 졸업하셨잖아요. 그럼 황실 궁의 어의겠네요?”우미상은 뒷짐을 지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맞아, 내 신분을 알고 있다면 내 스승님이 누구신지도 짐작할 수 있겠네!”“섬나라 의성, 야마
“아니면 당신 정체가 탄로날까 봐 무서워서 당당한 척하면서 사실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니에요?”슬기는 하하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장세경은 이때 순간 안색이 싸늘해졌다. 그는 용옥 사람으로서 해외 세력과 자주 접촉하며 교제하지는 않았고 국내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관건은 섬나라 일에 대해서는 그가 알고 있는 것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미상의 행동은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하현은 뒷짐을 지고 담담하게 말했다. “음양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등에 하늘과 땅의 음양을 상징하는 해와 달 문양을 새긴다고 들었어. 당신들 섬나라 음양사 혈통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고.”“당신이 음양술을 한 게 아니라면 옷을 벗어서 보여주는 건 어때?”“사람을 괴롭혀도 너무 심하게 괴롭히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건 모독이야!”우미상은 하현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리고 난 후 그는 화가 나서 장세경을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 어르신, 저는 노중 장씨 집안을 존중해서 이렇게 전심전력을 다해 민지를 진찰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 사기꾼이 이렇게 저를 모욕하고 있는데 한 마디 말씀도 없으시네요. 아주 실망스럽네요!”“이런 가문이라면 제가 섬기지 않아도 그만이겠어요!”“다른 훌륭한 사람을 모시는 게 낫겠어요!”말을 마치고 우미상은 노기등등하게 문을 박차고 나갔다. 부끄러운 나머지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문을 나서는 순간 그의 얼굴에는 원망과 공포가 복잡하게 뒤섞였다. “퍽______”우미상이 막 몇 걸음 발을 떼지 못했을 때 등치가 우람한 사람이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나더니 그를 발로 걷어찼고 그를 병실로 돌려보냈다. 장세경은 뒷짐을 짊어진 채 마치 방금 손을 댄 사람이 그가 아닌 듯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보고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내 코 앞에서 나가는 거야?”동시에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여덟 명의 남자가 문밖에서부터 들어왔고 차가운 시선으로 우미상을
우미상의 속도는 빨랐지만 장세경의 속도는 더 빨랐다. 그는 손가락을 튕겨 휙휙 바람을 가르더니 두 종이 인간을 허공에서 찢어 버렸다. 동시에 그는 한 발을 내디디며 주먹을 날렸다. “풉______”속도를 높여 뒤로 물러간 우미상은 장세경의 주먹에 그대로 바닥에 내던져졌다. 온몸이 부서지는 순간 ‘왝’하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바닥 위의 새하얀 치아 중 칠흑같이 검은 치아 하나는 진짜 독니가 틀림없었다. 이 치아가 없으면 우미경은 자살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것도 모자라 장세경은 우미상의 사지를 발로 걷어 찼다. ‘털컥’하는 소리가 들렸고 곧 우미상은 사지가 부러져 발버둥 치지도 못하고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곳에 있던 또 다른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라 온몸을 떨었다. 장세경은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손을 쓸 때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다. 불과 2, 3초 만에 강력해 보였던 우미상이 이런 결말을 맺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난 후 장세경은 발로 걷어차 우미상의 등쪽을 보았다. 역시 해와 달의 문신이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어 보냈고 잠시 후 상대방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세경은 전화를 받고 난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용전에서 들은 바로 이 문신은 섬나라 음양술이 확실해.”“너는 섬나라 기미카도 혈통이 확실해. 내 말이 틀렸어?”“너는 대하인의 후손이면서 섬나라에 가서 몇 년 동안 의술과 음양술을 조금 배웠다고 기꺼이 섬나라의 앞잡이가 된 거야? 이럴 줄은 생각도 못했네.”“얘들아, 우미상을 용전으로 보내서 용전 사람들에게 이놈이 뭘 하려고 했는지 심문해 보라고 해.” 곧 두 명의 부하가 우미상을 직접 데리고 갔다. 우미상은 절망적인 얼굴이었다. 이때 그는 자살조차 할 수가 없었다. 대하 용전을 생각하니 그의 마음 속에는 절망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용전과 용옥, 용문, 용위는 모두 다르다. 용전의 존재 목적은 대하를 대신해 해외
슬기는 이상한 기색으로 하현을 한번 쳐다보고 나서야 웃으며 말했다. “섬나라 사람들이 나쁜 마음을 품는 것도 정상이에요.”“어쨌든 대장님이 나서서 그들이 거의 박살이 났으니까요.” “대장님이 다시 인재를 몇 명 더 키우면 섬나라 천황은 편히 잠을 못 잘 수도 있어요!”“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하에 문제를 일으키러 사람들을 보내는 것도 합리적인 생각이죠.”장세경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장가는 항상 섬나라 사람들과 비밀리에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라와 나라 사이의 일은 보잘것없는 장씨 가문이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어떤 세력과 가문은 이익 때문에 일찌감치 입지를 잃었어.”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당시의 그 전투를 끊임없이 미화하고 대장 얼굴에 먹칠을 했어. 대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파괴한다고 비난했어.”“지금 섬나라와 미국 등 강대국들과 친하게 지내온 건 정을 나누고 서로 돕기 위해서야.”“만에 하나라도 언젠가 충돌이 일어난다면 소위 우방들은 대하의 편에 서지 않을 거야.”“대하가 부상한 것 자체가 이미 그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니까.”“그 소위 우방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건 대하전란이 끊이지 않는 거고, 마음대로 마구 짓밟을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는 거야.”“하지만 안타깝게도 시대가 변했어. 대하에는 대장이 있고, 백만 영웅들이 있고, 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어. 어찌 보잘것없는 섬나라 몇 사람이 주인 노릇을 할 수 있겠어?”장세경은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현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고위층 사람들이 다 장세경과 같았다면 당시 그도 은퇴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대하에서 모든 섬나라 세력과 섬나라 사람들을 직접 추방할 수는 없어.”“그래서 섬나라 사람들과 다른 해외 세력들이 우리 대하에서 문제를 일으킬 기회를 가지게 될 수밖에 없지.”
장세경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친구는 역시 인물이네. 이렇게 하지. 이 늙은이는 자네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가 없어.”“하지만 자네가 원한다면 나는 자네를 용옥에 취임하도록 추천해줄 수 있어. 우리 대구 지부에 마침 자리 하나가 있는데 자네가 괜찮다면……”장세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슬기는 웃으며 하현을 한 번 쳐다보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 어르신이 모르시는 게 있어요.”“하현씨는 용문 대구 지회장님이세요. 용옥에 들어갈 수 없을 거예요……”“용문 대구 지회장?!”장세경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늙은이가 예전에 용문주가 용문 대구 지회를 통솔할 젊은 인재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긴 했었는데 자네일 줄은 몰랐네!”“게다가 늙은이가 한번 손을 대니 지회장 자리를 얻었네.”“작아. 늙은이는 판이 작아!”“하지만 친구, 용문 대구 지회장 자리는 쉽지 않을 거야.”“섬나라 신당류는 대구에서 계속 말썽을 일으키고 있고 게다가 한층 실력을 더 키우고 있어.”“그들은 무술 교류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서 대하 쪽에서도 공개적으로는 거절하기 어려우니 조심해야 해.”“신당류 그 종주는 간단한 인물이 아니야. 내가 이쪽에서 소식을 들었는데 머지않아 대구에 올 거야.”“아마 자네를 겨냥해서 올 거야.”“조심해서 대처해야 해!”하현은 마음이 움직였다. 요 며칠 동안 신당류는 자신의 손에서 연달아 손해를 입었고 방현진조차도 자기 때문에 여러 번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신당류는 요 며칠 동안 별 다른 큰 움직임이 없었다. 하현은 그들이 한동안 잠잠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큰 움직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먼저 손을 써서 대구에 있는 신당류 일부 세력들을 한 번 씻어내고, 다른 건 나중에 다시 말해야 할 것 같다. 신당류 종주가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전부 짐을 짊어져야 할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
장세경은 살짝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이건 아버지의 명패야.” 하현이 말했다. “부수세요.”장세경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 뒤에 따라오던 장가 경호원들도 하나같이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장세경의 면전에서 그의 아버지의 명패를 부수라니, 이런 일은 하현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장세경은 명패를 움켜쥐더니 복잡한 얼굴로 명패를 땅에 내리쳤다. “털컥______”장세경의 힘이면 일순간에 명패를 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명패는 철기 같은 소리를 내며 사당 구석으로 굴러갔다. 동시에 짙은 검은 연기가 명패에서 빠져 나왔고, 사람들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현은 앞으로 나가더니 재빨리 사합원 천장으로 명패를 걷어찼다. 햇빛이 내리쬐자 명패에서 검은 연기가 점점 더 많아 피어 올랐다. 마침내 귀신 얼굴 모양이 나타나 공중에서 사나운 미소를 짓더니 마침내 햇빛에 사라졌다. 하현이 재빨리 명패를 집어 장민지의 이마에 붙이자, 순간 명패 사이로 한 줄기 하얀 빛이 장민지의 미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동시에 명패도 가루로 변하더니 바닥에 흩어졌다. 그리고는 땅 위에 검은 종이 사람이 천천히 타오르다 사라져 버렸다. “개자식!”장세경은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났다. “이 섬나라 놈들, 전부 죽여 버리겠어.”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장 어르신, 그렇게 극단적일 필요 없어요. 보통 섬나라 국민들이 어디 이런 생각을 하겠어요?”“전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거죠.”“이번 일은 제가 어르신을 대신해서 해명을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제 일을 처리하는 김에 같이 하면 되니까요……” ……해질녘, 미야모토가 머물고 있는 섬 별장 안. 미야모토는 자기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은백색의 거울을 보며 안색이 더없이 안 좋아졌다. 거울에 금이 간 것은 장세경에 대한 섬나라 계획이 실패했다는 뜻이었다. “조사해! 확실하게 조사해!”
이튿날 정오, 하현은 차를 몰고 대구 국제공항 귀빈 통로 입구로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 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도 여전히 자신이 기대하던 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현은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핸드폰을 꺼내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죄송합니다. 핸드폰이 꺼져있습니다. 다시 걸어주십시오.”하현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설은아는 항상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12시에 온다고 했으니 절대 늦지 않을 것이다. 곧 하현은 로비로 가서 설은아가 탄 항공편을 알아보았고, 그 비행기는 한 시간 정도 전에 이미 도착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현은 매우 놀랐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난 후 또 설유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설유아는 전화가 울리자 최대한 빨리 전화를 끊고 주소 하나를 보냈다. 대구회. 하현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대구회, 그곳은 보통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설유아도 그런 곳에는 거의 가지 않았는데, 지금 그녀가 이곳의 주소를 보내왔다……곧이어 하현은 엑셀을 밟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30분 후 하현은 대구회 입구에 차를 세웠고, 뒷짐을 진 채 계단을 올라갔다. 3층에 도착 했을 때, 그는 로비에서 낯익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최희정, 설재석, 설은아, 설유아였다. 이들 외에도 등장해서는 안 될 인물 두 명 더 있었다. 육혜경과 방현진……육혜경은 이때 비위를 맞추는 얼굴이었다. 방현진은 옆에서 담담한 기색에 눈동자는 반짝거리고 있었다. 희정과 재석은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오직 설은아와 설유아 두 사람만 얼음장 같이 차가운 얼굴이었다. 하현은 살짝 멍해졌다. 그는 육혜경이 희정을 대신해서 설은아와 방현진을 선보게 할 거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그는 희정이 이렇게 잠시도 머뭇거림 없이 진행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은아의 핸드폰도 끄게 하고, 비행기가 착륙하는 즉시 이렇게 식사자리를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