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인터넷 스타들은 비아냥거리는 얼굴이었다. 이전에 이슬기가 있었을 때 그들은 이슬기의 체면을 세워줘야 해서 다소 거리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슬기가 자리에 없으니 이 촌놈의 체면을 세워 줄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그래서 하현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더욱 거리낌이 없었다. 주시현은 지금 이 촌놈에 대한 혐오감으로 가득 차 그를 빨리 남원으로 돌려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변승욱은 벌써 뒷짐을 지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 시현 아가씨, 어릿광대와 그렇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할 필요 없어요.”“생일 잔치가 곧 시작될 테니 갑시다.”변승욱의 말을 듣고 주시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차가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현, 너 다시는 우리 따라 오지 마!”“그렇지 않으면 너를 문 밖으로 쓸어내 버릴 거야. 망신당할 사람은 너야.”말을 마친 후 그들은 뒤에 있는 하현은 무시하고 하나같이 가슴을 펴고 고개를 쳐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심가 댁 마당 양쪽 도로 가에 가득 찬 고급차들을 보고 주시현과 사람들은 자부심을 느꼈다. “오늘 밤 심가에 얼마나 많은 상류층 거물들이 초대를 받았는지 모르겠네. 근처 주차장이 꽉 차다니!”“듣기로 최소 천 명은 될 거야. 이 사람들은 전부 부자 아니면 귀인들이야!”“심가성 어르신이 이남 갑부잖아! 그는 우리 대하사람들뿐 아니라 외국 귀빈들까지도 초대했어!”“듣기로 대구 무적의 청허 도장님도 오실 수 있대!”“용문 대구 지회의 왕 부회장도 온다던데!”“그들뿐만이 아니야. 내가 듣기로는 연회에 참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대구 1인자 임복원 선생님하고 그의 수양 딸 임정민도 온다고 들었어!”“방현진 도련님도 나타날지 모르겠네!”“심재욱 세자는 틀림없이 올 거야!”“대구 여섯 세자의 또 다른 몇 분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네……”한 무리의 인터넷 스타들은 길가의 고급차들을 보며 수군거렸다. 이런 거물들을 만날 수
“푸흡______”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하현은 이 말을 듣고 참을 수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변승욱은 다른 능력은 없어도 뻐기는 재주는 대하에서 절대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자신조차 속일 만큼 이렇게 입신할 정도로 뻐길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듣고 주시현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하현이 뻔뻔하게 자기 무리들을 따라오는 것을 보고 순간 벌컥 화를 냈다. “하씨, 너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내가 이미 여러 번 경고했지!”“따라오지 말라고!”“이번에는 너를 데리고 들어가지 않을 거야!”“어쩜 이렇게 염치가 없어?”“들어가서 밥 한끼 못 먹는다고 죽지 않아!”“내가 경고하는 데 우리 아빠한테 전화해도 소용없어!”“입구에서 경비원한테 너 모른다고 할 거야. 망신당하는 건 네 일이야!”주시현은 하현의 존재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의분을 표했다. 다른 인터넷 스타들도 모두 놀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비웃으며 말했다. “하씨, 우리 상류층 사람들이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웃긴 뭘 웃어?”“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기나 해? 웃기는?”“너 이따가 웃다가 옆구리 결릴까 무섭지 않아? 여기서 죽으면 아무도 널 신경 쓰지 않을 거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난 너희들 따라가는 거 아니야. 그냥 들어가려는 것뿐이야.”“너희들이 할 말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비켜. 좋은 개는 길을 막지 않는 법이야!”“너희들끼리 알아서 천천히 수다 떨어!”하현의 이런 하늘을 찌를 듯한 모습을 보고 담담한 기색의 변승욱은 미간에 분노의 빛이 번뜩였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문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좋아. 너 먼저 가!”“너 초대장 있다고 하지 않았어?”“네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지금 한 번 볼게!”“네가 우리 뒤를 따라 오지 않고 어떻게 굴러 들어갈 수 있는지 보자!”말을 하면서 변승욱은 주시현과 사람들을 끌고 옆으
하현도 군말 없이 경비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당으로 들어갔다. 주시현과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때 한바탕 놀려 주려고 했던 것을 거두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순간 얼굴색이 새카맣게 변했고 죽을 만큼 견딜 수가 없었다. 유독 변승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죽일 놈, 감히 내 이름을 대고 들어가다니!”“분명 그랬을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그 경비원들이 초대장조차 검사를 하지 않을 수가 있었겠어!?”“빌어먹을!”이때 변승욱은 극도로 화가 났다. “이 개자식, 다른 능력은 없어도 다른 사람의 권세를 빌어서 위세 부리는 능력은 정말 타고났네!”“근데 오늘이 어떤 자리인지 보지도 않다니. 이번엔 정말 화가 나네.”변승욱이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주시현과 사람들은 하현이 이렇게 존중을 받은 건 틀림없이 변승욱의 위세를 빌려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시현은 이때 예쁘장한 얼굴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돼요. 하현 이 놈은 뻔뻔하고 낯가죽이 없는데다 일의 경중을 몰라요!”“우리는 반드시 그를 쫓아내야 해요!”“그렇지 않았다가 하현이 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면 변 도련님의 체면이 깎이게 될 거예요!”주시현이 걱정하는 말을 듣고 그 인터넷 스타들은 모두 공감하는 얼굴이었다. 그 동안 하현과 접촉한 경험으로 볼 때 이 녀석은 다른 능력은 없어도 말썽을 일으키는 능력은 정말 놀라웠다. “자, 우리도 들어가자. 하현이 말썽을 일으키기 전에 들어 가야지.”변승욱은 이때 냉정을 되찾았다. 뒷짐을 진 채 주시현과 사람들을 데리고 심가네로 들어가려고 했다. 방금 하현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경비원이 이 사람들을 보더니 순간 손을 뻗어 길을 막아 섰다. “귀빈 여러분, 초대장을 보여주시죠!”“오늘 생일 잔치는 관계자가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변승욱은 이 상황을 마주하고 순간 대노했다. “개자식! 나도 몰라봐!?”“나 변승욱을 모르
경비원들이 깍듯하게 대하자 주시현과 사람들은 정말 상류층의 부잣집 따님들이 된 것 같았다. 이런 태도에 주시현과 인터넷 스타들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고 그들은 돌아서서 변승욱을 쳐다보며 놀라워하는 기색이었다. 그들은 변승욱이 신분이 이렇게 높을 뿐만 아니라 간단히 말 한마디였을 뿐이었는데 그들이 이렇게 최상의 대우를 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신분이라면 무슨 연경의 네 도련님, 대구 여섯 세자, 용문 대구 지회장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주시현의 추측에 따르면 변승욱의 체면으로 볼 때 대하의 젊은이들 중에서는 전설의 대장만이 이런 면모를 가질 수 있었다! 이때 주시현은 흠모하는 기색으로 말했다. “변 도련님, 제가 도련님의 신분과 지위를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 같아요!”방금 왔을 때 그녀는 마음 속으로 조금 걱정을 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변승욱의 간판이 소용이 없다면 그들은 풀이 죽은 얼굴로 떠나야 했다. 그런데 변승욱의 체면이 이 정도까지 설 줄이야. 요금 주시현은 변승욱의 전설적인 모습을 많이 경험했다. 벨라루스에서 청허 도관까지, 경찰서에서 심가까지, 누가 감히 변승욱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전설급 거물들도 하나같이 변승욱 앞에서는 공손하게 대해야 했다. 포악하고 고집 센 섬나라 사람, 신당류 대구 제 1검도 무릎을 꿇었다!이런 일들은 변승욱의 체면과 지위가 강력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변승욱 앞에서는 무슨 일이든 체면 하나로 모든 일을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만약 이런 남자와 결혼한다면 앞으로 대구에서 자신의 지위가 얼마나 높아지겠는가!?이 생각에 미치자 주시현은 마침내 부잣집 오빠를 내려놓기로 결심을 했다. 그녀는 왼손으로 변승욱의 팔짱을 낀 채 연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변 도련님, 시간이 늦었어요. 얼른 가요.”주시현은 걸으면서 뻐기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하현을 떠올리며 입가에 경멸하는 미소를 띠었다. 전에 아버지가 자신을
“뭐요!? 그게 사실이에요!?”주시현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이것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가십거리였다!이남 갑부 심가성이 며칠 못 살 거라고?오늘 밤 이 폭발적인 소식을 전할 수 있다면 자신이 진정한 부잣집 따님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기도 순간적으로 폭발하지 않을까?변승욱은 신비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건 극비예요. 잘 듣기만 하고 함부로 누설해서는 안돼요.”“제가 듣기로 심가성은 20년 전 소루 킬러에게 미움을 샀대요. 이 조직을 없애려고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들었어요.”“근데 이 조직은 간단하지가 않았어요. 결국 없어지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인물이 탈출을 했어요!”“그 사람이 20년간 와신상담한 끝에 마침내 돌아왔어요!”“심가는 상대방의 적수가 될 수 없는데다 지금 위태롭기까지 해요.”“그래서 제 추측으로는 이번 생일 잔치 이후로 심가성은 완전히 물러날 거고 심재욱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될 거예요.”“심가성이 권력을 양도하는 마지막 날 심재욱은 위험한 고비에 목숨을 바쳐 전반적인 정세를 주관하고, 그의 체면을 봐서 풍성한 생일 잔치를 하는 것뿐이에요!”“그래서 오늘 이 생일 잔치의 진정한 거물은 심재욱이에요!”“우리가 봐야 할 건 사실 잔치 같은 그런 간단한 게 아니에요. 10대 최고 가문의 권력 이양식이에요!”변승욱은 진작부터 내막을 알고 있었다는 듯 예측할 수 없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이 말을 듣고 주시현과 사람들은 놀라며 감탄하는 기색이었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심재욱은 대구 여섯 세자 중의 한 명이잖아요!”“생일 잔치에서 권력 승계를 마치면 앞으로 정식적으로 상석에 앉게 되겠네요!”주시현은 여기까지 말하고 자신이 만약 심 세자를 알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아마 심 부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곁에 있는 변승욱도 신분과 지위가 있었다!만약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 주시현이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는 사람을 좀 짜증나게 했다. 주건국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더라면 하현은 지금 벌써 뺨을 날렸을 것이다. 하지만 주건국이 자신에게 잘 대해줬다는 생각에 하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시현, 무슨 일이야?”“난 널 건드리지 않은 거 같은데?”주시현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때 손가락으로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씨, 너 변 도련님 이름 대고 들어왔잖아. 난 원래 너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지 않았어!”“근데 너 어쩜 이렇게 뻔뻔하게 굴 수가 있어?”“너 네가 정말 상류층의 거물이라도 되는 줄 알아?”“여기서 이렇게 마구 먹어대다니, 너 무슨 굶어 죽은 귀신이 환생이라도 한 거야?”“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너 당장 여기서 나가, 변 도련님 체면 구기지 말고!”지금 주시현은 정말 철이 안든 모습을 경멸하는 표정이었다. 몇몇 인터넷 스타들도 하현에게 화를 냈다. “썩 꺼져!”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끓인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또 휴지로 손가락을 닦고 난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나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너희들은 아직 그럴 자격이 없어.”이 말을 듣고 주시현과 사람들은 살짝 어리둥절해졌다. 그 말도 틀리지 않았다. 하현과 그들은 일가친척도 아니고 오랜 친구도 아니었다. 그들을 위해 일을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들에게 빚을 진 것도 아니었다. 그를 쫓아 보낼 자격은 확실히 없었다!주시현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이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너 꺼지지 않으면 왕 도련님께 전화해서 너를 자를 수도 있어.”하현은 가볍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는 아직 그럴 능력이 없어.”“너……”주시현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줬음에도 불구하고 하현이 이렇게 무례하게 굴
이때 펄쩍펄쩍 뛰는 변승욱을 보며 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변 도령, 우리가 친분이 조금 있는 걸 생각해서 내가 충고 한마디 할게.”“어떤 일들은 함부로 뻐길 수 없는 일들이 있어.” “함부로 미움을 사서는 안 되는 사람들도 있고.”“예를 들어 나는 너보다 힘도 세고, 인맥도 너보다 넓어. 내 덕분에 비비고 들어온 놈이 내 앞에서 아직도 뻐기고 있는 거야?” “너 그러다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하현은 몸을 일으키더니 오른손을 뻗어 변승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훈계하는 자세를 취했다. 하현이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고 주시현은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하현을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 “네가 변 도련님보다 힘이 세다고?”“인맥이 변 도련님 보다 넓다고?”“하현, 너 계속 이렇게 뻔뻔하게 굴 거야!”“이런 말까지 하다니!”“낯짝 두꺼운 사람 많이 봐 왔지만 너처럼 이 정도까지 낯짝 두꺼운 사람은 처음이야!”“내가 경고하는데 빨리 꺼져! 안 그랬다간 이따가 변 도련님이 참지 못하고 손을 쓰면 나도 널 지켜줄 수가 없어.”주시현은 이 말들을 할 때 분노와 실망 외에도 하현에 대한 일종의 연민을 느꼈다. 아무 것도 아닌 촌놈이 자기가 변 도련님을 도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랑 쓸데없는 말 하고 싶은 마음 없으니 꺼져.”말을 마치고 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옆에 있던 찻잔을 들어올렸다. 변승욱은 미친 듯이 눈꺼풀이 뛰었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면서 그의 체면을 이렇게 세워주지 않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는 심가성 조차 버선발로 나와 맞아주어야 하는 거물이었다. 그런데 이 촌놈이 이렇게 뻐기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곧이어 변승욱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차갑게 말했다. “하현, 너 대단하다!”“내 간판을 빌려 생일 잔치에
주시현은 마음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하현이 여기서 뻐기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마음속엔 분노가 우위를 차지했다. 이때 그녀도 뾰족한 턱을 치켜들고 하현을 향해 콧구멍을 드러냈다. 하씨 너는 우리 아빠가 지켜주지 않고, 변 도련님이 곤경에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대구에서 아무것도 아니잖아?오늘 밤 네가 이 점을 확실히 알도록 해줘야겠어. 네 분수를 알게 해줘야겠어……수많은 조롱과 경멸, 비아냥거리는 시선들 속에 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변승욱을 쳐다보며 말했다. “변 도령, 계속 꺼지지 않고 있다간 재수없는 일을 겪게 될 거야.”이 말을 하자 모두 살짝 어리둥절해졌다. 다들 깜짝 놀라 숨을 헐떡거리며 하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변승욱 대하 산타 왕을 알아보았다. 네가 어떤 사람을 상대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는 거야?이 사람은 맨손으로 벽돌을 깨는 고수야. 도음 플랫폼에서 유명 인사라고! 너를 죽이는 데는 전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돼. 알겠어? 손가락 하나로도 너를 쓰러뜨릴 수 있어. 네가 변 도련님 앞에서 뻐기긴 뭘 뻐겨?게다가 변승욱을 알아본 사람들은 그가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현이 만약 그의 말을 들으면 아마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변승욱을 도발해 그를 난처하게 만들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재수 없는 일?”아니나 다를까 변승욱은 실눈을 뜨고 높은 곳에서 하현을 내려다보았다. “하현, 너 다시 한 번 말해봐.”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너, 당장 꺼지지 않으면 오늘 재수 없는 일이 생길 거라고.” 변승욱은 어두운 기색으로 말했다. “하현, 이번에 네가 미움을 산 사람은 나야. 너 설마 다른 사람이 너를 대신해서 나서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이전엔 내가 네 대신 많이 나서서 평정해줬지만.”“이제는 누가 너를 대신해서 나서줄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